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480p 소스가 주류였던 DVD 시절, 홈시어터용 프로젝터 사용자는 대부분 720p 프로젝터를 사용했었다. 물론 보급형 제품으로 SD급 해상도의 제품들도 있었지만 실제 사용자는 HD급 프로젝터 사용자들이 더 많았다. SD급 화질의 소스가 주류였던 당시에 굳이 HD급 해상도의 프로젝터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SD급 시절에도 주류는 HD급 프로젝터였다

당시의 상황이 4K가 등장한 최근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내년 1월부터 4K 해상도의 울트라 HD 블루레이(Ultra HD Blu-ray)의 출시가 임박해있고,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4K 방송채널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또한, 유튜브(YouTube) 같은 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컨텐츠 사이트에서도 4K 컨텐츠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4K 컨텐츠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사실 소니는 지난 2011년 일찌감치 VPL-VW1000ES(이하 ‘VW1000ES’)라는 플래그십 4K 프로젝터를 선보이며, 사실상 무주공산이던 4K 시장을 주도해왔다. 또한 VW1000ES의 후속기종인 VW1100ES는 물론, 중급형과 보급형 기종인 VW500ES, VW300ES 등을 선보이며, 4K 시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빠르고 확실하게 구축했다. 국내에 출시된 제품으로는 엡손의 EH-LS10000 등이 대항마로 출시되어 있지만, 네이티브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은 이렇다할만한 경쟁 제품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울트라 HD 블루레이가 등장하는 2016년은 4K 보급의 원년이 될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VW520ES는 전작인 VW500ES의 후속기종으로, 더욱 밝아진 밝기와 긴 사용시간의 램프, 차세대 4K 블루레이 및 UHD 방송에 걸맞은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다.

4K 컨텐츠가 부족하다면? 풀HD를 더 좋은 화질로 감상해보자!

4K 프로젝터가 등장한 이후 많은 애호가들은 ‘컨텐츠의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곤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SD에서 HD로 이동할 당시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었다. SD급 컨텐츠였던 DVD의 부족한 화질을 성능 좋은 비디오 스케일러나 업 스케일링을 통해 화질을 향상시키려는 시도가 많았었기 때문이다.

풀HD를 더 좋은 화질로 감상하는 것이 4K 프로젝터의 활용법 중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4K 역시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고 있다. 소니 역시 네이티브 4K 패널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부족한 4K 컨텐츠 보다는 기존의 풀HD 컨텐츠를 더 좋은 화질로 감상하는 부분에 소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니 프로젝터의 화질 향상 기술인 ‘리얼리티 크리에이션(Reality Creation)’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4K 해상도에서도 부족한 풀HD의 화질 개선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4K 업스케일링의 핵심기능 ‘리얼리티 크리에이션’

과거에는 HQV 등의 쟁쟁한(?) 비디오 스케일러 등이 탑재된 일부 플래그십 기종에서 SD급 소스를 가지고 HD급 뺨치는 화질을 보여주는 제품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회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며, 자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비디오 프로세서를 개발하여 탑재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자사의 고유기술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소니는 이미 방송을 비롯한 프로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홈 프로젝터 시장에서도 그 차이점을 더욱 더 벌리고 있는 양상이다.

4K에 어울리는 새로운 디자인

소니는 4K 프로젝터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디자인을 함께 선보였다. 풀HD 프로젝터 HW 시리즈의 반복적인 디자인에 식상함을 느꼈던 애호가들에게는 새로운 디자인이란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환영받을만 했다. 풀HD 제품군과는 차별화되었으나 전작인 VW500ES와 동일한 디자인을 사용한 것으로 봐서는 이 디자인 역시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소니의 풀HD 제품군과 차별화되는 디자인의 VW520ES

4K 해상도에 어울리는 새로운 렌즈와 광학계의 설계가 이루어졌다

VW500ES는 플래그십 모델인 VW1100ES의 스타일을 이어받은 패밀리룩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렌즈와 이를 둘러싼 디자인의 위용은 4K 프로젝터만의 중후함을 뽐내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VW520ES를 출시하며, 같이 출시한 HW65ES와 마찬가지로 화이트 컬러 버전이 추가되었다.

