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글]  룸튜닝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접근방법

안녕하세요.
이전에 남겼던 글에 들어간 이미지가 모두 깨져서 다시 한번 정리하여 올립니다.

룸튜닝(또는 Acoustic Treatment)을 어떻게 하면 가장 간단하게 설명을할까? 라며 며칠을 고민했었습니다.

'좋은 소리를 얻기위해 주변 환경을 잘 만드는것' 이라고 간단히 할 수 있지만 '좋은 소리'란 무엇이고 '주변 환경'과 '잘 만드는 것'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이 되어져야만 합니다.
 
'좋은 소리'란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며 또한 음향엔지니어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리고 있습니다. '좋은 소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나와있지 않기에 이를 위한 '주변 환경', '잘 만드는 것' 역시도 아직까지 한가지로 정립이 되진 않고 있습니다. 자세히 파고들면 어려가지 형태로 갈리지만 대부분 동의 하는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음악 감상 또는 영화 감상에 있어서 '좋은 소리'란 녹음되어진 소리가 외부 요소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그대로 귀에 들어오는 소리를 말합니다. 그렇다고 외부 요소가 전혀 없는 무향실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는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소리와 좋은 소리는 또 다시 별개의 문제로 들어갑니다. 또한 녹음 되어진 소리 자체가 주변음 또는 잔향을 최대한 수용하여 녹음이 되었는지 아니면 악기나 보컬의 직접음만을 위주로 녹음되었는지에 따라서도 좋은 소리를 위한 조건이 달라지게 됩니다.
 
라이브하게 녹음된 음반의 경우 어느정도 흡음이 많이 이루어진 방이라면 좋은 소리를 낼것이며, 반대로 직접음 위주로 녹음된 음반의 경우 어느정도 라이브한 상태의 방에서 더 좋게 들리게 됩니다.  이렇듯 좋은 소리를 위한 조건은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되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특정 기준안에서 머무를 수 있을 경우 안정되고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게됩니다.
 
좋은 소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변 환경' 입니다. 소리가 스피커에서 재생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회절 현상으로 인하여 청취자 뿐만 아니라  방 주변에 모두 전달되어 무수히 많은 반사음을 만들어냅니다.  청취자는 이렇게 만들어진 반사음과 함께 직접음을 듣게 됩니다. 스피커와 청취자가 가까이 있다고  직접음만 듣게 되는건 아닙니다. 쉬운예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바로 옆에서 이야기 한다 할지라도 방, 운동장, 강당, 화장실 등등 환경에 따라서 서로가 듣게 되는 소리가 달라져 버립니다.
 
이렇듯 아무리 좋은 스피커와 엠프를 사용하더라도 그 환경이 나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 누구도 돌로 둘러쌓인 동굴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를 좋다고 말하진 않습니다.(개인 취향에 따라 좋다는 사람도 물론 있겠죠 ^_^)  좋은 소리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의 정리가 바로 룸튜닝의 시작입니다.
 
'주변 환경을 잘 만드는것=룸튜닝' 입니다.  반사음들에 의한 왜곡을 최대한 피하면서도 데드해지지 않는 선에서 조율을 하는게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합니다. 이와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룸튜닝재입니다. 룸튜닝재를 이용하여 반사음들을 적절히 분산 또는 흡음을 시켜주고, 정재파로 인한 과도한 저음 에너지들을 잡아줌으로써 안정된 환경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룸튜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반사음을 어떻게 컨트롤 할것인가?
2. 대역별 잔향 시간을 어떻게 맞출것인가?

반사음을 효과적으로 흡음 및 분산함과 동시에 저음에서 고음까지의 잔향 시간을 균형있게 맞출 수 있다면 좋은 환경에서 음악 또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반사음을 어떤 식으로 흡음하고 분산할지에 대해 먼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반사음을 어떻게 컨트롤 할것인가?

