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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장문주의] 뒤늦은 메탈리카 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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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21 23:35:09
멀리 거제도의 눈팅회원 선우아빠입니다.
 
원체 메탈 장르를 좋아했고, 비슷한 연배분들(72 쥐띠)이 그렇듯 헬로윈, 아이언메이든,
 메가데스, 건앤로지스, 본죠비, 데프레파드 등의 강열한 사운드에 열광하며 잡지로
접하는 형님들의 소식 하나하나를 외우다시피 하며 고교시절을 보냈었습니다. 반면 그때
 구입했던 앨범과 카세트 목록에 이지연, 세또래, 소방차 등도 있는 걸 보면 이것 저것 다
 좋아 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저의 첫 락공연 경험이 데레사여고 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한 여고강당에서의 콘서트에 메탈그룹 H2O의 공연에 이어서 그 당시
센세이셔널 했던 이지연이 나왔었는데 그 영향도 한 축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90년대 초에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주로 국내 그룹 위주로 듣고 동아리로
 밴드하던 친구따라 합주실도 들락거리고 했었는데도 메탈리카만은 꾸준히 음반도
구입하고 들었네요.

한해 한해 나이를 먹으며 락스피릿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TV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걸그룹, 경연프로에 나오는 신인들, 선우와 같이 즐겨보는 힙합프로에 만족하고 있던
지난 12월 초 메탈리카 형님들의 내한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남아있던 1,3루 내야
끝부분 중에서 1루 내야 지정석으로 예매에 성공 했습니다. 11년도 였나요? 아이언메이든
 공연에서 스탠딩으로 신나게 논 기억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의 동행은 불가리아 출신의
여자사람 친구인데 과거 자신이 봤던 소피아에서의 마돈나 공연이 3시간이상 지연이
되어 힘들었던 기억에 지정석을 원했었습니다. 사실 체력 자신이 없기도 했고...

가끔씩 들리는 프차와 모공에서 공연관련 글을 검색하며 공연날을 기다리던 중,
아미노산 님의 와이프와 메탈리카 관련 대화글에 나왔던 후드티를 보고 공홈에
바로 주문했습니다. 7~8일 걸린것 같고, 44불 정도인데 배송비 합쳐 이번 달 카드에 계산된 금액은 115천원이네여. 배보다 큰 배꼽... 

                              

                                           [앞]                                    [뒤]
무려 이틀 연차를 내고 11일 공연당일 오전에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더니
몇몇 공연보러가는 것으로 의심(?)되는 내외국인들로 버스는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매시간마다 버스가 있으니 거제에서도 꽤 많이 올라갔던 겁니다. 남부터미널에 내려
공연 전 든든한 한끼를 위해 검색으로 찾은 이태리 식당에서 속성으로 식사를 하려했으나
 와인을 한두잔 하다보니 식사시간이 조금 길어져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오프닝 공연인
 베이비메탈은 2곡 정도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얘네들을 처음접하고 내가 왜 이런
컨셉을 먼저 생각하지 못했나하는 자괴감(?!)이 들었고, 먼저 생각했다면 나도 비루한
얼굴 가리고 여자들과 월드투어다니는 락스타가 될 수도 있지않았나 하는 뭐 그런 상상도
 해봤습니다. 처음가본 고척스카이돔은 야구장으로써 좁은 좌석과 급경사로 말이 많던데
 대형 공연장으로써는 나름 괜찮았습니다. 뭔가 좌석이 촘촘한게... 다만 오프닝에서
베이비메탈이 전체 관중을 움직이지 못하니 공연장 분위기가 따로국밥이었고
지정석에서는 사운드도 좀 벙벙거릴 뿐만 아니라 내 앞에 스탠딩 관중들이 신나하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니 흥이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베이비메탈은 극호입니다.
 가져간 맥주가 일찍 동이나 형님들의 공연시작 직전에 좀 더 사려고 매점으로 갔더니
끝이 안보이는 긴 줄에 1차 포기하고 자리로 다시 왔다가 중간 Harvester of sorrow때 
2차 시도로 사올 수 있었는데, 그때 매점앞에는 벌써 술에 취한 건지 메탈에 취한 건지
몸을 못 가누는 분들도 일부 계시더군요.ㅎㄷㄷ

