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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뉴스]  ■ 박찬욱 감독의 2017년 인터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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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22 00:40:07

 

 

 

Directed by Chan-wook Park 


  The Handmaiden (2016)


 

http://entertain.naver.com/read?oid=469&aid=0000184513

 

 

 인터뷰 중에서

 

 

 

“미국 여러 지역에서 비평가협회상을 정말 많이 받았다. 

20개 가까이다. 

그런데 상금도 없고 트로피도 아직 받은 것은 없다 (웃음).” 



 

-LA 비평가협회 상 받았을 때 특히 화제가 많이 됐다.


 

“LA가 영화의 중심 도시니까. 

제가 받은 상보다도 류성희 미술감독의 미술상이 더 기분 좋다.

촬영, 미술, 음악 감독 분들이 영화에 기여가 큰 데 비해서 대중적으로 알려질 

기회가 없다. 

그래서 이런 상을 받으면 집안 어른들, 특히 부모님이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냐며 뿌듯해하고 대견해 하신다. 

그래서 이런 상은 참 가치 있고 보람 있다.” 

 

 

Oldboy (2003)

  5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영국에선 한국영화하면 박찬욱 감독과 ‘<올드보이>’를 첫 번째로 거론한다. 

여러 국가 다니며 가장 환대 받는 곳이 따로 있나. 


”영국이 확실히 그렇다. 배운 변태들이 많아서 (웃음)… 

다 비슷한데 제가 좀 놀란 건 멕시코 등 중남미 쪽에 (나와 내 영화에 대해)

정말 열광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

 

 

-멕시코에서는 어떤 뜨거운 반응이 있었나.


“‘올드 보이’를 당연히 좋아한다. 내 진정한 팬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내 나름대로 있는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봤느냐, 보고 좋아하느냐이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멕시코에 많이 있더라.”


 

-한국에선 그리 흥행하지 못한 영화인데.


“애초에 흥행을 목표로 기획된 영화는 아니다. 

CJ엔터테인먼트가 당시 HD장비를 기술적으로 시험해보기 위해 기획된 저예산 영화였다. 

상업적부담 없이 실험적이라 할수까진 없지만 자유분방하게 (여러가지를) 시도한 영화다.

 

 

 

-'<아가씨>’가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한국대표로 출품됐으면 

결과가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아가씨’를 배급하고 있는 아마존이 굉장히 큰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었고 

반드시 무언가를 받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국에서 아예 (대표로) 뽑히지 못해서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심사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식의 음모론을 받아들 일 수 없다. 

내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서 배제됐다고 한다면 

(출품작으로 뽑힌) ‘밀정’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인’의 제작자와 

주연배우 (송강호)가 참여한 작품이다. 

(’밀정’의) 김지운 감독도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데 나보다 더 까만, 

더 블랙이다.”

 

 

 

-유명 영화제 수상을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뽑혀 간다거나 상을 받는다거나 하면 혹시라도 한국에서의 흥행에 

도움될까, 홍보 효과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된다. 

실제로 외국에 (영화를) 팔 때 가격이 좀 차이가 난다. 

경쟁부문에 들었던 영화라면 조금 더 받게 되고, 계약상에 무슨 상을 받으면 얼마를 

더 낸다는 조건이 달리기도 한다. 

저처럼 아주 저예산 영화가 아닌 영화를 만드는 감독 입장에선 영화에 제작비를 댄 

사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손해보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밤잠을 설친다. 

그런 의미에서 (칸영화제는) 굉장히 가치 있는 영화제이니 제가 무관심하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개인의 명예와 영광을 위해 그런 영화제 입맛에 맞는 영화를 기획하는 게 아니냐고 

질문한다면 

그건 전혀, ‘1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촬영현장에서 여배우에게 강압적으로 노출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최근 일고 있다.


“그런 요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이 다 계획되고 다 공유되어야 한다고 까진 주장하지 않는다. 

감독의 연출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심지어 각본도 없이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신체 노출이나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을 찍을 때는 반드시 어떤 내용이고 

왜 찍는 지 등이 배우와 공유되어야 한다.”


