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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인과관계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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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10 15:14:08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렇다보니 시간여행에 의한 논리적 인과관계 모순이 발견되면 매우 거슬리기 시작하여, 결국 그 영화를 좋게 보지를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 중 논리적으로 가장 완벽했고, 최소한 제 눈으로 헛점을 찾지 못한 영화는 '빽투더퓨처시리즈 전편'입니다. 시간 관계에 의한 논리적 연결이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도 마지막에는 인과관계의 모순점이 발견되어 저에게는 좋은 영화로 남아있지 못합니다.(자세한 언급은 스포 우려가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매우 재미있게 본 '인터스텔라'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심각한 인과관계의 모순이 있습니다. 이 역시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히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 영화 자체가 "시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보다는 아직 인류가 밝히지 못한 블랙홀 및 다른 차원에 관한 내용이기에 어떻게든 받아들일 수는 있었습니다. 놀란 감독이 모순점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뭐 대략 이 대사로 퉁치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받아들입니다. 저런 대사가 사실 치트키같기는 합니다.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데우스엑스마키나,,라고 하는 것 같던데, 그정도 표현이 좀 과하다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다소 그런 영역입니다.

 

그런데 각기 다른 영화들에서 이상하게 비슷한 모순을 반복하는 것을 보고, 또 그 영화 감상기에는 전혀 이런 모순을 언급하는 내용들이 없어서, 시간 여행에 관해 제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다른 관점이 있지는 않을까 하여 디피 회원님들의 의견이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인과관계의 모순"이라고 표현한 것을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직접적으로 묘사를 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그렇다고 묘사를 하지 않으면 제 의견전달에 한계가 있기에 비유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비유를 보시고 나서 만약 특정 영화가 떠오르신다면 그게 맞습니다. 이미 보신 것이니 스포 문제는 없으시겠죠.

 

만약 여기까지만 읽으신 상태에서 최근 몇차례 언급이 되었던 어떤 영화가 떠오르시고, 스포에 민감하시다면 이 아래로는 읽지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1. 과거 시점에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2. 어느날 A는 신변에 위험한 일이 생기는데, B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아서 목숨을 구합니다. A는 B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얼굴을 정확히 모릅니다.

3. A는 다시 일상을 살아가다가 현재 시점까지 살아옵니다.

4. 현재 시점에 타임머신이 개발되었고, A는 여차저차하여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게 됩니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로 넘어간 A를 A1로 구분하겠습니다.)

5. 과거로 넘어간 A1은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발견하고 그의 목숨을 구해주게 됩니다.

6. A1으로 인해 목숨을 건진 인물은 다름아닌 A, 즉 과거의 자기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7. 즉 A=B(A1)입니다.

 

 

위 사례에서의 모순점이 뭔지 발견이 되시나요? 제가 발견한 모순은 이렇습니다.

 

1. 만약 과거에 B가 없었다면 A는 죽었을 것이다.

2. A가 죽었다면 B는 존재하지 못한다.

3. B가 존재하지 못한다면 A는 죽었을 것이다.

 

즉, B의 도움으로 A가 살았는데, 사실은 A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B가 존재했다. 

풀어쓰자면,

 

A가 살아있는 것은 B의 도움 때문입니다. ▶ B가 살아서 A에게 도움을 줄수 있었던 것은 A가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 A가 살아있을수 있었던 것은 B의 도움 때문입니다. ▶B가 살아서 A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은 A가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무한반복)

 

어떻게 생각들 하십니까? 다들 이정도 오류는 그냥 눈감고 보시는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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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01-10 15:30:32

타임 패러독스(시간역설) 라고 하죠.. 그 묘한 미스테리함을 일부러 각본상에 집어 넣는 것이고, 그것이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를 노린것입니다. 말하자면 각본가가 멍청해서 그걸 오류로 판단하지 못한게 아닌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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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10 15:30:43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경우 모순이 없는 영화나 소설은 본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본인과 만나는 경우나 루프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아예 말할 것도 없구요.

그 세계관 안에서 엉터리 설명이라도 해주면 성의 있는 편이고 그마저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봐야죠.

