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안희정은 나름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정치인은 결국 권력을 향해 움직일 뿐이고 그것을 얻지 못하면 보통 사람일 뿐이죠.
안희정은 그 권력을 얻는 방식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을 택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가 너를 믿고 권력을 맡겨줘? 라고 묻는다면 정치인의 의도는 선악으로 판단할 수 없으니 행위로 심판해달라고 합니다.
사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수도 없고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는 정치인의 공약에 표를 던지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러니
그 사람이 살아왔던 행위를 근거로 판단하라고 합니다.
자신은 정치자금법으로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에 대한 댓가를 치뤘다고 이야기 합니다.
안희정이 말한 근거대로 여기까지만이라면 과거형에서 더 힘이 실리는 건 문재인 쪽이죠.
그런데 국회의원 선거가 과거지향형이라면 대통령 선거는 미래지향형이라는 겁니다. 단순히 과거에 너 이러저러한거 잘했구나
라고 하는 사실만으로 대통령이 되긴 힘들다는 거죠. 미래에 대한 비젼으로 통섭의 논리를 제시한 듯 싶습니다.
듣기좋은 공자님 말씀같은 이야기지만 그 기저에는 정치인의 공약을 선악으로 판단하지 말아달라는 마키아벨리즘이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현재 정치상황에 다소 부적절한 논의였다고는 보지만 자신은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를 보여준 것 만으로도 득이 있었다고 봅니다.
지금 자신에 대해 논의되는 비판의 대부분을 듣겠다는 거고, 타인의 다른 생각을 선악으로 재단하지 않겠다는 거니까요.
지금 당장 거부감이 크지만 이 논의가 그냥 묻힐지 아니면 불씨가 될지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요?
그 근거로 안희정이 옳고 그름을 떠나 언론에 언급되는 횟수가 문재인보다 최근에는 월등히 많은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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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엔 저 분의 뜻이 잘 이뤄지겠죠.
시대를 너무 앞섰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