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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소아보 NS-F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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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8 18:20:33

글 | 이종학 (오디오 평론가)


야마하의 찬란한 NS 시리즈의 레거시, 소아보 NS-F901

어떻게 한 회사에서 이렇게 다양한 품목을 만들 수 있을까? 피아노, 기타와 같은 악기에서부터 오토바이, 요트와 같은 제품이 있는가 하면 골프 클립, 테니스 라켓도 만든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용 오디오 코덱을 내놓고, 자동차 내장재를 선보이는가 하면, 리조트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바로 야마하 이야기다.

만일 전후 사정을 모르는 분들이 본다면, 이거 돈이 되면 뭐든지 하는 회사 아닐까, 살짝 의구심을 가질 만도 하다. 그러나 큰 그림으로 그려보면 분명히 어떤 맥락이 존재하고 있다. 과연 그게 무엇일까? 창업자 토라쿠스 야마하가 처음 리드 올갠(Reed Organ), 그러니까 풍금을 만든 것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 1887년이다. 정확히 127년 전의 일이다. 왜 그가 풍금을 만들었을까?

당시 일본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적인 교육의 붐이 일었다. 한데 그 목적이 단순한 직업 교육이나 입시 위주가 아닌, 이른바 전인교육이었다. 따라서 영어나 수학은 물론이고, 문학, 미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교양을 쌓도록 했다. 덕분에 음악도 중요한 테마가 되어,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풍금의 보급이 이뤄졌던 것이다.

바로 이런 교육열과 음악을 통한 일종의 힐링 효과에 주목한 야마하는, 계속 연구를 정진해서 1900년에 업라이트 피아노를, 1902년에 그랜드 피아노를 각각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후 사업이 다각화되고 또 회사의 규모도 커졌지만, 최초의 이념은 변치 않았다.

그러므로 야마하는 지금도 레크레이션 내지 힐링에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물론 음악이 있고, 오디오는 당연한 것이다.

▲ 야마하의 스피커 제조 역사는 상당히 길다. 벌써 반세기가 넘는다. 그 중 제일 유명한 것은 1974년에 만든 'NS-1000M'이다.

'NS-1000M'은 당시 오디오 보급 열풍이 몰아쳤던 일본에서 싸고, 튼튼하고, 음질이 뛰어난 스피커로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다. 한편 이를 배경으로 컴팩트한 2웨이 북셀프 스피커도 만드는데, 그게 바로 'NS-10M'이다. 한동안 전세계 스튜디오용 니어 필드 스피커를 장악했던 모델로, 지금도 가끔 발견할 수 있다.

즉, 야마하는 다른 일본 회사들처럼 보급형 컴포넌트에 치중하지 않는 대신, 단품으로서 빼어난 제품을 만들어왔던 것이다. 당연히 플래그십도 만들어, 한때 몇 천 만원을 호가하는 앰프며 스피커도 발표한 적이 있다. 혹, 1990년대 초에 나온 일본 오디오 잡지를 만나거든, 당시 야마하가 어떤 물건을 내놨는지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아무튼 이번에 만난 소아보 'NS-F901'은 크게 두 개의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는 야마하의 전설적인 NS 시리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NS-901이라는 크게는 소아보(Soavo) 시리즈에 속하면서, 일종의 홈시어터 패키지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좀 더 살펴보면, 본 기가 프런트 스피커의 역할을 하고, 서라운드 스피커는 NS-B901, 센터 NS-C901 그리고 서브우퍼 NS-SW901이 각각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B가 북셀프의 약자이고, F가 플로어 스탠딩을 뜻한다고 알아차릴 것이다. 맞다.

▲ 소아보 'NS-F901'

본 기는 톨보이 타입의 3웨이 스피커로, 이른바 베이스 리플렉스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면에 보면 유닛 하단에 큼지막하게 나 있는 포트가 바로 그 증거다. (이 포트조차 목재로 제작해서 철저한 튜닝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홈시어터니 뭐니 해서 약간 시시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아무리 악기 제조의 명문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대량 생산 업체인데, 본 기의 퀄리티가 얼마나 뛰어날까 의구심을 가질 법도 하다. 필자 역시 그런 선입견이 없지 않았지만, 반복된 청취를 통해 한낱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사실 본 기와는 개인적인 연이 깊다. 작년에 소아보 시리즈를 새로 런칭할 때 행사의 진행을 맡은 적도 있었다. 물론 당시에는 앰프와 CD 플레이어가 주역이었지만, 유심히 본 기를 체험해볼 수도 있었다. 들으면 들을 수록 잘 만들었다는 것이 당시의 느낌이었다. 이번에 다시 들어보니 이제는 확신으로 다가온다.

