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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모아나] 4DX, 역대급입니다 (스포일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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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5 16:11:05


또 하나의 레퍼런스급 4DX 영화의 탄생

 

<모아나>를 CGV 여의도에서 4DX 2D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가히 역대급이네요. 레퍼런스급 4DX 영화가 또 하나 탄생했습니다. CGV가 2009년부터 9년 동안 갈고닦은 4D 효과 프로그래밍 노하우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7분동안 비눗방울/레이저를 제외한 모든 4D 효과가 쉴새없이 휘몰아치는데요, 자잘한 디테일을 잡아내면서도 효과의 완급 조절이 잘 되어 있습니다. 어떤 영화들은 4DX로 개봉함에도 정적인 장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탓에 4D 효과가 적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영화는 그와는 정반대로 정말 뽕을 뽑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일단 영화 자체가 4DX와 매우 상성이 좋습니다. 모션 체어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4D 효과의 특성상 비행/활공 혹은 레이싱 장면은 4DX에서 큰 강점을 보입니다. 그래서 <드래곤 길들이기>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이 레퍼런스급 4DX 영화로 꼽히는데요, 이 영화 또한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액션이 펼쳐져 모션 체어 효과가 매우 잘 녹아듭니다.

게다가 바다나 액션 장면뿐만 아니라, 영화 중반에 '마우이'가 독수리로 변해 바위 사이를 빠르게 이리저리 비행하는 장면까지 있어 정말 다양하게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레퍼런스급 4DX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DX 상영관 신규 오픈할 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함께 이 영화를 틀어줘도 될 겁니다.



4DX는 애니메이션과도 특히 상성이 좋은 것 같습니다. / ⓒ Disney


 

모션 체어의 소름돋는 "카누 위 느낌 재현"


4DX를 종종 보는 저로써는 다른 효과들은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는데, 저를 크게 감동시켰던 건 바로 등장인물들이 카누 위에 있을 때의 모션 체어 효과입니다.

보통 정적인 대화 장면에서는 자칫하면 4D 효과가 몰입을 깰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효과 삽입을 지양하는데요, <모아나>에서는 달랐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카누 위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마다 마치 정말 나무로 된 배 위에 있는 것처럼 모션 체어가 아주 미세하게, 천천히 흔들리는데, 이와 동시에 (진동 효과인지는 모르겠는데) 의자 움직임과는 다른 속도로 삐그덕거리는 느낌을 내 줍니다.

이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보러 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놀라웠네요. 그냥 대놓고 파도에 맞춰 시원시원하게 흔드는 게 아니라, 미묘하게 삐그덕거리는 느낌을 잘 표현했습니다. 덕분에 정적이면서 감동적인 대화 장면에 효과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를 4Dplex(4DX의 전신)로 관람했었는데, 그때의 멀미 날 것 같은 배 효과에 비하면 정말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노하우겠죠. (물론 모션체어 자체가 개선된 탓도 있겠지만...)


 

조용한 대화 장면에서도 모션 체어는 조용히, 쉴새없이 움직입니다. / ⓒ Disney

 

 

물 효과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어드벤쳐물답게 정말 쉴새없이 물을 뿌려댑니다. CGV가 주말 저녁이라는 황금 시간대에 관람료가 더 비싼 3D를 포기하고 2D로 상영하는 게 이상했는데, 영화 보고 나오니까 CGV의 선택이 납득이 가더군요. 3D로 틀었다간 영화 보는 내내 계속 3D 안경에 묻은 물을 닦아내야 하겠더군요. 아마 클레임 방지를 위해 대부분의 지점에서 2D로 더 많이 트는 것 같습니다. 현명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꽤 인상적이었던 건 CGV 여의도가 페이스 워터(얼굴에 물을 분무기처럼 직분사하는 장비)가 설치된 지점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든 물 효과가 레인(의자 위에 설치된 작은 구멍으로 물줄기를 쏘아올려 비처럼 떨어지게 하는 장비) 효과 또는 레인 효과와 바람 효과의 조합으로 대체된 듯 했습니다. 페이스 워터보다 레인이 조금 시간차는 있지만 훨씬 현실적이어서 타이밍 조절만 잘 한다면 더 나은 것 같아요. 물에 빠지거나 파도가 부서지는 장면, 비가 오는 장면 등에 골고루 사용되었는데 진짜 같았습니다.

 


누가 봐도 4DX에서 물을 듬뿍 맞을 것 같은 장면이지만...
영화에 이 장면은 사실 나오지 않습니다. / ⓒ Disney


향기와 연기 효과는 아쉬워

 

다만 4DX에서 항상 느끼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향기 효과입니다. CGV 측에서는 나름 여러가지 향기를 쓴다고는 하는 것 같은데... 관객 입장에선 항상 같은 화장실 방향제 냄새로 느껴집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네요. 보도자료에는 '바다 향기'라는 향기도 넣었다고는 하는데 딱히 특징적으로 경험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연기 효과는 효과 특성상 타이밍을 맞추기 힘든데다가 스크린 양 옆의 한 지점에서 피어나서 좀 몰입을 깨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특히 연기가 위로 올라가서 영사기 빛이랑 만나면 정말 최악이지요. 나중에 장비를 교체할 때는 의자 사이사이에서 스멀스멀 피어나게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건 4DX 자체의 한계라서 프로그래밍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쉬운 점일 뿐이지 영화 관람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기 효과는 바람과 같이 쓰였는데 그건 몰입감이 대단했습니다. 연기가 상영관 안에서 무섭게 휘몰아치면서 장면과 잘 맞아떨어지더군요.


 


4DX의 '연기 효과'는 항상 반 박자 늦는 느낌입니다. / ⓒ Disney


 
아무튼 글이 길었습니다만, 정말 잘 나온 4DX 영화입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꼭 좋은 4DX 관에서 2D로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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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1-15 16:12:50

개봉날 2D로 봤는데... 4DX로 보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2017-01-15 16:24:49

특별관 평일관람권 남은걸로 이거나 봐야겠네요

2017-01-15 21:36:46

cgv 3d가 4dx관밖에 없길래 어쩔 수 없이 4dx로 예약하고 효과는 별로 기대 안했는데 마음속 no.1 레퍼런스인 걸판 극장판보다는 못하긴 했지만 효과가 꽤 좋았습니다. 

2017-01-16 10:35:55

 4D로 볼려다가 자막판 시간맞추기 힘들어서 그냥 2D로 봤는데 4D로 볼껄 그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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