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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택시 드라이버(1976), 그리고...(사진,내용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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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29 20:15:44

이건 감상기도 아니고 해설이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긴 하지만 편의상 카테고리 분류는 '정보'라고 해두죠.  

 

 - 디피 메인에 실린 기념으로 사진과 내용 확장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올린건데 예상 외로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아서 원문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사실 이 글은 2년도 더 전에 써놓았던 글입니다. 이미 제 블로그와 다른 곳에 올린적이 있고요. 그때는 자발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 정리가 하고 싶어서 숙제하듯 자료 찾아 작품 관련 정보를 요약한거였죠. 

 

마침 올해가 [택시 드라이버]의 40주년이길래 2년 전에 써놓은 [택시 드라이버]관련글이 생각나서 원문을 살짝 손을 봐 디피에도 올린겁니다. 올리면서 [택시 드라이버]의 40주년 기념 행사 사진만 두장 추가해서 원문에 보탠것이고 나머지는 원문을 한 40프로 정도 축약해서 재편집한건데 이게 디피 메인에도 실리고 반응도 꾸준히 좋아서 늦은감은 있지만 원문에 가까운 분량으로 복구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디피의 영화게시판 회전률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하루도 안 지나 쪽수가 넘어가긴 하잖아요. 그래서 하단의 [택시 드라이버]관련 글 같은 경우도 원문에 들인 공을 고스란히 되살리기엔 작성자 입장에선 좀 억울한 면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하루도 못 가 검색률이 떨어지고 쉽게 잊혀질 시한부 게시물에 원문에 들인 정성을 되살려내기엔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개 게시판에 글 올릴 때 드는 어쩔 수 없는 심리이죠. 어차피 원문은 이미 2년 전부터 공개된 제 블로그와 다음까페 같은데 올려진 상태이니 중복 게시물은 좀 약식으로 올려도 상관없지 않나, 하는 마음도 들었고요.

 

2년도 더 전에 써놓은 글을 중복 게시한다는것에서 오는 민망함도 따라 붙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원문을 축소시켜 올린것도 있습니다. 또 네이버나 다음과 달리 디피는 사진의 대량 첨부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원문을 살려 올리기가 번거로웠죠. 따지고 보면 몇 분 차이지만 앞서 말했듯 게시판 회전률이 빠르기 때문에 원문 유지에 대한 책임감도 결여되기가 쉬워요. 거기다 2년도 더 지난 글을 바탕으로 재편집한것이기도 하고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올려서 게시물에 대한 반응에 놀랐습니다.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힘이겠죠.    

 

최대한 2년 전 제가 써놨던 글에 가깝게 복원을 시켰고 사진 분량도 거의 두배로 늘어났지만 내용은 현재 올리고 싶은 의도에 따라 축소가 불가피했습니다. 2년 전에 써놓은 글을 보니 굳이 같은 내용을 지금 그대로 올리기엔 내용이 너무 장황해서 낯뜨겁더군요. 아무리 재활용 중복 게시물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시점에서 올리는것이니 게시물의 방향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내용의 상당수는 [택시 드라이버]의 C.E dvd 서플먼트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상당히 잘 만든 dvd이죠. 디스크 메뉴 구성도 뛰어나고 내용도 굉장히 알찹니다. 소장가치 100프로. [택시 드라이버]의 컬렉터스 에디션에 각각 실린 폴 슈레이더와 로버트 콜커 교수의 코멘터리, 그리고 두번째 서플먼트 디스크에 실린 영화 해설에 기초하여 정보를 요약했습니다. 2년 전에 하단의 [택시 드라이버]관련 게시물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수상 이력 덕분입니다. 1976년에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았으니 주요 출연진이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했을것이고 어떤 모습으로 1976년 칸 영화제에서 작품 홍보에 나섰는지 궁금해서 사진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정확히는 조디 포스터도 당시 칸 영화제에 참석했는지가 궁금했어요. 마침 그 무렵에 [택시 드라이버]의 컬렉터스 에디션에 실린 부가 자료를 흥미롭게 본것이 떠올라 게시물로 정리하게 된것이죠. 제가 정리한 사진 대부분은 [택시 드라이버]의 컬렉터스 에디션에도 실린 자료입니다. 사진자료를 우선 찾고 사진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식으로 게시물을 작성한것이라 해설에 가까운 글이었죠. 감상문을 염두해두고 썼던 글은 아닙니다.  

