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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건담 썬더볼트 UHD-BD로 보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4K/HDR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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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01 09:24:32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는 2012년부터 연재를 개시한 원작 만화를, 2015년 ~ 2016년에 걸쳐 총 4화로 구성된 OVA로 제작/ 공개(원작 만화의 제1시즌에 해당하는 내용)했으며, 2016년 6월에 이 OVA에 신규 추가 컷을 포함한 디렉터즈 컷을 제작하여 극장에서 공개한 작품입니다. 개중 여기서 다루는 <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DECEMBER SKY >(이하 DECEMBER SKY)는 바로 이 디렉터즈 컷판.

극장 공개 후 1개월 정도 지나 BD로도 발매된 DECEMBER SKY는, 이후 건담 시리즈 최초로 4K/ HDR화 하여 UHD-BD로 발매한다고 발표했으며 예정대로 12월 22일에 UHD-BD로도 발매되었습니다.(일본 애니메이션 최초의 4K/ HDR화 작품은 극장판 < 액셀 월드 ~인피니티 버스트 >. 제작사는 DECEMBER SKY와 동일한 선라이즈.) 하여 이 UHD-BD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의 4K/ HDR화라는 주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다만 참고로 UHD-BD는 소스 다이렉트로 스크린 샷을 뽑을 수 없으며 출력 화면의 사진 촬영은 퀄리티를 올바르게 판단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여지가 있고, 그렇다고 BD의 1920x1080 스크린 샷을 첨부하는 것 역시 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본 소개글에 직접 촬영한 스크린 샷이나 화면 사진은 첨부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웹 공개된 스크린 샷을 저작권자 표시 하에 게재합니다.


1. DECEMBER SKY의 4K/ HDR화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은 대다수가 1280 x 720 해상도로 제작됩니다. 이는 대개의 제작 환경에서 제작 인력과 기자재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으로, 여기 소개하는 DECEMBER SKY 역시 제작 해상도는 1440 x 810에 불과. 더불어 색채 설계와 명암의 폭 역시 HD 표준인 BT.709/ SDR에 맞춰 제작된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마스터를 4K/ HDR화하는 것은 물론 후처리를 거친 것으로, 그 요체는 아래와 같습니다.

ⓒ 2016 Impres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위 사진 중 아랫 줄이 DECEMBER SKY의 4K/ HDR화 과정. 간단히 말해 1440 x 810 마스터에 HDR 그레이딩을 가한 후 일괄 업컨버트 하여 HEVC 코덱으로 인코딩한 것입니다. 이것은 1920 x 1080 업컨버트만을 거쳐 수록한 DECEMBER SKY BD를 삼성의 UHD TV에서 틀고, 비HDR 소스에 HDR 효과를 가미해주는 'HDR 플러스' 기능을 적용하는 것과 공정 측면에선 별다를 것이 없습니다.

물론 세세하게 따지면 1. 해상도 측면에서 삼성 TV는 1440 x 810 > 1920 x 1080된 영상을 다시 3840 x 2160으로 업컨버트하게 되고, DECEMBER SKY의 4K/ HDR화는 1440 x 810을 다이렉트로 3840 x 2160으로 업컨버트 합니다. 2. 또한 HDR 플러스 기능은 TV에서 임의로 HDR 효과를 적용하고, 이번 DECEMBER SKY의 HDR화에는 제작자인 마쓰오 고 감독이 감수로 참여했다는 게 다릅니다. 간단히 말해 DECEMBER SKY의 4K/ HDR화는 기존 제작된 디지털 마스터 영상을 보면서 캐릭터와 장면에 따라 감독이 원하는 영상의 밝기를 조정한 것이고, 삼성 TV의 업스케일러/ HDR 플러스는 비디오 프로세서가 자동으로 임의 조정한 것이란 이야기.

그래서 이 DECEMBER SKY의 UHD-BD만을 보았을 때 이 후처리 4K/ HDR화는 다음 특징을 갖습니다.

A. 영상의 S/N감이 굉장히 강조되어 있음. BD를 가지고 X950R의 MPC 파라메터(JVC 독자의 업스케일러와 그 셋팅)를 어떻게 먹여도 이정도 S/N감을 낼 수 없으며 이때문에 영상이 매우 샤프하게 보임.

ⓒ 創通・サンライズ/ 2016 Impres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B. HDR의 경우 특히 광원 표현을 '힘있고 밝게' 보이는데 주력.(위 사진은 이 사진을 촬영한 파나소닉 TH-65DX950 TV의 화면으로 좌측이 UHD-BD이며 우측이 (SDR 셋팅의)BD.) 더불어 암부는 더욱 어둡게 죄어 전체적인 화면의 입체감을 살리고자 한 듯.

C. UHD 프리미엄 인증 미취득. 이것은 BT.2020 그레이딩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참고로 하루 먼저 발매된 < 액셀 월드 ~인피니티 버스트 > UHD-BD의 경우 UHD 프리미엄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2. DECEMBER SKY의 BD와 비교하면?

