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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뉴스]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 펄프픽션(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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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11:40:09

 

[펄프 픽션]의 전 세계 최초 개봉지는 한국이다. 지금은 국내에서 미국과 동시 개봉을 넘어 몇 주, 혹은 몇 달까지도 앞서서 전세계 최초 상영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펄프 픽션]이 개봉했을 당시에 그런 일은 극히 드물었다. [펄프 픽션]은 독립 영화 형태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직배 배급망을 타지 않았다. 메이저 영화를 제외하고 예술성은 높지만 수입 단가가 낮은 작품들을 주로 들여와 틈새 시장을 노렸던 미라신코리아는 이 작품을 일찌감치 수입해서 개봉을 추진하였다.

 

[펄프 픽션]은 미국에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을 염두해 두고 일부러 개봉일을 늦췄는데 그전에 국내 개봉 일정을 잡은 수입사는 어쩌다보니 이 작품을 미국보다 한 달 먼저 개봉하게 되었다. 미라신코리아는 미국보다 한 달 앞선 선 개봉과 칸 영화제 수상 효과를 짭짤하게 맛봤다. 브루스 윌리스를 중심으로 한 홍보 전략도 적중했다. 브루스 윌리스가 3류 복서로 나오는 헐리우드 액션물로 생각하고 보는 일반 관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비디오 대여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개봉 당시 무자비한 검열로 150분이 넘는 영화를 30분 가까이 쳐내서 누더기 상태로 극장가에 걸리고 말았지만 그 당시엔 개봉이 불가능할거라 여겨졌던 작품이 개봉관에 걸리는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겼다. 표현 수위가 문제가 되어 삭제를 당하는 작품도 수두룩했지만 단순히 개봉관 상영 회차를 늘리거나 관람 등급을 낮추기 위해서 아무렇게나 삭제된 채 개봉하는 영화들이 허다했던 시절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검열과 가위질에 무뎌진 상태였다. 난도질 당한 [펄프 픽션]의 상황은 그냥 그러려니 했다. [펄프 픽션]은 당시 심의 기준에서 봤을 때 문제가 될 장면이 워낙 많은 작품이었다. 제 때 관람할 수 있는것만으로도 희소가치가 있었다. 미국보다 한달여 앞서 볼 수 있다는것은 짜릿했다. [펄프 픽션]의 미국 개봉일은 1994년 10월 14일 이었지만 한국 개봉은 1994년 9월 10일 이었다. 전세계 최초 개봉이 된것이다.  

 

 

1994년 8월 30일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가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된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당시 월간지 '스크린'에서 주선한 타란티노 인터뷰를 첫 영화 망하고 비디오 가게도 운영하고 영화 평론가 활동도 병행했던 박찬욱이 진행했던건 전설로 남은 사실. 박찬욱은 이무영의 통역으로 타란티노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펄프 픽션]의 국내 개봉 전단지. 우마 서먼이 우마 터먼으로 불렸던 시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심사위원 대상, 심사위원상 등을 잘 분간하지 못했던 시절이라 막연히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영화라고 새겨져 있다. 칸 영화제 시상 항목이 지금처럼 익숙해지게 된것은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2000년대 이후 부터다. 그 때부터 영화제 표기도 '깐느'가 아닌 칸으로 정정됐다.

 

 

존 트라볼타가 처음부터 [펄프 픽션]의 캐스팅 명단에 있었던건 아니다. 평소 존 트라볼타의 팬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중개를 통해 존 트라볼타와 접촉한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펄프 픽션]이 아닌 다른 작품에 존 트라볼타를 염두해 두고 있었는데 [펄프 픽션]의 시나리오를 보고 빈센트 베가 역이 마음에 들었던 존 트라볼타의 제안으로 원래는 마이클 매드슨이 맡기로 했던 빈센트 베가 역을 맡게 되었다.  

 

사무엘 L.잭슨의 유행에 뒤떨어진 머리 모양은 가발이다. 원래 타란티노 감독은 다른 머리 모양을 주문했는데 담당자가 잘못 알아듣고 가져온 다른 모양의 가발이 마음에 들어 우연찮게 착용하게 됐다. 사무엘 L.잭슨은 [저수지의 개들]의 오디션에선 탈락했지만 [펄프 픽션]이후로는 타란티노 영화의 단골 출연 배우가 됐다. 타란티노의 [재키 브라운]과 [장고 : 분노의 추적자]에도 함께 했다.   

