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냉면의 달인 : 숨겨진 성지, 66년 전통의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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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6번째 냉면과 불고기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가 되어 버렸군요!
천안농고에서 한 여름에 공 차고 몇몇 사람들과 근처에서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먹고 간다고
찾아서 한 두번 먹었던 냉면집이었는데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먹어서 그랬던건지
그저 그런 평양냉면 한 그릇이었다는 기억 밖에 없는 집이었는데
이 집이 또 엄청난 비기로 냉면을 만드는 집이었다는 사실에;;;
(ㅠ.ㅠ)
위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모르겠군요!
천안의 중앙시장(그러고 보니 거의 모든 대도시에는 중앙시장이라는 재래시장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
가운데에서 국민은행 쪽으로 가다보면 저렇게 시장 사이드에 새마을금고가 있고
그 바로 옆에 평양냉면이라는 단순한 이름의 냉면집이 하나 있습니다.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집이라는데 예전에는 저 3대라는 글자가 왜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요!!!
정확한 위치는 큰 시장길 27 이로군요!
큰 시장길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어떻게 또 찾나???
여기가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인데........
외지 사람들이 동남구가 어디고 원성동이 어딘지 또 어떻게 찾나???
그러고 보면 길찾기에서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닌 다른 도시의 길을 찾아 가는 의미에서
신주소는 참 난감하다는 생각을 가끔 해 보긴 합니다.
나 같이 천안을 잘 아는 사람들은 동남구가 어딘지 원성동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지만 외지 사람들이 원성동이 어딘지;;; 중앙시장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하긴 중앙시장은 하나 밖에 없으니까 중앙시장을 깃점으로 찾아 나서면 되겠다는 생각도
들긴 드는군요!
단층의 조그만 냉면집이 입니다.
입장했더니 딱 한 자리 남아 있더군요!
이 날도 참 재수가 좋았던....
어딜가나 천지신명께서 보살펴 주시는건지 이 날도 죙일 줄을 서며 사람들로 가득
찼었다는데 다행히 기다림 없이 딱 한자리 득템(?)을 하게 되었네요!
입장하고 주문하고 났더니 또 뒤에는 한 두팀 줄을 서기 시작을;;;
항상 단백질이 필요한 사람과 같이 간 덕분에(?) 불고기부터 시켜 줍니다.
나오자마자 어렸을때 보았던 그 불고기 불판이 등장을 하고 육수가 부어 집니다.
불고기 셋팅 완료!
이 집의 불고기는 고소한 돼지기름을 만들어서
(냉이를 돼지기름에 볶아서 냄새를 잡는 비기를 보여주시더군요!)
청포묵에 저 돼지기름을 입힌 다음에 청포묵을 찌고 청포묵을 곱게 으갠 다음에
또 면수에 커다란 배를 껍질째 삶아서 믹서에 간 다음에 달콤한 배와 특이한 청포묵을
버무려서 간단한 간장양념에 고기를 재우는 불고기인데 다른 조미료가 전혀 안 들어간
천연의 달콤한 맛을 내는 불고기라고 하죠!
이렇게 하면 담백하고도 단맛이 난다고 하시더군요!
불고기 먼저 입장!
일 하시는 분이 센스가 있으시더군요!
보통 아무 생각 없으신 분들은 불고기를 가져오면 냅다 저렇게 동판에 얹어주기 바쁜데
사진 찍을수 있게 식탁에 잠시 올려놔 두고 사진을 한 장 찍으니 저렇게 올려 주시더군요!
무언의 감동을 또 먹고 만;;;
(^^;)
이 집은 3대째 가업을 하고 계시는 노부부와 아주머니 한 분만 계신 단촐한 집입니다.
바쁜데 짜증내지 않고 아저씨가 참 조용 조용 하시더군요!
단촐한 김치와 무절임이 끝인;;;
주인 아저씨 입니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주인 아주머니의 시할머니가 피난 내려와서 하기 시작했다는군요!
(아주머니 기준으로)
그 시할머니께서 1대, 시아버지가 2대, 저기 아저씨가 3대째 이어오고 계신데
이 집의 4대째가 좀 궁금해 지더군요!
아드님은 육사 나오셔서 지금 중령으로 군대에 계시고
따님은 또 이화여대를 졸업한 직장인(?) 유학(?);;;;
뭐 육사 나오고 이대 졸업해서 냉면 만드는 일을 하면 안되는건 아니지만
과연 가업이 이어질지;;;
이럴때 꼭 등장하는게 며느리죠!;;;;
ㅋ
죄 없는 우리 삼천만의 며느리들;;;;
1만원이 홀딱 넘어간 서울쪽의 냉면에 비해서는 착한 가격이라고 해야할지;;;
냉면에 들이는 정성 하나에 비하면 그저 괜찮은 가격이라고 해야할지;;;
그래도 공장냉면 한사발에 7~8천원에 파는 세상에서 저 정도 가격이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에 보시면 식초니 겨자니 하는 양념들을 넣지 않고 먹어 보라고 되어 있습니다.
걸래빤 물 같은 평양냉면에 과연 식초니 겨자니 안 넣을 분이 몇분이나 계실지;;;
불고기가 익기 시작을 합니다.
이런 불판에 고기를 구우면 안 태워 먹는것도 참 재주인 것 같습니다.
다들 그냥 고기만 뒤적이는데 그렇게 하면 양념이 타기 시작을 하죠!
안 태울려면 계속 숟가락으로 육수를 끼얹어 줘야 합니다.
손가락이 겁나게 바빠야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현재까지는 좋습니다.
타지 않고 고기가 잘 익어 가고 있습니다.
고기가 다 익으면 밑에 양념에 내려 놓으면 달면서도 짭조름하게 드실수 있는데
너무 졸이면 또 짜기 시작을 하죠!
