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 배트맨 대 슈퍼맨 (배트맨 / 렉스 루터 설정에 관하여)
전 다크나이트 3부작을 좋아합니다.
21세기 최고의 3부작으로 생각함은 물론, 극장에서 보면서 눈물이 맺히기도 했죠.
비교될 자격이 있는 3부작은 대부같은 명실상부한 고전들 뿐이라고 볼 정도로 말이죠.
뭐,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를 더 좋아했단 점이 함정이긴 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번 작품. 솔직히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몇가지 스토리가 맥락없이 이어지고, 내러티브가 상당히 혼동되어있습니다.
또한 시간 순서로 편집된 것도 아닙니다. 비평적으로 엉망인 것... 충분히 이해되더군요.
게다가 자막도 개판입니다. 결과적으로 오역입니다.
의역을 해야할 부분은 직역을 하고, 직역을 해야 할 부분은 의역을 하였으며, 중요했을 대사의 단어 중 일부는 아예 번역을 안 했습니다. 이러니 캐릭터 이해가 더욱 안갈수밖에요.
문제는 이 작품의 위치가 다른 시리즈에 비교하면,
'아이언맨2' 내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위치에 들어가는 시리즈라는 겁니다.
즉, 후속편에 종속되어, 다른 시리즈에 등장할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기능까지 동시에 추구한다는 거죠.
30분이 추가된 확장판 발매가 확정된 바이기도 하니, 편집과정에서 내러티브가 희생된 작품일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후속편에 해당하는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상당한 내러티브 보강이 필요함은 당연하고요.
다만, MCU와는 달리 일부 설정 소개가 안된 상태라, 이 상황이라면 다소 위험성이 있어보입니다.
(뭐 차기작인 수어사이드 스쿼드나, 원더우먼에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전 일부 관객이 지적하는 흥행불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크로스오버는 DC팬들에게 있어 수십년을 기다려온 프로젝트입니다.
이들의 크로스오버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여러 감독에 의해 기획되었던 바 있습니다.
팀 버튼, 볼프강 패터슨, 조지 밀러 등...
게다가 많은 관객들이 배트맨이나 원더우먼의 장면은 칭송하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미의 관객은 단순히 예고편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경우도 있습니다.
즉, 이 부분만으로도 극장을 찾을 관객이 많을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저 개인적으로 이미, 중복되어 감상되었고, 이후에도 몇번 반복 다시 볼 생각도 있습니다.
블루레이도 당연히 구매예정이고요...
솔직히... 북미에서 기록을 세우나, 정작 해외수익은 상당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 중입니다.
후일 이 작품에 등장했던 쿠키에 해당하는 요소는 상황을 조금 지켜보고, 필요하면 따로 정리할 생각도 있습니다만.
진짜 쓰긴 할런지...
이 글에서 제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배트맨과 렉스 루터의 설정입니다.
사실 예상했던 요소입니다. 다크나이트 3부작이나, 슈퍼맨 리턴즈 같은 작품들이 최근에 나왔으니, 이 설정에 종속되어 해석하는 관객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말이죠.
이 점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1. 미국 만화는 여러 작가가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같은 캐릭터들을 다루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또는,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캐릭터 묘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수퍼맨 리턴즈는 60-70년대의 슈퍼맨 설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지금은 21세기...
당연히 설정이 바뀐 상태입니다.
3. 다크나이트 3부작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리얼리즘과 몇몇 오리지널 설정들, 이에 더하여 3부작을 완성시키기 위한 묘사로 인해 완성도는 높아졌으나, 역설적으로 캐릭터가 단순해져 버렸습니다.
배트맨과 렉스 루터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왜곡된 자막때문에 지나치게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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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루터
렉스 루터의 목적은 슈퍼맨의 제거입니다. 그 이유는 엄밀히 일종의 질투...
이게 현 렉스 루터의 기본 설정이며, 배트맨의 조커와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입니다.
1990년대 이후 설정된 렉스 루터는 MCU 의 캐릭터와 비교하면, 타락한 소시오패스 토니 스타크입니다.
부모의 학대 속에서 성장했으며, 자신이 천재임을 확신한 나르시즘에 빠진 소시오패스.
천재성을 바탕으로 거대 기업 렉스콥을 성장 발전시키지만, 이 이면에는 자신이 '신세계의 신'과 같아지려는 야망이 포함됩니다. 그런 그의 앞에 진짜 신과 같은 힘을 지닌 슈퍼맨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질투심에 미쳐버린 렉스 루터는 폭주를 시작한다. - 이게 현재의 기본설정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렉스 루터'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인류를 자신보다 미개한 존재로 인식하며,
목적 내지 최종 결과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시오패스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영화 상의 렉스 루터는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두고 이해하셔야 합니다.