 

우마 서먼은 마약에 절어서 비명횡사 할 뻔했던 미아가 빈센트에 의해 가까스로 깨어나게 되는 이 장면에서의 본인 연기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녀는 마약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연기할 때 감정에 몰입한 나머지 실수로 로잔나 아퀘트의 얼굴을 가격해 촬영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브루스 윌리스는 자신의 영화 경력에서 [펄프 픽션]에 출연한것을 매우 자랑스러워 했다. 당시 칸에서 이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화면에 잡힌 브루스 윌리스가 엄청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브루스 윌리스의 [펄프 픽션]출연 이후 많은 헐리우드 톱스타들이 최저 임금을 받거나 아예 무보수로 인디 영화에 출연했다. 브루스 윌리스는 이 방면에서 물꼬를 튼 셈이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메이저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했기 때문에 거장의 연출작이 아니라면 헐리우드 톱스타가 독립 영화에 출연하는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브루스 윌리스의 등장은 굉장히 신선했다.

 

 

 

우마 서먼이 착용한 클레오파트라 스타일의 흑발 가발과 1970년대 풍의 심플하고 모던한 단색 의상은 복고 열풍을 일으키며 프랑스에서 유행이 되었다. 

 

 

우마 서먼과 존 트라볼타가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는 이 장면의 안무는 모두 존 트라볼타가 고안해낸 것이다. 우마 서먼의 코끼리 자세, 잠수하는 자세 등 온갖 해괴한 춤 동작은 존 트라볼타가 낸 아이디어를 반영한 결과였다.  

 

 

나중에 2디스크 버전의 컬렉터스 에디션으로 사운드트랙이 재발매 됐는데 2번째 CD엔 쿠엔틴 타란티노의 육성 인터뷰만 실렸기 때문에 음원로써의 매력은 떨어진다. 대신 첫번째 CD에 추가로 곡이 실려 있기 때문에 소장 가치는 있다. 속지 구성은 처음 나왔던 사운드트랙이 훨씬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1994년 칸영화제에서

 

 

쿠엔틴 타라티노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 위해 시상식 단상 위에 올라갔을 때 시상식장에선 작은 소란이 있었다. 객석의 한 여성이 [펄프 픽션]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건 웃기는 일이라며 그 상은 키에슬롭스키의 [세가지 색 레드]가 받아야 한다고 소리친것이다. 모두를 당황시킨 그 여성의 경솔한 외침에 타란티노는 가볍게 퍽큐를 날리며 응징했다. 암튼 이상한 여자다. 나는 키에슬롭스키의 삼색시리즈가 과대평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당시 칸영화제의 경쟁부문 진출에 그친 논란의 결과가 하나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1994년 칸영화제의 본상 수상결과에선 여우주연상 부문이 제일 엉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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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1-29 11:49:12

당시 극장에서 저도 봤는데 삭제가 많이됐네요. 30분이라니... 그런데 묘하게 영화 내용 이해는 무리없던 기억이 나네요^^
빙 레임즈 일부 씬은 필름이 약간 튀었던 기억이 나긴 합니다. 그 장면은 당시시대적으로 한국에서 용인하기 힘들지 않았나...

2017-01-29 12:54:57

 박찬욱감독... 열의가 참 대단했는지 저때 참 어려운 시기였는데도 저렇게 어떻게든 얼굴을 비추고 영화인으로서의 열정을 불태우신 분이었군요. 결국 그 열정덕분에 지금 성공하셨고

2017-01-29 13:47:55

박찬욱 감독이 감독으로써 영화 2편 실패하고 평론가로 밥벌어먹던 시절이죠. 백찬욱 개인적으로는 좀 암울했던 때라고 하더군요.

2017-01-29 13:01:28

펄프 픽션이 명작이라는데 그걸 아직 안본 나는 뭔지... 근데 그게 국내에서 세계최초로 개봉했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그 영화로 황금종려상 수상한것에 대해 야유한 어느 여성 관객에게

통쾌하게 퍽큐 날리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2017-01-29 13:50:03

 저수지의 개들에서 엄청나게 충격을 먹었던 저로썬. 퍼프픽션 역시 너무나 충격적으로 보았습니다.

이 감독 미쳤다. 뭐 그런 생각이 마구 들었고요. 특히나 남자강간 ? 이라니...학생때 충격적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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