스피커에서 재생된 소리가 청취자에게 바로 전달되는 것을 직접음이라고 합니다. 반면  벽이나 바닥에 한 번 이상 반사되어 들리는 소리를 반사음이라 합니다. 반사음들이 직접음과 거의 동시에 청취자 귀에 들어올 경우 직접음과 간섭이 생겨 소리가 왜곡되어져 버립니다. 간섭이 발생하는 대역은 그렇지 않은 대역 보다 상대적으로 소리가 매우 약하게 들리거나 크게 들리게 됨으로써 원래 나와주어야 할 소리를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 반사음 생성 위치 >

반사음 중에서 벽,바닥,천장에 한번 부딪혀 청취자 귀에 들어오는 소리를 1차 반사음이라 합니다. 1차 반사음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할 경우 직접음을  왜곡시키게 됩니다. 여기에 2,3차 로 넘어가면서 반사음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0.1초 내에 수천개의 반사음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귀는 이를 직접음과 함께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반사음들을 잘 정리해준다면 스테레오 시스템에서 원하는 팬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무대가 깊고 넓게 펼쳐지고 가수가 바로 앞에 서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1차 반사음이 왜 직접음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일까요?

1차 반사음 포함 0.02초 이내에 발생하는 반사음들은 하스효과(Hass Effect)로 인하여 직접음의 정위감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반사음들이 적절히 감쇄되지 않을 경우 하스효과로 인하여 의도치 않게 소리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또한 직접음과 반사음의 위상차(시간차)로 인하여 콤필터효과 문제가 나타나 특정 대역에서 소리가 매우 작게 들리는 문제가 생겨나게 됩니다. 1차 반사음의 크기를 최소화 해주기 위해서는 흡음 또는 분산이 필요로 하게 됩니다. 매우 좁은 환경이라면 어쩔 수 없이 흡음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효과적인 분산재 사용이 넓은 음장감 형성에 더 유리 합니다.

어쿠스틱퓨저에서는 1차 반사음을 효과적으로 상쇄시켜주기 위해 여러가지 분산재와 흡음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분산재에는 2D Fuser, 3D Fuser가 있으며 흡음재에는 AT100, AT250과 같은 제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흡음과 분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2D Trap 제품도 존재합니다. 잔향 시간을 맞추기 위해 AT100과 같은 흡음재를 추가로 배치할 수 없는 환경일 경우 2D Trap 만으로 흡음과 분산이 동시에 되기에 비용적으로 유리합니다. 하지만 흡음율과 분산율을 극대화 하고자 할 때는  2D Fuser와 AT100을 따로 배치하는게 좋습니다. 해당 튜닝재들은 반사음의 크기를 10~20dB 감쇄시켜 주기에 하스효과, 콤필터효과 그리고 플러터에코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쿠스틱퓨저에서 나오는 튜닝재로 반사음을 컨트롤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위치에 따라 다양한 튜닝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 양옆 벽: 2D Fuser 또는 2D Trap 사용으로 정위감을 정확하게 유지하면서 스피커의 물리적인 넓이 보다 더 넓게 스테이징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 앞벽: 2D Fuser, 3D Fuser 또는 2D Trap을 사용으로 좀더 깊게 무대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3D Fuser를 사용할 경우 앞뒤의 깊이감 뿐만 아니라 아래위로 형성돼는 높이감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 뒷벽: 2D Fuser 또는 2D Trap 사용으로 자연 스럽게 펼쳐지는 공간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천장: 3D Fuser를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인 공간감을 살려줄 수 있습니다. 또한 바닥과 천장을 오가는 플러터에코도 줄여줄 수 있습니다. 

 < 어쿠스틱퓨저를 이용한 룸튜닝 예 1>

사용제품::
- 2D Fuser: 측면 반사음 분산
- 3D Fuser: 천장 반사음 분산
- T-Trap: 저음 흡음
- AT100: 전대역 흡음

비용 또는 공간적인 문제로 룸튜닝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경우 2D Trap과 2D Trap-T만을 운용하여 분산과 흡음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습니다. 