WR
2017-01-10 15:49:49

사실 그 중에서도 소위 '루프'에 해당하는 문제가 저는 제일 거슬리나봅니다.

모순점이 저만 느껴지는건 아닌것 같아 위안(?)이 됩니다. 그러려니 봐야 하는군요. ㅠㅠ

2
Updated at 2017-01-10 15:40:14

위 예를 든것중 빽투더 퓨쳐도 좀 문제가 있답니다.코멘터리들으면 제작진조차 지금보면 문제가 있다고 했답니다. 문제가 없다면 과거로간 1편 뿐이고요.  2,3편은 오류투성이지만 그걸 넘어선 재미가 그만큼있으니 무마된다 생각합니다.

 

빽두터 퓨쳐 1편의 경우 과거에 가서 사건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는 설정에서 오류가 없었습니다.그럼 2편은 미래로 가서 자기아들과 미래의 자신까지 보는데, 이 부분부터 오류입니다.미래로 간다면 미래엔 여행을 떠난 마티가 사라진 미래가 보여야죠. 과거의 행동에 따라 미래가 바뀌니까요.

여기서 평행세계 이론을 들자면 다르긴 합니다. 만약 미래로 가는 순간 타임라인이 둘로 나뉘어서 마티가 둘이 될수도 있죠. 

 

하지만 평행세계로 나뉜다고 해도 걸리는 부분이 있긴합니다. 2편에서 미래의 비프가 연감을 들고 더 오랜과거로 가죠. 그래서 돌아온 현재의 모습이 바뀝니다. 이 부분을 아까말한 평행세계 이론보면 말이 안되죠. 비프가 연감을 들고가서 미래가 둘로 나뉘었다면 마티가 돌아간 현재랑은 타임라인이 달라 겹치지 않을겁니다. 즉, 영화가 이럴땐 과거에 영향을 받고 저럴땐 과거의 영향을 안받습니다. 지금보면 모순 투성이죠. 

 

미래로 여행가서 자신을 만난다는 모순은 시간여행 영화에서 많이 고민되는 문제인데, 이부분에 집중해서 만든게 '나비효과'입니다. 몸은 그대로에 정신만 이동한다. 전 이런 쪽이 현실적이라 좋더군요.

 그리고 다른 영화로는 '프리퀀시' 좋아합니다. 과거에 영향을 주면 미래가 바뀌면서 기억까지 바뀌는 구조죠.

WR
2017-01-10 15:48:47

빽투더퓨처는 말씀하신 내용을 듣고 보니 그럴수 있군요. 근데 오히려 거기까지 생각을 했다니 감탄이 더 나옵니다. 마티가 미래로 가 있으니 미래에는 마티가 없어야 한다..이 부분은 정말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제작진이 여기까지 고려를 했다니, 그렇게까지 고민을 하고 만든 작품이니 논리적으로 큰 헛점이 안 보입니다. (있다손 치더라도 제 개인적 잣대로는 거슬리지 않네요.)

 

프리퀀시는 저도 봤습니다. 사실 과거가 바뀌면 기억이 영향을 받아야 맞는거죠. 바뀐 과거를 시간여행자 본인만 전혀 모르고 있다는게 언제나 거슬리는 부분이긴 합니다. 거슬리지만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거슬림이라 아예 배제해두는 부분

 

의견 감사합니다.

2
Updated at 2017-01-10 15:44:53

스타트랙 tv 시리즈에선 타임 패러독스에 관한 에피소드가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데,

[보이저]에선 함장이 "깊게 생각하면 지는거다(그러려니 넘어가라)"라고 하죠.

이게 정답인것 같아요.

파고들면 끝도 없는게 타임 패러독스이죠.

 

참고로 아이작 아시모프의 "영원의 끝"을 추천합니다.

타임 패러독스의 거의 모든걸 다루고 있고,

결말도 깔끔했거든요. 

WR
2017-01-10 15:50:47

영원의 끝,,첨 듣는 작품입니다. 기억해둬야겠네요. 구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작품 추천 감사합니다.

WR
2017-01-10 15:56:38

오,,이거 찾아보니 영화가 아니고 소설이군요? 책도 바로 구할 수 있는 것 같고,,구매해봐야겠어요 ㅎㅎ

2017-01-10 16:11:07

슈타인즈게이트 생각나네요. 거기서는 세계선이란 개념으로 해결했거든요.

