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약속의 무거움 - 그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요즘 한창 세간에서 떠들석한 (디피에서도 역시) 홍상수-김민희의 불륜-연애 기사들과 그에 대한 여러사람들의 의견들을 보면서.. 감감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제이미가 한 대사인데요. 저 역시 크게 공감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누구를 사랑할지 선택하는 게 아니다. 선택할 수 없다. 그건 어느 의미로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저 위에 있는 것이다."
저는 예전부터 진실한 사랑은 어느 의미 사고에 가까운 거라고 늘 생각해왔었습니다.
세상에는 그 원인과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이 있지만, 누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왜 사랑하는가 하는 질문엔, 그건 몰라..가 답일 경우가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왜 싫은가에 대한 질문도, 역시 몰라..일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로) 사랑에 빠지는 건, 계급이나 인종 성별 나이 등등 여타의 많은 차이, 제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니까요. 막말로 나이 어린 남자 편의점 알바생과 재벌상속녀인 마흔 돌싱 간에도 사랑의 이야기가 꽃필 수 있습니다. 그 둘간에는 그 둘을 가르는 여러 사회적 약점과 차이가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겠지요. 물론 우리가 익히 아는 드라마처럼, 그 둘을 가르려는 무수한 반대의 고통이 따라옴은 피할 수 없겠지만. 물론 이 경우는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사회통념에 대한 파격은 되겠지만.
저는 예전부터 이런 의문이 있었습니다.
개인의 진정한 욕망-본성이 사회에서 금기시 되는 것일 때, 그걸 범죄로 풀어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사회질서에 순응해 그 개성을 제어하는 게 옳을까? 과연 어느 쪽이 선악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건 한편으로 꿈과 현실의 문제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모두 현실에 살지 꿈속에서 살지는 않습니다.
한낮의 달콤한 꿈에 잠시 빠져 들다가도 어느새 다가온 현실이란 무게 앞에 퍼뜩 정신이 들곤 하니까요.
세상에는 세상을 혼란으로 몰아넣지 않으려는 자정-조정의 노력이 있습니다. 바로 본능을 거세-제어시키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인간의 치열한 몸부림의 결과. 법과 문화 말입니다.
대부분의 나라-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건 분명 인간의 본능과는 위배되는 강제적 수단이죠. 문화적 표현으론 약속이구요.) 몇몇 원시부족 사회를 제외하고, 지금대로 소위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만이 교육, 육아나 여타의 건전한 사회적 구성을 유지시키는 최적의 질서에 부합합니다. (여러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그래서 민주적인 사회라고 해서, 아니 그래서 더욱 약속이란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마땅히 책임감이 필요하고, 개개인에게 욕망을 극기할 의무를 부여합니다.
결혼을 장난으로 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결혼서약 역시 결코 장난처럼 가벼이 넘길 수 없습니다.
더우기 부부간에 그 결실인 자녀까지 만들어 낸다면, 그 의무와 책임감은 (자녀와 가족으로) 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하게 일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법령만큼 객관적이고 엄정하진 않지만, 마땅히 그 제도-약속에 부여한 일반사회의 분명한 질서-요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양측의 원만한 대화와 합의 없는 한쪽의 일방적인 (결혼-의무) 불이행 통보나 강요는 이 경우에 폭력인 것이고, 일종의 범죄행위입니다.
그러니까 약속도장 찍기 전에 부디, 무던히 서로 조정하고 합의하고 또 존중해야 합니다.
일을 점점 크게 벌려놓고는 파국으로 치닫기 않기 위해.. 서로 충실히 신뢰하고 의리도 지켜야 하구요.
물론 어길 시에 그에 대한 마땅한 대가-처벌 역시 감내해야 합니다.
결혼을 하고나면, 애초에 혼자가 아니니까요. (계약한 상대가 생기는 거니까요.)
지금 우리사회는 법과 질서를 훼손한 무수한 부패와 일탈의 사례들로 온사회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자정하고 조정하는 유일한 수단 역시 우리 인간에게는 법과 질서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부패와 일탈에 원칙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 허탈감과 패배감에 젖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례들에 응당한 원칙이 적용될 때 정상적인 느낌, 희망을 느낍니다.
사회를 움직이는 굵직굵직한 사건들과 달리 개개인사이의 약속 등은 일견 사소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공인일 경우엔 그렇지 않겠지만) 개개인사이의 약속은 큰 사회적 물의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그 약속의 당사자 간에는 분명한 잘못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단위로 확대가 되지 않아 범죄가 되지도, 지탄을 받지도, 처벌을 받지도 않겠지만 그 약속의 파기가 정상적으로 설명되지-용납되지 않는 한쪽의 무책임한 저버림이라면, 분명 그것이 잘못된 것이란 책임추궁으로부터 달아나지는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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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인의 습관중 가장 좋지 않은것 중의 하나가 바로 쓸데없는 오지랖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일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아요.
굳이 연예인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사진을 갖고 와서 이리 저리 돌려보면서 이따위 옷을 입었
네, 제정신이 아니네, 완전히 맛이 갔네 하면서 조리돌림을 하지 않나
어린것이 대놓고 담배를 피운다고 길가다 말고 손찌검 훈계질하다 줘 터지질 않나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어 욕설에 가까운 분노의 단어들을 표출하지 않나
왜 이렇게 힘들게 사나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자고요.
제정신 아닌것 같은 연예인 인스타그램에 가지 말자고요.
그런 사진 퍼온 게시물은 클릭하지 말자고요.
남이사 누더기를 입든 50살 많은 상대랑 사귀든 도대체 알바가 뭡니까.
피 한방울 안섞인 생판 남이 담배를 피우든 말든 지가 책임질 일로 생각하자고요.
이혼을 하든 불륜을 하든 남의 가정사는 그들끼리 해결하게 냅두자고요.
그들의 짜증스런 사적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보지 말자고요.
참 편합니다. 관심 끊으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