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정보] 홍콩 영화계 소식 몇 가지
정보라기보단 잡담에 가깝습니다. 제 중국어 해석이 틀렸을 수도 있고 기억이 흐릿할 수도 있습니다. 걍 재미로 읽어봐주셨음 좋겠습니다.
1.
얼마전에 주성치가 신작 [미인어(美人魚)]를 준비중이라 말씀드렸는데요, 알고봤더니 촬영을 이미 하고 있었네요. 줄거리는 대충, 바다에서 배가 사고를 당하자 아름다운 인어가 모습을 나타내고, 배에 있던 훈남이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노래를 창작한다고 합니다. (-_-;; )
대작 로맨스라네요. 여자주인공은 18살 신인배우이고, [장강7호]의 장우기가 악역이고, 남자주인공은 79년생인 '등초'입니다. 등초는 영화 [적인걸]이랑 [사대명포]에 출연했었는데 히트작은 드라마가 많아서 [미인어]가 뜨면 원톱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등초 분량이 다 찍었다고 하니까, 목표인 올해 개봉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등초는 [서유기 모험의 시작] 주인공인 문장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배우인데요, 문장처럼 드라마에서 만난 배우 '손려'랑 결혼한 것도 그렇고 이름도 두 글자고...문장이 영화나 드라마 쪽에서 더 잘나가긴 했지만, 문장이 좀 유약하면서 영리한 느낌을 준다면 등초는 좀더 거칠면서 순수한 느낌을 주는 배우입니다. 등초가 서극의 [적인걸]로 금상장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 수상소감으로 손려와의 결혼 발표를 준비했었다고 해요. 남우조연상, 못탔습니다.
등초 분량 끝났다고 올라온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주성치, 중간에 전 엑소멤버 크리스?, 오른쪽이 등초입니다.
2.
중국에서 대박난 [서유기 모험의 시작] 가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지요. 또 얼마전 [몽키 킹]도 중국에서 대박이 났고요. 덕분에 지금 대기중인 [서유기] 관련 영화가 8편이라고 하네요. 그 중 하나는 정소동 감독이 만드는 [서유기 : 반사동]으로 '장가계'에서 촬영하려나 봅니다. ([월광보합]에서 주성치가 "빤쓰똥!"이라 발음했던 그 '반사동'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곽부성이 손오공으로 나오고, 공리도 나옵니다.
3.
당나라 때 전기소설 [섭은랑]을 영상화한 허우샤오시엔의 [섭은랑] 사진 한 장이 얼마전 공개됐습니다.
주인공 '서기'는 얼마전 강문의 [일보지요] 개봉때 대사가 많아 힘들었다며 [섭은랑]은 자기 대사가 15개였는데 -라는 발언을 해서 궁금증을 증폭시켰습니다. 2주쯤 전인가, 서기가 sns에 허우샤오시엔 감독과의 사진을 올렸었어요. 감독님께 술을 샀는데 자기는 중간에 힘들어서 집에 오고 감독님은 남아서 계속 놀았다, 도대체 이 체력차이가 어찌된 것인가 - 란 글이었습니다.
4.
