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팝계를 둘러 보면 예전 같이 메가급의 스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근래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뮤지션이라면 최근 새 앨범을 발매 한 아델 (Adele)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의 대표 곡 만은 얼핏 들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또 한 명의 세계적인 팝스타가 있다. 바로 올해 스물 넷인 영국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에드 시런이 그 주인공이다.

▲ Thinking Out Loud - The Voice 2014 Live

사실 이런 짧은 소개가 무색할 정도로 에드 시런은 2011년 정식 데뷔 앨범을 발매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팝계에서 가장 뜨거운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국내에서 현재 팝계의 가장 뜨거운 곡이나 뮤지션이 누구인지 가늠할 수 있는 빠른 방법은 TV에서 방영하는 수 많은 오디션 프로에서 참가자들이 어떤 아티스트의 곡을 선곡 하는 지와 음악 프로에서 국내 아티스트들이 어떤 곡을 커버하는지를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경향을 알 수 있는데, 최근 1년 넘게 오디션 프로 등에서 가장 많이 커버한 곡 중 하나가 바로 에드 시런의 'Thinking Out Loud'였다.

에드 시런의 팬들이야 이미 뮤지션으로서의 에드 시런의 매력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겠지만, 일반 리스너들의 입장에서는 'Thinking Out Loud' 한 곡으로 유명한, 이른바 원 히트 원더가 아닐까 라고 쉽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들에게 그의 플래티넘 데뷔 앨범 '+'와 두 번째 앨범 'X'를 비롯해 가장 추천해 주고 싶은 타이틀이 바로 이번에 출시 된 'Jumpers for Goalposts : Live at Wembley Stadium'이다. 특히 이 공연 실황은 왜 에드 시런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장 뜨거운 팝스타인지를 여러 설명 없이 직접 확인시켜 주는 좋은 시청각 자료라는 점에서, 한 편으론 그의 앨범들 보다 더 먼저 추천하고픈 실황이기도 하다.

이미 이번 실황의 타이틀에서부터 이번 공연의 규모나 에드 시런이라는 뮤지션의 현재의 입지를 엿볼 수 있는데, 바로 공연 장소가 다름 아닌 영국의 웸블리 스타디움이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스타디움 공연이 가능한 뮤지션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과 그 스타디움 가운데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연이라는 점만으로도, 에드 시런의 이번 라이브 실황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더 놀라운 것은 단 1회 공연이 아니라 총 3일 동안 3회 공연으로 진행된 공연이라는 점인데, 3일 연속 매진을 통해 총 약 27만 명의 팬들과 함께 한 이 공연은 다시 한 번 에드 시런의 현재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기타 한 대, 그리고 27만명의 관객

이 공연 실황이 더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웸블리 스타디움이라는 엄청난 대규모의 공연장을 대규모의 밴드나 화려한 무대 장치가 아닌, 오로지 에드 시런과 기타 한 대 만으로 가득 채웠다는 점이다. 기타 한 대로 진행되는 공연이라 하니 얼핏 데미안 라이스 같은 포크 뮤지션의 서정적인 공연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텐데, 에드 시런의 공연은 데미안 라이스와는 전혀 다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참고로 에드 시런은 데미안 라이스의 음악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굳이 데미안 라이스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과연 기타 한 대로 웸블리를 가득 채울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텐데, 에드 시런은 일종의 라이브 레코딩 방식을 통해 기타 한 대 만으로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쉽게 설명해서 마치 레코딩 작업을 할 때처럼 라이브에서도, 한 트랙을 먼저 연주하고 그 레코딩 된 트랙을 깔아둔 채 다음 트랙을 연주(레코딩)하는 방식으로 겹겹의 레이어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모든 곡들이 이뤄져 있는데, 베이스와 드럼 비트는 물론 코러스 파트까지 혼자서 만들어내는 과정이 모두 라이브로 이루어진다.

