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1
프라임차한잔
2
못웃기면맞는다
ID/PW 찾기 회원가입

[LP]  [Vinyl] 그 남자, 턴테이블을 가지고 있을까요?

 
12
  3492
Updated at 2014-01-26 12:32:02

 

 

 

 

 

대학다니던 오래전 일이에요.

어느날 가요음반 vinyl을 복사한 tape을 워크맨에 넣고 듣고 있었지요.(이때는 LP를 사면 꼭 공테입을 같이 사서 녹음을 한후에 아웃도어에서 음악을 들을 땐 그걸 들었었죠. 많이들 그 패턴을 하셨을 겁니다.)

평소 좋아하던 남자 선배가 다가와서...... 뭐 듣는지 관심을 보이면서 본인이 들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어폰을 건네주니....~ 좋은데 하더군요....그래서 공테잎을 꺼내서 주면서....선배 괜찮으면 이거 들으세요. 전 다시 녹음할게요.....

며칠후 모임이 있을 때...그 선배가 오더니.....전에 준 복사테잎 고마웠어....이런 것도 들어봐 첼로 선율이 참 좋아.... 하면서 큼직한 LP박스를 건네주는게 아니겠어요?

평소 좋아하던 선배였길래 아주 기뻤지만 선물 크기가 남들 다 보이게 아주 커서 쑥스럽기도 하고 여튼 좋았습니다. 건네주면서 던진 멘트가.......난 요요마가 연주한 CD를 듣는데..... CD가 비싸서(혹은 현재 자금 사정이 나빠서.....표현상의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확실한건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LP로 샀어....

다 좋은데 그냥 건네주지 왜 거기서 금전적인 멘트가...옥의 티였어요. ㅜㅜ

 

 

 

 

 

 

{0번 이미지 없음}


참고로 제가 선배에게 준 테잎은 015B 5집에서 리메이크곡인 슬픈인연을 부른 김돈규가 015B 활동 직후 발표한 솔로 데뷔작이었습니다.

처박혀서 십수년동안 플레이를 안했었네요. 이사만 수없이 같이 다니고....(vinyl 깨끗한 것 좀 봐....)

 

 

 

 

 {1번 이미지 없음}

선배가 선물해준 LP입니다.

당시에는 요요마의 CD보다 저렴했을지는 몰라도(2CD3LP의 두배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가치있는 vinyl입니다. 박스형식이구요. 3장의 LP로 되어 있고 6개의 면에 차례로 6개의 모음곡이 포진해 있습니다.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은 정말 vinyl로 듣는게 압권이지요. 최근 약 2년전까지만해도(다시 턴테이블을 사용하기전까지) 저에게 클래식 LP는 이거 포함해서 10장이 채 안되었던....어찌보면 저도 오랜세월 방치하고 있던 음반이었어요.

 

 

그 남자선배를 십수년간 한번도 본적은 없는데 우연히 들린 소식으로 서울 같은 구, 인접 동에 산다는 소식을 들었고 결국 2주전에 연락이 되어 명절 지나고 만나서 차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지....이제 완전 아줌마, 아저씨가 되었는데요. 전원일기에서 최불암이 양희경을 만나는 분위기가 되버릴지....ㅜㅜ

 

 

 

 

{2번 이미지 없음}

참으로 저에겐 드라마틱한 상황이 벌어졌지요.

Analogphonic에서 마이스키의 15년만의 두 번째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똑같은 박스형식으로 최근 발매했습니다.

(아마도 거꾸로 이사실이 선배에 대해 추억하고...소식을 알아보고 만나게된 동기부여가 된 것 같습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물흐르듯, 노래하듯 연주하는 스타일은 15년전의 녹음보다 오히려 더 낭만적인 것 같습니다.

마이스키의 가슴은 더 낭만적이고 더 젊어진것 같습니다. 외모는 저기 사진의 차이만큼 늙어버렸을지라도요. 선배와 저도 저만큼 늙었지만 아직도 그 시절의 감정은 생생합니다. 마이스키가 대신 그걸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ㅜㅜ

이건 저의 감상용이자 소장용이고....하나 더 구입해서 2월에 그 선배를 만날 때 이제 거꾸로 제가 선물을 할까 하는데요.