입력단자 등의 구성은 전작인 VW500ES와 동일하다

HW65ES와 마찬가지로 화이트 컬러 버전이 추가되었다

입력단자의 구성은 전작인 VW500ES와 동일한데, 4K 프로젝터이기에 두 단자 모두 HDMI 2.0 규격을 만족하고 있으며, 저작권 보호규격인 HDCP 2.2를 지원한다.

또한, 전동 줌(2.1내)과 전동 포커스, 전동 렌즈 시프트를 지원한다. 렌즈 시프트 범위는 위쪽 85%, 아래쪽 80%, 좌우 31%를 제공하고 있다. 램프는 280W 압축 수은 램프로 6,000시간의 사용시간을 제공한다.

메뉴 등의 구성은 얼마 전 소개한 HW65ES와 동일하다

※ 참고 - 관련 리뷰

[리뷰] 소니 VPL-HW65ES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review_hw&wr_id=5447

[리뷰] 소니 VPL-VW500ES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review_hw&wr_id=4896

[리뷰] 소니 VPL-VW300ES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review_hw&wr_id=5228

[리뷰] 소니 VPL-VW1000ES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review_hw&wr_id=4279

압도적인 해상력의 2D 화질, 그리고 밝기를 앞세운 3D

소니는 가정용 4K 홈 프로젝터를 처음 선보인 것이 2011년이었지만, 극장 등에 사용되는 상업용 4K 프로젝터는 이미 2005년부터 공급해오면서 충분한 노하우를 쌓아올려왔다. VW520ES에는 4,096x2,160 해상도의 0.74인치 SXRD 패널을 탑재한다. 패널의 사양은 전작인 VW500ES와 동일하지만, DCI의 색공간인 BT.709와 함께 새롭게 BT.2020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울트라 HD 블루레이의 표준으로 사용될 HDR(High Dynamic Range) 역시 지원하고 있다. BT.2020이나 HDR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필요한데, 아직 이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테스트 영상이 없어 이번 리뷰에서는 지원여부의 확인에 그쳤다.

VW520ES는 BT.709와 BT.2020을 지원한다

VW520ES의 리뷰는 국내 홈시어터 인스톨 업체인 HMG에서 이루어졌으며, 사용된 스크린은 스튜어트(Stewart)의 스튜디오텍(Studiotek) 150으로 190인치의 크기의 1.5게인의 스크린이다.

190인치라는 대화면서에 펼쳐지는 2D의 화질은 시청자를 숨막히게 할 정도로 엄청나게 압도적이다. 1,800안시루멘으로 밝아진 밝기를 바탕으로 4K의 해상력은 투명하고 몰입감 높은 영상을 제공한다. 램프와 광학계를 새롭게 튜닝하여, 영상에 임팩트를 더했다. 특히, 4K 해상도에 어울리는 우수한 포커싱 능력과 주변부의 화질은 프리미엄급이라는 수식어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4K 해상도를 앞세운 디테일은 단연 압권이다

VW520ES의 시청에 앞서 HW65ES를 먼저 시청하게 되었는데, HW65ES의 영상도 상당히 훌륭했지만, VW520ES를 시청한 후 다시 HW65ES를 시청했을때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직감했다. 아무리 좋은 풀HD 프로젝터도 결국 4K라는 해상도 자체를 넘어설 수는 없으니 말이다.

위의 스크린샷은 최신 블루레이 타이틀 의 한 장면이다. 동일한 장면을 HW65ES에서도 시청했지만, 명부에서 암부로 이어지는 디테일은 고해상도를 앞세워 더욱 자연스러웠으며, 암부가 뭉치는 클리핑 등을 찾아볼 수 없는 섬세한 계조를 보여주었다.