에드 시런이 매력적인 건 이 장기를 단순히 신기한 장기자랑으로 보여주는 수준이 아니라, 홀로 모든 곡을 채운다는 것을 완벽하게 수행하면서도 곡의 전달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혼자서 모든 연주와 코러스 등을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노래하고 연주해도 밴드와 함께 했을 때 못지 않은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이, 에드 시런의 이런 공연 방식을 단순히 퍼포먼스나 볼거리로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라 하겠다.

화려한 퍼포먼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게스트 뮤지션도 엘튼 존 한 명뿐이지만 - 물론 엘튼 존에게 '뿐'이라는 묘사는 어울리지 않지만 - 이 라이브는 결코 지루하지 않다. 모든 반주 트랙을 라이브에서 만들어 내는 에드 시런의 연주와 록과 알앤비 여기에 랩까지 매끄럽게 해내는 그의 보컬은 지루할 틈 없는 그루브를 선사한다.

오픈 케이스

Blu-ray : Menu

Blu-ray : Video & Audio

블루레이 초기만 해도 뮤직 타이틀은 영화 타이틀에 특히 화질이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드 시런의 이번 라이브 타이틀은 최근 작답게 역시 화질 면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웸블리 스타디움을 꽉 채운 관객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뭉개 지지 않는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어 더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고, 무대 뒤의 대형 비전을 통한 영상과 효과들도 깔끔하게 수록되었다. 몇몇 장면에서 무대 위에 홀로 선 에드 시런과 반대편의 관객들을 좌우로 멀리서 잡은 샷 들이 있는데, 선명한 화질로 인해 웸블리 스타디움의 규모와 거리가 더 효과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타이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대규모의 라이브 콘서트 실황인 만큼 사운드를 꼽을 수 있을 텐데, DTS-HD 5.1 채널의 사운드 라이브 타이틀 특유의 현장감과 노래와 연주의 선명함을 모두 들려준다. 일단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과 반응 들은 여느 액션 영화 못지 않게 공간감 있게 전달되며, 에드 시런의 화려한 기타 연주는 그 현장감 위에서도 아주 선명하게 전달된다.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이번 공연은 에드 시런이 공연 내내 혼자 기타 하나로 모든 파트의 반주를 라이브로 해내는 것이 포인트인데, 이 겹겹의 레이어로 구성된 사운드를 눈과 귀로 모두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운드는 만족스럽다. 이른바 접대용 레퍼런스 사운드로서 큰 손색이 없을 듯 하다

Blu-ray : Special Features

1장의 디스크로 출시 된 블루레이는 총 11곡의 라이브가 수록되었고, 부가영상 형태로 4곡의 곡이 추가로 수록되었다. 라이브 실황이 담긴 본편에는 중간중간 공연을 준비하는 에드 시런의 모습과 무대 뒤의 모습, 그리고 예전 소극장에서 공연했던 짧은 클립 들과 월드 투어 장면들도 수록되었다. 참고로 중간에 수록된 이 영상들에는 영어를 비롯한 몇 가지 언어의 자막이 지원되지만, 수입 타이틀이다 보니 한국어 자막은 아쉽게도 지원되지 않는다.

부가영상 형태로 수록된 4곡의 보너스 트랙은 'Afire Love', 'Drunk', 'Tenerife Sea', 'Take It Back / Superstition'으로, 특히 마지막 'Take It Back / Superstition'은 익숙한 곡들의 커버 멜로디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총 평

에드 시런의 팬들에게는 그를 더욱 사랑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만점 짜리 라이브 공연 일 것이며, 아직 그의 팬이 아닌 이들에게는 분명 에드 시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첫 번째 경험이 될 만한 멋진 라이브 타이틀이다. 또한 오랜만에 군더더기 없이 라이브를 최상급의 화질과 사운드로 즐길 수 있는 블루레이 타이틀을 만나게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평 점

- 작품 ★★★★

- 화질 ★★★★☆

- 음질 ★★★★☆

- 부가영상 ★★★☆

- 소장가치 ★★★★

블루레이 수록곡 리스트

01. I'm A Mess

02. Lego House

03. Photograph

04. Bloodstream

05. D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