 

턴테이블이 없으면 어쩌나요? 턴테이블로 음악 감상하는 게 아주 드문일임에는 틀림없으니....

남편한테 상의해보니.....아마 그 요요마 CD고 뭐고 음반 다 팔고....지금은 건담 조립하고 있을거다....건담을 선물해라 조립하시라고...

으이구...상의한 내가 잘못이지....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은 어느 연주자가 연주해도 좋습니다. 그만큼 곡이 훌륭하지요.

카잘스의 연주가 원본격이고 다른 연주도 카잘스의 그것과 비교되곤 하는데요.

 

 

 

 

 

{3번 이미지 없음}


Pierre Fournier

푸르니에의 연주는 기품이 있습니다. 60년도이지만 음질도 꽤 훌륭하지요.

바흐가 의도한바의 연주는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강추합니다.

DG111에서 발췌한 CD 사진입니다.

 

 

 

 

 

 

 

{4번 이미지 없음}


Daniil Shafran

러시아 특유의 진중함과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많이들 좋다고해서 구입했는데 음반 자체가 현 특유의 소리를 잘 잡아내는 건지 의문입니다.

 

 

 

 

 

 

{5번 이미지 없음}


Anner Bylsma

빌스마가 원전악기로 연주한 음반인데요. ....깊은 울림이 좋지만 곡마다 음의 편차가 좀 느껴지고(레코딩 때문인가).....손은 잘 안갑니다.

Vivarte 박스에서 발췌한 CD 사진입니다.

 

 

 

 

 

 

{6번 이미지 없음}


Antonio Janigro

이탈리아 첼리스트 야니그로의 음반입니다. 어떤 곡은 부드럽고 어떤 곡은 힘차고 곡마다 연주스타일의 다양성이 엿보입니다.

기존에 들었던 바흐 무반주 첼로곡과 상당히 특이함이 느껴질 겁니다.

 

 

 

 

 

 

{7번 이미지 없음}


Janos Starker

박력있는 바흐 무반주라면 슈타커가 걸맞을 듯 합니다. 사후 발매된 EMI 박스에서 발췌한 CD 사진입니다.

 

 

 

 

 

 

{8번 이미지 없음}


Janos Starker

EMI 녹음보다는 머큐리 녹음이 좀더 괜찮은거 같습니다.

 

 

 

 

 

 

 

 

{9번 이미지 없음}


Mstislav Rostropovich

명성에 비해 늦게 무반주 녹음을 남긴 로스트로포비치입니다.

이 레퍼토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음반인 것 같습니다.(아마도 판매량도 이음반이 가장 높지 않을까 합니다.) 스케일도 호쾌하고 오디오적인 쾌감도 훌륭합니다.

슬라바의 최고 명연이라면 역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일테지만....바흐 무반주 첼로에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될 명연임은 틀림 없습니다.

 

 

 

 

 

 

 

{10번 이미지 없음}


Enrico Mainardi

가장 따뜻한 바흐 무반주 첼로라면 여기 마이나르디의 연주일 것 같습니다.(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 파르티타에서 시게티같은 느낌?) 여유가 넘칩니다.

마이나르디 DG 박스에서 발췌한 CD입니다. 무슨 4장에 걸쳐.....

 

 

 

 

 

 

{11번 이미지 없음}


Pieter Wispelwey

빌스마의 제자 비스펠베이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세 번 녹음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변화무쌍하고 그림이 펼쳐지는 듯 화려합니다. 강추합니다.

 

 

 

 

 

 

 

  그렇다면.....

 

 

 

 

 

 

 

 

 

35
Comments
2014-01-26 12:05:06

남편분 반응이 더 재밌네요 ㅎㅎ

WR
2014-01-26 12:09:07

늘상 저럽니다. 건담 조립세트를 선물하면 선배 얼굴이 어떨지....상상하기도 싫습니다.^^

2014-01-26 12:08:32

바흐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연주자별로 다 모으셨군요ㄷㄷㄷ

전 올려주신 음반 중에서 프르니에의 연주를 라이센스 LP 박스로 가지고 있네요...
근데 음반 프레싱 상태가 완전 헬이라ㅠㅠ
바늘이 좌우로 춤을 추면서 재생이 되는ㅠㅠ

WR
2014-01-26 12:10:11

아직 멀었죠....계속 모을거에요. 저 레퍼토리는....
LP로 많이 재발매 되면 좋겠어요.

