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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포) 컨택트 감상 후기. 완전 취향저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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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02 12:39:31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보고서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영화가 너무 좋아서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ㅎㅎ

 

기대작은 영화에 대한 정보를 거의 접하지 않은 채로 극장 가는 편을 선호하기에,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로 포스터 정도만 보고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감독님이 시카리오 감독님이라는 사실도 영화를 보고 나와서 알았네요 ㅎㅎ

(시카리오 감독님이라는걸 알고 갔다면 더 기대했을텐데..!!)

 

영화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안으며 말하는 come to me 와 죽어가는 아이 곁에서 내뱉는 come to me 가 대비를 이루며 말이죠.

이 장면이 시간 순이 아니었다니. 처음엔 상상도 못 했네요 ㅎㅎ

 

장면이 바뀌고 본격적으로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우주선이 착륙해있는 모습, 그 광경이 나오는 뉴스의 화면도 바로 보여주지 않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일반 시민들, 주차장에서의 작은 사고, 날아가는 전투기들만 보여주는 모습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이후로 외계인의 언어를 해독하는 역할로서 외계인과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나오는데,

군에서 왜 진작에 도형이나 기호를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인공의 활약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큰 진전을 이루게 됩니다.

아마 현실에서 같은 일이 벌어져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듯 싶기는 해서 이해를 못 하는건 아닌데

왜 항상 수뇌부에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기를 두려워하는 듯 한 뉘앙스를 풍길까요.

책임자의 무게라고 이해할 수 있기는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위해 전문가를 불러놓고 결정은 비전문가가 해야하는 이 시스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더군요.

 

외계인 언어의 해독이 진행되면서 주인공은 점점 그 언어의 방식으로 사고하게 됩니다.

그 점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점점 확실하게 알아챌 수 있게.

(단, 사고과정이 바뀌며? 힘들어하던 주인공에게 외계인이 방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던 씬은 꼭 있어야했나.. 싶습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악의 기운(?)을 풀풀 풍기던 병사가 역시나 테러를 감행하면서 사건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병사를 심리검사? 사상검증...? (은 좀 안 맞는 단어일까요 ㅎㅎ)도 하지 않고 들여보냈나 하는 점.. 폭약을 그렇게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는 점..  등의 약간 의문점이 생기지만.. ㅎㅎ

 

이야기가 흘러가며 점점 전쟁 일촉즉발의 사태로 번져가게 되죠. 

(이 부분은 제가 이해한게 정확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언어로 사고하면서 주인공은 '시간'의 관념에서 탈피하여 미래를 볼 수 있게 되었고

'사태가 평화롭게 마무리되고 각국의 소통과 화합의 장이 열린 홀에서  군사행동을 주도적으로 이끌던 중국의 장성을 만나 그의 전화번호를 받고 아내의 유언을 듣는 미래'를 보게 됩니다.

사건 해결의 열쇠가 어떤 방식으로 등장할까 기대했는데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과 연출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칫하면 식상하게 보일 수 있는 방식이었지만 훌륭하게 표현해냈다고 봅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던 씬에서 소름이(!) 돋았어요 ㅎㅎ

 

이후로 주인공은 자신의 미래를 모두 알 수 있게 된 채로 남은 여생을 살아가게 되며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흔히들 미래를 미리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하지만,

정말로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있는건 너무 가혹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제가 받아들인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소통과 화합이 아닐까 하네요.

가뜩이나 현실에서는 브렉시트니 트럼프 보호주의니 뭐니 하면서 점점 세계가 다시 분열되는 듯 한 양상을 보이고있죠.

뉴스를 보면서 '인간이라는 생물이 너무 오래 평화를 누렸나.. 다시 엉덩이가 근질근질해질 때가 된건가..' 하는 생각도 해보는 요즘입니다.

하나의 지구. 연결된 세계 같은 메시지가 우리의 미래인 듯이 말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말이죠.

영화 제작이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이 시기에 개봉하게 된건 매우 시기적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런 분쟁은 그만 해도 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라고 제게 말하는 듯 하더군요. 

 

간만에 좋은 영화를 본 듯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족 1) 그럼 미래를 볼 수 있는 그들은 결국 이 사건이 이렇게 흘러가리라는 것을 다 알고 그렇게 행동했다는 의미인데.. 영화를 보는 도중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중국 장성과의 통화를 통해 사건이 해결되는 그 긴박한 순간에서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더군요 ㅋㅋ

이미 다 평화롭게 해결되어서 맞이한 미래를 보여줘버렸으니까요 ㅎㅎ

어쩌면 그 긴장감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사족 2) 미래를 볼 수 있는 그들은 그 폭탄 사고가 일어나리란 것도 알고 있던 걸까요? 

그럼 그 사고로 죽은 외계인도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던걸까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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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02-02 12:45:15

유리벽을 툭툭 치면서 뒤에 있는 폭탄 좀 보라고 일러줘도 말을 안 듣는 인간놈들.. ^_ㅠ 저는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장면에서 미래를 예지하는 것처럼 연출하지 않고 과거의 기억을 더듬듯 미래에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려 애쓰는' 그 연출이 참 좋았습니다.

WR
2017-02-02 12:49:25

제발 뒤를 돌아보라고..!!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폭탄을 발견해서 바로 폭탄을 해제시키는 장면이 더 어색했을거같기도 하네요 ㅋㅋ

저도 shut님과 비슷한 이유로 그 장면이 좋은 듯 합니다

참 맘에 들었어요 

2017-02-02 13:50:49

'전문가를 불러놓고 결정은 비전문가가 해야하는'

이 문구를 보니 또 세월호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프네요.

비전문가들에 의해 희생된 우리 아이들....

 

리뷰 참 좋네요. 담담하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제목 때문에 콘택트 분위기 생각하고 봤다가 당혹스러운 점도 있었습니다 ㅎㅎ

영화보면서 공부를 좀 해야 하는 영화더라고요.

 

WR
2017-02-02 14:19:11

아.. 저 문구에서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괜히 제가 죄송합니다 ㅠㅠ

너무 안타깝죠..

 

리뷰 좋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전 처음엔 뭔가 일반적인 sf를 상상했는데 

어쩔 수 없이 풍문으로 들은 분위기로 '아.. 그런건 아닌가보구나..' 하고 극장에 들어갔어요 ㅋㅋ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네요 ㅎㅎ

2017-02-02 22:01:18

중국말로 뭐라고 한건가요? 무슨 말을 했길래 마음을 돌린건지 궁금하네요.

멋진 영화였습니다.

2017-02-02 22:14:54
"전쟁에 승자는 없다. 다만 과부만이 있을 뿐이다....."
WR
2017-02-02 23:41:44

엇.. 저도 모르던 사실을 써주셨네요 ㅎㅎ 덕분에 저도 하나 알아갑니당 감사합니다

WR
2017-02-02 23:42:32

방황하는자님께서 답변을 달아주셨네요 ㅎㅎ 저도 몰랐는데..!
정말 좋은 영화였다는데 동의합니다 ㅎㅎ

2017-02-02 23:11:46

헬리콥터에서 말을 건네지만 못듣고 헤드셋을 쓰고서야 의사소통이 되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더군요. 결국 소통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WR
2017-02-02 23:43:46

오.. 그 장면도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거기까진 생각 못 해봤네요 ㅎㅎ
역시 소통이 중요하겠죠
지금 시점의 개봉이 많은 의미를 줄 수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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