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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식]  <마스터> 이병헌 “마스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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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6 11:43:17

 “비현실적인 인물이지만 진회장을 보며 실제로 저런 사람 하나쯤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 <마스터>의 진회장에게 현실감이 느껴지는 건 이병헌의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생동감을 더하기 위한 애드리브가 있어서다. 올해만 네 편의 영화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여섯 개의 연기상을 받은 자타공인 ‘연기 마스터’ 이병헌. 그에게 국가를 뒤흔들 범죄를 계획하는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 탄생 비화에 관해 물었다.


이병헌은 진 회장을 연기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오락 액션 영화가 장기인 조의석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다. 사진 영화사 집


시나리오 초고가 나오기 전부터 조의석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다고 들었다. <마스터>의 제작 과정의 시작과 끝을 지켜본 셈이다. 완성된 영화는 어떻게 봤나?


조의석 감독 영화를 전작까지 다 봤다. 그래서 조의석 감독이 어떤 성향인지, 어떤 템포로 영화를 만드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에서도 그랬지만, 속도감 있고 경쾌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오락영화구나. (웃음)


시나리오와 완성된 영화를 비교할 때 달라진 점이 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크게 달라진 건 없고 초고 때 들은 <마스터>의 이야기와 완성된 시나리오의 이야기가 달라서 당황한 적은 있다. “조희팔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라는 조의석 감독의 설명을 들었을 땐 다큐멘터리스럽고 세고 음침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오락영화인 거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어서 끝낼 줄은 몰랐다. 그래서 한두 달 정도 고민하다 출연 결정을 내렸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였는데, <마스터>의 어떤 부분에 끌려 출연 결정을 내리게 됐나?


액션 오락 장르는 조의석 감독이 잘하는 분야다. 생각과 달리 오락영화라는 것에 대해 고민했지만, 속도감 있고 경쾌한 영화는 조의석 감독의 특기니까 믿고 참여했다. 한편으론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마스터>의 색깔을 내가 오해하고 있던 건지도 모르니까. 조의석 감독이 만드는 영화라면 새로운 재미있겠구나 싶었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가 나오지만, <마스터>는 결국 픽션이니까. 액션 오락 장르를 잘 풀어내는 조의석 감독이라면 재밌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 회장 캐릭터를 구현할 때, 조의석 감독과 자주 대화를 나눴다고 들었다. 얘기를 나눈 후 진 회장 캐릭터가 변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진 회장이 수많은 네트워크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대에 올라 연설하는 영화의 첫 장면. 그 신이 진 회장이란 인물을 설명하는, 중요한 장면이라는 것에 서로 동의했고 공을 들였다. 영화를 보는 관객마저도 “그래 저 언변을 구사하는 인물이라면 나도 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설득력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 외에도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희대의 사기꾼으로 보여야 할 진 회장의 모습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갔다.



이병헌은 진 회장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쥬스에 들어가는 과일부터 지나가는 대사 하나까지 신경 쓰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진 회장의 장면 중 당신이 직접 재해석한 장면이 있나?


전날 한 국장(유연수)을 사주해서 죽이고 아침에 빨간 주스를 갈아 마시는 장면. 시나리오상에선 ‘채소 주스를 갈면서 뉴스를 본다.’ 정도였는데, 내가 조의석 감독에게 “새빨간 비트를 넣어서 갈아 마시면 악인적인 면모가 살아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입 주변에 빨간 주스가 묻은 모습이 ‘악마의 이빨’처럼 보이고 싶었다. 그런데 빨간 주스 자국을 남기는 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더라. 얼굴에서 흘러내리지 않는 농도를 맞추는 게 정말 힘들었다. 덕분에 NG가 여러 번 나서 비트 주스를 배불리 마셨다.(웃음)


진 회장이 필리핀 국회의원을 상대로 사기를 칠 때 필리핀 영어 발음을 구사한다. 필리핀 영어 발음도 이병헌의 아이디어인가?