2014-01-26 12:19:31

프차에서 흘려지나가기엔 너무 아까운 글이네요. 괜찮으시면 뮤직 이야기 코너에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WR
2014-01-26 12:22:39

잘 보셨다니 감사드립니다.

2014-01-26 12:19:35

ㅋㅋㅋ 건담을 참 사랑하시는 남편분.^^

바흐야 곡 자체가 너무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누가 연주해도 좋긴 한데...개인적인 취향으론 좀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 선배분이 피어스 브로스넌처럼 멋지게 나이 먹었을수도 있겠죠.^^

WR
2014-01-26 12:24:18

진짜 피어스 브로스넌이나 조지 클루니같이 변해 있으면 좋을거 같아요. 저도 피부 관리 좀 하고 준비해야 되겠어요.

2014-01-26 12:26:27

2월의 만남 후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WR
2014-01-26 12:28:01

넵....다른 글 올릴때 간단 후기 첨부하겠습니다.

2014-01-26 12:49:28

성음에서 나온 마이스키 박스가 아마 9,000원 이었죠.
오아시스는 엔젤 라이센스 권리를 갖고 클래식은 발매안해 욕, 바가지로 먹다가
뒤늦게 칼라스,카잘스,등등 1년쯤 활발히 출시하다가 직배가 되어 망했던 기억이ㅠㅠ
그땐 모든게 열악했던 시절인데 풍족한 지금보다 더 열정이 있었던것 같네요.
아무쪼록 선배님도 계속 음악을 들으셔서 좋은얘기 하시길 바라고 좋은글 자주 봤으면 합니다.

WR
2014-01-26 12:57:35

네....그때는 정말 음반사들이 음악 본연의 열정이 더 있었던거 같습니다.
지금 음반사들의 입장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는데요. 음악애호가들과 생각의 갭이 지금은 상당히 큰 거 같습니다.
저도 그 선배가 음악 열심히 들었던 그 시절과 변함이 없었으면 해요.

2014-01-26 12:57:19

남자는 건담이죠.
PG나 MG는 너무크니 RG시리즈를 추천합니다.

WR
2014-01-26 12:58:52

헐....한번 물어는 볼게요. 건담 조립같은거 해보셨냐고...^^

2014-01-26 13:07:54

제게는 버스펄베이의 첫번째 녹음이 끝판왕 이었던거 같아요..
LP에서 CD로 전환 되던 시기에 미지의 음반회사(당시에 마이너 레이블은 지금처럼 흔하게 접하지 못했으니..)에서 나온 거칠면서도 섬세한 연주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네요..

WR
2014-01-26 13:18:23

클래식 애호가분들이 그래도 첫번째 녹음보다는 두번째 저 녹음을 인정하는거 같아서 저걸로 구입했었지요. 기회가 되면 첫번째 녹음도 접해야겠네요.

2014-01-26 13:20:31

저는 가장 좋아하는 음반은 로스트로포비치의 EMI 음반인데, 쟝 귀엥 퀘라스 과 스티븐 이셜리스 를 요새는 가장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둘 다 어느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말씀하신대로 '중용' 의 미를 잘 보여주는 음반인데, 퀘라스 쪽이 좀 더 낭만적이라면 이셜리스 쪽은 좀 더 학구적이라는 느낌입니다. 이셜리스는 첼로 연주에 있어 저에게는 일종의 롤 모델인데요,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저같은 초짜들도 아주 좋은 교과서같은 분이지요. 특히 마스터 클래스 영상보면 이 분은 연주자로도 탑 클래스인데, 선생님으로도 너무 훌륭한 것 같습니다.

기회 되시면 Hyperion 에서 출시된 이셜리스의 음반도 한번 들어보세요 ^^.

