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에는 단독으로 작동하던 각 오디오 컴포넌트들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네트워크까지 더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오디오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음악을 듣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유선연결 방식은 와이파이(Wi-Fi)나 블루투스 등의 방법으로 물리적인 연결 없이 무선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은 거의 100년간 이어져온 오디오의 트렌드를 일순간 바꿔놓기에 이르렀다.

오늘 소개하는 캐이트파이 7(Cast-Fi 7)은 TV 로직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오랜더(Aurender)의 브랜드를 달고 나온 만큼 기존에 봐왔던 도킹 스피커 혹은 미니 오디오와는 태생과 컨셉 자체가 다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입력단자라고는 오직 HDMI 1개뿐인 이 독특한 형태의 제품은 스피커라는 카테고리에 있으면서도 특이하게 7인치 LCD 디스플레이까지 달고 나왔다. 그렇다면 Cast-Fi 7이 기존 미니 오디오 시스템과 비교해서 어떻게 다르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단단한 만듦새와 견고한 디자인

오랜더라는 브랜드는 하이파이 시장에서는 꽤나 명성이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뮤직서버, DAC, 인티앰프 등 네트워크 오디오의 확산과 함께 주목 받기 시작했다. 특히 대부분의 하이파이 제품들이 외산 일색인 상황에서 믿음직한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는 몇 안 되는 제조사이기도 하다. Cast-Fi 7의 첫 인상은 묵직함, 단단함 그리고 고급스러움이었다. 이미 뮤직서버 등을 통해 만듦새에 있어서는 인정을 받고 있듯 Cast-Fi 7의 전체적인 만듦새와 마감 등을 훌륭했다. 특히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는 타사의 제품과 비교해봐도 단연 으뜸으로 꼽을만 하다.

▲ Aurender Cast-Fi 7

Cast-Fi 7은 압출 후 절삭 가공한 두껍고 단단한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하여, 진동에 대한 대비책을 갖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7인치 LCD 디스플레이는 1,024×600 해상도의 삼성 PLS LCD 패널을 사용했다. LCD 패널의 해상도가 720p 혹은 1080p가 아니라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 하지만 이 제품의 주 용도가 크롬캐스트와 연계하여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유튜브 등의 영상감상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시야각은 상하좌우 160도로 광시야각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다. 스피커는 1인치 트위터와 3인치 우퍼의 2웨이 구성으로 대부분의 미니 오디오들이 풀레인지 유닛을 탑재한 것과 달리 음질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 스피커 유닛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트위터가 좌측 상단, 우퍼가 우측에 자리잡고 있다. 2웨이 구성으로 클래식부터 팝, 가요, 락 등 대부분의 장르에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내장된 앰프는 30W 출력으로 크기에 비해 상당히 큰 음량을 들려준다. 특히 HDMI 입력부터 최종 출력까지 전 과정을 풀 디지털 처리하여 동급 경쟁모델과 음질에서도 크게 앞서고 있다. Cast-Fi는 오디오 전문가의 자문과 하이파이 엔지니어들이 만든 팀파나 사운드 디자인(Tympana Sound Design)으로 설계되었다.

▲ Cast-Fi 7은 1인치 트위터와 3인치 우퍼의 2웨이 구성의 스피커를 탑재한다

▲ Cast-Fi 7의 우측면. 작은 크기로 높이를 고려하여 전면은 경사를 준 모습이다

후면을 살펴보면 중앙에 커다랗게 Cast-Fi 7이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음각되어 있다. 상단에 있는 넓은 구멍은 덕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동을 위한 손잡이다. 제품이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하여 캐비닛 무게만 2.23kg이 나갈 정도로 묵직한데 손잡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 제품의 전체 무게는 3.8kg. 손잡이 안쪽에는 고무를 사용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있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

후면 중앙 우측에 있는 홈은 HDMI 입력단자와 전원공급을 위한 USB 단자가 자리한 부분이다. 이 제품이 크롬캐스트에 최적화된 제품인 만큼 크롬케이스를 HDMI 단자에 꼽고, USB 단자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다. 특히 짧은 거리의 USB 연결을 위해 크롬캐스트에서 제공하는 긴 USB 케이블 외에 별도의 짧은 USB 케이블을 제공하고 있어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단에 있는 2개의 홀은 좌측이 전원 케이블 연결단자이며, 우측이 저음을 보강하는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이다. 후면의 디자인도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어 어디에 놓고 사용하더라도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제공한다.

▲ Cast-Fi 7의 후면. 이동용 손잡이와 HDMI 입력단자, 전원연결 단자 등이 있다

▲ 후면 하단에는 전원케이블 단자(좌측)와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우측)이 자리한다

▲ Cast-Fi 7의 좌측면. 크롬캐스트와 연결한 모습이다

▲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HDMI 입력단자와 전용공급용 USB 단자

▲ 상단에는 전원버튼(좌)과 볼륨 조절과 음소거, 볼륨과 밝기 조절 모드를 전환하는 버튼이 있다

▲ Cast-Fi 7의 리모컨

단순하지만 다양한 활용성 제공

Cast-Fi 7은 오직 HDMI 입력 1개를 지원하는 도킹 스테이션이다. 따라서 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HDMI 출력을 지원하는 별도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이 제품은 크롬캐스트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앞에서 밝혔다. 크롬캐스트에 딱 맞게 설계된 HDMI 단자부나 전원공급용 USB 단자를 지원하는 점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이외에도 HDMI 단자를 지원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활용성은 넓어진다.

내부적으로 자체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지 않고 오직 AV 기기로서 충실했다는 부분 역시 주목할만 하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목적으로 자체 소프트웨어까지 탑재했다만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 고객지원 요소 등이 증가하여 이 가격대에 제품을 출시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순수하게 하드웨어만 제공함으로써 그 가능성과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타사의 미니 오디오와는 확연하게 구별된다.