중국의 영화잡지 '전영세계'에서 2014년 중국영화 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가장 훌륭한 영화 5편 - [추나(로우예)] , [백일염화(디아오 이난)], [심화로방(닝하오)], [친애적(진가신], [일보지요(강문)]
감독상 - 로우예(추나)
각본상 - 디아오 이난(백일염화)
남녀주연상 - 요범(백일염화) / 조미(친애적)
남녀조연상 - 문장(일보지요) / 마소(심화로방)
가장 뛰어난 데뷰작 - [말할 수 없는 여름(왕유명)]
로우예 감독이 [여름궁전]을 사전심의 거치지 않고 해외영화제에 출품, 활동금지가 됬었죠. 그러다 해금이 되어 만든 [추나]가 평이 어디서나 좋아요. 대만 금마장에선 작품상을 탔고요. 팬인 저는 아 좀 화제가 되려나 했는데, 여우주연상 수상 불발된 공리가 이 시상식은 아마추어이고 다시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화를 낸 바람에 며칠간 연예란 톱을 장식하고 로우예는 뭐.... 저번 금마장으로 제일 이득본 건 공리겠죠. 저는 처음에는 뭐 화가 날 수도 있겠지 사람인데...하다가 중국 언론에서 중국인이라 대만에서 차별당했다! 대만영화만 챙긴다!로 몰아가는게 어이가 없었는데요. 장이모우 같은 5세대 감독들 페르소나였던 공리가 아니라, 차이밍량이나 양덕창 영화로 활약한 진상기가 여우주연상 타는게 뭐가 이상한가 싶었거든요. 근데 나중에 글을 하나 봤는데 여우주연상 시상 전에 공리와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다른 상 시상자로 나왔었는데 허우감독이 공리한테 "당신이 다음번엔 상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상을 받는 사람으로 나왔음 좋겠다"고 해서 공리가 굉장히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시청자들도 좀 그랬었나봐요. 전 리스닝 안되니까 몰랐는데 저 말이, 관계자가 아닌 허우샤오시엔이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단 말인가,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또 사람 놀리나 - 라고 해석될 수 있었나 보더라고요. 읽고나니까 공리가 빡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단, 당시 금마장 분위기는, 중국영화가 너무 초반부터 상을 다 타는 바람에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중국측에서 대만영화만 챙기냐 씹는게 억울하긴 할거에요. 그랬다면 그 전해에 싱가폴 영화 [일로일로]가 주요상을 다 타진 않았겠죠.
데뷰작 부분의 [말할 수 없는 여름]은 대만 영화인데요, 화어권에서 보기 힘든 법정이 주 공간으로 나온다고 해요. 주인공인 곽채결 외에 변호사로 각각 비비안 수와 가정문이 나옵니다. 비비안 수야 유명하고 가정문은 무협드라마로 한국에 좀 알려졌지요.
5.
이번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대만 대표로 나간 영화는 [빙독(氷毒)]입니다. 감독 이름은 '조덕윤(赵德胤)'으로, 미얀마에서 태어난 화교인데 16살에 대만으로 유학을 갑니다. 부산영화제도 몇 번 참석했다고 하고요. 조덕윤은 틈틈히 미얀마로 건너가 친구들에게 연락해 출연시키고 게릴라 촬영 방식으로 장편영화를 만듭니다, 미얀마가 배경에 미얀마 말이 나오는 거죠. 2013년 말, 조덕윤은 대만 스탭 7명을 데리고 다시 미얀마로 건너가 10일간 촬영한 후 자신의 세번째 장편이면서 '귀향 3부곡' 완결작인 [빙독]을 내놓습니다.
[빙독]은 베를린 영화제를 거쳐 에든버러 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하고요. 2014년 7월, 프랑스 라로셸 영화제에서 "조덕윤을 발견하다"라는 특집 제목하에 그의 장편 3편과 3편의 단편을 상영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타이베이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타고요.
6.
홍콩에 '나탁요'라는 감독이 있었습니다. '클라라 로우'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고요. [서초패왕], [라스트 템테이션], [반금련] 같은 영화가 한국에 들어온 나탁요 영화이고요. 그리고 나탁요 포함 여성감독 3인이 만든 옴니버스 [에로띠끄]가 있었어요. (이걸 빌려서 친구네집에 집합, 친구 부모님 주무시고 얼마나 야할까 다같이 두근두근 보다가 표정들이 -_-;; "이 비디오 누가 빌려온거냐?" "미안하다....") 나탁요는 [천도방자] 감독인 '방령정'과 결혼, 홍콩반환 즈음인가 호주로 이민가버렸습니다.