우선 A의 경우 윤곽선이 샤프하게 보이기 때문에 첫 인상은 UHD-BD 쪽이 좋지만, 애초에 1440 x 810에 불과한 디지털 그림 + 애니메이션의 업스케일인 탓에, 2중선을 위시한 아티팩트 같이 업스케일 부작용이 간혹 눈에 띕니다. 손그림의 윤곽선 하난 깔끔하게 다잡아 놨지만, 특히 CG처리한 장면(그것도 상당히 많은)의 경우 이 극단적인 S/N감 상승 처리가 부메랑이 되어 다소 지저분한 부분마저 잘 보이는 게 문제. 이런 이유로 BD를 컨슈머 UHD 디스플레이 환경에서 스케일링 처리한 쪽이, 비록 첫 인상은 다소 부드러워 보여도 적당히 뭉갤 데는 뭉개져서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영상의 밸런스가 더 잡혀 있는 인상이라 말그대로 일장일단.

다음 B의 경우 UHD-BD는 S/N감을 강조한 업컨버트 처리와 맞물려 '힘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한 처리에 주력하여, 특히 슬러스터의 불꽃이나 빔 라이플의 궤적 같이 우주 공간에서 밝게 빛나는 부분들이 눈이 부실만큼 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SDR 상태 그대로 시청한 BD에 비해 인상적으로 보이기는 쉽지만, 이런 류의 지나친 광원 강조에 늘 따라오는 부작용도 그대로. 원래가 SDR인 마스터를 가지고 명부는 명부대로 강조하고 여기에다 암부도 암부대로 강조하려 들다보니, 계조가 종종 끊어지는 인상마저 줍니다. BD를 SDR 상태로 보는 것에 비해 UHD-BD가 척 보기엔 인상적일지 모르지만, 애초에 BD의 SDR이 이 애니메이션의 명암 다이나믹스 기준(= 제작 당시에 상정한 광원과 암부)이란 점을 생각하고 보면 부자연스러운 인상의 장면들이 종종 나타나는 편.

마지막으로 C의 경우 DECEMBER SKY UHD-BD는 BT.2020 색역으로 셋팅(실제로는 디스플레이 능력의 한계로 DCI 색역 수준인)하고 보면 공식 판권화의 색과 많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눈에 띄고 vs 그렇다고 BD와 동일한 BT.709로 셋팅하고 보면 HDR 후처리에 따른 체감 색 변화가 있어서 난감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보도 자료를 아무리 찾아봐도 이 애니메이션의 색역 그레이딩 정보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것 역시 애초에 BT.709를 기준으로 색채 설계를 하고 판권화를 그린 작품을 UHD-BD에서만 후처리 하다보니 애매해진 것이 문제의 씨앗인 듯.

추가로 KS8000 등 삼성 UHD TV에 있는 HDR 플러스 기능을 적용하여 DECEMBER SKY BD를 감상할 경우, 명암 폭이 일괄적으로 (DECEMBER SKY UHD-BD쪽 보단 다소 좁게)늘려져 있다보니 '선열함'은 다소 떨어지는 인상. 대신 계조 한계를 넘어가는 처리도 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잡힌 재미있는 영상이란 기분만은 들게 해줍니다. 물론 이쪽도 제작 시 상정한 명암과 색감을 임의 변조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덜 선열해도' '더 고만고만하게 즐겁게 즐길만한' 영상이 된다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3. (일본)애니메이션의 4K /HDR화

DECEMBER SKY UHD-BD는 영상 특전으로, 건담 오리진/ 건담 유니콘/ 건담 W 엔왈/ 건담 0083의 일부 영상을 DECEMBER SKY와 동일한 공정을 거친 4K /HDR 화한 영상을 수록했습니다. 개중에 디지털 제작인 오리진과 유니콘은 DECEMBER SKY와 유사한 경향의 4K /HDR화 경향을 보이고 있으니 패스하고...(워낙 짧은 클립 수준이라 부작용은 더 없어 보이긴 합니다.)

ⓒ 創通・サンライズ/ 2016 Impres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필름 전사 작품인 건담 W 엔들레스 왈츠의 경우, 사진에서도 나타나지만 백/ 흑 대비가 인상적인 편. BD의 동일 장면이 필름의 텔레시네에 따라 다소 어두워지면서 좀 탁한 느낌인 것과 달리 광량이 두어 단계 올라간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것은 본래 밝은 편인 셀의 색감을 잘 살려내는 방향으로 HDR 후처리를 했기 때문인데(제작 관련 별도 보도 기사에서 언급), 엔왈과 0083을 합쳐 2분여에 불과한 수준이라 속단은 금물이지만 이쪽도 보는 시각에 따라선 인위적 언밸런스함을 느끼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란 게 옥에 티.

