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LP 레이블 소개 (Music Matters)
LP를 시작하면서, 몇가지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CD나 LP로 이미 가지고 있는 앨범을 또 구매할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
그리고 어떤 판본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수많은 논란이 있습니다만
저는 LP의 오리지널 마스터의 수준과 프레싱의 퀄리티, 그리고 좋은 오디오 시스템이 받쳐준다면 무한대의 아날로그 정보 전달이 가능한 LP가 적어도 CD 보다는 훨씬 더 큰 음악적 쾌감을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계측적 우수함이 아닌, 정서적 만족감의 우위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말 좋아하는 앨범의 경우 CD가 있어도 LP로 또 사게 됩니다. 저에게는 다른 음악이니까요.
또한 LP에는 수많은 판본 (나라/시기/레이블) 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레이블의 프레싱이 음질이 뛰어난지를 따지다보면 시간적/금전적 소모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돈을 날리기도 하지만, 돈값을 넘어서는 보물을 건질 때도 있지요.
예를 들어, 블루노트에서 발매한 Sonny Clark의 초특급 인기 명반 <Cool Struttin'>의 경우 총 63개의 CD/LP 발매가 보이고, 그중 39개의 LP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 중 맨위에 보이는 초판 (master release)의 가격은 찾아보니 약 250만원 정도 되네요. 음질이 100배 좋아서라기 보다는 그야 말로 기념비적 의미겠지요.
이런 골치아픔 때문에 문제에 봉착했다고 표현했지만 반면 음반 콜렉터들에겐 이런 짓거리 자체가 즐거움이기도 하죠.
저는 원반, 초반을 구입할만큼의 경제적 능력이나 관심은 없는 편이고 나름의 합리적인 선택 여정을 합니다. 싸고, 만듦새 좋고, 소리 좋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최근 제가 가장 선호하는 re-issue 레이블이 몇몇 있습니다만, 그 중 최고는 Analogue Productions, 그리고 Music Matters 이렇게 두 레이블입니다. 두 레이블은 발매하는 레이블과 취급하는 장르가 다르고, 음질적 경향 역시 다르지만, 이 두군데서 발매하는 음반들은 일단 믿고 사도 될만큼 명반이고 음질적으로 뛰어납니다. 블루노트만 발매하는 Music Matters와는 다르게 Analogue Productions의 레퍼토리가 더 많습니다. 재즈는 Prestige 가 대표적이고, 블루스와 록음악까지 나오니까요.
서론이 길었던 이유는 바로 Music Matters (이하 MM)라는 레이블을 소개 하기 위함입니다.
블루노트가 UME (유니버셜 뮤직 엔터) 산하로 넘어가고 다시 LP붐이 일어나면서 블루노트의 명반들이 75주년 타이틀을 달고 공식 레이블로서 LP를 찍어내고 있습니다만, 이 버젼의 블루노트 음반 몇개를 산 이후로 다시는 거들떠 보지 않습니다. 허술한 커버 재킷과 프레싱 마감, 무엇보다 고르지 않고, 재즈 녹음의 생동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음질 때문입니다. 앨범 한장에 25,700원인가요?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소리내기에 급급하더군요. 돈 아깝습니다.
(속지가 저렇게 생긴 것이 최근의 블루노트 리이슈 Vinyl입니다만 비추천합니다)
MM의 음반은 한장에 $39.95~$64.65 니까 48,000원 ~ 78,000원으로 최근 이슈판보다 2배에서 3배 정도 더 비싸지만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합니다. 앞서 Sonny Clark의 앨범 250만원 보셨죠! 상대적 가치를 다시 따져보면 $39.99 에 Sonny Clark의 <Cool Struttin'>을 '저렴하지만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는 겁니다.
http://www.musicmattersjazz.com/Sonny-Clark-Cool-Struttin-Blue-Note-Vinyl-33-RPM-p/33bst-1588.htm
비교 불가한 음질 + 만듦새(완벽한 게이트폴드 하드커버와 프레싱 퀄리티) + 특유의 내부 사진
이 3박자가 MM음반의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MM은 모든 앨범을 Gatefold로 제작하고, 오픈하였을 때 그간 다른 음반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을 넣어두는데. 이것이 초판의 오리지널리티를 다소 해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MM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새롭게 구축해가며 그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무엇보다 음질.
제가 겪어본 re-issue 레이블 중 단연 최고입니다.
촉촉한 공기를 머금은 듯한 공간감의 표현과 초저역~초고역의 음역대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깔끔한 배경, 무대, 악기 소리의 구분이 완벽합니다. 앞서 언급한 Analogue Poductions 와의 차이라면, AP 의 경우 중저역의 에너지에 더 치중해있어서 박력이 있는 편이고 MM은 섬세한 디테일이 더 살아있습니다. AP는 소리가 공간을 다 밀어내 채우려하고, MM은 공기와 소리의 공존을 중요시합니다. 누가 더 뛰어나다 할수 없이 둘다 좋습니다.
33 1/3 rpm, 45 rpm 로 나오고 있는데 저는 가격이 더 저렴하고, 덜 귀찮은 33 rpm을 선호하지만, 45 rpm은 또 다른 신세계를 열어준다고 하는군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킷 퀄리티, 게이트폴드 유광하드커버)
(폴더를 열면 현장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귀한 사진들을 실려있다)
역시, 어제 감상한 Kenny Clarke, Francy Boland and Company 의 <The Golden 8> 이라는 음반을 듣다보니, 단돈 5만원 남짓으로 이런 '완벽한' 사운드의 리이슈 LP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이 음반은 상태좋은 과거의 release는 아예 구할 수 없거나 찾더라도 수십만원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이죠.
도대체 저 레이블은 뭣 땜에 저렇게 비싼거야? 라는 의문을 가지졌던 분이나,
고급 턴테이블과 포노앰프를 구축하고 제대로된 LP 사운드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도전해 보세요.
후회 안하실 겁니다 ^^
참고로 www.elusivedisc.com 혹은 www.musicmattersjazz.com 에서 직접 구입하셔야 합니다.
(일부 타이틀은 메타복스라는 사이트에서 수입해 팝니다만, 판당 몇만원 더 내셔야 합니다)
즐음!
JazzJ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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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의 의미와 일부 블루노트의 초기 음반들은 음반의 재질이나 뭐 그딴게 의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당시 음원과 가깝게 들을 수 있는 거라 해야 할까요..
암튼
좋은 음반사 소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