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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합리적 가격의 하이엔드, Atoll CD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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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15:17:16

하드웨어 리뷰 | Atoll CD400

 

 

글 : 이종학 (Johnny Lee)

 

 

 

 

아직도 우리는 CD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

 

오디오쪽에서 자주 쓰이는 하이엔드(high end)란 용어는 대체 무슨 뜻일까? 그냥 크고, 무겁고, 비싼 제품을 두고 그런 용어를 쓰는 것일까? 그렇다면 반대로 작고, 싼 물건은 하이엔드가 아닌가? 하이파이 혹은 미드파이와 하이엔드는 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사실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이파이 기기 중에서 특별한 성능과 가격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흔히 하이엔드라고 한다. 이것은 제품 개발 자체가 일반적인 환경과 다르다. 즉, 가격 불문, 최상의 퍼포먼스를 구축해서 그 누구도 쫓아오지 못할 퀄리티를 이룩하겠다, 라는 포부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래도 가격대비 성능이나 여러 여건들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제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데, 그럴 경우 상대적으로 미드파이라 부르는 것이다. 아예 입문기 정도에 다다르면 로우파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다. 이것은 가격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만드는 과정이나 의도 자체가 하이엔드와는 좀 다른, 매우 현실적인 여건에서 만든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아톨(Atoll)이란 브랜드를 보면, 주요 생산품이 중저가에 쏠려 있다. 이른바 로우파이~미드파이를 아우르는 전형적인 메이커인 것이다. 그럼에도 자사의 제품을 홍보할 때 하이엔드라는 말을 거침없이 쓴다. 아마 통상의 기준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듯싶다. 심지어 많은 돈을 들여 장비를 구입한 분들이라면 화를 낼 만도 하다. 

 

 

▲ 감마 400 시리즈

 

 

그럼에도 적어도 이번에 만난 동사의 감마 시리즈, 정확히는 “Gamme 400”에 이르면, 감히 하이엔드라 불러도 좋을 듯싶다. 물론 생김새며 가격대를 보면 미드파이 정도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성능만을 놓고 보자면 이보다 몇 배 더 비싼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정도로 감마 시리즈가 가진 퀄리티는 특필할 만한 것이다.

 

참고로 아톨이라는 브랜드 명은 좀 뜬금이 없기는 하다. 우리 말로 적당한 번역어가 없고, 한자의 도움을 받으면 “환초”(環礁)라는 뜻이 된다. 환초? 이건 대체 무슨 뜻인가? 열대에 가면 산호라는 해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질학적인 작용에 의해서 섬이 밑으로 꺼져 해수면 아래로 잠긴 가운데, 그 섬 주위를 산호가 감싸게 된다. 그 경우, 가운데 있는 부분은 일종의 얇은 호수 상태가 된다. 이런 형상을 가진 섬을 환초라 부루고, 실제로 꽤 된다. 태평양의 비키니 군도라던가 인도양의 몰디브 등이 이에 속한다. 당연히 환상적이고, 수려한 경관을 특징으로 한다. 근데 그게 대체 오디오 회사랑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꼭 그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보통 직사각형 디자인을 가진 동사의 엔트리 클래스 제품군에 비할 때, 확실히 감마 시리즈의 외관은 특별하다. 특히, 본 기 CD400을 보면, 오디오라기보다는 현대 미술의 오브제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랙에 올려놓고 그 자태를 음미해보면 환초의 이미지가 저절로 떠오른다. 뭐 지나친 상상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본 기는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공급하는 아톨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모델이다. 그렇다고 가격대가 몇 천만원대 하이엔드는 아니니까 일단 안심하길 바란다. 단, 그 정도 클래스의 성능을 추구하면서, 전체적으로 원가 절감의 원칙을 지켜나가되, 요소요소에 과감한 물량투입을 한 점이 이채롭다. 그런 점에서 전체 예산은 적지만 꼭 필요한 부분에만 돈을 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같은 팀을 상상하면 좋을 듯싶다.

