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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Blu-ray] 인 더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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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0 22:24:13

글 : 백준오(junobaek@naver.com)


프랑수아 오종의 화려한 부활 : 블루레이 리뷰

고등학교 문학 교사 제르망과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의 아내 쟝.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내던 그들에게 클로드란 학생의 작문 과제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친구 라파의 집에 드나들며 라파의 어머니에게 남다른 연정을 품게 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묘사한 클로드의 글은 한 때 작가를 꿈꿨던 제르망의 잠자고 있던 욕망을 일깨운다. 클로드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본 제르망은 스스로 개인 작문 지도를 자청하고 나선다.

제르망은 클로드의 내밀하고 도발적인 글을 통해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그 소재가 되는 실제 사건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예술(상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한편의 희곡이자 연극, 혹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한편의 서스펜스 영화의 연출자가 되어 적극 개입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가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이같은 제르망의 시점이 곧 관객의 시점과 종종 일치되는 것을 흠칫 발견하는 순간이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제르망과 클로드의 흥미진진한 작문 수업을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기 시작하지만, 평범한 것들이 특별해지는 순간 생성되는 다양한 긴장의 층위들은 저마다의 확고한 윤리적 관점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의 상상력과 잠재된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부추긴다. 제르망 역시 단순한 관찰자 역할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자제력을 벗어난 훔쳐보기의 욕망을 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 금기의 경계를 넘는 부추김을 통해 이야기의 적극적인 연출가로 변모해간다.

상상과 현실, 예술과 실제, 관찰과 관음 혹은 우정과 동성애에 이르기까지, 프랑수아 오종은 다양한 경계선을 넘나드는 주제들을 다층적인 서브 플롯으로 깔아두면서도, 이같은 주제들이 번잡하게 소모되지 않도록 일관되고 균형된 순환 구조 속에 배치하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상황을 설명하는 클로드의 내레이션은 점점 사라지고 글과 현실의 차이를 분간하기 어려워짐에도 불구하고,영화의 치밀한 구조적 장점은 대사와 시각적 이미지의 비중이 커지는 중후반부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

2000년대 초반 도발적인 프랑스의 신진 영화 작가로 상징되던 오종은 로 화려한 부활을 알리기 전까지 몇편의 실패작을 내놓으며, 분명 작가주의 영화계에서 서서히 잊혀져가는 이름이었다. 마치 라스 폰 트리에가 를 내놓으며 다시 관심의 무대에 오른 것처럼 말이다. 연출과 연기, 기술적 완성도 모두가 인상적인 조화를 이룬 는 그 자체만으로 무엇보다 '재미 있는' (이 영화를 예술영화라고 부르기엔 전혀 지루하지 않다.) 서스펜스 영화일뿐만 아니라, 계급적 관점에서 예술과 욕망의 숨겨진 이면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가주의 영화로서도 오종의 최고작이라는 평단의 호들갑이 합당한 작품이다.

Menu Design

 

영상 & 음향

오종 영화들은 자연스러움과 동시에 세심하게 디자인된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인위적 세련됨을 동시에 풍기는 필름룩이 매번 인상적인데 또한 예외는 아니다. 자연광의 통제와 활용에 항상 특별한 신경을 써왔던 전작들처럼 의 야외 장면들은 현장의 온도를 느낄 수 있을 법한 뛰어난 실제감의 세부묘사와 자연스러운 색감을 자랑한다. 컬러의 톤을 적절히 억제하면서도 웨스 앤더슨 못지 않은 컬러 팔렛트를 과시해온 오종답게 잘 짜여진 색체 설계와 컨트라스트, 계조 모두 블루레이의 우수한 화질 속에서 빛을 발한다. 일부 어두운 실내 장면에서 해상력이 떨어지고 고감도 노이즈가 어쩔 수 없이 보이고 있지만 동시 발매된 이 그랬던 것 처럼 그 또한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영상정보의 일부처럼 다가온다.

