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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배트맨 대 슈퍼맨, 잭 스나이더의 뚝심 있는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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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3-27 13:46:57
 먼저 을 그리 재미있게 보지 못 했습니다. 은 잘 춰줘야 평작이란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판 받을 요소가 있는 작품인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 속 단점은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모습이며, 다른 히어로 영화 심지어 나 와 같은 작품들마저 공유하는 부분입니다. 첫 번째 단점은 산만함. 일단, 편집이 상당히 산만합니다. 이건 극장판을 봤을 때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편집에 플래쉬나 아쿠아맨의 모습을 억지로 집어넣다 보니 더 산만해졌습니다. 아니. 그 중요하고 긴박한 순간에 다이애나 프린스와 브루스 웨인이 그 동영상을 보고 있는 것도 결국, 편집의 문제라 봐야 하겠군요. 두 번째 단점은 배트맨과 슈퍼맨이 화해하는 과정을 너무 생략했습니다. 만약, 감독판에서도 이 과정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 한다면,  감독판은 감독판처럼 걸작으로 완성될 수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은 재미있습니다. 브루스 웨인과 클락 켄트를 히스테리컬하게 몰아가는 과정이 특히 재미있습니다. 브루스 웨인은 슈퍼맨이란 존재의 압도적 무게감과 끝이 보이지 않는 범죄와의 싸움 때문에 점차 '슈퍼맨을 타도하는 것만이 내가 세상에 남겨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지고 맙니다. 클락 켄트는 자신의 행동 모두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그 반작용을 접하고 회의감에 빠져들고 맙니다. 즉, 두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죄의식 혹은 착각 때문에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고 마는 셈입니다. 덕분에 영화의 관점은 아주 독특해집니다. 이 개봉했을 당시 '저 외계인들의 싸움으로 부서진 기물,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질문이 잦게 나왔는데, 이 2시간 가까이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줍니다. 사람의 시점에서 히어로들을 바라보는 거죠. 이 독특한 관점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 한 배트맨이 영화의 화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으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감상자로 하여금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자와 그를 바라보는 '인간' 양쪽을 모두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은 잭 스나이더의 연출 스타일이 잘 반영된 작품입니다. 공간을 비추는 구도나 슬로우모션의 활용 방식, 회상 혹은 꿈 장면의 독특한 플래쉬백 등에서 기존 잭 스나이더 특유의 기법이 자주 나타납니다. 다만, 액션 장면에서는 슬로우모션이 별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잭 스나이더의 영화이니 만큼 당연히 훌륭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액션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스케일이 작은 건 아니지만, 에서 슈퍼맨이 지구 전체를 날려버릴 것처럼 부수고 다녔던 걸 기억하고 에 같은 걸 기대한다면, 아주 실망할 겁니다. 잭 스나이더는 원래 처럼 '장엄하게' 부수는 걸 좋아하는 감독이 아닙니다. 장엄한 걸 부수더라도 장엄하게 촬영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의 연출 방식은 카메라가 캐릭터의 액션 동선에 맞춰서 쫓아가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카메라를 향해 행동을 취하는 것에 가까운 데다 '크게' 비추기보단 와이드 앵글로 캐릭터의 동선을 꼼꼼하게 나열하는 걸 중요시합니다. (여기서 이 영화를 마이클 베이의 영화와 비교한 평론가가 얼마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인지 드러납니다. 마이클 베이가 욕 먹는 가장 큰 이유가 액션을 날림으로 만들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말한 것처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론 극호입니다.

 

 을 과 같은 망작으로 분류하면서 해외, 국내 평론가나 네티즌들의 '나쁜 반응'만 가져와 폄하하거나, 좋게 평가한 평론가의 글도 나쁜 부분만 발췌, 편집해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무리가 보이곤 하는데, 거기에 낚이지 마시고 과감히 보시길 권합니다. 무겁게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절대 만만한 작품이 아니니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토론을 벌여볼 법하고, 가볍게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저 액션만 즐기고 와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쿠키 없습니다. 왠지 쿠키용으로 찍은 영상을 일부러 말미에 다 배치한 것 같습니다. 이게 조금 마음에 안 드는 게 쿠키 영상이나 다름없는 장면들 때문에 렉스 루터와 배트맨이 대면하는 장면과 렉스 루터의 오열이 약간 퇴색되었습니다. 한편, 은 개봉하기 전에 R등급(한국식으론 19금) 3시간 감독판이 결정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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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3-27 03:30:51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의식과 질문에 조금 더 주목했다면 지금보다 더 호평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지금 상영중인 극장판도 너무 좋았지만 30여분이 추가된 감독판이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2016-03-27 07:40:37

R 등급 감독판 너무 기대됩니다 !

2016-03-27 12:33:20

뚝심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당

2016-03-27 12:33:38

뚝심있게 추천하고 갑니당

2016-03-27 12:34:43

19금 감독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좋은 감상평 잘보고 갑니다

2016-03-27 13:46:57

감독판 기대해 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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