 

우선 언급할 것이 CD 트랜스포트 매커니즘이다. 과연 아톨이구나 할 정도로 멋지고 합리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일단 요즘 CDP를 만드는 회사가 드물다보니, 트랜스포트 메카니즘을 어떻게 처리하냐가 큰 에로 사항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컴퓨터에서나 쓰이는 DVD-ROM 같은 것을 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런 것을 배치하고 버젓이 상품으로 파는 회사들이 적지 않지만, 적어도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회사라면 그럴 수는 없다.

 

 

여기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에소테릭의 메카니즘이다. 그러나 이것은 SACD와 CD 겸용인 데다가, 개당 단가가 엄청나다. 아마 본 기의 가격 자체를 상회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음질이 좋다고 해도, 그렇게 비싼 제품을 사서 장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 대목에서 아톨의 현명한 판단이 개재되는 바, 비록 에소테릭은 아니지만 그 기본 핏줄은 같은 티악제 메카니즘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픽업과 서보 회로는 정평이 나 있을 만큼 뛰어나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떤 하우징에 담느냐가 문제가 된다. 실제로 티악제는 경비라던가 공급가라던가 여러 제약이 있어서 평범한 플라스틱으로 처리했다. 바로 이 부분에 손을 댄 것이다.

 

그 결과, 알루미늄으로 멋진 하우징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요소요소에 댐핑 처리를 했다. 사실 트랜스포트라는 것은 철저하게 기계적인 성능에 따라 그 퀄리티가 결정되는 것이므로, 이런 독자적인 하우징의 개발은 많은 연구와 시간을 소요하게 되어있다. 한데 이것을 직접 자사 공장에서 마무리함에 따라, 일단 트랜스포트 메카니즘에 관한 한 남부럽지 않은 완성도를 이룩한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아톨이 가진 진정한 강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돈 있으면 그냥 최고를 사서 쓰면 된다. 그리고 제품 가격을 몇 천만원씩 받으면 된다. 이렇게 일일이 단가를 생각하고, 개량에 힘을 쓰는 일은 하이엔드 업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아톨의 존재는 매우 귀중한 것이다.

 

 

한편 튼실한 전원부 구성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CDP라는 것은 단순히 CD를 읽고 그 정보를 컨버팅해서 내놓는, 그냥 단순한 프로세스로 구성된 제품은 아니다. 특히, 트랜스포트, DAC, 콘트롤부 등 여러 파트로 나뉜 가운데, 독립적인 전원 공급이 이뤄질 수록 좋으며, 이 부분에서 아낌없는 물량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 

 

즉, 앰프에서 이미 확인된 튼실한 전원부 구축이 갖는 장점을 충분히 파악한 가운데, 본 기에서도 이런 투자가 과감히 행해진 것이다. 특히 160VA급의 커다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의 투입은 무척 반갑다. 이 정도 용량이라면 어지간한 인티 앰프 못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 기의 무게 대부분은 트랜스포트와 전원부 때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본 기의 사양을 보면 24bit/192KHz로 PCM 신호를 업샘플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CD뿐 아니라, 디지털 입력으로 들어온 어떤 음성 정보에도 다 해당한다. 또 이렇게 샘플링 레이트가 높으면, 그 전송 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득도 여러 가지다. 아무튼 이 부분에서 최신 사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컨버터 칩을 보면 버 브라운의 정평 있는 PCM 1794를 동원하고 있다. 이것을 채널당 2개씩 투입해서 보다 완전한 상태의 컨버팅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연결되는 아날로그부는 정말로 앰프 메이커로서의 아톨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 부분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풀 밸런스 회로, 클래스 A 방식 그리고 논 피드백 설계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이 아날로그부는 시중에 나도는 OP 앰프로 간략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 개중에는 쓸 만한 것도 분명히 있다. 그게 아니면 몇 개의 칩으로 더 간략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제품의 성격상 그런 식으로 대충 넘어갈 수 없지 않은가? 따라서 본격적인 아날로그 회로를 A부터 Z까지 철저하게 자사의 기술력으로 채워넣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음질 중시형으로 마무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덕분에 본 기의 음을 들으면 디지털 특유의 고역이 쨍쨍거리고, 저역이 무른 식의 행태를 일체 발견할 수 없다. 또 요즘도 CD를 듣나, 라는 분들이 있을 만큼, 고음질 파일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는 판국인데, 솔직히 그런 분들도 놀랄 만한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즉, 정보량이 많고, 그것이 잘 정돈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아날로그적이라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본 기가 가진 장점에 대해선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다. 수 천만원 혹은 억대가 넘는 시스템을 가진 분들도 일종의 레퍼런스급으로 본 기틀 투입해도 무리가 없는 제품이라 할 만하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아톨에서 함께 발표된 같은 감마 시리즈의 IN400 인티를 동원한 가운데, 스피커는 피에가의 프리미엄 50.2를 사용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보자르 트리오가 연주한 드보르작의 . 초반에 등장하는 피아노의 간결하면서 깊은 음향. 마치 연못에 잔잔한 파문이 일면서 주위로 원을 그려나가는 듯하다. 이어서 진중하고 무거운 첼로가 나오고, 그와 반대되는 개방감 넘치는 바이올린이 나타난다. 이 역사적인 세 악기의 향연이 빠른 리스폰스와 함께 유려하게 전개되는데, 특히 공간감의 연출이 빼어나다. 덕분에 세 악기의 정위감이 명료해서, 그 각각의 음색과 개성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또 음 자체도 무척 아름답다. 본 기의 아날로그 단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내도 좋을 듯하다. 