 [베이비메탈 공연] 

 [예정시간을 넘겨 대기중인 8:35]


드디어 9시를 넘겨 엑스타시 오브 골드를 시작으로 본 공연의 막이 오릅니다. 공연 전
악기 튜닝시 잠깐잠깐 느꼈듯이 사운드는 오프닝 공연과는 비교할 수 없었고 많은 분들이
 극찬한 대형 스크린은 가져와도 설치할 곳도 없지만 정말 훔치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대신 집 데스크탑 모니터에 수직으로 5개를 설치해보면 어떨까하는 망상도
 해봤네요. 요즘 공연장 및 설치무대에 천장에서 늘어뜨리는 스피커를 많이 사용하던데
 보기에도 좋고 사운드 구성에도 좋아 보입니다. 예전부터 많이 써왔던건데 저만 몰랐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최근가본 통영국제음악당에도, 서면 촛불집회 야외 스피커도 같은
 형태 더군요. 옛 곡들은 따라부르고 신곡들은 앉아서 머리와 다리만 까딱거리며 듣다가,
 One과 이어지는 Master of Puppets 부터는 일어서서 즐겼습니다. 뒷자리가 기둥이어서
 일어서도 괜찮았고 앞자리의 젊은 양키 덕후가 흥을 돋구고 다니기도 해서 하여간 앵콜
까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엑스터시 오브 골드가 드디어 21:04]

공연마치고 숙소까지 가는게 문제였는데, 지하철은 끊길 시간이고 택시는 계속
걸어나오며 잡으려해도 안잡혀 어플을 깔아 대형택시, 모범택시 불러봤으나 다 콜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근처 롯데마트 앞에서 다른 분들과 오지않는 택시를 12시를 넘어
기다리고 있는데 먼저 택시를 잡은 한 여성분이 동행인 외국인 친구를 보더니 같이
타자고 해서 덕분에 합승 비슷하게 택시를 겨우 잡을 수 있었네요. 그 분은 혼자서
스탠딩으로 즐겼다하셨고, 우리때문에 그 늦은 시간에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하차해준
 고마운 분이셨습니다.  
 
70대로 보이시던 까칠한 기사님이 운전해서 택시가 우리를 데려다준 곳은 같이간 친구가
 미리 예약해둔 게스트하우스, 종로 삼청동 에이하우스였습니다. 호텔, 모텔들과는 좀
다르더군요. 전체적으로 엔틱하기도하고 가구, 소품 하나 하나 신경쓴게 막 느껴지고,
뭔가 예술에 조예가 있는 분이 꾸민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 올라가는 차안에서 늦게 도착
할 거라고 미리 연락해 놓았더니, 새벽에 체크인도 가능했고, 도착하니 주인분께서 직접
 맞아주시며 쟈스민 허브티까지 주셔서 마시고 꿀잠 잤습니다. 아침 식사때 방이
안추웠냐 하시길래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니 혹시나 해서 낮부터 방을 덥혀 놓았다시던
 세심함에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가격도 현실적인데, 조식으로 옥상에서 제공되는 빵과
 커피도 좋았고 나오는 길에 숙소앞에서 CF촬영하는 팀도 봤고 전체적으로 좋은 느낌이
었습니다. SMEG 냉장고도 탐나더군요.
 
이틀 연차내고 간 길이라 그냥 내려오기 뭐해서 근처 골목길도 걷고, 경복궁, 박물관도
둘러보고 남들 일하는 평일의 서울에서 한낮의 여유를 느끼다 다시 버스를 타고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요즘 주말에 집청소하거나 강아지 산책시킬 때 위주로 메탈음악 다시 듣고 있습니다.
메탈리카 신곡, Korn, 람슈타인 등. 발걸음이 경쾌해지고 운동 효과가 마구마구 상승하는
 느낌적인 느낌. 최근 복잡한 나라문제, 가정문제, 회사문제 등 스트레스 뭍혀 지낸던 중에
 이번 공연은 청량제였습니다.