밝기가 밝아졌음에도 블랙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리뷰를 위해 오토 아이리스 기능을 끄고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HMG의 설치환경과 캘리브레이션이 더해진 영상은 굳이 플래그십 모델인 VW1100ES를 찾지 않아도 가정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화질을 보여주었다. 또한, HW65ES에서 소개했던 밝은 시네마 모드 역시 지원하고 있는데, 기존의 시네마 모드의 영상과 비교해보아도 확실히 최신 홈 프로젝터의 화질의 경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명부부터 암부까지 자연스러운 계조는 인상적이었다

VW520ES는 1,800안시루멘의 밝기로 사실 눈이 부실만큼 밝기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영상의 밸런스는 밝은 곳부터 어두운 곳까지 표현력이 탁월했다. 영상의 밸런스보다는 단순히 밝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최근 중저가형 프로젝터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부분이다.

4K 소스와 블루레이 소스를 번갈아 시청하면서 4K는 물론 풀HD에서도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는 VW520ES의 모습을 보며, 이전에 시청했던 블루레이 타이틀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190인치의 대화면에서도 밝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밝은 장면에서의 임팩트는 190인치라는 대화면을 잊게 만든다

4K과 함께 등장한 HDR(High Dynamic Range)의 성능은?

4K와 함께 HDR이라는 기술이 등장했다. HDR은 ‘High Dynamic Range’의 약자로, 디스플레이 기기에 앞서 DSLR 카메라 등에서 먼저 사용되던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센서를 사용하는 카메라의 특성상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혼재된 장면을 사진으로 찍게 되면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 같은 결과물을 얻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측광 방법을 변경하거나, 수동모드로 노출을 조절하며 찍을 수 있는데, 최근에 나온 디지털 카메라라면 이를 카메라에서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HDR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노출차이를 보정해주는 기술이다

4K 프로젝터에서의 HDR 역시 기본적인 원리는 동일하다. 지금까지 볼 수 있는 대부분의 4K 샘플 영상 - 특히 실외에서 촬영된 영상 - 은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을 볼 수 있는 영상은 대부분의 피사체가 어둡게 표현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노출을 과다하게 오버하여 촬영하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된 HDR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HDR 지원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기기로 시청할때만 유효하다.

HDR 기능 Off 영상

HDR 기능 On 영상

위의 스크린샷은 HDR 영상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기 위해 소니가 다소 극단적으로 제작한 영상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한 장면으로 위의 영상에서는 HDR을 끄고, 아래 영상에서 HDR을 활성화 한 후 촬영하였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HDR 기능의 위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HDR을 적용하면 명부와 암부의 대비를 더욱 강조하면서도 그 범위를 더욱 넓게하여 풍부한 색감을 재현해낸다. 다만, 기존의 여러 소스(4K 및 풀HD)에 HDR을 적용하면,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표현력으로 자연스럽지 못하다. HDR의 위력은 이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울트라 HD 블루레이에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 4K 시대에 어울리는 프리미엄급 홈 프로젝터

4K의 대중화를 코 앞에 두고 있어서인지, 국내외 4K TV의 가격이 많아 내려간 상태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연례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 역시 UHDTV라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소니의 4K 프로젝터도 라인업을 늘려가며 대중화에 한발 다가선 모습이다. 아직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풀HD 프로젝터가 홈 프로젝터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일찍이 앞서부터 4K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니의 행보는, 풀HD 프로젝터가 등장하던 2000년대 중반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720p 이하의 제품군에서는 크게 위력적이지 않던 소니였지만 풀HD 시장에 들어서며, 유수의 업체를 제치고 시장을 점유해왔기 때문이다.

소니의 이런 공격적인 행보는 그 규모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홈시어터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풀HD 프로젝터가 등장할 당시에도 풀HD 프로젝터는 기존 720p 프로젝터에 비해 비쌌다. 하지만 그 가격이 현실적인(?) 가격까지 내려오는데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니의 HW 시리즈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4K 시대의 원년이 될 2016년은 소니가 쌓아온 그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응원한다.

스 펙

패널

High Frame Rate SXRD(4096 x 2160) 4K x3 / 26,542,080 pixels

광원

1800Lm

영상 모드

9 Modes

렌즈

X1.6 / Motorised

렌즈 쉬프트

Electric, V +85% / -80% H:+/-31%

동적 명암비 / Contrast Ratio (Dyna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