 

-예술적인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 상식으론 예술이란 이름으로 합리화되긴 어렵다. 

노동현장에서의 인권문제라고 생각한다.”


 

-촬영장은 산업 현장이 아니고 예술의 현장이라 뭐든지 용인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런 극단적이고 독특한 예술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예술을 

방어하기 위해서 어떤 비판도 들을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

 

 

 

-제목 ‘<아가씨>’는 누구를 가리키는 가. 히데코(김민희)인가, 숙희(김태리)인가.


“하녀인 숙희가 자신의 상전이지만 알고 보면 사기 치려고 하는 목표물이기도 한 

히데코를 부르는 호칭으로서의 아가씨였다. 

제목을 ‘아가씨’로 하면 그것은 부르는 사람도 포함되어있고 불리는 사람도 

포함되어있으니 두 명의 여자 주인공을 다 대변하는 제목이라 봤다.” 


 

-영어 제목은 ‘The Handmaiden’(하녀) 이다.


“원제인 ’핑거스미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속어로 소매치기, 사기꾼을 상징한다. 

숙희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영화를 만들면서는 히데코를 가리키는 느낌이 강한 ‘아가씨’로 고쳤다. 

영어는 ‘하녀’란 뜻으로, 프랑스에서는 아가씨를 지칭하는 ‘마드모아젤’로 개봉했다. 

독일 제목은 하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다. 

일본 제목은 아가씨를 뜻한다.”


 

 

-요즘 눈에 들어오는 배우가 있나. 

 

”너무 많아 얘기하기 어렵다. 

며칠 전에 영화 ‘클라우드 오브 실스 마리아’를 뒤늦게 봤는데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 연기가 그 전과는 또 다르더라. 

아주 젊을 때 비노쉬와 다른 새로운 매력을 봤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비노쉬다. 

그렇지만 비노쉬를 생각하고 각본 쓰는 식으로 난 작업 하지 않는다. 

한 번도 그런 적 없다. 특정 배우 생각하고 각본 쓰는 감독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배우고 싶다.”

 

 

-차기작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작품들이 몇 개 있나.


“한국영화도, 미국영화도 있다. 

미국영화는 각본들을 많이 받고 있지만 좋은 서부극도 있고 공상과학(SF) 영화도 있다.

이들 중 몇 개 하고 싶은 작품들이 있다. 

그 중에 과연 얼마나 성사가 될지, 또 언제 성사가 될지 모른다. 

미국사람들과의 일은 참 오래 걸리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수 없다.”

 


 

-<아가씨>의 마지막 장면은 동성애 침실장면이다. 

반감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넣은 이유는.


“처음 원작을 읽을 때, 끝까지 읽기도 전에 떠올렸던 장면이다. 

두 사람의 사랑이 굉장히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거창한 일이어서가 아니라, 

(정사가)자연스럽고 우리가 즐기는 인생의 큰 부분으로써, 행복의 추구로써,

거리낌 없는 쾌락의 추구로써, 또 이렇게 고생 많이 한 두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보상으로써, 그런 행복의 절정으로 영화를 끝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 영화를 끝낼 때 사랑의 행위로 끝내는 건 나에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왜 그런 영화가 없었을까 늘 생각했다.” 

 

 

-모바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람들은 계속 극장에서 영화를 보게 될까.

 

 

”세계적인 대가 감독들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제는 슈퍼 히어로 영화만 영화관 가서 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들이 있다. 

미국에선 좀 진지하고 어둡고 무겁고 지적인 이야기는 스토리는 다 TV드라마로 나온다. 

한국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 시대를 대비해서 영화를 준비하고, 적응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늘 던지고 있다. 


그런데 만들 수 있는 한 극장용 영화를 더 하고 싶다. 

나는 색깔이라든가 음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정말 섬세하게 다듬어서 만든다. 

목숨 걸다시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집에서, 또는 이동 중에 작은 화면으로 

이런 걸 감상하고 음미할 순 없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못 견디겠다.”


