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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Blu-ray] 안녕 헤이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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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1-30 19:18:31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해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디센던트'를 통해 얼굴을 알렸던 여배우 쉐일린 우들리와 '다이버전트'에 출연했었던 안셀 엘고트가 주연을 맡은 (아시다시피 '다이버전트'의 여자 주인공은 다름아닌 쉐일린 우들리다) 조쉬 분 감독의 영화 '안녕, 헤이즐 (The Fault in Our Stars, 2014)'이 블루레이로 출시되었다. 산소통을 끌고 호흡기를 연결하고 있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의 줄거리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데, 누구나 예상하는 바로 그것처럼 ' 안녕, 헤이즐'은 암으로 인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주인공 헤이즐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 영화는 시한부의 삶을 사는 주인공을 다룬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도 줄거리 측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한부의 삶을 최대한 덤덤하게 받아들이려는 모습은 조셉 고든 래빗이 주연을 맡았던 '50/50'과 조금 닮아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 만의 빛나는 점이라면 이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10대 소녀라는 것이고, 영화의 시작 부분 헤이즐의 내레이션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 스스로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들처럼 뻔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한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은 대부분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오로지 감정에 기대어 신파로 풀어낸 경우고 다른 하나는 오히려 영화 내내 덤덤하게 참아내던 (그래서 한 편으론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가서 한 번 참지 못하고 감정을 터뜨리고 마는 경우 정도일 것이다. 

 

'안녕, 헤이즐'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영화와는 달리 현실을 보여줄께 라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두 가지에 모두 속하거나 모두 속하지 않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어떤 측면에서는 덤덤한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감정을 건드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을 일부러 피해가지는 않으며 그 감정선을 표현할 때에도 관객과 공감대를 충분히 함께해 눈물짓게 만드는 그런 '현실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헤이즐과 그녀의 가족, 그녀의 친구인 어거스트와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전하면서도 10대 소년 소녀만이 가질 수 있는 현실적인 면을 간과하지 않는다.

 

 

사실 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정서는 죽음 못지 않게 사랑, 특히 10대의 알콩달콩한 사랑이다. 마치 요새 말로 '사랑꾼'이라 할 수 있는 어거스트의 대사와 눈빛 하나하나는 처음에 보면 느끼하고 닭살 돋아 적응이 안되기도 하지만, 영화는 이런 어거스트의 모습을 (굳이 그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관객들이 마치 극 중 헤이즐처럼 사랑하도록 만들고 있다.

 

즉, 어거스트는 흡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문어체 대사처럼 두 손이 오그라드는 감정 표현의 대사들을 쏟아내지만, 밉지 않고 귀여운 매력이 느껴지는 동시에 무엇보다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흠뻑 빠져들어 귀엽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헤이즐과 어거스트의 로맨스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며, 반대로 그렇기에 두 주인공이 처한 현실의 무게는 더 큰 슬픔으로 전해진다.

 

 

원작 소설을 썼던 존 그린은 자신이 병원에서 만났던 실제 소녀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썼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의도적인 신파나 의도적인 거리 두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힘겨운 삶의 무게를 어린 나이로 견뎌야 했던 소녀를 안타깝게 바라볼 수 밖에는 없었던 한 어른의 시선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 있다. 

 

그 가운데 몇몇 대사는 이런 상황에 놓였거나 혹은 주변 인물이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던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날카로운 질문과 대사들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주변에서 직접 함께 했기에 가능했을 폐부를 찌르는 아픈 대사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안녕, 헤이즐'이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들에 비해 더 만족스러웠던 건 바로 이 '현실감'에 대한 디테일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어쩌면 가장 허황되게 느껴질 수도 있는 10대의 사랑을 그리면서도 전반적인 균형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역시 그 때문일 것이다.

 

헤이즐을 연기한 쉐일린 우들리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어거스트를 연기한 안셀 엘고트의 미워할 수 없는 사랑꾼 캐릭터 역시 참 보기 좋았다 (이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여기에 로라 던과 웰렘 데포 같은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Ed Sheeran, Birdy, Jake Bugg 등의 곡을 만나볼 수 있는 감성적인 사운드 트랙이 더해져 마치 아름답고도 쓸쓸한 가을이라는 계절과도 같은 느낌을 전한다.

 

Blu-ray : Menu

 

 

 

 

 

Blu-ray : Video

'안녕, 헤이즐' 블루레이의 화질은 최근 보았던 드라마 장르 타이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화질을 선보이고 있다. 몇몇 장면에서는 마치 초고화질의 TV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이질감을 최소화 한 고화질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드라마 장르의 화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기보다 첫 번째 고려 사항은 아니다라고 종종 이야기해 왔었는데 '안녕, 헤이즐'의 경우는 확실히 시원시원한 화질로 즐기는 매력이 더 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극 중간에 등장하는 암스테르담 노케이션 장면의 경우가 좋지 않은 화질이었다면 그 분위기가 제대로 살지 않았을 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작품에서 화질의 우수성이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큰 편이다.

 

 

 

예전 '디센던트' 블루레이를 리뷰하면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쉐일린 우들리의 묘한 피부 톤은 어떤 의미에서 블루레이에 최적화(?)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번 타이틀이 특히 그녀의 이런 피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배경과 인물이 동등한 비율로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이른바 '날라가는' 부분 없이 디테일한 선을 보여준다.

 

 

 

Blu-ray : Audio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도 크게 흠잡을 곳 없다. 드라마 장르의 특성상 사운드 적인 측면을 테스트할 만한 장면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몇몇 사운드 활용도가 높은 장면을 확인해 본다면 타이틀의 사운드 퀄리티가 부족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영화 못지 않게 매력적이었던 사운드 트랙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안녕, 헤이즐' 블루레이는 극장판과 확장판이 동시에 수록되었는데, 확장판은 러닝 타임이 133분, 극장판은 126분을 수록하고 있다. 감독인 조쉬 분과 원작 소설을 쓴 존 그린이 참여한 음성해설 역시 확장판과 극장판 모두 수록되었다.