영화 상에서 배트맨과 슈퍼맨 모두 렉스 루터에게 철저하게 놀아났습니다.
즉, 의도적으로 정보를 노출시켜, 클립토나이트를 탈취하도록 유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배트맨을 이용한 차도살인지계 또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공멸.. 이겠네요.
다만 이번 영화만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황상 렉스 루터는 현재 메인빌런으로 추정되는 '다크사이드'를 알고 있습니다.
그럼, 렉스 루터는 다크사이드의 부하일까요. 아니면 그를 대비하려는 것일까요.
가능성 1) 부하...
다크사이드의 적대적일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사전에 말살하려하였다.
다른 히어로들에 대한 추적은 이를 위한 것이다?
가능성 2) 적으로서의 대비...
렉스 루터는 배트맨과 동일한 미래(?)를 보았고, 가장 큰 위협이 될 슈퍼맨을 제거하려하였다.
초능력자들에 대한 추적은 그들을 무기로 통제하여, 조직을 구성하려 한 것이다?
렉스 루터는 2가지 중 그 무엇도 될 수 있습니다. 다크 사이드를 어느 시점에 알았는가도 중요한 요소일 수 있고요.
다만... 전 렉스 루터가 '배트맨 = 브루스 웨인'인 것은 정작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알아도 무방하긴 한데, '배트맨 주식회사' 형태로 알고 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브루스 웨인이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는데,
정작 이름이 같다는 것은 잡아내지 못한 것이 의아해서요.
배트맨 주식회사는 코믹스에서 나왔던 개념으로 '브루스 웨인'이 자신의 회사가 배트맨을 지원했음을 선언하고, 전세계의 비초능력자 히어로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한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연재된 시리즈입니다. 물론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이나 이 점을 웨인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하에 숨겨버린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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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 브루스 웨인
상실에 대한 영원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미친 인간 최강자.
'박쥐가 나를 빛으로 인도한다.'
이게 박쥐를 공포로 생각한다고 보이세요. 박쥐 공포증 설정이 사라진 겁니다...
사실 제가 NEW 52설정은 잘 몰라서, 미묘하지만... 그래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통상적으로 21세기 배트맨 원작설정은 일반적으로 이러합니다.
1. 토마스 웨인과 마사 웨인 부부 살인은 영구미제사건입니다.
2. 브루스 웨인는 부모 장례식장에서 울면서 뛰쳐나가다가 박쥐 동굴에 추락합니다.
브루스 웨인에게 박쥐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닙니다. 작가가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공포가 되기도 하지만, 구원 또는 징벌, 죄책감의 상징이 되기도 하죠. 심지어 뱀파이어 내지 악마인 경우도 있고요.
즉 오프닝 묘사는 '우리는 다크나이트 설정은 완전히 버립니다.'라는 선언과 같습니다.
부모 살인 장면을 재구성하고, 브루스 웨인은 울면서 장레식장을 뛰쳐나갔다가 동굴에 추락합니다.
동굴 속의 박쥐는 그런 브루스 웨인을 빛으로 인도하죠.
영화는 끊임없이 브루스 웨인의 트라우마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자막이 이러한 의미를 박살내고 있던군요. 결과적으로 결말마저 왜곡되었고.
1) 메트로폴리스 전투 당시 구조한 아이는 부모를 잃었습니다.
2) 스콧 맥네이리가 연기한 웨인사의 직원 '키피'의 편지는 완벽한 오역입니다.
'이걸 네 직원을 죽였어'로 번역하다니. 물론 가능한 해석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역입니다.
'넌 너의 가족을 죽인거야...' 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렉스 루터의 장난이었지만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족'입니다.
브루스 웨인은 가족이 없습니다. 알프레드의 발언 역시 이러합니다.
후손에 남길 것은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곧바로 투덜되며 가능성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슈퍼맨을 죽이는 것이 왜 '유산'일까요.
브루스 웨인이란 캐릭터 자체가 가족에 대한 상실감에 뭉쳐진 인물이며, 동료들을 잃어가며, 절망에 빠진 속된 말로 미친 놈입니다. 즉 브루스 웨인 (배트맨)은 자신이 슈퍼맨으로 인해 가족을 상실한 자들을 대변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게 배트맨이 슈퍼맨을 적대하는 근본원인입니다.
그럼 '마사'라는 이름은?
이것도 오역입니다. 이번에는 직역이 되었기에 오역이 되었습니다.
미국은 부모도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은근히 많습니다.