(2016/8/20)   

  

 

 

올해는 [택시 드라이버]의 40주년이 되는 해. 그 기념행사에 모인 [택시 드라이버]의 주역진들. 지난 4월 21일에 뉴욕에서 [택시 드라이버]의 40주년 기념 상영회가 열렸다. 이곳에 로버트 드니로, 조디 포스터, 하비 키이틀, 시빌 셰퍼드,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 등이 참석하였다. 시빌 셰퍼드는 캐서린 터너처럼 늙은것같다. 캐서린 터너의 예쁜 할머니 버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976년 역작 [택시 드라이버]는 영화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이듬해 제4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관에 그친 결과가 더 충격적이었다. 마틴 스콜세지의 1980년 역작인 [분노의 주먹]([성난황소]로 더 알려진 작품이지만 국내 출시된 dvd까지 국내식 작명인 [분노의 주먹]을 사용했으니)은 그나마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로버트 드니로)과 편집상이라도 탔지, [택시 드라이버]는 어느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다.

 

비록 [택시 드라이버]는 자국 영화상인 아카데미에선 무관에 그치며 수모를 당했지만 앞서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선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제 대접을 받았다.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선 그 당시 너무 폭력적으로 다가왔던 [택시 드라이버]에 선뜻 손을 들어주기 어려웠을거란 분석이 많았다. 또한 이미 칸에서 인정 받은 작품이니 굳이 아카데미까지 나서서 챙겨줘야 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고 말이다. 그래도 작품상이나 남우주연상은 아니더라도 최소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은 탔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데 당시 시상식 결과를 보면 각본상은 [네트워크]가, 각색상은 [대통령의 음모]가 받았으니 편들기도 애매하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작품들이다. 그러니 [택시 드라이버]는 그저 아카데미와 운대가 안 맞은것뿐이다. 대신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이란 굵직한 상을 받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동시대적으로도 인정 받았던 셈이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택시 드라이버]의 성공과 칸영화제 수상은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니로, 조디 포스터를 모두 세계적으로 도약시켜주었다. 로버트 드니로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주연급으로 자리 잡았다.

 

 

 

 

 

 

 

 

 

 

 

1976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택시 드라이버]. 칸영화제에서 홍보와 시사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젊은 로버트 드니로의 수줍은 표정과 어린 조디 포스터의 활달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디 포스터와 로버트 드니로가 함께 하는 작품을 한번 더 보고 싶다.  

 

 

로버트 드니로와 마틴 스콜세지는 총 여덟편의 작품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났고 [택시 드라이버]는 로버트 드니로가 두번째 출연한 마틴 스콜세지 연출작이다. 또한 [택시 드라이버]는 마틴 스콜세지 연출작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로버트 드니로는 마틴 스콜세지가 제작한 [형사 매드독]과 [위험한 패밀리]에도 출연했다. 프랭크 오즈 감독의 [스코어]에 출연하느라 [갱스 오브 뉴욕]에 특별출연하려던게 무산된건 아쉽다. 얼마 전 마틴 스콜세지 신작에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에 조만간 [카지노]이후 20여년만에 다시 뭉친 이 둘의 협연을 볼 수 있을것같다.   

 

 

 

촬영 당시 33살이었던 로버트 드니로는 극중 27살인 배역을 연기했다. 월남전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된 20대 중반 설정임을 감안하면 트레비스가 하는 서툰 행동들과 복잡한 감정상태들이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다. (정확히는 극중에서 트레비스는 26살 설정인데 나는 한국 나이 계산법으로 계산했다. 미국 나이 계산법으로 하자면 1943년생인 로버트 드니로의 촬영 당시 나이는 32살이었다.)

 

 

 

 

 

각본을 쓴 폴 슈레이더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브라이언 드팔마가 연출을 하기 바랐지만 브라이언 드팔마는 [택시 드라이버]가 자신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다며 마틴 스콜세지를 추천했다.

 

 

 

 

극중 선거위원회 직원으로 나오는 시빌 셰퍼드는 배역비중도 작고 배역성격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여자 배역이란 생각에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실망했다.