 

 

팻 메스니와 브래드 멜다우가 함께 한 는, 쿼텟 편성의 작품으로, 무척 현란한 연주를 특징으로 한다. 한데 일체의 머뭇거림 없이 리얼 타임의 재생이 이뤄진다. 하이 스피드와 풀 다이내믹스가 확보되지 않으면 안되는 경지다. 또 음성 정보가 아무리 많이 쏟아져도 별 무리없이 정리정돈하는 모습이기도 한데, 이 부분에서 본 기의 높은 처리 능력을 실감하게 된다. 

 

쉘비 린이 부른 는, 상큼한 멜로디에 시원스런 리듬감이 일품인 곡이다. 노래 자체는 다소 어깨에 힘을 빼고 진솔하게 다가오는 스타일로 일견 무뚝뚝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안에 정감이 가득하고, 온기가 있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드럼, 베이스로 된 단촐한 구성이지만, 공간을 풍부하게 장악하고, 화려한 앙상블로 귀를 즐겁게 한다. 각종 정보들이 질서정연하면서 밸런스가 좋게 마무리되고 있다. 화인 튜닝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이런 재생음을 들으면 충분히 공감이 간다.

 

 

마지막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 꽤 오랜 녹음인데도, 본 기로 다시 들으면 상당히 신선하다. 풀 프리퀀시의 재생이라는 게 뭔지 알려줄 정도로 대역이 넓으면서 각종 음성 정보로 가득차 있다. 또 기본적으로 음악의 재생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필할 만한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신디사이저의 홍수 속에서 홀연히 기타 솔로가 튀어나오고, 이어서 다소 건조한 노플러의 음성이 전면 공간을 감싼다. 다소 사색적이면서, 철학적인 뉘앙스까지 느낄 수 있다. 킥 드럼의 깊고 강한 어택부터 림을 두드리는 스틱은 거의 공간을 둘로 나눌 정도로 강하다. 이런 모든 이펙트와 앙상블이 어우러져 한 편의 대 서사시를 그려가고 있는데, 그 흐름이 일목요연하다. 특히, 업샘플링에서 얼마나 뛰어난 결실을 맺었는지는 본 트랙의 음 자체가 일종의 고음질 파일처럼 들리는 데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아직도 우리는 CD에 담긴 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러니 성급하게 CD를 내다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스 펙

 

- CD PRO Drive (top loader) mounted on suspension

- Specific 170 VA toroidal transformer for audio stages

- 8 regulated power Supplies

- 2 digital-to-analog 24bits/192kHz converters (1 for each channel)BURR BROWN PCM1794 (dynamic of 132dB)

- Output differential stages with discrete components

- 10mm Aluminium Front panel

- Symetrical XLR and line Output

- Digital Input (coax. & optical) – allows to use the CD as a converter

- Digital Output (coax. & op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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