처음 이름을 부르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 또는 '엄마'로 대체되었어야 합니다.
즉. '마샤. 엄마를 구해야돼'가 되었어야 합니다. 전투가 중지되는 것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브루스 웨인의 어린 시절 절망의 순간이 반복되며, 감정이입이 영화상 지속됩니다.
'니가 그 이름을 어떻게 알아.'
뛰쳐 들어온 로이스 레인이 수퍼맨을 감싸며 이야기합니다.
'이 사람 어머니 이름이에요.'
이내 배트맨을 뒤로 멈칫하듯 물러나며 비명을 지르며 창을 던져버립니다.
또다른 가족을 붕괴시킬 뻔한 것을 인지한 겁니다.
배트맨은 슈퍼맨에게 우주선을 갈 것을 지시하고 자신이 그의 모친을 구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머니가 위험하다는 슈퍼맨에게 이야기하죠.
'Tonight (오늘밤). 네 어머니는 죽지 않을꺼야 !'
번역안되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단어입니다.
'오늘밤 네가 어머니를 잃을 일은 없어'란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투는 배트맨의 폭주입니다.
사실 이는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 패턴 중 하나인데, 속된 말로 광전사 모드로 들어가버린 겁니다.
배트맨에게 있어, '마사 켄트'를 납치한 범인들은 부모의 살인범과 같습니다.
자기들도 모르게 배트맨의 트라우마를 건드렸고, 그 결과 몰살되어버린겁니다.
감히 나를 이용하고, 가족을 납치하여 살인을 유도한 자들.
그것도 마사란 이름을 가진 한 어머니를...
배트맨이 광기에 빠져있는 것은 이미 쓰러진 악당마저 반복적으로 두들겨패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사 켄트를 구한 후 이야기합니다.
영화대사 자세히 들어보시길. 'Friend' 와 'of Your Son' 사이에 짧는 침묵이 있습니다.
'당신 아들의 친구'라는 표현은 대본상으로는 오역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영화상의 뉘앙스를 완전히 무시한 오역입니다.
'Friend'는 '마사 켄트'를 구조한 후, 안심시키기 위해 한 대사입니다.
난 당신의 적이 아닙니다. 당신을 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란 의미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정리하곤 'of Your Son'을 덧붙인 게 됩니다.
그리고 렉스 루터에게 전화를 걸죠. 잊지 마세요. 로이스 레인도, 클락 켄트도 아닙니다.
'렉스 루터'입니다.
배트맨은 '렉스 루터'와 '슈퍼맨'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모릅니다.
배트맨은 슈퍼맨을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는 우주선으로 보냈습니다. 렉스 루터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정보가 배트맨에게 전달된 적이 있던가요.
그 상황에서 배트맨은 '마사 켄트'를 납치한 주범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곧 찾아가마'라고...
마지막엔 감옥에 갇힌 '렉스 루터'에게 낙인을 찍으려했습니다.
'배트맨의 낙인'은 사형선고와 같다고 영화상에서 언급됩니다. 죄수들이 그 범죄자를 살해한다고 하죠.
렉스 루터를 죽이려 하였다는 억측도 가능해집니다.
그자로 인해 한 어머니(마사 켄트)가 아들을 잃었고, 한 여성(로이스 레인)이 연인을 상실했습니다. 또다시 가족의 상실이 발생한 거죠...
배트맨의 행보는 철저하게 가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석되어야 합니다.
직원을 포함한 나의 사람은 모두 나의 가족과 같습니다. 그러나 상실의 아픔 때문에 어느 누구도 진정으로 옆에 두기를 거부합니다. 슈퍼맨의 전투에 휘말려 죽은 이들을 대변한다고 스스로 확신한 배트맨은 슈퍼맨을 제거하여 그들의 복수를 대신하려 합니다. 그러나 슈퍼맨이 반은 인간에 가까운, 인간들 곁에서 성장한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가 사라짐으로 인해 슬퍼할 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물러납니다.
자막이 이러한 뉘앙스를 완전히 뭉게버린 셈이죠.
영어 자막으로 다시 보아야 할 작품으로 생각됩니다만. 그러려면 2차매체가 나와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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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나를 빛으로 인도하는 걸로 꿈이 끝난다고 하면서 말도 안된다고 오히려 그걸 부정하지않았나요. 초반부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리고 이 영화의 루터는 애초에 그 렉스루터의 아들인 알렉산더 루터죠. 처음엔 자기 이름에도 렉스가 들어가 있음에도 아버지의 이름을 딴거라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죠. 원작에 있는 루터 주니어랑도 다르긴 하지만 완전 별개의 캐릭으로 보는게 나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