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제 이야기 한 꼭지만 하겠습니다.
제가 20대를 바친 회사가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벤처, IT였습니다. 정말 사랑하던 회사고, 지금도 제 생활 여기 저기에는 그 회사의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던 회사에 갑자기 노사분규가 일어 났습니다. 고객지원센터가 바쁘면 직접 당겨 받기까지 하시던 사장님이 회사에 계시는 시간이 줄어 들었고, 갑자기 이상한 사업을 벌였습니다. 게임, 렌탈 산업 등등. 사장님께서 돈을 어딘가로 빼낸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안철수씨가 있었습니다. 안철수씨는 회사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노사가 서로 이해해야 하며, 사장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하더군요. 노조에서는 회사 상황에 간섭하지 말라는 내용 증명을 하나 보냈습니다. 입장을 원하는 내용 증명에 그 분은 오해가 있었다면 미안하다거나,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제스쳐가 아니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안철수씨가 똑똑하고, V3라는 제품은 대한한국 IT의 든든한 토양이고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그의 명민함이, 국민을 이해하는 공감능력과 동일하다거나, 내 상황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현재를 잘 파악하여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저와 제 동료들이 그와의 대화를 그렇게 원할 때, 그는 한 마디도 해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저도 컴퓨터 밥을 먹고 삽니다. 그의 업적/개발자로서의 역량을 너무나 잘 알고 인정합니다. 개발자로서의 그 분은 존경합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우리 나라를 대표하고 이끌 대통령 후보로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IT를 이해하는 대통령이라는, 너무나 매력적인 유혹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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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비슷한데요,
안철수는 샌님의 느낌입니다. 분명 개인은 똑똑하고 장사도 잘 하고 공부도 잘 합니다.
그런데 정치인, 특히 현시국에 요구되는 정치인은 그게 다가 아니죠. 의견을 조율할 줄도 알아야 되고 어려운 결정도 내려야 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 됩니다. 나한테 뻔히 똥물이 튈 걸 알아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합니다.
사람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안철수씨는 그런거 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자신을 안전거리까지 떨어뜨려놓고 뭔가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안철수씨는 IT 업계에서 자신이 잘 하는 것으로 기여하는 것이 더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