WR
2014-01-26 14:02:50

네...추천 감사드립니다. 무려 닉네임이 첼로팬님이신데요. 반드시 접해보겠습니다.

2014-01-26 13:33:46

테잎으로 들어도 좋아요~^^

WR
2014-01-26 14:03:49

크헉....이렇게도 나왔었군요. 보물스럽습니다.

2014-01-26 14:09:37

바흐의 첼로 조곡의 집대성이군요...
저도 몇 개 갖고 있습니다만은 이젠 LP도, 테이프는 더더구나 추억이 되었지요.
님의 추천음반인 아르모니아 문디 판은 처음 접하네요...
헌데 아직 턴테이블을 가지고 있을까요...
하지만 있고 없고를 떠나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WR
2014-01-26 14:15:02

그렇겠지요?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 선물의 상징성으로 좋을 거 같아요. 물론 극단적으로 음악을 여전히 아주 좋아하고 있고....vinyl도 수집하면서 턴테이블로 즐긴다면 베스트이지만....턴테이블이 없어도 뭐 어쩌겠어요. 그 고민은 제 영역이 아니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원래 선물은 선물하는 사람이 주고싶은 것을 주는 것이라네요.

2014-01-26 14:20:17

바흐의 무반주첼로슈트, 골드베르크변주곡은... 모아도 모아도 끝이 없죠...^^;; 다닐샤프란은 동구 쪽에서는 레전드로 통하지만 녹음퀄리티 자체가 좀 떨어져서 그런지 명성 만큼 감동을 받진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예전 학생시절에 비해 음반구매량 자체는 훨씬 더 많이 하고 있지만, 정작 감상은 거의 못하고 있다는...-_-;; 예전에 500원짜리 빽판 1장도 정말 마르고 딿도록 들었었는데...

WR
2014-01-26 14:30:03

그때는 음반 속지를 수도 없이 읽고 그랬는데요. 감사합니다.

2014-01-26 14:55:46

개인적으론 앙드레 나바라를 살짝 권해드리고 싶네요.

WR
2014-01-26 15:03:22

쎄게 권해주세요.^^
프랑스에는 명 첼리스트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푸르니에가 언급될때 토르틀리에, 나바라가 자주 언급되는데요. 어떤 운궁을 들려줄지 궁금합니다.

2014-01-26 15:17:59

저는 모리스 장드롱을 좋아합니다.

WR
2014-01-26 15:40:59

들어보고 싶습니다. 수입반 입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4-01-26 15:53:08

이거 완전 건축학개론인데요^^
아직 결혼전이라 잘 모르겠지만 남편분이 남몰래 질투하시는건 아닌지...
선배 분 만나실 후기도 기대됩니다 ㅋ

WR
2014-01-26 16:35:17

남편은 질투할만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요...그런 정도로 질투가 안되지요.....결혼전이라면 아직 잘 모르실거에요. 설명드려도...

2014-01-26 20:52:23

모리스 장드롱도 소장해 주세요

WR
2014-01-27 09:15:39

네...그렇게 하겠습니다.

2014-01-26 22:03:58

저도 Gendron추천. 제일 무난하고 춤곡의 리듬에 맞는 연주라 생각됩니다.
나이들면서 디테일에 과도하게 집중한 연주를 점점 멀리하게 되더군요.
큰 틀에서 마음에 평안을 주는 연주가 더 마음에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장드롱의 연주는 참 편하게 들을 수 있는듯 합니다.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도 화려한 로스트로포비치보다 소박한 장드롱의 연주가 더 좋더라구요.

WR
2014-01-27 09:16:22

알림 신청해놨는데 입고가 잘 안되더라구요.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드롱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도 들어보고 싶네요.

2014-01-28 13:40:06

아쉽지만 youtube라도...
http://youtu.be/QEEtgESxV2E
유튜브 처음에 나오는 사진이 이 소나타가 들어있는 필립스 Early Years표지입니다.
오히려 LP가 더 구하기 쉬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예전 국내 라이센스로 나온 엘피로 맨처음 이 곡을 접했었거든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