▲ Cast-Fi 7은 크롬캐스트에 최적화 되어있지만 HDMI 단자를 통해 활용성을 높였다

테스트를 위해 크롬캐스트와 HD 미디어박스를 사용했으며, 이외에도 블루레이 플레이어, 비디오 게임기 등도 연결해보았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경우 DVD는 정상적으로 재생이 가능했지만,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24p로는 재생이 되지 않았다. 제조사에 확인해본 결과 내장된 스케일러가 50~60Hz만 지원해서 30Hz 이하는 재생하지 못한다. 따라서 블루레이 타이틀 시청을 위해서는 1080p/60p로 설정해야 감상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의 경우, 이미 많이들 사용하고 있겠지만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HDMI를 통해 TV나 모니터 등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 iOS 기기, 맥, 윈도우 PC 등 대부분의 기기와 호환된다. 하지만 구글에서 만든 제품답게 안드로이드 기기와 가장 좋은 호환성을 보여준다.

▲ 크롬캐스트 호환 앱

크롬캐스트는 위의 호환앱 리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오디오와 비디오 앱 등과 호환된다. 특히 최근에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반길만한 뽀로로 TV가 크롬캐스트에 추가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튜브, 티빙, 호핀 등을 사용할 수 있어 소형 TV나 동영상 머신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벅스 등의 음악 서비스를 사용하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올인원 스피커로 변신한다. 오디오 재생 시에는 화면을 차단할 수 있다.

▲ 크롬캐스트를 통해 유튜브를 실행한 모습

▲ 뮤직비디오 등 유튜브의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 크롬캐스트로 티빙을 실행한 모습

▲ 티빙을 통해 방송수신이 가능하다

▲ PlayStation 3와 연결한 모습

▲ 게임 등도 정상적으로 출력된다. 다만 블루레이 타이틀은 재생이 되지 않는다 (저작권 관련)

▲ Mini HD 미디어 박스

▲ 짧은 HDMI 케이블도 함께 제공된다

▲ 미니 HD 미디어박스의 초기화면. 음악, 동영상, 사진의 재생이 가능하다

▲ 한국어를 지원한다

▲ Cast-Fi 7은 1080p 신호의 입력을 지원한다

▲ USB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SD 카드에 저장된 컨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

테스트를 위해 Cast-Fi 7과 함께 제공된 미니 HD 미디어박스는 티빅스(Tvix) 같은 미디어 플레이어로 USB 메모리나 USB 하드디스크, SD 카드에 저장된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 역시 함께 포함된 HDMI 케이블과 USB 전원을 사용하므로 Cast-Fi 7에 직접 연결할 수 있다. (※ HD 미디어박스와 크롬캐스트는 기본 제공 품목이 아님)

미니 HD 미디어박스를 통해 동영상, 사진, 음악 등을 시청하거나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블루레이 플레이어, 비디오 게임기 등 HDMI 출력을 갖는 제품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인치라는 다소 작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고급 패널을 사용하여 해상도가 다소 낮음에도 불구하고 화질은 우수한 수준이었으며, 사운드 역시 혼자 즐기기에는 충분히 우수했다.

총 평

Cast-Fi 7은 입력단자는 HDMI 단자만 지원하는 독특한 형태의 제품으로 지금까지 보아왔던 미니 오디오 시스템과는 지향점이 다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HDMI를 통해 오디오와 비디오 신호를 모두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며, 철저하게 하드웨어 설계에 충실하여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또한 HDMI 출력을 지원하는 기기들을 특별한 제약 없이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으므로, 소형 AV 시스템으로 손색이 없다.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TV나 설치를 위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하는 홈시어터가 부담스럽다면 Cast-Fi 7 같은 제품이 제격일 듯싶다. 특히 혼자사는 나홀로족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에서 제공되는 여러 컨텐츠를 활용한다면 동영상은 물론이고 훌륭한 뮤직박스로서도 손색이 없다. 앞서 언급한대로 음질은 동급 기기 중 단연 뛰어나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HDMI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얼핏 보아서는 이 제품이 뭐 하는 제품인지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새로운 형태와 컨셉의 제품을 시장에 얼마나 알릴 수 있는지가 이 제품의 성공의 열쇠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영상과 음향, 즉 AV 기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미니멀리즘에 측면에서 보면 꽤나 괜찮은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2014. 11. 11 | 정영한(unleash@edged.co.kr)

Comments

2014-11-11 19:06:42

방송장비전문업체인줄 알았는데 오디오 제품도 취급하는줄은 이번에 처음알았네요. 컨셉이나 디자인은 좋아 보이는데 대중화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하네요. 가격도 얼핏찾아보니 399정도인듯하고 ... 앞으로 주시 해봐야할 제품인것 같긴하네요.

2014-11-11 23:04:17

해상도와 블루레이 재생이 안된다는 문구에서,아쉬움이 남네요. 가격도 아쉬운 측면입니다. 디자인은 맘에드네요^^;

2014-11-12 07:48:45

비밀글입니다.

2014-11-12 10:14:05

블루레이 타이틀 재생과 관련하여 확인해 본 결과, 제조사에서 소니 및 삼성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연결했을 때 CD, DVD, Blu-ray 타이틀 모두 잘 재생되어다고 합니다. 다만 1. 분배기를 물렸을 경우에는 (분배기 자체의) HDCP 문제로 화면이 안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2. Bluray Player가 24p로 고정되었을 때도 재생이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내장된 스케일러가 50~60Hz만 지원되는 것이라 30p 이하는 받지를 못하기 때문인데 이 부분은 리뷰어에게 확인하여 다시 업데이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