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모] 은파람님이 제게 남기신 쪽지를 전해드립니다
짧지 않은 DP 생활을 하면서 이미 몇몇분께서 저의 연락이 닿지 않는 그러나 그 분들은 어쩌면 저를 내려보고 계실지 모르는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잊지 않고 기억하는 한 세상을 떠나신 분들은 언제나 제 가슴속에 살아 계신다고 믿습니다. 레논님, ㅎㅂㅎㅇ님, boxworld 님, NIKE 님 그리고 은파람님... 그리고 제가 알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이유로 틈나는대로 이분들을 떠올려 보곤 합니다. 비록 저와 한번도 만나뵙지도 못한 분들임에도 말이죠.
이제 저는 은파람님이 프라임 차한잔에 남기신 가장 최근 글 'I still alive' 이후에 저에게 개인적으로 남겨주신 쪽지를 저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DP 회원님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고인의 소중한 흔적들을 남기고 싶은 이유 뿐만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면 쪽지는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도 하구요)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삶의 순간에서도 끊임없이 감사해 했던 그 분의 담대하고도 의연한 자세와 진심으로 삶과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을 함께 닮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행여나 독실한 기독교인이신 본인의 믿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누가 될까하여 어쩌면 게시글에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저에게 개인적인 쪽지로만 하신 이야기일 수 있으나 배려가 많으신 DP 회원님 여러분들은 이러한 글을 나눔에 있어 충분히 양해를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분이 남기신 제가 크기를 좀 키워놓은 두번째 쪽지의 마지막 문장은 제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혹은 여러분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시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무수히 남발되고 있는 표현의 하나일 수 있으나 좀처럼 듣기 힘든 이 말씀을 저는 앞으로 제가 어려울 때마다 몇번을 더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아무런 고통도 없고 편안한 곳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며 고독나무님께서 귀하게 남겨주신 그 분의 사진속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보들~~" 하고 미소짓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고인의 쪽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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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제 근황입니다
마음에서 샴페인님께는 알려드리고 싶어서 쪽지드립니다.
11월11일부터 금식을 시작해서 20일금식을 마친 지 14일째입니다.
금식기간 내내 중간 5일을 빼고 설사가 이어졌고 금식이 끝나고 14일동안 정말 큰 고통을 겪었어요.
제일 감사한 건 암을 걸린 순간부터 그 금식과 고통을 지나도록 한번도 하나님께 원망하지 않도록 감사하도록 하신거고..
두번째로 감사하게 하신 건 암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이렇게 견책을 받지 않고 계속 시간이 지나서60대가 되어 하나님의 일을 해야지..
하는 망령된..인생의 찌꺼기를 하나님께 드릴 생각을 했는데..
아마도 그때면 모든 신앙을 팥죽 한그릇에 팔아버리 듯 팔아버리고 죽고나서 구원받지 못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지금 부르신다면. 제가 비록 하나님을 위해 그 어떤 일도 한 것이 없지만 간신히나마.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거든요.
지난번 글의 여유도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였구요.
지금은 예수님께서 절 이 고난의 한가운데에서 안아옮기시는게 현실적으로 느껴진답니다.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마음 쓰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샴페인님의 인생에 주님의 임재가 늘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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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주: 은파람님의 이 쪽지를 받고나서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은파람님에게 다시 꼭 뵙자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쪽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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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분명히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만나게 해주실꺼예요^^
부디 그 시간이 제가 신학을 끝마치고 선교 나가기 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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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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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저와는 잘모르는
분이셨지만
정말 따뜻하셨던분 같네요...
잠시나마 저도 기도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