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조급증, 썰전 안철수 편 후기
썰전의 안철수,
조급증.
정치신인이 아님에도 정치인으로서의 자기의 업적 PR에 지나치게 골몰하고 있는게 너무 튑니다. 그만큼 여유가 없단 이야기죠.
대한민국의 20대 이상 국민 중에 "안철수" 모르는 사람 없어요. 그 막강한 인지도에도 지금의 국면에서 본인의 대선후보로서의 지지도는 8% 남짓에 머무르며 더 이상의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벽에 갇힌 상태이죠. 본인은 그 이유가 기득권 양당 구도 중심의 정치적 질서에 자신의 행보가 대중들에게 왜곡되어 온 탓이라고 믿(기로 결심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이 그간 보여왔던 행보가 왜곡되거나 알려지지 않아서가 아닌 그간 본인이 정치인으로서 결정한 선택의 결과죠. 미주알 고주알 자기가 어떻게 한게 무슨 의미다 라고 카메라 앞에서 자화자찬한다고 유권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닐 말로 3당구도 만든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일 것이며, 정치적 자수성가로 본인을 포장하기엔 지역토호들의 기득권을 인정해주고 지역구도에 업혀온 것이 사실이니까요.
패널 둘 다 공히 던진 그의 "새정치" 구호에 대한 비판도 여기에 있었고 막바지에 유시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이 되려면 본류를 따르라"는 충고를 언급한 것도 사실 구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 사태에 대하여 지적하는 의미였을텐데 "정치 신인도 많다"라는 답변은 사실 본질과는 거리가 있었죠.
본인이 소위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감과 피해의식이 있는 것까진 알겠는데 정치 신인도 아니고 그동안 중량급 정치인으로 대우받으며 자신이 해온 정치적 선택을 합리화할 이유는 되지못합니다. 오히려 자신감이 없기에 말이 늘어난다는 인상이 깊을 뿐, 차라리 지방선거에서 본인이 주도한 하향식 공천 등, 본인이나 국민의 당이 저지른 실책에 대해 과오라고 솔직히 밝히고 부족함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훨씬 더 진솔하게 느껴졌을텐데, 끝까지 자신의 정치적 행보들은 모두 옳고, 옳았으며 "자신의 상대" 들이 틀렸다는 자기정당화와 천박한 이분법적 구분의 시각이 보여서 그간 언론과 논객들을 통해 보여진 안철수의 인물평이 옳았다는 사실만 확인했네요. 처음 그와 같이 했던 많은 중량급 인사들이 떠난 것도 그런 추측을 뒷받침 하구요.
언변이 수려하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은 익히 잘 알려졌지만 사실 본인이 이해가 깊은 자신감이 있는 주제와 그것이 아닌 (즉 각본을 외워온) 주제를 이야기 할 때 각각의 편차가 큰 편이라 볼 수 있어요. 즉 4차 산업혁명, 혹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같은 주제를 말할 때는 상당히 유려하게 이어나가지만 특히 안보-군사-대북관계, 정치 구도와 타정당-후보와의 관계 등을 이야기 할때면 작위적인 연출과 표정관리가 종종 읽히구요 그럴 때엔 확실히 말투에서는 버벅임이 느껴집니다. 물론 중언부언 논리가 엉키는 건 당연하고, 앞서 언급한 일자리 주제에서도 본인이 대안으로 내놓은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간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한시적 소득 보전을 위한 재정 마련 문제를 지적하니 정책집을 보면 재정 마련 방안이 준비되어 있다 밀어붙이는 패기가 눈에 띕니다, 근데 그 바로 몇분전에 문재인 공적영역 8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해 국가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겠다는 주장은 효과 없다고 비판했는데, 그렇게되면 본질적으로 다른게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
특히 제가 몸담고 있는 교육분야 공약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진로교육 강화, 4차 산업 사회를 대비한 융합교육을 통한 창의인재 양성 등의 대전제에는 공감하는데 이건 현 교육부에서도 하는 이야기고, 그걸 단순히 교육편제를 바꾸고 진로 교육 2년 과정을 넣고 교사 재교육을 통해서 직접적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 교육 환경의 개선을 위한 대규모 예산투입과 인력 증원, 인적자원의 궁극적 수요처인 기업과 공적 영역의 일자리 창출 및 노동환경과 처우-인식의 개선, 일차적인 입시목표인 대학의 구조조정과 같은 사회 근본적 변화의 부분이 함께 병행되어야 함에도 본인이 그토록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분야에 대해 표피적인 인식에 그치고 있음이 숨김없이 보였습니다. 그럴바엔 차라리 정유라 언급하며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되찾겠다고 간단히 이야기 했으면 박수 쳐줬을 텐데요.
애초에 계속 의도적으로 던지는 그놈의 아재개그가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미없었다는 것이 함정...
유시민의 문모닝론을 의식해서인지 이전처럼 죽자고 "기승전-문재인 때리기"는 자제하는 것은 평가할만 했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대선후보로 제가 선택하기론 부적격이네요.
이재명을 좋아하진 않지만 같은 자리에서 지적받는 부분에 대해 본인이 부족했고 고쳐나가겠다고 인정은 했습니다.
이건 뭐 억지 웃음만 연이은 뒤엔 끊임없는 정치적 나르시시즘의 향연에 에고와 독선만 남아있더군요. 전 후 사정 모르고 이분 말만 들으면 왜 압도적 지지율 1위 후보가 못되는지 이상할 정도로 민주화운동 시절 양 김씨 급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으니...
어차피 지역 토호 등에 업혀가는 길을 택한 순간 마음은 그를 떠났습니다만, 무리수를 두면서 조급해하는 모습이 일견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안철수의 생각" 종이 아까워 못버리고 냄비 받침으로 쓰는데 이제 태워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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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후보입니다.
교육부총리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