DTS-HD MA 5.1ch의 오리지널 불어 사운드 트랙은 영화적인 특성 상 역동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극 중 인물들의 감정선과 적절히 일치하는 섬세한 사운드 디자인 측면에서 손색이 없다. 서라운드 효과는 확실하게 강조되고 있는 필리페 롬비의 인상적인 스코어 트랙 쪽에 거의 그 지분이 할당되고 있는데, 서스펜스 장르답게 버나드 허먼을 종종 연상시키는 선율 또한 러닝타임 내내 유지되고 있는 영화적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부가영상

부가영상의 중심은 역시 50여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이다. '메이킹 다큐멘터리'로 분류하기에는 인터뷰 클립이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지만, 디테일한 연기 지도와 사려 깊은 현장 지휘가 인상적인 오종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영화의 많은 장면들에 대한 적지 않은 사전 리허설과 현장 촬영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 12분여의 삭제장면이 HD로 수록되어 있는데 오종 감독이 직접 쓴 사전 안내문을 통해 이들 삭제 장면은 연기가 떨어져서 편집된 것이 아니라,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이 영화의 연출의도에 반하는 지나치게 친절한 장면들을 걷어낸 것임을 밝힌다.

에서도 같은 컨셉으로 수록되었던 의상 테스트 영상이 블루레이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어쩌면 이 영상은 영화 그 이상으로 짧은 순간에 캐릭터들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배우들의 순간적인 연기 집중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오종 영화의 DVD/블루레이를 볼 때에 눈여겨보는 영상이 될 것 같다.

이 외에 역시 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심의 문화와 다양한 개성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전세계 개봉 포스터 소개, 무대인사행사, NG 장면, 예고편 등을 함께 수록했다.

총평

과 동시에 '프랑수아 오종' 컬렉션으로 선보인 는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얻은 작품으로, 국내의 아쉬운 흥행성적에도 불구하고 정발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뜻밖이고 반가운 마음이다. 들리는 업계 소식으로는 역시 상업영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부진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지만, 더 블루 컬렉션의 관계사인 '콘텐츠 게이트'와 '블루 키노'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비흥행 작품의 블루레이 출시에 성의를 다하는 그들의 노력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유저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 6. 10 | 백준오(junoba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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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6-10 23:10:28

리뷰 잘 봤습니다. 덕분에 어떤 영화인지 다시 찾아 보게되네요 ^^

2014-06-10 23:28:54

아주 괜찮은 영화입니다. 내용부터 시작해서 보고 있노라면 여러모로 그 매력에 빠지게 되는 영화에요.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극장 개봉 당시에 보고, 프랑스에 있는 동안 dvd를 구매해서 보고, 블루레이가 국내에 출시 안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결국 구매해서 온 작품인데 이렇게 국내에 정발되었기에 또 사려고 합니다.^^

2014-06-11 00:47:26

이 작품 진짜 놓치지 마세요. 오종에 영화 중 아니..근래 본 영화 중 개인적으로는 손꼽히는 수작입니다. 스폐셜 피쳐가 특히 볼만한데 메이킹 중 오종 감독과 주인공 중견배우 파브리스 루치니가 투닥거리며 대립하고 서로 비꼬면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골때립니다. CGV 무꼴 6월 상영작에도 포함됐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찾아보시길~

2014-06-11 15:56:20

인더하우스 덕분에...오종은 다시 주목할만한 감독이 된 듯.. 영앤뷰티풀도 나쁘지 않았고... 신작 The New Girlfriend도 엄청 기대되네요...

2014-06-13 21:47:31

오~ 인더하우스~ 우연히 무비꼴라주로 봤네요 정말 재미있게 본듯. 최근 본 영화 중 아마 제일 재미있게 본것 같습니다. 극장에 온 아줌마 관객들이 특히 박장대소 하면서 봤어요. 초반 중반도 굉장히 좋지만, 엔딩이 특히 맘에 듭니다. (글쓰는)클로드-(각본쓰는)감독-(들여다보는)관객 모두 노심초사 하면서 기다린 엔딩 아니겠어요?

2014-06-18 22:01:33

좋은정보 감사. 질렀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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