참고로 소아보(Soavo) 시리즈의 소아보는 일종의 합성어이다. 이태리어로 '우아함'을 뜻하는 'Soave'에 '목소리'를 뜻하는 'Voce'를 합한 것이다. 이를 추측해보면 단순히 소스의 음을 리프로덕션한다기 보다는 보다 음악적이고, 고상한 음을 추구한다고 추측해도 좋을 듯싶다.

야마하라는 브랜드 때문에 약간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소아보 시리즈엔 일반 하이엔드 업체가 추구하는 방향성의 대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티악의 에소테릭이나 파이오니어의 TAD처럼 보다 전문적이고, 음질지향적인 브랜드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그 제작 과정에 있어서도 자사의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되, 미국이나 유럽의 전문가를 초빙해서 폭넓은 튜닝을 실시하는 등, 단순한 일본 시장 중심의 마케팅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그 전략은 꽤나 적중해서 외국에서 판매량뿐 아니라 평가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다. 바로 이런 내용은 우리의 기업들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본 기의 스펙을 설명하기 전에 일단 그 음질부터 살펴보자. 솔직히 말하면, 그간 들어온 일본의 보급형 내지는 일본 냄새가 진한 제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달라도 한참 다르다.

매우 감촉이 좋고, 튜닝이 잘 되어 있으며, 반응(리스폰스)이 빠르다. 전 대역이 평탄하면서도 또 와이드하고, 이른바 입체음향, 즉 음장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만일 소아보 시리즈로 통일된 이 세트의 음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듣는다면, 유럽의 어느 메이커를 연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NS-F901이라 명명된 본 기의 외관부터 수려하다. 토시유키 키타(Toshiyuki Kita)라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손을 빌어 만들어진 것으로, 과연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 자신의 제품이 전시될 정도로 명망이 높은 그 내공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 제일 핵심 컨셉은 평행이나 병렬을 일체 없앤다는 것이다.

즉, 고전적인 네모상자, 바로 박스형 디자인에서 탈피해서 되도록 경사각을 이루도록 추구한 것이다. 이것은 현대 오디오에서 매우 중요한 테마로, 양쪽 면을 평행으로 했을 때 발생하는 정재파의 간섭을 피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 심지어 이런 고려는 앰프에도 가해져, 최근에 나온 볼더의 신작들이 바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앰프가 그럴 정도라면, 스피커는 당연한 것 아닐까?

▲ 심지어 내부의 파티션도 '병열 탈피'라는 컨셉을 따르고 있다.

즉, 미드 레인지와 우퍼 부를 나눌 때 직각으로 찍 그은 것이 아니라,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경사각을 따르고 있다. 실제로 측정해보면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빼어난 파형을 보여준다.

이 대목에서 유닛을 잠깐 살펴보자. 맨 위에 설치된 트위터는 3Cm 구경으로, 알루미늄 돔이다. 여기에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을 장착해, 빠른 응답 특성과 확산을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놀랍게도 50KHz까지 평탄하게 재생한다.

한편 이 유닛은 단단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트가 된 플레이트에 장착되어 있다. 일체의 공진을 억제해서 보다 정확하고, 빼어난 퍼포먼스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미드 레인지는 13Cm 구경으로, 이번에 갱신된 A-PMD 테크놀로지를 투입하고 있다. 이것은 야마하만의 전유물로, 'Advanced Polymer-Injected Mica Diaphram'이란 뜻이다. 단순하게 진동판을 성형하지 않고 일종의 사출 방식으로 보다 정밀하게 제조되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보다 단단하면서 가벼운 재질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그럴 경우, 빠른 응답 특성에 밀도가 높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빼어난 음을 얻을 수 있다. 담당 주파수 대역은 450Hz~3.5KHz 사이.

마지막으로 우퍼를 보면, 16Cm 구경 두 발이 장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시 A-PMD의 신기술이 동원되었다. 단, 미드 레인지가 폴리머 계통인데 반해, 우퍼는 페이퍼 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32Hz까지 평탄하게 내려간다.

사실 모든 스피커 메이커가 꿈꾸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드라이버를 직접 제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손을 대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대기업에서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해가며 직접 드라이버를 만든다는 것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 때문에 본 기에 대한 믿음이 더욱 올라간다.

