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디 워 이전의 용가리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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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스크린"인가 "로드쇼"인가 월간 영화잡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월간 영화잡지 나오나 모르겠네요. 용가리 하고 디워 사이였습니다.
편집자의 말을 보는데 용가리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당연히 용가리를 봤답니다. 그런데 이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랍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런데 나쁜 말을 할수가 없었답니다. 다른 사람들 분위기도 그렇고요. 심형래 감독이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해서 만든 영화를 폄하하는 것 자체가 나쁜놈이 되는것 같고 또 분위기가 나쁜말하면 매국노같기도 했구요.
다들 딱 이런 식의 이야기만 했더랍니다. "연기와 스토리는 좀 떨어지지만 CG기술은 한차원 발달했다. 거기에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정도의 살살 돌려 나쁜말 안하기.
마음 속으로는 나쁜 말들이 많이 떠올랐지만 자신은 비겁해서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답니다. 그러면서 "당시 분위기에 굴하지 않고 해야 할 이야기를 했던 시네 21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라는 말로 글을 끝내더라구요. 타 경쟁잡지를 편집자가 칭찬한다는 것에 놀랐었습니다. 우리는 월간이고 씨네 21은 주간이니 경쟁상대가 아닌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여튼 용가리가 나올 당시 침묵해야했던 또는 침묵을 강요당했던 관계자의 자기한탄이 잘 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디워가 개봉했죠. 디워를 대하는 평론가 기자의 반응은 용가리 때와는 달랐습니다. 침묵하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듯 하더라구요. 엄청나게 까댔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중의 반응이었습니다. 대중들은 기자, 평론가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더라구요. 여전히 심형래는 세계를 향한 도전자였고, 그의 영화는 무조건 칭찬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러한 심형래를 비난하는 기자, 평론가들은 여전히 매국노였구요.
아래 디워관련 글의 댓글들을 보니 이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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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파워겠죠.. 근데 요즘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분야는 다양하지만 특히 정치관련해서요
객관적으로 봤을때 합리적인 비판이나 의혹제기 임에도 불구하고 ~빠 ~충으로 몰기 십상이죠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솔직히 여아 보수진보 상관없이 마찬가지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