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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식]  <23 아이덴티티> 리뷰 | 반전보다 짜릿한 제임스 맥어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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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5 15:00:39
‘이것이 바로 반전이다’라는 걸 알려 준 <식스 센스>(1999) 이후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는 ‘반전의 강도’로 평가받곤 했다. 그의 영화는 반드시 솔깃해지는 콘셉트와 뇌리에 박히는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반전이 얼마나 기발한가’에만 관심이 쏠렸다. ‘반전 제왕’의 총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 아니냐는 혹평과 우려의 시간이 길었다.

M. 나이트 샤말란은 12번째 장편 영화 <23 아이덴티티>를 내놓았다.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깜짝 쇼는 없다. 막강한 반전이 앞선 이야기를 모두 뒤집는 것도 아니다. 오직 23개의 인격으로 쪼개진 한 인간에 집중하는 샤말란 감독과 매 순간 숨이 턱 막히도록 ‘미친 연기’를 보여주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있다. 이 둘이면 충분하다.

어둠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는 깜짝 쇼 효과보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더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의 주인공으로 제임스 맥어보이를 캐스팅한 건 신의 한 수 였다. 사진 UPI코리아
 
<23 아이덴티티>는 소위 ‘다중인격’이라 불리는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남자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십대 소녀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와 두 친구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케빈의 자아는 무려 23개. 어느 날, 지금까지와 또 다른 24번째 자아 ‘비스트’가 깨어나 범죄를 주도한다.

분명 케빈이 범인이다. 동시에 그는 범인이 아니다. 케빈은 쪼개진 채 불쑥 튀어나오는 24개의 자아를 통제할 수 없다. 납치당한 소녀들을 납치되었다는 사실 뿐 아니라  케빈의 여러 자아를 상대해야 하는 당혹감 때문에 더욱 공포스럽다. 통제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인간은 얼마나 공포스러운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기발한 콘셉트가 돋보이는 설정이다.

소녀들과 함께 관객 역시 케빈의 다중 인격에 적응해야 하는 초반부는, 꽉 막힌 밀실이 주는 폐소 공포가 더해져 확실히 색다른 스릴을 준다. 점차 케이시가 케빈의 여러 자아를 분간하고, 각 인격에 익숙해지면서 숨통을 조이는 공포는 옅어지지만 영화는 이 지점부터 케빈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다음 챕터를 연다.

샤말란 감독은 <23 아이덴티티>를 통째로 제임스 맥어보이에게 맡긴다. 이 영화의 전율은 대부분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가 살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자칫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던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에게 현실성을 부여한다. 영화의 모티프는 1970년대 미국에서 납치, 성폭행, 강도 등 범죄를 저질렀지만 재판에서 24개의 인격을 인정받아 무죄를 선고받은 빌리 멀리건 사건에서 따온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 최초의 해리성 인격 장애 인정 판례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모티프로 사용됐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지금까지 다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한 수많은 명 배우 중에서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 주 인격인 케빈과 결벽증 심한 데니스, 여성인 패트리샤, 9살 꼬마 헤드윅, 감각적 디자이너 배리 그리고 문제의 24번째 인격 비스트까지 제임스 맥어보이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으로 연기해 낸다. 큰 외모의 변화 없이 말투와 분위기, 몸짓 만으로 명확하게 인격을 나눠내는 그의 연기는 그저 놀랍다.

특히 클로즈업에서 빛을 발한다. 어둠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는 깜짝 쇼 효과보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더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한정된 공간과 적은 수의 등장 인물이 주는 단조로움, 이야기의 다소 부족한 부분을 제임스 맥어보이와 그의 분신들(24명을 다 불러낸 건 아니지만) 이 모두 메워버린다. 샤말란 감독이 그를 캐스팅한 것은 단연 신의 한 수였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반전 쾌감’을 기대했다면 쾌감 지수는 낮을 수 있다. 그러나 <23 아이덴티티>는 샤말란의 부진을 확실히 씻어 낼 반환점인 것은 확실하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는 얼마든지 기대해도 좋다. 더불어 샤말란의 초기작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엔딩이 어떤 반전보다 짜릿한 선물일 듯. 다음 영화를 기대하라는 샤말란의 은근한 자신감이 드러난다.

북미 개봉 제목은 ‘분열되다, 나뉘다’라는 뜻의 ‘Split’이지만, 한국에선 <23 아이덴티티>로 바꿔 2월 22일(수)개봉한다.

글 박경희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news.maxmovie.com/300182#csidx350b79d4d2f462586f3e6d62807cc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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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2-16 08:40:19

이거 원제가 뭐지요?

2017-02-16 09:38:39

split이라고 써있네요.

2017-02-17 19:19:00

 간만에 극장에 가볼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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