이것은 애초에 '셀이 밝다'라는 명제는 제작 현장의 사람들만 알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TV, 극장, VHS, LD, DVD, BD의 그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어차피 최종적으로 시청자에게 제공되는 화면은, 기본적인 셀의 밝기보다 어두워진 상태로 나오게 됩니다. 즉, 시청자가 접해오던 화면은 BD까지의 바로 그 화면이란 이야기. 그러고 보면 과거 9300K 색온도에 맞춰 색감을 조정하던 일본 TV 애니 제작 일선에서 내세우던 논리는 '(거실에 대개 있는)형광등 아래에서 제작자가 보는 색감을 보여주려면 9300K로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HDR 후처리를 통해 셀의 밝음이니 필름의 투과광이니를 보여주겠다는 소리도 기본적으론 이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애니메이션은 필름 촬영을 전제로 한 영화가 아닙니다. 애초에 제작 현장에서 SDR 수준의 화면을 상정하고, 그에 맞게 색 교육을 받은 스태프가 쓴 색이, TV나 상영관에 어떻게 나오느냐를 전제로 만든 물건입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해상도 업스케일보다 더한 왜곡을 가져옵니다. 물론 의도나 왜곡에 신경쓰지 않고 본다면, 이런 식으로 강조한 인위적 HDR 화면도 잘 처리된 부분만 보자면 인상적이라면 인상적이고 때깔이 좋다면 때깔이 좋습니다. 어차피 취미 생활이고, 이것저것 세밀하게 시시콜콜 화질 요소를 따지지 않고 척 볼 때 좋아 보이는 화면이 더 즐거울 수 있는 것도 물론입니다. 다만 이런 식의 (그것도 일부 장면에 한한)그럴싸한 왜곡을 위해서 돈을 쓰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4K 해상도와 HDR을 염두한 신작을 만드는데 돈과 인력을 들이는 게 더 생산적일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이런 류의 '기만'은 굳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하지 않아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알아서 기능을 넣어 줍니다. 삼성의 HDR 플러스도 앞으론 게임/ 애니/ 필름/ 디지털 같이 다종다양한 컨텐츠에 아주 세세하고 다채로운 파라메터로 적용하게끔 나오리라 전망되는데, (그 비싸다는 일본 애니)BD보다 1천엔씩이나 더 얹은 UHD-BD를 발매해 가며(* DECEMBER SKY BD 일반판과 UHD-BD 간의 정가 차이 기준입니다.) 이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네요.

물론 애니메이션 업계로선 이 후처리 4K/ HDR화를 통해 UHD-BD를 하나 더 발매하는 것은 향후 관련 기술 비용이 저렴해지면 상당히 수지맞는 장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이 바닥은 한정된 유저가 지탱하는 시장인데, 한정된 풀에서 더 많은 수확을 거두려면 다양한 매체를 발매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이 글에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 액셀 월드 ~인피니티 버스트 > UHD-BD 같은 경우는 이런 류의 모범 사례로 보입니다. 향후 이런 노선으로 흘러갔을 때 어떤 매체를 선택하느냐는 물론 소비자의 자유입니다. 다만 제작진 양반들이 최소한 BT.709/ SDR에 색 지정을 맞춘 판권화와 BT.2020/ HDR에 색 지정을 맞춘 판권화 2종을 동시 공개하면서 이래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PS:
이 게시물에선 쓸데없이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고자, 현행 UHD-BD에 채택된 HDR10 그레이딩이 소비자의 디스플레이 환경에 따라 다른 경향과 느낌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DECEMBER SKY나 액셀 월드 ~인피니티 버스트나 HDR 마스터링 기준 밝기 정보가 공식적으로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서, 엡슨 HDR 프로젝터 같이 기준 밝기에 따른 차등 톤 맵핑 테크닉을 쓰는 경우 셋팅 지정이 난감한 편. 도시바의 일부 TV처럼 마스터링 밝기 정보가 뜨는 제품을 쓰는 게 아니라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두 타이틀 모두 1천 니트 기준 마스터링으로 추정되므로 관련 셋팅이 필요한 분은 이에 맞춰 테스트해 보시길 권합니다.

PS2:
영상 쪽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다보니 본문에서 빠진 DECEMBER SKY UHD-BD의 음성 및 기타 스펙에 대해 추신으로 간단히 언급합니다. DECEMBER SKY UHD-BD의 음성 포맷은 DTS-HD MA 2.1ch와 LPCM 2.0ch 2종. 자막은 일본어와 영어 뿐입니다(BD에는 한국어 자막 수록. 단, 본편 한정이며 BD는 별매입니다).

PS3:
참고로 DECEMBER SKY UHD-BD는 자막의 밝기가 미묘하게 일정치 않습니다. 오소링을 담당한 파나소닉 어플라이언스에 따르면 (특히 후처리라서, 장면에 따라 가감폭이 크게 달라진)DECEMBER SKY UHD-BD의 HDR 화면에 발맞춰 자막의 밝기도 장면따라 변화하도록 조정했다고. 단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게 오히려 더 정신없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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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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