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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21세기에 만난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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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01 21:48:24

저는 블루레이가 나오고 나서 홈씨어터를 꾸미면서 스피커나 앰프 등을 만나게 되었던 사람이라 음악을 잘 듣던 사람도 아니었고 블루레이나 DVD가 200~300장이면 CD는 20장 있을까 말까 하는 환경에서 DP를 만나서 HiFi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CD도 잘 안 사던 사람이라 LP는 더더욱이 관심 밖이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제가 DP에서 여러 가지를 막 배우고 있던 시절에는 HD Audio가 막 나오던 시절이었고 무손실음원이라는 개념이 막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를 사는 저에게 LP라는 것은 먼 옛날에 사라진 공룡과 같은 존재였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홈씨어터로 음악도 들어 보고 하다가 음악을 듣는 것에 대한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좀 더 나은 스피커와 인티앰프 그리고 DAC등을 만나게 되어 영화보는 시간보다 음악 듣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2년 정도 전에 강릉의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에 가서 처음으로 바늘이 골을 따라 울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디지털처럼 깨끗한 소리를 분명히 아니었지만, 100여년 전의 소리는 CD등과는 다른 울림과 뭔가 시원한 느낌을 주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나중에 하이파이 하시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그것이 개방감이라고 하더군요.

 

그저 지나간 구닥다리라고 생각했던 LP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첫번째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오디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시간이 계속되어 보는 눈과 듣기 귀가 조금 더

성숙(?)해져 갈 무렵 몇년 만에 친척 어른신을 만나러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몇 번을 방문했을지 모르는 그 친숙한 어르신 댁에 지금까지 안 보이던 무언가가

보이더군요. 아캄 CD플레이어, 맥킨토시 인티앰프, Revox턴테이블, 오르토폰 카트리지와

JBL 4312....

 

쪽방에는 젋은 시절 출장길에 하나씩 사 모으셨다는 노란딱지 도이체그라마폰 LP들이

수십 장이 무심하게 놓여져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그 가치를 알아 본 것이지요.

 

몇년 전 설날에 처음으로 매킨토시 인티앰프의 포노단으로 JBL 4312가 울리는 LP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 따뜻한 소리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시스템이 오래되고 잘 쓰지 않은

연고로 아주 훌륭하진 않았지만 LP소리가 어떤 것인지 맛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기회가 될 때마다 그 친척댁에 찾아가서 몇 차례 LP를 들을 수 있었고

매번 친척집에 가서 외양간을 나온 송아지 같이 (와이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아하던

저를 보고 측은하게 여긴 마눌님께서 예산편성을 허락하시어 집에서 아날로그 시스템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글 제목처럼 저는 21세기 들어서 LP를 만나게 된 것이죠.

 

제가 쓰고 있는 오디오가 대단히 비싸거나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CD와 LP소리는 분명히 다른 것으로 느껴집니다. 풍성하고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특히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현악기의 소리가 좋습니다.

 

그런데, 21세기에 LP를 만나다보니 처음에는 LP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왜 이제서야 만나게 된겨 ㅠㅠ"라고 한탄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제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즈음부터 yes24같은데서 LP전문관도

생기고 세계각지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을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살 수 있게 되어 사진처럼

중고 뿐만 아니라 신품 음반도 어느 정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고음질 음원이 나오고 Disc매체도 없어져서 스트리밍 서비스나 NAS에 저장된 Data로써

모습을 변화시켜 가고 있는 시대에 뒤늦게 LP를 만나서 때로는 기계적인 문제에 봉착하기도

하고 (수평잡기, 톤암 조정하기 등등 초보에게는 너무 어려운 것들) 판에 붙은 먼지털기나

카트리지의 수명 등 디지털 기기에 없는 문제들을 만나게 되기도 했습니다만,

음악을 듣는 행위에 많은 수고가 필요한 만큼 더 애정을 가지고 음악을 듣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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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2-01 14:18:05