여기서 좀 더 스펙을 살펴보면, 본 기의 감도가 89dB로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6오옴을 기준으로, 그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아 앰프에 많은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다. 50W 정도도 무방하고, 200W면 방 안이 흔들릴 정도라 보면 된다. 높이가 1미터가 높은 제품인 만큼 무게도 31Kg 정도나 나간다. 스피커로서 기본기가 매우 충실한 제품이라 판단하면 될 듯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역시 소아보 시리즈로 나온 A-S3000 인티 앰프에 CD-S3000 CD 플레이어를 동원했다. 일종의 원 브랜드로 시청한 것으로, 확실히 감촉이 좋고, 매력이 넘치는 조합임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기어로 조합해서 듣고도 싶고 또 홈시어터로 구성하여 영화 사운드의 재생도 만끽하고 싶다. 그 정도로 본 기가 내는 퍼포먼스엔 특별난 데가 있었다.

첫 곡으로 보자르 트리오가 연주하는 드보르작의 . 안단테로 시작하는 고요한 분위기. 일단 그 적막감이 시청실을 장악한다. 그리고 그 위에 함초롱하게 피아노가 등장하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더해진다. 이 단아하면서, 정갈한 표현이라니. 세심하게 전개되는 앙상블의 디테일 묘사가 충만해, 바로 요 앞에서 연주하는 듯하다. 공간감도 뛰어나, 허공 여기저기에 음이 한가득 떠오른다. 그 감촉의 풍윤하고, 따스한 질감은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대체 이런 스피커를 홈시어터용으로 치부한다면 지나친 처사가 아닐까?

분위기를 바꿔서 정명훈 지휘의 말러 을 듣는다. 초반에 등장하는 첼로군의 무거우면서도 빠른 리스폰스가 귀에 꽂힌다. 와우, 이거 대단한데? 점차 악기들이 등장하면서 공간을 메워나갈 때 그 밀도감이 빡빡하다. 그러나 일체의 헝크러짐이나 왜곡이 없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뛰어나 나올 때와 들어갈 때의 변화가 리얼 타임으로 재현된다. 이 사이즈로 말러가 무리가 없다면, 과연 헐리웃 액션 영화는 어떨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카산드라 윌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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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8-19 11:54:00

Hi-Fi와 홈시어터, 어느 한쪽에 치중되지 않고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진정한 올라운드 성향의 제품입니다. 올라운드 제품은 어중간하거나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F901의 경우는 어느쪽도 만족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주는 ㅡ 예산이 한정되어 있으며 Hi-Fi와 홈시어터 어느한쪽도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좋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한단계 아래 모델인 F700이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것이 걸리네요. 디자인적으로도 F700이 좀 더 모던하다는 평이 많아 퍼포먼스를 조금 희생한다면 형보다 나은 아우를 보여주는 F700도 추천합니다. 물론, 앰프, 공간등의 환경과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 다면 F901이 월등한것은 당연하겠지만.

2014-08-19 14:24:56

좀 비싸네여 500이니... 항상 비교하게 되는 아마존 가격이 2500불정도니.. 체감상 더블로 보이게되어서

2014-08-20 12:42:50

프론트 한조 500 이라면 다양한 선택군 인데요... 경쟁이 치열한 가격대 입니다.

2014-08-22 00:04:55

소아보 이전모델인 ns-777 은 24kg,8인치 더블, 같은 알루미늄 트위터에 pmd 유닛인데도 원래 600불이고, 한동안 70만원대에 팔았었죠. 구입했을때만해도 솔직히 가성비에 진짜 놀랍기는 했는데, 가격을 넘 올렸네요. 777에비해 7배의 가치가 있으려는지는 ....

WR
2014-09-01 15:29:27

안녕하세요 야마하뮤직코리아에서 확인한 결과, 2500불이라는 소아보 가격은 1조가 아닌 1개의 가격이라고 합니다.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_^

2014-09-01 17:24:27

위에 NS-777이랑 비교하는게 좀 어이가 없긴하네요 ㅎㅎ 인클로저 설계나 재질에서 오는 음향적 차이, 마감이나 디자인에서 오는 차이와 a-pmd로 유닛 업그레이드 차이.. 단순히 유닛이나 주파수 스펙으로만 스피커를 비교한다면 가격차이가 10배이상 나는 제품들 중에도 비슷한 것이 많습니다ㅎㅎ 입문기와 중급기 이상은 의외로 스펙으로만 비교하면 가격차이만큼 나지 않아 보입니다. 가격적인 가치는 NS-777과의 비교가 아닌 비슷한 가격대의 타 브랜드와 하였을 때 가치로 매겨지는 게 옳다고 보며 소아보는 절대 저렴하거나 합리적이진 않지만 동급 제품군에서 성능이나 디자인을 고려하였을 때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3점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ㅎ 주관 평가이니~

2014-09-02 19:15:55

저번 오디오쇼에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제품이네요

2014-09-11 13:37:34

소아보1 모델 갖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2014-09-23 23: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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