 

음성해설의 경우 조쉬 분과 존 그린이 이 사랑스러운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 들어봐도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았을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제작과정을 담은 부가영상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안녕, 헤이즐'의 촬영 현장 분위기는 영화만큼이나 따듯하고 사랑스러움이 넘치는 그런 현장임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사실 이 작품 같은 경우 음성해설이 주는 정보가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한데, 정보량 자체는 SF영화나 스릴러 장르에 비해 적을 수 밖에는 없지만 원작자와 감독이 이질감 없이 영화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는 이 작품을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한 번은 들어볼 만한 음성해설이라 하겠다.

 

 

'삭제장면'에는 총 6가지 장면이 수록되었는데 삭제 장면 모두에 음성해설이 포함되어 있어 아쉽지만 끝내 본편에서 제외시켜야만 했던 감독의 뒷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다.  ‘안녕, 헤이즐’이 간직한 이야기는 본격적인 제작 과정을 담은 메이킹 다큐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여주인공을 연기한 쉐일린 우들리가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야기였다. 

 

어떤 계기나 인연으로 인해 캐스팅 된 것이 아니라 원작 소설을 정말 인상 깊게 읽었던 우들리가 영화사에 먼저 연락을 해서 자신이 꼭 헤이즐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하는 것은 물론, 헤이즐 역할이 아니라 엑스트라라도 좋으니 꼭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이 작품에 대단한 열의를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그 열정만으로 캐스팅 된 것은 아니겠지만 나중에는 원작자인 존 그린도 우들리에게 헤이즐을 연기해 줘서 고맙다고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프로모션 영상'에서는 아주 짧은 영상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볼만한 영상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작가의 색다른 경험'에서는 존 그린이 화자로 등장하여 촬영장의 뒷 모습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가볍게 전달한다. 이 부가영상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원작자인 존 그린이 영화화 된 자신의 작품에 얼마나 만족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무한대'에서는 영화 속 헤이즐과 어거스터스 커플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특별한 영화 음악'에서는 사운드 트랙에 참여한 밴드들의 짧은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갤러리'와 '영화 예고편'도 수록되었다.

 

 

총 평 

 

'안녕, 헤이즐'은 누구나 포스터만 봐도 예상할 수 있는, 아니 예상했다고 생각하는 영화이지만 막상 보고나면 그 예상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느껴짐에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젊은 두 배우인 쉐일린 우들리와 안셀 에고트의 사랑스러운 앙상블도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했으며,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도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어서 애틋한 여운도 남는 괜찮은 작품, 그리고 블루레이였다. 이 마지막 가을의 자락에 조용히 추천하고픈 영화다.

2014.11.26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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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11-26 12:19:23

저는 개인적으로 솔직히 비긴어게인과 이것중 뭘볼까하다가 이걸먼저 봤는데... 너무나도 실망한 작품이었네요ㅠ.ㅠ; 후에 비긴어게인보구 비긴어게인은 블루레이를 꼭 사야겠다고 다짐함.ㅎㅎ;;

2014-11-26 17:10:58

저는 펑펑까지는 아니지만 눈물 흘리면서 봤습니다. 여주인공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몰입 정도가 달라질 듯..

2014-11-26 17:55:14

올 여름 본 영화 중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과 더불어 최고작이었습니다. 억지 감동이 아닌 진실된 감동이 심금을 울리더군요.

2014-11-26 18:23:01

저도 감정에 메말랐는지 정말 재미없게 봤습니다 지루해 죽는줄 ㅠㅠ 근데 화질 하나는 끝내주더군요

2014-11-26 18:48:08

전 여태까지본 멜로류?의 영화중 이영화가 가장 좋았습니다 올해본 영화중 최고로 쳐도 전 좋았을만큼 인상적이었네요 ㅎ 영화관에서 보고 바로 원작책도 구입했고 이번 블루레이도 일찌감치 프리오더 해서 받았네요 갠적으론 넘 좋은 영화입니다 ^^

2014-11-26 20:58:28

개인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갑상선암을 겪었고, 현재도 6개월에 한번씩 병원을 가는지라...여주인공에 상당한 감정이입이 됐어요. 정말 울면서 봤어요. ㅠㅠ

2014-11-27 18:15:08

현실을 얘기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매우 신파적인 저 키스장면은 어쩔거야? 인위적이고 인위적인.... 씁쓸했던 영화입니다. 저도 디센던트에서 저 여배우를 봤었는데 반갑긴 했네요.

2014-11-30 13:43:47

극장에서 못봐서 아쉬웠는데 구매해봐야겠네요.

2014-12-02 15:49:18

여운이 꽤 길게 남았던 영화죠. 리뷰 잘 읽었습니다!

2014-12-06 15:20:17

참 좋은영화 였습니다

2014-12-18 12:03:32

개인적인 경험과 겹쳐서 더욱 절실하게 와 닿은 영화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15-02-19 12:37:52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쯤 보면 괜찮을 법한 영화입니다. 실제로 개봉을 그때쯤 했던가요? 검색해보니 개봉은 한여름에 했네요ㅎㅎ 원제가 인상적이죠.

2015-10-16 03:48:07

작년에 이영화 보고 바로 네델란드 갔는데요....잘 봤던 영화네요~

2015-10-25 12:02:01

뒤늦게 감상했고 정말 맘에 들어서 책을 봤는데 영화가 더 좋더라구요. 배우들 연기때문인듯.

2016-01-30 19:18:31

감동이 밀려오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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