 

 

 

촬영 비화가 와전되어 극중 조디 포스터와 같이 다니는 창녀 역을 조디 포스터의 친언니가 연기했는 줄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조디 포스터의 친언니는 미성년자인 조디 포스터가 하기 까다로운 장면의 대역으로만 참여했다. 조디 포스터 옆에 있는 배우는 실제로 미성년자 창녀였다. 그녀는 극중 아이리스가 하는 행동거지들의 참고대상이었다. 아이리스의 의상이나 잼에 설탕까지 범벅을 해서 토스트를 먹는 습관, 여러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모습 등은 모두 다 극중 조디 포스터의 동료 창녀(?)로 나온 배우의 실제 모습을 활용한것이다. 어린 나이에 창녀 역을 맡게 된 조디 포스터는 역할이 워낙 위험했기 때문에 영화 촬영 전후에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받았다.   

 

 

마틴 스콜세지가 정신병적인 택시 승객으로 카메오 출연하는데 이 장면 전에 시빌 셰퍼드의 첫 등장 장면에서 그녀가 다니는 선거위원회 입구에 앉아 있는 시민으로도 나온다. 마틴 스콜세지는 성우로 참여한 [샤크]나 배우로 참여한 [퀴즈쇼]에서도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다.  

 

 

 

시빌 셰퍼드의 동료로 나오는 곱슬머리의 알버트 브룩스는 긴장감 넘치는 이 어두운 작품에서 유일한 희극적 요소이다.   

 

 

 

실제로도 운전 실력이 좋은 로버트 드니로는 극중에서 택시를 직접 몰았다. 그는 영화 출연을 위해 운전 연습을 하다가 아예 택시 면허증을 땄다. 이탈리아에서 [1900년]을 촬영하면서 [택시 드라이버]를 준비했는데 [택시 드라이버]를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하자 영화 촬영하면서 쉬는 날엔 이탈리아와 뉴욕을 왕복하며 택시 운전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메소드 연기를 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계산으로 배역에 대한 성의를 보였다. 사진 속 로버트 드니로의 촌스러운 가르마는 [1900년]촬영 때문이다.

 

 

극중 트레비스는 베트남 참전 용사로 제대 후 심한 불면증과 정서적 불안감으로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 잠을 못 자는 트레비스의 유일한 여가 활동은 포르노 극장을 찾는 일. 당시 뉴욕에는 실제로도 싸구려 포르노 극장들이 즐비했다. 마음 붙일 곳이 필요한 그는 포르노 극장의 매점 여직원에게 예의있게 작업을 걸어 보려고 하지만 포르노 극장에나 다니는 그저 그렇고 그런 패배자에게 선뜻 손을 내밀 여자는 없다. 트레비스는 무안을 당하고 머쓱하게 간식거리를 산다.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트레비스는 포르노를 관람하는것이 지극히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여가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베티와 처음 데이트를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그녀를 포르노 극장에 데리고 갔다가 보기 좋게 퇴짜를 맞는다. 그러니까 그는 베티에게 차이기 전까지는 포르노 극장을 찾는 일이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였던것이다.

 

베티는 모욕감을 느끼고 트레비스가 선물한 레코드판을 자신도 가지고 있다면서 돌려준다. 그때서야 트레비스는 포르노 극장이 데이트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는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배운거 없고 베트남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트레비스는 철저히 홀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자와의 첫 데이트 장소로 포르노 극장 외엔 마땅한 공간이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극중에서 여러번 나오는 포르노는 실제 포르노물이긴 하지만 검열 문제로 화면상에선 뿌옇게 처리됐다. 트레비스가 베티와의 첫 데이트에서 실패한 후 그녀에게 보이는 집착은 트레비스 혼자만의 정신분열증일 수도 있다. 실제로 트레비스는 베티에게 꽃을 보내지 않았고, 그래서 트레비스의 집안에 마른꽃들이 가득한것이고 베티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수화기만 든채 혼자 중얼거린것일수도 있다. 그래서 나중에 트레비스가 베티의 선거위원회 사무실에 다짜고짜 찾아와 악담을 늘어놓았을 때 베티는 아무 말도 못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것이다.  

 

 

 

 

어느 누구, 어느 것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불안감에 휩싸인 트레비스는 거울을 보면서 중얼중얼 거리며 점점 미쳐간다.

