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핵소 고지 후기입니다. (스포)

디피 시사회로 잘 보고 왔습니다. 먼저 이런 기회를 주신 디피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개인적인 감상은, 기시감이 들 정도로 전쟁 영화의 정석적인 공식을 따라가고 있지만, 그 문법과 공식을 잘 활용하여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쟁이라는 상황과는 사뭇 다른 신념을 가진 색다른 캐릭터가 뛰어난 연기와 만나 사뭇 진부할 수도 있을 초중반의 플롯 구성과 연출을 뒷받침해 줍니다.

다만, 주인공인 데스몬드 도스의 캐릭터는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신선한 접근법이었습니다. <퍼시픽>과 같은 태평양전쟁물, 혹은 반전성격을 담고 있는 베트남 전쟁 영화와 같이 인간성이 붕괴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키워나가면서 다른 병사들의 사기까지 돋구는 역할을 하게 되는 마치 '성인'이나 '현신'과 같은 캐릭터입니다.

게다가, 멜 깁슨 감독의 장기인 리얼한 전투씬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전달하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굳건히 맞서는 주인공을 그려내면서 저절로 경건해지는(?) 기분이 들기까지 하더군요. 자칫하면 이질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각본가와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충분히 지금의 호평이 합당한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한 번 볼 만한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