 

-새해 목표가 있나.


“신작을 빨리 정해서 적어도 두 개의 각본 완성하기를 목표로 정하고 있다.” 

 

 

-’아가씨’ 김민희홍상수 감독 관계 때문에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생활이라 내가 언급하고 싶진 않다. 

다만 ‘아가씨’ 만드는 과정에서 나에게 언제나 협조적이었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덧입혀서 뛰어난 연기를 한 점, 여러 구설이 많은 가운데에서도 홍보에 있어서 

끝까지 책임 다한 그런 배우로만 김민희를 기억한다.”

 

 

-최근에 본 영화는.


“넷플릭스로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게 된다. 

최근에 인상적으로 본 작품이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다. 

미국 대선 때 진보-보수 대표 논객들의 한 TV토론이다. 정말 흥미진진했다. 

영화로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재미있게 봤다. 

약간 (손발이)오그라드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아주 교묘하게 스토리를 잘 끌고 가서 아주 

재미있게 봤다.”

 

 

-최근 본 영화는 추천할 만한 작품이 있다면.


“‘<아수라>’를 추천한다. 

‘아가씨’때문에 외국 다니다가 ‘아수라’를 최근에 봤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깜짝 놀랐다. 

그런 영화일 줄 몰랐다. 정우성 연기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김성수 감독님이 흥행결과를 보고 좀 의기소침했다는 말을 듣고 후배들과 모여서 

술 한잔을 같이 했다.”


-새해 인사를 해달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지난해가 최악의 한 해인 동시에 최상의 한 해이기도 했다. 

나도 광화문에 자주 갔었지만 광장에서의 활기, 활력, 

또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연대가 거의 쾌락이라고 까지 할 수 있는 고양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인생을 살면서 그런 경험 해볼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올해에 그런 열정과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그런 해를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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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2017-01-21 23:42:10

전에는 봉테일 봉준호감독 작품들을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묘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평가가 올라가는건 박찬욱 감독이더군요

박찬욱 감독은 항상 신작을 볼때 당시는 과하고 과대평가된듯 싶은데, 세월이 흐르면서 평가가 올라가네요

복수는 나의것, 친절한 금자씨가 유독 그렇구요 박쥐도 당시에는 혹평했었는데, 지금이 훨 좋네요

반대로 봉준호는 항상 임팩트있고 완벽하다고 평했던 영화들이 세월이 흐르고 보면 볼수록 허점들이 보이네요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같은 영화가 그렇습니다, 뭔가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은 아니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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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22 09:36:52

흠, 좋아하시는 건 이해합니다만, 님의 주관적인 애정에 따른 평가 아닐까요.

박찬욱 작품을 좋아하지만, 봉준호의 작품들이 박찬욱의 작품과 대조해서 영속성이 없다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되려 개성적인 스타일의 박찬욱의 이미지가 현시대적으로 유효한 평가를 받고 있다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2017-01-22 09:48:58

당연히 철저히 주관적인 평입니다

3
2017-01-22 00:01:19

좋은 인터뷰군요

3
2017-01-22 00:52:30

박찬욱감독의 놀라운점은 보수적인 한국영화계에서 터부를 불편하지 않게 만든다는점이예요

다른감독들도 아무리봐도 터부의 요소가 있는데 부정하는걸 보면 박찬욱감독은 쿨하게 인정해 버리죠

그것만으로 정말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2
2017-01-22 03:41:08

이런 양질의 인터뷰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1
Updated at 2017-01-22 09:29:38

근데 이거 거의 기사 전문 옮기신 거 아닌가요.

1
2017-01-22 10:38:21

이야...역시 좋네요

1
2017-01-22 14:55:15

솔직담백하다는게 이런것

Updated at 2017-01-22 22:39:21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다시 진출한다면 서부극 말고 SF쪽으로 선택해서 만드시면 근사한 거 한편 뽑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아수라를 아주 좋게 봤다니, 이 작품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저로서 너무나 반갑고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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