원래 CD를 사모으던 입장이었는데... 힘들게 모았던 음반들이 죄다 도매급 박스로 풀리고 SACD마저 털려서 고음질음원으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거 보면서... 일찌감치 디지털 미디어를 수집하는데 대한 미련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LP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어느날 리이슈 전문레이블에서 만든 고음질 음반을 한번 들어보고는 그 이후로 주~욱 LP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컬렉터로서 만족감도 훨씬 높구요... 적어도 초판, 재판에 따른 프리미엄이 구분되기 때문에 나중에 뒤통수 얻어맞을 일도 없고...

WR
2016-02-01 14:23:35

Analogue Productions에서 나오는 RCA Living Stereo음반 (이게 복각인가요?)들이 참 좋더라고요. 때깔도 곱고 소리도 참 깊은 것 같습니다. 엔트리급에서도 저런 소리가 나는데 더 좋은 기기에서는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다만 LP가 생각보다 물러서 흠집이 잘 나서 관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더군요.

2016-02-01 14:37:41

AP는 리이슈 전문레이블 중에서도 톱클래스입니다. 오리지널테잎을 리마스터링해서 새로 찍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다른 곳과 달리 200g 중량반을 고집하고 있는데... 180g과 200g(210g)의 차이에 대해서는 음반회사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르더군요.

2016-02-01 14:51:36

적어도 저에게는 후덜덜한 시스템들을 가지고 계시네요. 몇년전 아이들이 어릴때 턴테이블 고장난 이후로 아직 lp는 못듣고 있습니다. 최소 2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턴테이블이 아주 이쁜데, 평이 궁금합니다.

WR
2016-02-01 15:07:00

아날로그 기기에 대하여 평가를 내리기에는 제가 내공이 많이 부족하고요...^^ 일단 많이 안 비싸고 듣기 좋은 소리를 내 주는 기기입니다. (뮤직홀이라는 회사꺼고요) 카트리지에서 포노로 가는 케이블은 고정되어 있어서 쉽게 바꾸기 어려운 듯 하고 플래터가 금속제인데 자성이 있어서 MM 카트리지는 괜찮은데 MC 카트리지는 플레터에 붙어 버립니다. 미국에서는 아크릴 플래터가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는 안 들어와 있어 MC 카트리지 쓰려면 직구해야 할 듯 합니다. 부속품이나 톤암 등에 프로젝트사의 로고가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프로젝트사의 제품과 거의 비슷한 성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만...프로젝트 사꺼 들어본 적이 없으니 뭐라 하기 어렵네요.

2016-02-01 15:49:58

MC카트리지가 금속플래터에 붙는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전에 보니 아크릴플래터 국내에도 파는 곳이 있던데 사이트를 찾을 수가 없네요. 혹시 찾으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WR
2016-02-01 15:56:38

제 생각에는 프로젝트 텐테이블용 아크릴 플래터도 잘 맞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확인해 본 적이 없어 망설이고 있습니다.

2016-02-01 15:02:39

가지고 계신 턴테이블이 프로젝트 데뷔 카본인 것 같은데 전원스위치 위치가 제 것과는 틀리네요^^; 카트리지는 어떤 제품인지요? 저도 카트리지를 MC 계열로 바꾸면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한데 고민중입니다^^ 즐거운 하이파이 생활 하시길...