 
< 어쿠스틱퓨저를 이용한 룸튜닝 예 2>

사용제품::
- 3D Fuser: 천장 반사음 분산
- 2D Trap: 벽면 반사음 분산 및 흡음

 최소한의 제품 사용 만으로도 정위감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습니다. 팬텀이미지로 만들어지는 무대 역시 2D Fuser와 3D 퓨저 사용으로 더 깊고 넓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어쿠스틱퓨저를 이용한 룸튜닝 예 3>

사용제품::
2D Fuser, 3D Fuser, Stand

<튜닝재 사용 전, 후 팬텀 이미지 크기 예>

2. 대역별 잔향 시간을 어떻게 맞출것인가?

반사음을 효과적으로 컨트롤 하였다 할지라도 저음에서 고음까지의 잔향시간이 균형있게 잡히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3~5평 공간일 경우 125Hz ~ 4,000Hz 대역의 잔향 시간(RT60)을 0.2초 ~ 0.4초로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한번 데드해진 소리는 라이브하게 만들기 매우 힘들기 때문에 처음 단계부터 흡음이 될 만한 소재 선택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룸튜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지나치게 라이브한 소리를 잡기 위해 한쪽 벽면을 커텐을 사용한다든지 바닥 전체에 카펫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리스닝룸이나 레코딩스튜디오의 경우 인테리어를 위해 벽면을 모두 아트보드나 목모보드 같은 재질로 덮어 버리는것 역시 많은 문제를 불러 일으킵니다. 두가지 경우 모두 고음(목모 보드의 경우 특정 중역대 일부)만 흡음을 하고 저음~중음역대는 전혀 흡음을 하지 못하기에 대역별로 매우 불균형한 잔향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고음 잔향 시간을 낮추는건 누구나 아주 쉽게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 데드해진 소리를 다시 살리는건 너무나 어려운 작업입니다.

룸튜닝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특정 대역만을 흡음하는 소재로 마감을 하기보다는 일반 벽지 마감이나 도장으로 마감된 상태에서 룸튜닝재를 하나씩 설치하는게 좋습니다. 잔향 시간을 맞춤에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저음과 고음의 잔향시간을 일정하게 맞춰주는 부분입니다. 저음 중심으로 흡음을 하다보면 고음은 자연스럽게 맞춰지기에 고음이라도 잡아보자고 설치한 카펫이나 커텐같은 부분은 불필요해지게 됩니다.

 
<적극적인 튜닝이 들어가게 되면 대리석 바닥이라 할지라도 균형잡힌 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쿠스틱퓨저에서는 잔향 시간을 맞추기 위한 여러가지 흡음재가 있습니다. AT100의 경우 주로 중역대에서 고음역대의 흡음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석고보드로 이루어진 방의 경우 500Hz ~ 2,000Khz의 잔향 시간이 상당히 길게 나타나는데 이때 AT100을 이용하여 해당 대역의 잔향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여줄 수 있습니다.

AT250과 T-Trap은 저음에서 고음까지 전대역을 고르게 흡음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특히 두가지 제품 모두 50Hz대역까지 효과적으로 흡음이 가능하기에 정재파로 인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정재파로인하여 저음 에너지가 지나치게 오래 남아 있을경우 중고음을 마스킹 해버리는 문제가 생깁니다. 정재파가 심할경우 또렷한 저음을 얻을 수 없음과 동시에 중고음역시 선명한 소리 또한 잃게 됩니다. T-Trap의 경우 삼각기둥형태의 외형으로 코너에 효과적으로 설치가 가능합니다.

라이브함을 좀더 살리고자 할 경우 AT100대신 2D Trap을 사용하는 방법도 유용합니다. 또한 AT250이나 T-Trap 대신 2D Trap-T 제품을 이용하여 중고음역대를 좀더 라이브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매우 많은 튜닝재들이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튜닝재에 대한 제대로된 지식이나 이해없이 만들어진 제품들 역시 너무나 많은게 현실입니다. 이런 제품들로 인하여 룸튜닝의 효과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고 실망하는 분들도 많이 있으며 더 나아가 튜닝재의 효용성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지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튜닝재 선택에 있어서 기본적인 스펙(분산재의 경우 대역별 분산율, 흡음재의 경우 대역별 흡음율)확인과 함께 정확한 위치에 배치를 할 수 있다면 누구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