그 개념을 따라가면 죽을 뻔할 때 세계선이 분기된다는 식의 설정이거든요.

즉 b를 만나지 못하고 a가 죽는 세계선과 b를 만나지 못해도 a가 죽지 않는 세계선으로 나눠지고 a가 죽지 않는 세계선의 a1이 a가 죽는 세계선으로 가서 b가 되는 식이라 충돌은 일어나지 않지요.

신간여행 자체가 사고실험 수준이니 창작물에서 다루는 건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WR
2017-01-10 16:58:15

작품에서 차라리 그러한 별도의 설정을 해버린다면 그나마 이해는 됩니다.

예로 드신 세계선이라는 설정의 경우 납득이 되는 수준을 많이 넘어가, 역시 치트키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긴 합니다만, 최소한 그 작품 내에서의 모순은 해결해 주니까요.

 

그런데 본문에 언급한 사례는 그러한 별도 설정이 없어서 받아들이기가 어렵네요. 저도 차라리 신경이 안쓰이면 편할텐데요. ㅎㅎ

2017-01-10 16:32:45

근래에 영화화된 하인라인의 단편소설이 떠오르네요

그 모순을 극단으로 밀어붙인 작품이죠

WR
2017-01-10 16:49:43

눈치 채셨군요. 근데 그 작품이 이러한 모순점을 의도적으로 극단으로 밀어붙인 것인가요?

모순의 끝을 보여주마,,뭐 이런 식으로 작정하고 그런겁니까?

사실 그 작품이 모순이 한가지가 아니고 여러 개가 중첩되면서,,관람자로 하여금 종국에는 이게 모순인가 아닌가 판단할 여지 없이 일단 뒤통수 쎄게 맞은 느낌이 들게 하던데요.

모순인 줄 알면서 모순의 끝을 보여주려는 그 자체가 본 의도였던 건가요?

1
2017-01-10 17:01:07

 약간 다른 접근일 수도 있는데..

 

애초에 타임패러독스가 일어날 상황이 없다면 재미없는 영화가 될것 같아요.

 

"자! 지금 우린 과거에 왔으니 벌레 한마리도 밟으면 안된다!! 꼼짝 말고 있어!"

 

이런 느낌이요^^

2017-01-10 17:27:45

 12몽키스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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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0 19:16:45

 타임패러독스를 가장 정면으로 다룬 작품은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라는 SF(?)소설입니다. 근데 뭐 "타임 패러독스"라는 말 자체가 패러독스 즉 모순된다는 거자나요.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면 패러독스라고 불리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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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11 12:50:34

 predestination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타임패러독스의 완전체 입니다 ㅎㅎ

2017-01-11 10:02:53

옷! 무슨 영화인가 하고 찾아봤는데 타임패러독스의 원제군요. ㅎㅎㅎㅎ

2017-01-11 10:04:48

국내 들어오면서 타임 패러독스로 제목이 바뀌었는데 제목이 스포가 되버린 경우죠..

WR
Updated at 2017-01-11 10:12:26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게 된 이유가 그 영화 때문이었습니다.

그 영화에 대해서는,

위에 블러디베어님 댓글에 대한 대댓글 내용이 제가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2017-01-11 12:54:44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Predestination에서의 윤회는 전 그 관점에서 생각해서 보았습니다. 시작을 알수 없는 재미가 있죠. 오류라면 오류이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오류가 아닐 수 있는.. 영화적 재미라고 생각했습니다.

2017-01-10 21:27:50

제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 봤던 다큐멘터리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시간순에 따라 존재하는게 아니라 모두 동시에 공존 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고 봤던것도 같습니다.
저도 그 다큐를 보면서 현대 물리학(?)은 공상과학같구나.. 하면서 그들만의 리그(천재들의.. ㅋㅋ) 정도로 이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지식이 짧아서 저런걸 봤던거같다.. 정도의 말씀밖에 못 드리겠습니다만;
저 다큐를 보고난 이후엔 그런 소재의 영화는 그냥 저런 것이겠거니.. 하며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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