WR
2016-02-01 15:10:43

위에 댓글에도 적혀 있습니다만, 뮤직홀 2.2라는 기종으로 프로젝트사의 부속으로 만든 것인 듯 합니다. (세팅용 도구도 프로젝트제가 들어 있습니다.) 이 회사 상위 라인업을 카탈로그로 보면 프로젝트사의 비슷한 급들하고 톤암 등이 동일한 것이 많이 있는 듯 합니다. MC는...플래터에 철썩 달라 붙어서 아직 확인 못 해보았습니다. 덕분에... 오르토폰 MC Quintet Blue를 구매해 놓고 저넘의 플래터 때문에 봉인 중 입니다. ㅠㅠ

2016-02-01 15:51:24

프로젝트 부속을 써서 닮았군요^^ 안타깝네요 ㅠㅠ

WR
2016-02-01 15:32:43

지금 카트리지는 Clearaudio의 Aurum Classic이라는 MM 카트리지입니다. 원래 붙어 있던 카트리지는 골드링이라는 영국회사의 것입니다. (8~9만원급)

2016-02-01 15:54:20

정보 감사합니다. 제 껀 미국 구입이라 Ortofon 2M Red가 장착돼 있는데 어느 것이 좋으려나요? 저는 잘 몰라요^^;

WR
2016-02-01 16:50:23

클리어오디오꺼 쓰기 전에 원래 붙어 있던 골드링제 MM(Elan이란 이름인 듯)이랑 Rega의 Bias2 써 본게 전부라서...2M계도 한번 들여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아직 들어본 적은 없네요

2016-02-01 15:05:36

저도 어렸을적 친구집에서 듣던 크리스버그의 lady in red 소릴 잊지 못합니다 비록 cd보다 조악했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십여년전 lp붐이 일기전 헌책방 앞에 놓인 레코드 한무더기를 보고 아날로그에 입문했습니다 인켈의 십여만원되는 턴과 캠브리지오디오의 저가 포노앰프를 인티와 연결했는데 또 새로운 세상이 열렸죠 잘세팅된 아날로그는 장작타는 소리는 커녕 시디처럼 깨끗했습니다 그리고 회현상가에서 달마다 푸는 수입반중고들에서 또 한번 신세계가 열렸죠 이삼십년전 아날로그시대의 음반은 그때 맛을 디지털로 못살리는것 같습니다 뒤이어 엘피붐이 일면서 중고음반들 가격이 치솟고 아이낳고 잠시 쉬고 있습니다 이제는 해외구매도 용이해서 시간이 지나면 구하기 어려운 음반도 있지만 조만간 아이들이 크면 제대로 기기 들이고 즐길날을 기다립니다

WR
2016-02-01 15:14:43

저도 LP는 노이즈가 껴서 지저분한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판을 좋은 시스템으로 틀었을때 너무나 정숙해서 놀랐었습니다. 지금도 LP듣기 전에 LP닦는 통을 사서 손으로 열심히 돌려가면서 닦은 다음에 듣고 있습니다. 돈이 많으면 자동세척 기계를 들이고 싶은데 구조나 하는 일에 비하여 너무나도 고가라서 그냥 LP닦는 통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2016-02-01 15:12:45

흥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LP를 조금 수집하다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 CD로 전향했고 이제는 딱히 새로 앨범을 모으지는 못하고 있는데요, 요즘 LP 붐(?) 을 보면서 가끔 조금 좋은 시스템으로 LP를 들었다면 남들이 말하는 소리를 느낄 수 있었을까 궁금해 지더군요. 언젠가 화학자님처럼 LP의 맛을 느끼는 날이 오기를...

WR
2016-02-01 15:23:41

저도 지금의 system의 아닌 기함급 system에서 잘 클리닝된 LP판을 돌리면 어떤 소리가 날까 매우 궁금합니다. 지금은 뭐랄까 좀 자신이 없네요. 수직은 잘 맞았는지 수평은 똑바로 잡힌 건지...침압계는 가지고 있는데 다른 부분은 시력도 나쁜데 눈으로 맞추고 있어서 Setting이 제대로 되어 있는 소리인지...솔직히 조금 불안하기도 합니다.

2016-02-01 21:48:24

뮤지칼 피델리티가 요샌 저렇게 흰색으로 이쁘게 나오는가보네요 90년대 초에는 시커먼색밖에 없었지만 꽤나 좋은소리를 내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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