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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스피커 배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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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21 03:03:59

며칠전에 프론트 스피커 위치를 옮기고서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 있어서 공유 차원에서 글 올립니다.


시스템이 방에 있다보니 배치에 있어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평소 1미터 정도 벽에서 떨어뜨려서 듣고 있었는데, 아래와 같은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http://arqen.com/acoustics-101/speaker-placement-boundary-interference/


대략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앞벽 — 스피커 — 청취자 — 뒷벽


편의상 이렇게 이름을 붙이고, 앞벽과 스피커 사이의 거리에 따라 특정 주파수가 지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뒤쪽으로 발사(?)된 웨이브가 앞벽을 때리고 반사, 다시 원래 유닛위치까지 와서 (위상 180도) 앞쪽으로 발사된 웨이브와 합쳐져서 소멸하는 것이죠. 앞벽과 스피커 사이의 거리 * 4에 해당하는 파장을 갖는 주파수 대역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SBIR(speaker-boundary interference response)라고 부르나 봅니다. 스피커를 앞벽에 매립하거나 앞벽이 없거나(?) 등이 아니면 막을 수 없지만, 거리를 조절함으로써 음질이 나빠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거리를 가능한 좁혀서 해당 주파수를 고역쪽으로 몰아라, 고역으로 갈수록 직진성이 강해서 뒤쪽으로 발사되는 에너지가 적어진다, 흡수도 잘되니 뒤쪽에 흡음재를 넣어서 더 확실히 막을 수 있다… 등등입니다.


궁금해서 주파수와 파장의 관계를 찾아봤습니다. 


파장(m)   파장/4(m)       주파수(hz)

1            0.25                343 

2           0.5                  171

3           0.75                114.4

4           1                      85.8


그러니까, 만약 스피커를 벽에서 25cm띄우면 (앞벽에서부터 유닛이 있는 곳까지, 스피커 뒷면까지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343hz는 없어지는 겁니다. 스피커의 깊이가 최소 20에서 30은 될테니 조금만 벽에서 띄위도 저역 주파수대로 진입하게 되어서 SBIR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상되네요. 제가 모호하게 알고 있었던 ‘스피커를 벽에 붙이면 저음이 강해진다’라는 얘기는 SBIR관점에서 보면 틀린 얘기가 됩니다. 즉, 저역이 보강되는 것이 아니고 없어졌던 저역이 돌아온다고 봐야 겠죠. 여기서 하나 더 제 생각을 얹으면, SBIR로 저역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파수 대역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청감상 저역이 줄어든 것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음이 전체적으로 부자연스러워 진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제 얘기로 돌아와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으므로 제 스피커를 최대한 벽으로 붙여봤습니다. 참고로, 제 스피커는 ATC의 밀폐형 북셀프라서 뒷면이고 어디고 포트가 없습니다. 뒷쪽으로 포트가 나 있는 스피커라면 벽에 붙일때 다른 부작용이 있을 듯도 싶네요. 결과는 꽤 큰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음이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스테레오 이미지가 더 잘 드러나고 원래 있던 디테일이 훨씬 더 묻어나오는 사운드가 됐습니다. 나빠진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잃어버렸던 퍼즐 조각 하나를 찾은 기분이네요 (-_-) 혹시라도 스피커 배치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이 내용을 토대로 실험해 보실것을 권합니다. 돈드는 거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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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1-21 11:23:38

이렇게 치밀하게 찾아보고 검증하는 분들 보면 대단하게 생각됩니다. 저는 대충 사는 성격이라서요. 그런데 제가 사용하는 스피커는 앞뒤 깊이가 삼십센티 정도 되니까 어차피 효과가 없겠군요. 스피케 제조사에서 그런 내용을 모를리 없을테고, 덩치 큰 스피커들도 많은데 그런 스피커들은 어차피 잃어버리는 소리를 감안하고 만드는 것일까요?