불단속하랴 육수 끼얹으랴 사진 찍으랴 대화하랴..........
단백질 보충하러 왔다가 인생 참 겁나게 바쁘게 삽니다;;;;
그 와중에 이 집의 비기인 평양냉면이 나왔습니다.
이 육수는 사골뼈와 동치미 육수를 적당하게 섞어서 사용하는 집인데
동치미를 담그고 남은 무청을 말렸다가 시래기로 만들죠!
그 시래기를 면수에 삶습니다.
삶아진 시래기를 곱게 다져서 찹쌀가루를 같이 섞습니다.
그럼 시래기와 찹쌀가루가 섞여서 죽처럼 되직하게 되는데
저 무청과 시래기를 섞은 죽 같은 것을 사골에 묻혀서 연탄위에 약불로 오랜 시간
사골을 찌면 사골의 불순물이 제거 되어서 사골 특유의 잡냄새가 안 난다고 하는군요!
이것도 연탄으로만 해야 한다더구요!
가스로 하면 은은하면서도 일정한 온도 유지가 안되어서 원하는 사골 육수가
안나온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따져보니 가스불은 바람이 불면 열 전달이 잠시지만 안되기에;;;)
(ㅠ.ㅠ)
저런 식으로 힘들게 사골육수를 뽑은 다음에
미역사촌 쯤 되는 곰피를 양지살의 소고기를 감싸고
두부에 소금을 조금 넣고 으갠 다음에 양지를 감싼 곰피 위에 두부를 올려서
압력솥에 찝니다.
이렇게 하면 곰피내에 있는 점액질이 묻어 나오는데 이 알긴산이라는 성분이
양지고기의 잡냄새를 제거하고 부드럽게 하는 역활을 한다고 하는군요!
(아~ 냉면 한사발 만들기 겁나 힘듭니다;;;
말로 해도 힘든데 이걸 직접 할려고 하면..........;;;;;)
저렇게 쪄낸 양지를 사골육수에 넣고 삶으면 고기육수는 완성이 되고
동치미 국물과 아주 적당하게 섞으면 그제서야 이 집의 냉면육수가 완성이 되더군요!
육수에 떠 다니는 하얀 물질은 바로 소고기의 기름이 차갑게 응고된 현상이죠!
사골육수의 특징이기도 하고.....
평양냉면 특유의 담백함과 시원함이 있습니다.
걸래 빤 듯한 그 특유의 닝닝함........!
저게 사람을 자꾸 부르게 하죠!
다시는 안 올 것 같은데 다 먹고 나오면 희한하게 다시 생각나는 육수;;;
이 집과 비슷한 육수를 견주어 본다면 서울의 평래옥과 비슷하다고 해야 되나.....
우래옥 을밀대 서울지역의 유명 기타 등등의 육수보다는 더 약한 맛이라고 해야겠더군요!
상당히 깔끔하고 약한 육수였습니다.
면발도 아주 잘 만들어 진 느낌이고 전혀 이물감 없이 잘 끊어지는 면입니다.
전분과 메밀이 7 : 3 정도의......
나불 나불하는 사이 드디어 불고기도 완성!
갑자기 또 소주가 급하게 땡깁니다.
(ㅠ.ㅠ)
이걸 그냥 둬야 한다는건 단백질에 대한 배신이죠!;;;;;
잘 익은 불고기를 냉면에 싸서 한 입 먹어보고는 바로 소주를 시킵니다.
이건 소주 없이 못 먹을 맛;;;
ㅋ
급하게 등장하신 이슬님!
슬슬 면발이 줄어드는게 아쉽기 시작을 합니다.
(ㅠ.ㅠ)
열심히 육수를 끼얹은 관계로 불판이 전혀 타지 않았습니다.
다른 집들은 다 태우고 난리가 난 집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렇게 사이드로 밀어 넣고 소주와도 먹어주고 냉면과도 먹어주고.....
짜게 드시는 분들은 저렇게 육수에 적셔 드시면 더 맛납니다.
두번째 판이 올라갑니다.
한쪽은 굽고 한쪽은 젓가락으로 바쁩니다.;;
어렸을때 보던 그 불고기...................
간만에 마주해보니 머리 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막 교차를 합니다.
그 교감도 잠시!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또 바쁩니다.
사진 찍으랴 육수 끼 얹으랴;;;;;
연기 불어가며.........
또 오랜 끼얹음 끝에 불고기가 완성 되었습니다.
처음 보다는 간이 세져 보입니다.
다 익으면 밑으로 내려 놓고 또 맛나게 먹습니다.
미친듯이 감사한 마음으로 다 먹어줬네요!
마지막 육수 한 모금까지 아쉬움이 남는 냉면이었습니다.
이걸 또 언제 먹으러 오나;;;;
ㅋ
이것이 클리어 다!
라는 걸 보여주며 즐겁게 일어섰네요!
끝까지 그릇은 태우지 않은 저 손놀림과 노력을 과연 알려는지;;;;
자리가 많지 않음이 참 아쉬운;;;;
천안의 중앙시장을 활보하다 보면 시장 가운데쯤 담햇살포크 라는 정육점이 보이는데
저 골목 안에 있습니다.
큰 시장통에 있는게 아니라 시장에서 곁가지로 뻗어지는 골목에 있어서
찾기는 쉬운데 저 골목을 못 찾으면 겁나게 빙빙 돌게 될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주차는 시장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그곳에 주차가 가능합니다.
(다 드시고 주차권 달라고 하면 주차권도 주십니다)
한주 잘 시작 하시고 언제나 즐거운 먹거리 시간 되십시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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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집 알아요. 감히 한 강 이남에서 최고의 평양 냉면집이라고 저 혼자 주장합니다. 언제 다시 가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