회사에 있는 미국친구 한 명은 업무때문에 서울공연 놓쳐서 이번주말 싱가폴로 메탈리카
 공연보러간다네요. 여러모로 대단히 매력적인 형님들입니다. 

가는 세월에 빠지는 머리숱은 저나 형님들이나 어쩔 수 없지만 형님들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월드투어 일정을 보며 놀란입을 못 다문채, 다시금 건강관리 잘 하자고 구정 앞에
 다짐해 봅니다. 

우리 디피저씨들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Rock will never die!
7
Comments
2017-01-21 23:40:23

우와 멋진 후기입니다 직장동료분들도 열정이 아주 멋지네요 ~~

WR
2017-01-21 23:46:20

 공연장에서 만나 뵜더라면 좋을 뻔 했습니다. 저도 그알 보면서 쐬주 한병까고 있습니다. 

2017-01-21 23:49:43

그러길래요 롹킬네버다이인데요 ㅎㅎㅎ
혹시 모를 좋은 날이 있겠죠 ^^~

2017-01-22 02:38:28

첨이자 마지막이였을지 모를 메탈리카 8.15 공연때 친구랑 완전 지쳐서 지하철 타러 들어갔더니

운행 종료.

어찌해서 택시타고 친구집인 한양대 하숙집으로 가서 잤지요.(하숙집 주인 아들)

그나저나 형님들 머리빠지는거 보니 제 머리도...ㅜㅜ

WR
2017-01-22 17:08:57

전 지난 공연들은 모두 놓쳤고 이번이 메탈리카 내한 5번 만에 첫 관람이었네요. 건강관리 잘 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스탠딩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서울이나 촌이나 자정 무렵에 택시 잡기는 정말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2017-01-22 04:40:31

 아주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좋아하시는 뮤지션이 글쓰신 분위기로 볼 때 같은 세대라는 동질감이 느껴져서 참좋았습니다.  지금은 미국에 살지만 한국에 있을 때는 정말 공연 많이 봤어요. 내한한 유명 뮤지션은 정말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때는 공연수가 적기도 했구요).  지금은 더 좋은 환경입니다.  작은 시골 도시에 살지만 세계적인 공연장이 있고 돔으로 된 공연장은 집에서 불과 14분 거리 저의 직장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직장 옆 건물 ^^).  더구나 티켓 사기도 쉽고.. 그래서 미국에 처음 왔을 떄 정말 미친듯이 공연을 보았어요.  Judas Priest, Scorpions, Skid Row, Yanni, Van Halen, Vince Neil Band, Whitesnake, Anthrax, Survivor, Styx, REO Speedwagon (우리동네 출신 고향 밴드 ^^) 등등 당장 기억 나는 것만 해도 이 정도네요.  나중에 게을러져서 놓친 밴드들도 많아요.  Journey, ZZ Top, Lynyrd Skynard, Destiny's Child (비욘세의 바로 그), Smashing Pumpkins 등등요...  주변 분들은 3월달에 Green Day 공연에 간다고 술렁술렁 하네요.

 

메탈리카 공연은 한번도 못보았지만 어떨지 짐작이 됩니다.  미국에 오면서 보고 싶었던 공연이 세개였어요. Yngwie Malmsteen 과 Van Halen 은 봐서 소원 풀었구요, 이제 RUSH 만 남았습니다. ^^  공연 후기 읽으면서 그곳에 있는양 상상하며 즐거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17-01-22 17:20:20

많은 공연 직접 보신 눈을 사고 싶을 정도로 부럽습니다. 지금 계신 곳도요~

오히려 너무 가까이 있으면 무덤덤 할 것 같기도 한데, 이번에 이틀 연차내고 본 메탈리카 공연은 오랜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Judas Priest, Anthrax, Journey, Smashing pumpkins, Van Halen 등 다 좋아하는 밴드입니다. Rush는 제가 익숙하지 않은데 일요일 오후 게으름 부리는 김에 유튜브 둘러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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