영어를 하는 건 원래 시나리오에 있었지만, 필리핀 영어를 쓴 건 내 제안이었다. 사기꾼 진 회장이라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대가 알아듣기 쉬운 영어를 쓸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촬영 전 필리핀 로케이션 헌팅 겸 현지 배우 섭외를 간 조의석 감독에게 필리핀 배우들이 읽은 진 회장 대사를 녹음해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세 사람이 조금씩 다른 말투였는데 공통적인 발음이 보이더라. 계속 듣다 보니 어느 정도 발음 공식이 들렸다. 그걸 반복해서 들으며 연습했다.


“솔직히 영어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필리핀 영어 발음까지 곧잘 따라하게 된 걸 보면 언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진짜 18살 이후로는 영어 공부를 안했다. 영어를 잘해 보이는 것뿐이지 문법적으로 모르는 게 많다. 운 좋게도 발음을 듣고 따라서 표현할 수 있는 약간의 재능이 선물처럼 주어진 거로 생각한다. 사실 할리우드 영화를 찍을 때 영어가 더 유창했더라면 영어 시나리오를 읽는 것에도 시간이 덜 걸리고 감독과 더 깊은 얘기도 나눌 수 있었을 거다.


<내부자들>(2015) 안상구의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하자”는 대사는 이병헌의 주옥같은 애드리브다. <마스터> 진 회장의 대사 중에서도 말맛 좋은 대사가 많다. 기억나는 애드리브가 있나?


제일 많이 웃은 애드리브는 “패티킴”이다. 필리핀에 있는 진 회장이 한국에서 돈세탁해줄 사람으로 ‘피터 킴’을 소개받는데, 잘못 알아듣고 “뭐? 패티킴?”이라고 되묻는 장면이다. 사실 패티킴 애드리브를 사전에 얘기하지 않고 한 거라 걱정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 다들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이견 없이 한 번에 ‘오케이’ 됐다.



진 회장을 연기하기 위해 짧은 대사와 행동 하나까지 유연한 애드리브로 재해석한 이병헌. 사진 CJ엔터테인먼트

 

“패티킴” 애드리브 외에도 진회 장은 중간중간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억나는 진 회장의 코믹한 장면이 있다면?


박장군(김우빈)과 김엄마(진경)와 진 회장이 둘러앉아 서로의 손등에 뽀뽀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시나리오상에선 셋이 모여 초심을 다잡는 정도였는데 손등에 뽀뽀하는 건 내 아이디어다. 진 회장이 초심을 다지기 위해 “3년 만에 이거 한번 해야겠다”고 하고 다들 너무 싫어하는 분위긴데 손만 잡고 있기엔 몰입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손등에 뽀뽀하자고 제안했다. 영화에선 손등 뽀뽀를 한 바퀴만 도는데, 현장에선 반대로도 한 바퀴 돌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역할에 입체감을 더하기 위해 의견을 자주 내는 편인가 보다.


그런 편이다. 진 회장을 연기하면서 고민한 건 너무 진지하지도, 코믹하지도 않은 그 중간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진 회장은 너무 웃겨선 안 되는 캐릭터다. 악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서 코믹한 모습을 자주 보이면 영화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내부자들> 같은 경우엔 안상구와 우장훈(조승우)에게만 감정이입이 돼서 많이 웃길수록 감정이입이 잘 돼서 친근해진다. 하지만 진 회장은 친근감이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싸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너무 단면적으로 악한 모습만 보이면 인간적으로 보이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저런 사람 한 명쯤은 진짜 존재할 것 같다’는 느낌? 입체적으로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마스터>에서 진 회장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 담긴 장면을 꼽자면 어떤 장면인가?