Updated at 2017-01-21 12:04:05

스튜디오 같이 반사음이 없는 건조한 소리를 추구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벽면 반사음에 의한 왜곡 (콤필트 디스토션) 은 풍성한 소리를 위해 어느정도 필요한 요인입니다. 실제 벽은 천장 바닥 옆벽 등 여러군데에 있고 각각의 거리나 반사율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한 캔슬이 생기기 보다는 주파수에 따라 자글자글한 곡선을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0.01초 이내 반사점 (청취위치까지 직선거리 경로차가 3.4미터 이내) 인 반사점은 흡음해서 반사음이 직접음을 뭉개는 것을 막고 그 외엔 분산처리해서 무수히 많은 반사음이 자연스러운 울림음을 만들라고 되어 있으나, 가정환경의 스피커 배치에 대한 제약과 저음 흡수를 위한 흡음재 양을 생각하면 가정에서 이상적인 어쿠스틱 특성을 가지기는 지극히 어렵습니다.

WR
2017-01-21 13:50:15

설명 감사합니다. 또 하나 배워가네요 :)

WR
2017-01-21 13:31:41

아, 저도 딱히 그런 성격은;; 실제 공간에서 소리가 만들어지는 건 여러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거라서 몇가지 이론만으로 설명이 잘 안될 듯 합니다. 역시 하나의 현상과 설명이고요, 어쨌거나 한번쯤 테스트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017-01-21 12:22:25

 룸-스피커 인터액션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1/4 파장 소거(cancelling) 효과는 다른 "더" 중요한 룸 스피커 인터액션에 비하면 별거 아닙니다.

 

더 중요한 효과들로

"상호커플링(Mutual coupling)"효과나

반사음에 의한 공간감 효과들이 있습니다.

 

상호커플링은 스피커가 (단단하여 음을 잘 반사하는) 벽에서 1/4 파장이내에 있으면, 스피커 두개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내고 (즉 해당파장에서 6dB 소리가 커짐) 2/1파장이 넘어야 이 효과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래서 서브우퍼를 방의 구석에 두면 소리크기에서 가장 이득을 보게 되죠. 저음 흡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 방의 구석에 두면 무향실 조건에 비해 저음이 12dB 더 크게 들립니다.

 

ATC 북셀프와 같은 밀폐형 스피커는 이 효과를 이용하여 가능한 벽에 가깝게 붙이면 저음이 확장되는 효과가 납니다.  (포트형 스피커는 포트 공진점 아래에서 저음이 -24dB/octave와 같이 급격히 감쇄하기 때문에 이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

 

그래서 더 좋은 소리가 난다고 (저음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반사음에 의한 음의 공간감 효과는

직접음에 비해 반사음이 소리가 많이 작고 지연시간이 있게 들리면 공간감(spacious)을 느끼는 것입니다.

(야마하 같은 AV 프로세서의 DSP에서 스피커별로 나오는 지연시간과 소리크기 등을 조작하여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반면 

스피커와 벽이 너무 가까우면 

직접음과 거의 소리 크기가 같은 반사음이 

직접음과 지연시간의 차이가 거의 없이 귀에 들리게 되므로

음이 혼탁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스피커의 경우 특히 옆벽과 충분한 거리를 두어야 하며

저음확장을 위해 스피커를 뒷벽에 붙이는 경우도 뒷벽쪽에 흡음처리를 하고 디퓨저 같은 것을 벽에 붙이는 것입니다.

WR
2017-01-21 13:45:33

제가 너무 힘을 줘서 얘기를 했나요? 하나의 현상과 그에 따른 논리적 설명인 거구요, 말씀하신대로 다른 여러가지 다른 현상들이 발생합니다. Mutual coupling은 유닛과 유닛이 가까이 위치해 있을때 나타나는 현상인것 같은데 벽과도 mutual coupling이 생기나 보네요. 혹시 참고할 만한 문헌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스피커를 벽에 거의 닿기 직전까지 붙였지만 소리가 혼탁해진 느낌은 전혀 없고요, 저음이 많아졌다는 생각도 들지를 않습니다. 오히려 음이 더 자연스럽고 디테일이 향상된 느낌입니다. 여러가지 음향학적인 현상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거겠죠. 제가 설명드린 SBIR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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