 

 

완벽한 가발 분장의 힘. 로버트 드니로는 다음 영화 촬영 때문에 변발을 할 수가 없었다. 상원위원 암살을 도모하며 모히칸 머리모양으로 변신한 트레비스의 파격적인 모습은 가발임을 쉽게 눈치채기 어렵다. 그만큼 매우 자연스럽다. 메소드 연기의 달인인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했기 때문에 분장이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었다.

 

 

 

 

12살 창녀로 나온 조디 포스터는 [택시 드라이버]이전에 마틴 스콜세지의 [앨리스는 더이상 여기에 살지 않는다]에도 출연했다. 그 작품에서 조디 포스터는 앨리스의 아들을 물들이는 불량 소녀로 나왔다. [택시 드라이버]의 어린 창녀 역 제의를 받았을 때 조디 포스터의 매니저를 맡고 있었던 그녀의 어머니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미쳤는 줄 알았다고 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교복을 입고 오디션장에 들어온 조디 포스터의 모습을 보고 마음에 들어 캐스팅을 했다. 마틴 스콜세지는 아무리 거리의 여자처럼 입혀 놓아도 소녀의 모습이 묻어나오는걸 원했던것같다. 이 작품 이후에 브룩 실즈를 기용해서 만든 루이 말 감독의 [프리티 베이비]도 나왔는데 공창제도 시절의 미성년자 매춘부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였다. 조디 포스터보다 더 어린 나이에 매춘부를 연기한 브룩 실즈의 연기는 미성년자 인권 착취 문제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영화나 연기는 [택시 드라이버]보단 주목 받지 못했는데 조디 포스터는 한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자신이 출연한 영화와 배역이 [프리티 베이비]보다 훨씬 사실적이었기 때문이었을거라고 자평했다.           

 

 

평상시 말이 별로 없던 로버트 드니로는 배역과 배역간의 정서적 교감을 위해 촬영 전 조디 포스터와 만나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트레비스와 아이리스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친밀감 형성은 촬영 전 로버트 드니로의 주도 아래 조디 포스터와의 교류를 시도한 덕분이다. 그리고 아이리스의 특징은 아이리스의 모델이 된 미성년자 매춘부의 행동을 보고 조디 포스터에게 비슷하게 따라하라고 지도해서 나온 모습들이다. [택시 드라이버]에서 조디 포스터가 보여준 놀라운 열연은 마틴 스콜세지의 세밀한 지도와 로버트 드니로의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다. 그 결과 조디 포스터는 이 작품으로 첫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서 아이리스의 포주 역은 원래 흑인이 하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인종차별 논란을 우려한 감독은 이 역을 백인인 하비 키이틀에게 맡겨 혹시라도 일어날 논란을 사전에 무마시켰다. 하비 키이틀은 마틴 스콜세지의 데뷔작을 시작으로 그의 초창기 작품들에 자주 출연했다. 영화 속 하비 키이틀의 독특한 외양은 하비 키이틀의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만들어졌다.    

 

 

검열을 의식해서 마틴 스콜세지는 후반부 살육 장면에서 화면의 붉은 채도를 낮췄다. 원활한 개봉을 위해 타협한 결과였지만 그 덕분에 매우 인상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공포감을 조성하는 독특한 화면 색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트레비스의 상원위원 암살 실패 장면은 레이건 저격 사건 때 모방범죄로 이용되면서 논란이 됐고 그 바람에 각본을 쓴 폴 슈레이더는 FBI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영화의 정치적 선동 효과를 우려한 국내에선 10년 넘게 수입금지 품목으로 분류 됐다가 1989년에 2월에서야 정식으로 극장에서 개봉했다. 그전엔 불법 비디오를 구해 자막없이 관람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영화 개봉에 맞춰 영상소설을 주로 펴내던 모아 출판사에서 소설로도 출간했다. 1989년 국내 개봉 때는 무려 고교생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지금 개봉해도 미성년자 관람불가를 받는게 당연할 영화인데 그 당시에 고교생 관람가를 받다니 신기하다. 이후 2차 시장에선 전부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으로 출시됐다.          