영화 초반 밀실에서 한 국장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내가 애드리브로 “흙수저들이 평생 죽자 살자 일 해봐야 어차피 평생 흙수저로 살 텐데, 적어도 난 그들에게 잠시나마 꿈과 희망을 주는 거야”라는 대사를 한다. 진 회장이 계속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건 자기만의 합리화가 있을 거로 생각해서 조의석 감독에게 제안한 대사다. 자기가 사기를 치는 게 남을 괴롭히는 걸 알지만 자기만의 합리화가 있어야 계속 그 짓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흘러가는 신 중 하나지만, 진 회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동원, 김우빈 배우와 호흡을 맞춘 건 <마스터>가 처음이다. 강동원은 함께해보니 어떤 배우던가?


촬영하다 보면 한 식구처럼 편해져서 나중엔 씻지도 않고 촬영장에 나갈 때가 있다. 강동원은 굳이 차려입고 나오지 않았는데도 늘 스타일리시했다. 한여름 뙤약볕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나왔는데도 멋지더라. 또 강동원이 연기한 김재명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액션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인물인데, 액션을 정말 샤프하고 멋지게 보여줬다. 나와 강동원은 마주치는 신이 적어서 몇 번 못 봤는데 볼 때마다 현장에서 섀도 복싱을 연습하고 있었다. 처음엔 “저 친구가 원래 권투를 좋아하나?” 싶었다.(웃음) 영화를 보니, 그 작은 연습들이 멋진 액션으로 구현됐더라. 액션을 해본 배우는 딱 보면 눈속임 액션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강동원의 살아있는 액션은 하루 이틀 연습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


올해 <미스컨텍트> <밀정> <매그니피센트7><마스터> 네 편으로 관객과 이병헌은 현재 촬영 중인 <남한산성>과 <싱글라이더> 개봉으 앞두고 있다 . 사진 영화사 집

 


조의석 감독은 “배우 김우빈이 열정을 다해 촬영에 임했다”며 칭찬했다. 이병헌이 본 김우빈은 어떤 배우였나?


시나리오상에서도 박장군은 통통 튀고 날아다니는 캐릭터다. 그런데 연기하는 사람마저 오버하면 캐릭터가 현실감이 떨어져서 붕 뜰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했다. 그런데 김우빈은 박장군이란 캐릭터를 연기하며 통통 튀는 모습과 진지한 모습을 적당히 잘 지킨 것 같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하는 배우다. 노력은 물론 끼도 굉장한 배우고.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했다. 또 인품도 좋아서 선배, 후배, 제작진 할 것 없이 잘 챙기더라. 인류애가 있는, 그런 배우다. (웃음)


영화에서 강동원, 김우빈보다 김엄마를 연기한 배우 진경과 함께 나오는 신이 많았다. 진경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마스터>에 참여한 배우 중 오달수 선배를 제외하면 모두 처음 보는 배우였다. 그래서 어떤 그림이 나올지 기대가 되면서도, 불안했는데 막상 해보니 모두 잘해서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진경 배우가 참여한 전작을 보며 카리스마가 있고 대사를 칼같이 전달한다는 생각 했는데, 역시나 <마스터>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기 몫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것만은 내가 마스터 하고 싶다’거나, ‘이것만은 내가 마스터다’라는 게 있나?


가족 일원으로서 마스터가 되고 싶다. 좋은 아들로서, 좋은 아빠로서, 좋은 남편으로서  잘해나갈 수 있는 마스터가 되고 싶다. 꿈이다. 일도 성공하고 집에서도 좋은 가장으로 있는 건 힘들다고 하지만 둘 다 잘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 차기작으로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을 촬영 중이다.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고수와 함께 출연한다. 최고의 남자 배우로 손꼽히는 이들이 한 영화를 위해 모였다. 촬영장이 후끈후끈할 것 같은데, 어떤가?


군대 내무반에 있는 기분이다. (웃음)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고수까지 남자들만 나오니까. <마스터>는 오달수 선배라도 같이 해본 경험이 있는데 <남한산성>에서 함께하는 배우들은 다 처음이다. 그래서 어떤 그림이 나올지 불안하기도 하지만 기대된다.


글 양보연 | 사진제공 영화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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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maxmovie.com/287356#csidxca8717d4fdfd147b48d71a9cfa55a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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