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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식]  '미씽: 사라진 여자' 엄지원 “비호감 편견 극복 제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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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2-05 09:53:51
엄지원은 <미씽: 사라진 여자>(11월 30일 개봉)를 하면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쳤다. 워킹맘 캐릭터가 왠지 비호감이라는 편견이 첫 번째 이유, 그러므로 이 훌륭한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위기를 맞은 게 두 번째 이유, 이것을 뒤엎기 위해 설득력 있는 연기로 캐릭터를 살려내야 했던 것이 세 번째 이유다. “어떻게든 재밌게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엄지원의 오기는 결국 영화 내내 빛을 발한다.
 

<미씽: 사라진 여자>의 지선 캐릭터가 엄지원의 전작 <소원>과 같은  엄마 역할임에도 그가 기꺼이 도전하고 싶었던 이유는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시사 후 영화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하던데?
항상 시나리오를 볼 때는 이것이 할 만한 작품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미씽: 사라진 여자>는 처음으로 온전히 빠져들어서 읽었다. 내가 지선의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마음이 너무 이상하더라. 책에 손을 대고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써준 것에 감사했고, 매니저한테 꼭 하고 싶다고 바로 전해달라고 했다.
 
전작 <소원>(2013)에서도 엄마 역할을 했다. 같은 엄마 역할이지만 피하지 않았던 이유는?
엄마 역할을 또 한다는 것에 대한 이미지의 타격, 이미지의 재생산에 대해 고민할 여지도 없이 좋은 시나리오였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여정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현실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것이 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아주 재밌게 표현이 된 것 같다. 재미와 의미가 둘 다 있는 시나리오였다는 점에서 좋았다. 물론 ‘여자 영화’라는 점에서 투자 과정에 난항을 겪긴 했지만.
 
투자 과정에서 지선 캐릭터가 비호감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그런 얘기가 정말 많았다. ‘이렇게 바쁘니까 애를 잃어버릴 만하지, 벌 받는 게 당연한 여자’라고 하더라. 가만히 있지도 못하고 이렇게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문제를 더 부각시키다니 이 비호감을 어떻게 해결할 거냐고 하더라. 그게 다 나에게 날아오는 화살 같았다. 난 지선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일을 열심히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칫 소중한 것에 소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여자도 피해자인데 왜 모든 게 지선의 잘못처럼 보이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갔다.
 
연기하는데 있어서 그 부분을 설득시키려고 고민을 많이 했겠다.
그래서 더 잘 만들고 싶었다. 이건 영화지만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 결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지선이 이상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 비호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엄지원은 그림이 명확하게 그려지는 드라마틱한 신보다 추적을 이어가는 과정에서의 감정 연기가 더욱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사진 메가박스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를 연기한다는 게 감정적으로 매우 고되지 않았나.
감정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에너지를 많이 썼다. 52회 차 중에 50회 차를 나갔다. 우리 영화가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지선이 되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촬영 내내 내가 헤쳐 나가야 했던 우려들도 힘들었다. 중요한 건 캐릭터가 비호감이라는 지적을 이겨내고 관객이 지선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한매의 감정이 워낙 세고 드라마틱한 게 많았기 때문에 그것이 부각될 수 있도록 지선의 감정을 더 약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그 균형을 세밀하게 조절했다. 대본 보면 거의 법대 공부했던 수준이다.(웃음)
 
지선 입장에서 극적인 감정 신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감정을 적당히 드러내면서 추적 과정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특히 힘들었을 것 같다.
지선 입장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은 두 군데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 그런 신은 감정이 분명하기 때문에 표현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지 그림 자체는 명확하다. 그 외에 다른 모든 파트, 지선이 한매를 쫓아가면서 나오는 다른 과정들이 훨씬 어려웠다. 지선이 비호감이라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에 더 잘 선택해야 했던 것도 있다.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다른 신들이 극적인 신보다 훨씬 어려웠다.
 
<미씽: 사라진 여자>가 엄마 이야기에서 여자 이야기로 가는 영화라고 말한 적 있다.
지선은 사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여자다. 엄마이기 전에 여자다. 여자 속에 엄마, 모성이라는 DNA가 있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단순한 엄마의 이야기로 풀고 싶지는 않았다. 이 이야기는 엄마인, 혹은 엄마가 될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자들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선과 한매는 대치점에 있으면서도 공통점이 많다. 두 여자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지선이 한매에게 느끼는 감정은 공감과 이해라고 생각했다. 뜻하지 않게 자신이 한매에게 울분을 안겼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한매에 대한 공감을 느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지선이 내린 결정도 결국 한매에게 공감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영화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작품에 도전하는 것이 엄지원의 바람이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3개월 동안 더위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고 들었다. 특히 극의 절정인 배 신에서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나. 특히 배 신에서는 우리가 저예산 영화라 모니터를 확인해가면서 찍을 시간도 없었다. 오늘 이거 못 찍으면 우리는 영화 엔딩을 못 찍는 거라는 다급한 마음으로 촬영했다.
 
‘여자 영화’는 투자 받기 힘든 현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나도 잘 모르겠다. ‘여자 영화’가 잘 안 됐던 데이터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잘 만들어 보지도 않고 ‘남자 영화’가 계속 좋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분명한 건 내가 데뷔한 후로 여자가 호러영화를 제외한 상업영화에서 리드 롤을 맡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공효진과 첫 호흡이었다. 감정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많은 대화가 필요했겠다.
내가 지금까지 영화를 하면서 가장 많이 대화한 파트너가 공효진이다. 우리가 이번에 같은 작품을 하긴 했지만, 눈을 보고 직접 마주하는 신은 사실 별로 없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영화에서는 우리가 처음과 마지막에만 만나지만, 관객들에게는 늘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길 바랐다. 힘들고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만큼 더 의지하고 잘 지냈다.
 
지선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에도 적극적인 아이디어를 냈다고.
아, 그것도 지선이 엄마인데 왜 저렇게 밝게 염색을 했냐고 너무 비호감이라고 하더라.(웃음) 일단 영화가 끝날 때쯤 관객들이 지선과 한매를 비슷하게 여겨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초반에 우리 둘 다 머리를 단발머리로 자르고 시작했다. 한매는 중국인이고 더 순박한 느낌을 주기 위해 검은 머리를 했고, 지선은 일하는 도시 여자니까 밝고 라이트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또 정신없는 와중에도 이성을 갖고 아이를 찾아야하기 때문에 조금 차가운 계열의 색깔로 염색을 했다.
 
<소원>, <미씽: 사라진 여자>까지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지점이 있는 영화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딱 ‘사회 고발 영화’라기보다는 상업영화 등에서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면서 그런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풀어내는 작품을 하고 싶다. <미씽: 사라진 여자>처럼 우리가 현실에서 간과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재밌게 풀어내는 작품들이 좋다. 배우로서 이런 이야기에 참여할 때 더 큰 보람과 책임감을 느낀다.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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