 

 

사운드트랙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여러 곡으로 변주된 [택시 드라이버]의 재즈풍 사운드트랙은 히치콕과 많은 작품을 함께 하면서 명성을 쌓았던 버나드 허먼의 유작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1991년 [케이프 피어]를 리메이크 하면서 원작 [케이프 피어]에 사용된 버나드 허먼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적절한 편곡으로 재활용하기도 했다. [택시 드라이버]의 사운드트랙엔 트레비스의 보이스오버가 곡 사이사이 삽입되어 사운드트랙의 우울한 분위기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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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17 17:24:12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정말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2016-08-17 17:25:27

스틸북 안에 고이 잠들어있는 작품을 한번 더 꺼내봐야겠네요!!

2016-08-17 17:28:03

89년 한 극장에서 영화가 끝난후 멘붕에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2016-08-17 17:34:04

추천!

2016-08-17 18:04:08

잘 봤습니다.

2016-08-17 19:16:10

너무 좋아하는 영홥니다~

정성스런 글엔 항상  엄지척입니다~

2016-08-17 19:21:23

시빌 셰펴드 참 고혹적이면서 아름다운 배우였죠.

[블루문 특급]도 참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2016-08-17 22:17:57

이번 영자원 스코시즈 기획전에서 다시 한번 관람 예정입니다!

2016-08-17 23:21:07

스무 살 시절 접한 이 작품에 한방 얻어맞는 느낌이였지요..

추천합니다

 

 

2016-08-18 22:42:48

 정말 인상 깊게 봤던 영화인데,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영화 이후로 로버트 드 니로 팬이 되었어요.

사진들도 정말 좋네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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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00:12:29

디피 메인에 실렸네요? 감사합니다. 깜짝 놀랐네요. 사실 이거 2년도 전에 써놓은 글인데 마침 올해가 택시 드라이버 40주년이길래 살짝 손봐서 이곳에도 공유하고자 올린것입니다. 메인에 실릴 줄 알았으면 좀 더 다듬을걸 그랬군요. 보신 분들도 있을텐데 2년 전에 다음까페의 할아커에 먼저 올렸던 글입니다.

2016-08-19 01:10:23

잘 읽었습니다.
간만에 영화 보고 싶어졌어요

2016-08-19 14:40:5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실제 미성년자 창녀가 출연한 줄은 몰랐는데 아무리 70년대라고 해도 미성년자 창녀라면 당연 불법이었을 텐데 영화에 출연은 물론 역할조언까지 맡겼다면 좀 문제가 있어보이네요. 무엇보다 (설사 본인이나 보호자의 동의를 얻었다 할지라도) 직접 영화에까지 출연시킨 것은 심각한 인권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6-08-19 15:55:34

영화를 보고 죠디포스터의 발칙한 연기에 한동안 멍 했더랬죠.

이글 옮겨가서 고전영화 밴드에 게시를 하겠습니다.

2016-08-19 16:03:29

지금도 기억나네요 (부정확할수도)

You talkin' to me?!

2016-08-19 17:46:59

요즘 개편 후 이런 좋은 글로 디피가 돌아오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서 정말 좋습니다.

2016-08-19 19:27:40

대단한 글입니다~~ 이런글은 공유하셔야죠 ^^

2016-08-19 20:43:02

 대단한 영화...

2016-08-20 23:26:41

 초등학교때 정말 어마어마한 충격을 준 작품입니다.

왜 이걸 그 당시 3류극장까지 가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이끌림에 보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어요 한 일주일동안

강렬한 이미지에 사로잡혔던 기억이 납니다.

2016-08-23 05:25:14

89년 단성사에서 홀로 마지막회를 봤던게 기억나네요.

쓸쓸했던 극장 분위기에 맞물리는 시너지효과외 귀에 맴도는 메인 테마까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어요.

2016-08-23 07:01:03

지금 저의 인생이네요. 다른 여느 디피인들의 일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ㅠㅜ
걸작은 역시 시간이 지나서도 되새겨보게 됩니다.

2016-08-23 09:08:53

어제 또 감상했습니다

버나드 하만의 음악과 70년대의 정서가 또 한번 쓰나미 치네요

2016-08-26 17:08:47

 이걸 어디서 봣더라 은아극장인가 서면 은아극장?

기억나시는분 계시나요 ㅋ 부산입니다

2018-12-14 05:52:02

방금 블루레이로 다봤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사운드 트랙이 단순하고 거친데..
참 가슴에 와닿는 묘함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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