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  [시승기] BMW 520d (벤츠 E200 CGI 비교)

미리 말씀드렸던대로 BMW 520d 시승 하고 왔습니다.

미리 전시장에서 차량을 구경했던 적이 있어서 익숙한 느낌이었어요.

오늘은 시승이 한시간이라 강남 시가지구간+올림픽대로 미사리까지를 왕복하는 코스였구요.

차 문을 열고 탔을 때의 느낌부터 E클래스와 판이하게 다르더군요.
벤츠와 BMW는 지향하는 바가 분명히 다르고 개성도 다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해야 할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BMW가 더 맘에 들었습니다만, 벤츠도 만만치 않아서요.
(삼각별의 위용~ ^^)

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계기의 작동 등은
아무리 벤츠를 너그럽게 봐주려고 해도 BMW의 완승입니다.

HUD나 계기판의 LCD 디자인 등은 정말 BMW가 압도적으로 훌륭하네요.

특히 idrive와 연동된 대형 와이드 화면은 국내 PDI에서 구겨넣은 벤츠와 확 차이가 납니다.

지니3D맵을 쓰는 벤츠 E클래스에 비해 업데이트 자체는 느려 불편할지 몰라도,
HUD와의 연동 및 조작감의 ‘프리미엄함’은 벤츠와 비교가 안되는 수준입니다.
idrive에서 DAB(디지털오디오방송)가 연동되니 이건 아예 FM 안들어도 되겠더군요.
520d는 블루투스가 없다는게 큰 단점인데, 대신 USB로 오디오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BMW의 전체적인 조화감은 세련되지만 유행에 민감한 느낌이었어요.

BMW 5시리즈는 신형으로 모델체인지가 되면
‘나는 티나는 구형을 타고 있다’는 압박감을 많이 느낄 것 같다고 할까요?

반면 벤츠 E클래스는 막 구입했을 때나 좀 시간이 지났을 때나
비슷한 만족감을 갖고 탈 듯 싶습니다.

전 지금도 이전세대 E클래스를 보면 오래된 차라는 생각이 별로 안들거든요.

주행은 제가 수입 디젤을 세번째 시승을 해보는데요 (파사트 TDI, 볼보 S80 D5)
공회전 시 소음 및 진동과 주행시 소음 진동 모두 BMW 520d가 가장 만족스럽네요.
특히 중저속에서 고속까지 꾸준하게 받아 쳐주는 맛은 일품입니다.

E200 CGI가 터보로 확 밀어주는 느낌이라면, 520d는 꾸준하게 밀어주는 느낌이었어요.

100km/h를 넘어서서도 마치 누가 등을 떠미는 것 같은 느낌?
과거 520i를 시승했을 때 느낀 부족한 힘은 느껴지질 않더군요.
하지만 주행 시 계속 느껴지는 디젤 특유의 진동이 거슬렸습니다.
귀로는 가솔린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데, 운전자에게 느껴지는 진동이 있더군요.

하지만 이건 곧 적응되겠죠.

E200 CGI 5단 변속기에서 느낀 변속충격은 8단의 520d에서는 전혀 없었구요.

변속기는 맘에 너무 들더군요. 수동 조작 시에도 어찌나 매끄러운지…

제 320iCP의 6단 변속기가 창피할 지경이더라구요.

도로 사정 때문에 격한 드라이빙은 쉽지 않았구요.
전체적인 조작감 등에서는 벤츠 E200 CGI가 좀 더 민첩하다고 느꼈습니다.
BMW 520d는 전체적으로 민첩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제 짧은 느낌으로는 그것이 가솔린과 디젤의 차이에서 비롯된
특성이 아닐까 싶었는데, 잘 모르겠네요.

520d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허접에 가까운 뒷좌석인 듯 싶습니다.
똑같이 심플했던 E200은 그렇지 않았는데, 520d는 뒷좌석에 앉아 있으면 택시 탄 것 같아요.

에어컨 송풍구 부위의 조잡함이 압권이더군요. 앞 시트 뒷 패널도 그렇구요.

이런 특성은 철저하게 운전석과 동반석 중심의 차량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겠죠?

520d 수급이 좋아져서 지금 주문하면 다음달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공식 조건은 없고 딜러 자체 할인은 평소 듣던 수준대로 제안받았습니다.
제가 2006년에 5060만원 주고 320iCP 살때는 전액카드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벤츠와 BMW 모두 불가능하다네요. 쩌비…

암튼 BMW 520d 시승기 마칩니다.
제가 연비측정을 위해 리셋하고 출발했는데 돌아올 때 까지 18.5km/l 정도 나왔습니다.
연비는 정말 훌륭! (참고로 정확하진 않으나 벤츠 E200은 약 8.5km/l정도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