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FOCAL SPIRIT CLASSIC 헤드폰
1. 시작하며
내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음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30년이 훨씬 더 지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 큰 형님이 집으로 가져온 오디오를 알게 되면서 음악이라는 것을 접했습니다. 기억은 안 나지만 8트랙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팝송과 웅장한 우퍼에서 울리던 그 소리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 유명했던 AIWA 카세트 플레이어와 이어폰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그 당시 흔히 말하는 ‘짝퉁’ 이어폰이 많았을 때였지만 골목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비싼 값을 치루더라도 꼭 풍부한 저음과 맑은 고음을 내어주던 정품 이어폰을 샀습니다. 그 이후 생활에 찌들다보니 음악을 듣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생활을 하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관심을 갖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게 오디오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 하면서 옆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나만의 음악 공간을 찾게 되고 그러다보니 이어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와싸다에서 구입했던 이어폰은 나름 저렴한 DENON 이어폰이었습니다. 이 제품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적당한 저음과 고음이 자연스러워 나름 괜찮았으며, 아직도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그 이후 JBL J33A라는 이어폰을 구입하였으나, 내가 듣기에는 너무 과한 저음으로 인해 지금은 거의 듣지 않고 서랍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나름 저렴하게 판매를 했던 AKG-K551 헤드폰을 구매하면서 소리에도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머리에 써야하기 때문에 이어폰 보다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음질을 따진다면 그 정도의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 생활을 하던 중 좀 더 욕심이 생기면서 Toany TD-192 DAC을 구입하여 듣게 되었습니다. 나의 욕심이 지갑을 빈털터리로 만든 시기가 아마 그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조금의 음질 향상을 위해서 조금씩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DSD라는 음악을 알게 되고 그 음악을 듣고 싶어 Toany TD-384 DAC이라는 녀석을 구입하여 음악을 듣게 되었으며, 또 다른 호기심에 의해 나름 비싼 AKG-N20 이어폰이 내 손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지출은 그만’이라고 몇 번을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결정적으로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FOCAL 헤드폰이었습니다. 호기심을 결국 이기지 못하고 구입한, 그리고 내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는 이 헤드폰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이 사용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는 개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용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감안하고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외관
전체적으로 어두운 갈색을 띠며, 고급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관할 때 불편하지 않게 헤드폰 본체와 연결선은 분리할 수 있어,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오디오와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은 추가로 제공한 6.35mm이 변환 연결잭이 있는데 그냥 끼우는 것이 아니라 누르고 돌려서 연결할 수 있도록 하여 다른 제품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을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한 듯이 보입니다.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헤드폰이 머리를 누르는 압박감이 조금 있습니다. 나와 같이 머리가 조금 큰 경우에는 약간의 통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응하기 나름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3. 청취 환경
과연 이 헤드폰이 얼마나 좋은 소리를 내어줄 지 기대하면서 청취 환경을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습니다.
가. 컴퓨터 : LG 노트북 S550, i5, 8GB
나. USB케이블 : TrueAV
다. DAC : Toany TD-384
라. 음악 : 1) Erich Kunzel Cincinnati Pops Orchestra - 1812 Overture, Op. (DSD)
2) Eagles - Hotel California (DSD)
3) Celine Dion – The Power Of Love(DSD)
4) ILDIVO - I Believe in You (WAV)
5) 거미 – 날 그만 잊어요 (WAV)
마. 대상 헤드폰(이어폰) : FOCAL SPIRIT CLASSIC, AKG-551, AKG-N20
바. 플레이어 : Foobar 2000
사. 청취순서 : 1812 : (FOCAL) -> (AKG-551) -> (AKG-N20 )
Hotel California : (AKG-551) -> (AKG-N20) -> (FOCAL)
The Power Of Love : (AKG-N20) -> (FOCAL) -> (AKG-551)
I Believe in You : (FOCAL) -> (AKG-551) -> (AKG-N20 )
날 그만 잊어요 : (AKG-551) -> (AKG-N20) -> (FOCAL)
4. 비교 청취
사실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인 하나의 헤드폰만으로는 음질을 서로 비교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물론 엄청난 능력을 가진 분이 있다면 각각의 차이를 알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리 비교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방법처럼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다른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들어보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물론 헤드폰과 이어폰은 차이는 있겠지만 나름 고가의 이어폰이기 때문에 넣은 것입니다.
가. Erich Kunzel Cincinnati Pops Orchestra - 1812 Overture, Op. (DSD)
FOCAL SPIRIT CLASSIC : 깔끔한 고음을 재생해 주며 오래들어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저음은 풀어지지 않고 적절한 타격감을 재생해 주었으며, 전체적으로 음질이 몽글거리는 느낌입니다. 다른 헤드폰에 비해 중음 표현이 좋습니다.
AKG-551 : 깔끔하게 들렸던 소리가 오히려 포칼에 비해 약간 붕 뜬 느낌이 며, 상대적이지만 AM라디오를 듣는 느낌입니다. 고음은 상대적으로 깔끔하지 않고 적절히 타협한 듯한 느낌이며, 상대적으로 밋밋하고, 소리에 힘이 없는 듯 합니다.
