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인과관계의 모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렇다보니 시간여행에 의한 논리적 인과관계 모순이 발견되면 매우 거슬리기 시작하여, 결국 그 영화를 좋게 보지를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 중 논리적으로 가장 완벽했고, 최소한 제 눈으로 헛점을 찾지 못한 영화는 '빽투더퓨처시리즈 전편'입니다. 시간 관계에 의한 논리적 연결이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도 마지막에는 인과관계의 모순점이 발견되어 저에게는 좋은 영화로 남아있지 못합니다.(자세한 언급은 스포 우려가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매우 재미있게 본 '인터스텔라'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심각한 인과관계의 모순이 있습니다. 이 역시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히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 영화 자체가 "시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보다는 아직 인류가 밝히지 못한 블랙홀 및 다른 차원에 관한 내용이기에 어떻게든 받아들일 수는 있었습니다. 놀란 감독이 모순점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뭐 대략 이 대사로 퉁치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받아들입니다. 저런 대사가 사실 치트키같기는 합니다.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데우스엑스마키나,,라고 하는 것 같던데, 그정도 표현이 좀 과하다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다소 그런 영역입니다.
그런데 각기 다른 영화들에서 이상하게 비슷한 모순을 반복하는 것을 보고, 또 그 영화 감상기에는 전혀 이런 모순을 언급하는 내용들이 없어서, 시간 여행에 관해 제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다른 관점이 있지는 않을까 하여 디피 회원님들의 의견이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인과관계의 모순"이라고 표현한 것을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직접적으로 묘사를 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그렇다고 묘사를 하지 않으면 제 의견전달에 한계가 있기에 비유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비유를 보시고 나서 만약 특정 영화가 떠오르신다면 그게 맞습니다. 이미 보신 것이니 스포 문제는 없으시겠죠.
만약 여기까지만 읽으신 상태에서 최근 몇차례 언급이 되었던 어떤 영화가 떠오르시고, 스포에 민감하시다면 이 아래로는 읽지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1. 과거 시점에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2. 어느날 A는 신변에 위험한 일이 생기는데, B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아서 목숨을 구합니다. A는 B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얼굴을 정확히 모릅니다.
3. A는 다시 일상을 살아가다가 현재 시점까지 살아옵니다.
4. 현재 시점에 타임머신이 개발되었고, A는 여차저차하여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게 됩니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로 넘어간 A를 A1로 구분하겠습니다.)
5. 과거로 넘어간 A1은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발견하고 그의 목숨을 구해주게 됩니다.
6. A1으로 인해 목숨을 건진 인물은 다름아닌 A, 즉 과거의 자기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7. 즉 A=B(A1)입니다.
위 사례에서의 모순점이 뭔지 발견이 되시나요? 제가 발견한 모순은 이렇습니다.
1. 만약 과거에 B가 없었다면 A는 죽었을 것이다.
2. A가 죽었다면 B는 존재하지 못한다.
3. B가 존재하지 못한다면 A는 죽었을 것이다.
즉, B의 도움으로 A가 살았는데, 사실은 A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B가 존재했다.
풀어쓰자면,
A가 살아있는 것은 B의 도움 때문입니다. ▶ B가 살아서 A에게 도움을 줄수 있었던 것은 A가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 A가 살아있을수 있었던 것은 B의 도움 때문입니다. ▶B가 살아서 A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은 A가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무한반복)
어떻게 생각들 하십니까? 다들 이정도 오류는 그냥 눈감고 보시는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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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패러독스(시간역설) 라고 하죠.. 그 묘한 미스테리함을 일부러 각본상에 집어 넣는 것이고, 그것이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를 노린것입니다. 말하자면 각본가가 멍청해서 그걸 오류로 판단하지 못한게 아닌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