이 중 [반금련] 원제는 [반금련의 전생과 현생]으로, 당시 왕조현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됬었습니다. 상은 못탔고요, 여전히 발연기. 영화가 시작하면 [수호지]의 무송에게 목이 잘린 반금련이 자기 목을 가지고 저승으로 걸어갑니다. 술 석 잔을 주며 마시면 다 잊고 환생할테니 마시라고 하는데 두 잔 마시고는 복수하겠다고 술잔을 엎어버립니다. 그리고 현대에 환생하지요. 이 영화는 기존의 왕조현 이미지 - 힘이 있지만 야비한 늙은 남자에게 종속되어, 가진건 없지만 진정성있는 착한 홍콩남자에게 구조되길 기다리는, 홍콩남자에게 고마워하는, 대만에서 온 연고없는 미녀 촌뜨기 -를 가져왔지만 캐릭터가 천하의 요부인 반금련이라서요. 술을 한 잔 안마셨기 때문에 얼핏얼핏 전생이 기억나는거죠. 좋게 본 영화에요. 제일 좋아하는 건 [라스트 템테이션]이지만요. 라스트 템테이션은 울나라에 dvd가 나왔는데 화질 굉장히 안좋습니다.
아무튼 나탁요는 이민간 호주에서 영어 영화를 한두개 만들었는데, 09년에 [여몽]이란 중국영화를 오랫만에 연출한 뒤에 이번에 [폭주신탐(영어제목 : 상하이 느와르)]라는 중국 오락영화를 찍었습니다. 남편인 방령정은 각본과 프로듀서를 맡았고, 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대만스타 원경천이 탐정으로 출연합니다. "이과생, 특히 화학과 출신이라면 이 영화를 좋아할것이다"란 평이 하나 올라와서 궁금해지더라고요.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고요.
홍콩감독이 중국을 배경으로 만든 홍콩영화를 안그런데, 홍콩감독이 중국영화를 찍으면 이상하게 뭐랄까...외쿡인이 찍은 영화란 느낌이 와요. 중국서 사는 사람이 찍은 영화가 아니란 느낌. 인공적이고 기세가 꺾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시대극은 안그런데 현대극은 그렇습니다. 가령 두기봉이 중국으로 가서 찍은 [마약전쟁]도, 공간이 중국이 아니라 꼭 홍콩같아요. 포기한건지 아님 일부러 이렇게 찍은건지 보면서 갸우뚱했었는데요. 나탁요가 [여몽]에서 이런 약점?을 너무나 노출했기 때문에 이번엔 시대극으로 간 게 아닐까 다행이라고 생각중입니다.
7.
[심동(心動)]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주제곡이 훨씬 더 유명한데 당시엔 홍콩에서 정통멜로영화로 흥행한 영화였어요. 한국에서도 개봉했지만 묻혔고 대신 스포츠신문에 기사나 자그맣게 났었어요. 이 영화는 [최가박당] 시리즈의 장애가가 감독했고 출연도 합니다. 장애가는 배우뿐 아니라 가수, 감독, 시나리오 작가까지 다재다능한데요. 내용은 학창시절 반한 금성무와 양영기가 어찌어찌 사귀다가 오해로 헤어진 뒤 금성무는 양영기의 친구인 막문위가 결혼, 양영기와 이후 해후하고...대충 그렇습니다. 왜 우리나라 스포츠 신문에 기사가 나왔냐 하면은요. 중요한 장면의 대사를 수입사에서 임의로 바꿨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부인 막문위가 금성무에게 헤어지자고 하자 금성무가 다 니 오해고 나랑 걔(양영기)는 우연히 만나거라 항변, 막문위가 소리칩니다.
- 내가 사랑한건 그녀라고!
이 대사를, "너는 나 아닌 그녀를 사랑했잖아"로 한국 수입사에서 바꾼 거예요, 동성애니까.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ㅎㅎㅎ. 우연히 밥 먹으러 간 식당에 놓인 스포츠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던 제 시절이 있었고요.
언제 들어도 좋고 가슴이 미어지는 노래입니다. 영화는...음.....막 재밌다 이런건 아니고요 -_-;; 금성무랑 양영기가 참 반짝거렸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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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잡지 읽은듯한 이 퀄리티는 뭐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