AKG-N20 : 두 헤드폰에 비해 전체적으로 얇은 소리이며, 두툼한 저음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고음은 포칼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장막이 쳐져 있는 듯하여, 전체적으로 고음을 강조한 듯한 소리입니다.
나. Eagles - Hotel California (DSD)
FOCAL SPIRIT CLASSIC :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이 들며, 전체적인 밸런스 좋습니다. 특히 전기기타의 음이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AKG-551 : 뭔가 막힌 듯한 느낌이 나며, 포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음과 저음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AKG-N20 : 시원한 느낌이나 상대적으로 중저음이 조금 부족하며, 깔끔한 고음 또한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다. Celine Dion – The Power Of Love(DSD)
FOCAL SPIRIT CLASSIC : 전 영역대를 빠짐없이 잘 표현하고 있으며, 보컬의 목소리가 두툼하게 잘 표현해 줍니다. 맑고 청명한 소리를 내어주며 중저음 부분도 충분히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AKG-551 : 전체적으로 중저음이 부족하여 약간 얇은 듯한 음질을 나타내며, 목소리 영역을 강조한 듯한 소리로 약간 들뜬 소리입니다. 포칼이나 N20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음의 표현이 부족한 듯 합니다.
AKG-N20 : 깔끔한 고음을 내어주나 조금 거친 듯한 소리이며, 저음은 충분히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 재생영역이 중고음인 듯하여, 약간 얇은 듯한 소리가 나옵니다.
라. ILDIVO - I Believe in You (WAV)
FOCAL SPIRIT CLASSIC : 소리의 느낌이 약간 까칠한 듯 하면서도 그렇게 튀지 않는 소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소리가 몽글거린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소리를 내어줍니다. 목소리를 잘 표현해 주는 느낌입니다.
AKG-551 : 포칼에 비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소리를 재생해 주며 듣기에 편안합니다. 그러나 소리가 나타내주는 전 영역에 대한 표현력이 약간 부족한 듯 합니다.
AKG-N20 : 고음이 약간 거칠며, 약간 날카롭게 들립니다. 상대적으로 중저음이 약간 부족합니다.
마. 거미 – 날 그만 잊어요 (WAV)
FOCAL SPIRIT CLASSIC : 소리가 풍성한 느낌이 들며, 중간에 기타 소리의 적절한 타격감이 느껴지나 약간 풀어진 듯한 소리입니다. 목소리가 상당히 잘 표현됩니다.
AKG-551 : 계속 느끼는 거지만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드나, 기타 소리의 타격감이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AKG-N20 : 확장성 부족하여 모노 음악을 듣는 듯하며, 기타 타격감은 좋습니다. 그러나 저음이 강해 약간 풀어진 느낌이 들고 목소리가 가늘게 들립니다. 저음, 중음, 고음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입니다.
5. 결론
여러 번에 걸쳐 같은 음악을 서로 다른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활용하여 음질을 비교하여 보았습니다. 물론 음악을 들을 때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 한 헤드폰의 음질이 가장 좋게 들렸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처음 밝힌 것처럼 이것은 개인의 주관적인 사용기이므로 참고라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KG-N20 : 전체적으로 다른 헤드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리를 나타냈으며, 어떻게 보면 얇은 소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고음이나 중음, 저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체적으로 평탄한 그래프를 보이지 않고 저음 특정 영역, 중음 특정 영역, 고음 특정 영역만 뚜렷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나름 고음과 저음이 잘 갖추어진 소리가 재생되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어폰 자체만 놓고 본다면 다른 이어폰들에 비해 충분히 훌륭한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KG-551 : 일단 귀를 덮고도 남는 크기의 사이즈라 착용했을 때 약간 헐렁한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으나, 귀를 누르는 압박감이 적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리는 약간 중음에 치우친 듯하여 밋밋한 느낌이 이었고, 그러다 보니 목소리 영역을 강조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음의 양이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FOCAL SPIRIT CLASSIC : 착용했을 때 귀를 누르는 압박감이 조금 커서 머리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 감상을 하기 알맞게 만들어진 듯한 소리이었으며, 전 영역에 있어 특정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표현해 내는 소리였습니다. ‘포칼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신 분은 계셔도 한 번만 들어보신 분은 없습니다.’ 이 문구가 틀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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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이 강조되었지만 보컬이 묻히지는 않고 해상력이 좋습니다 헤드벤드문제,크래쉬문제 이슈가 있지만 관리 얼마나 잘하느냐 개인차고 귀가 큰분은 밴드안에 다안들어가는 불상사가 생길수 있지만
이모든 우려를 불식시킬만큼 소리가 정말 환상적입니다 저음계의 신사라고 생각 합니다
저는 젠하이저HD600,k702도 있지만 일렉트로닉&하우스는 무조건 포클로 듣습니다
또한 다른 헤드폰과 달리 앰프나 닥없이도 스맛폰에서도 어느정도 성능을 뽑아준다는게 특장점입니다
오히려 클래식 듣다 k702들으면 싱거운 음식을 먹는 기분입니다
와x다에서 세일해서 한개더 재구매헸어요
초반에 50주고 구매했는데 지금도 그 결정에 후회를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