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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최고의 저주받은 걸작 "아비정전 (阿飛正傳)" - "정은임의 FM영화음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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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16 17:49:35

 

 

 예전에 제가 즐겨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중에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이 있었습니다. 요즘 다시 듣고 있는데요. 2004년 3월 7일 "내 일기장속의 영화"의 주인공이신 손우정씨의 첫번째 사연이 "아비정전"에 대한 것이더라구요. 보통 저주받은 걸작으로 잘 알려진. 당시 이 영화가 어떤 대우를 받았던가에 대해 너무 잘 표현된거 같아서 녹음을 해봤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813?e=21874054

<정은임의 FM영화음악 2004.03.07. 내 일기장속의 영화 - 손우정씨>
 
 
 

 
 

<<때마침 상영되는 영화가 있었죠. 바로 아비정전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작 전부터 왕가위,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유가령 등등 최강의 라인업을 자랑하며 저를 유혹해 온 터였습니다. 특히 왕가위라는 기괴한 이름의 이 남자가 전작 열혈남아를 통해 뛰어난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이미 잡지를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첫 상영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무언가 나른한 기분을 자아냈습니다. 나른한 음악과 함께 푸른 빛을 띄는 열대림들이 스쳐가더군요. 제가 생각했던 홍콩 느와르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총격전도 영웅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유덕화는 평범한 순경의 모습이었고, 장만옥은 연인에게 버림받았으며, 장국영은 어디에도 머물지 못한 채 계속 방황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총격전 장면이 언제 나올까 하는 생각만 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묘하게도 이 영화는 저를 몰입시켰습니다. 인물들 사이에 오가는 감정의 흐름이 막연하게나마 느껴졌나 봅니다. 특히 연인에게 버림받은 장만옥을 다독거려주며 밤길을 함께 걷던 유덕화의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는 어이없게도 양조위의 머리빗는 모습을 마지막으로해서 끝나버렸죠. 전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었습니다. 다른 관객들도 자리를 뜨지 않았죠. 하지만 저와는 사뭇 다른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 뒤의 내용을 빨리 보여달라는 사람, 빈 캔을 스크린을 향해 던지는 사람, 다음회를 보려고 줄서 있던 사람들에게 보지 말라고 하던 사람 등등. 결국 이 영화는 일주일을 채우지 못한 채 상영이 중단되었더군요.>>




 아비정전은 어찌보면 지루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예술영화입니다. 그런데 당시 홍콩 느와르가 인기였던지라 마치 느와르 영화인양 이렇게 홍보를 했었다죠.




 



우정(友情)은 약속이다. 

황하(黃河)의 물결에 실려온 피맺힌 젊음

어깨걸어 굳게 맹세한 청춘(靑春)의 피울음

ㅡ.ㅡ 



 위 포스터를 보면 참 이런 오해(?)를 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긴하죠. 또 그걸 노린 것일테구요. 아비정전은 그뒤 일주일을 못채우고 극장에서 내렸다고 하네요. 물론 2차 상영극장에선 상영했겠지만 말입니다. 





 PS. 정은임 아니운서 曰



 "저는 아비정전을 친구에게 소개받을 때 그당시 친구가 '최근에 홍콩영화 한편을 봤는데 정말 이 영화 나한테 소개해준 사람 비오는날 먼지나게 두드려 패주고 싶다'고 얘기했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영화리길래 그런가 했는데 아마도 홍콩 느와르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홍콩영화지만 느와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들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나 싶은데. 제게도 잊을 수 없는 항상 청춘을 이야기할 때 청춘의 방황 그런 것을 상징하는 영화로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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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2-16 13:03:49

정은임씨 덕에 처음으로 영화란걸 오락 이상으로 생각하게 됐죠

2017-02-16 14:04:08

 그나마 저 포스터에서 양조위 부분은 완전 사기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

도대체 언제 나오냐 하고 보고 있었는데 얼마나 허무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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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16 17:56:32

세상에 아비정전 포스터가 ㄷㄷㄷ 

저야 뒤늦은 세대라 왕가위 영화하면 아비정전 느낌인걸 알아서 찾아보지만 

당시 상황을 알게되니 참 재밌네요 ㅋ...

2017-02-16 20:00:41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고 끝까지 완주한 나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꼈던 영화였습니다 덕분에 이미지만 남고 내용은 도통 기억 안난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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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7 11:10:30

이영화는...장국영의 넌닝구 댄스씬 하나로..설명되죠..

 ..그리고 장국영의 시간 드립..ㅎㅎ

영화내내..끈적끈적한 날씨가 느껴지는 색깔..소리는...멀할려해도 더디기만 하는 청춘처럼..잘 어울렸었다고

기억됩니다..

2017-02-17 15:19:56

개봉하는 날 명동 중앙극장에서 보았습니다.(어쩌면 국도였을지도...)

한 시간쯤 후에 나가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도 중간중간 나가는 사람들이 4~50명은 되었던것 같습니다.

장국영과 유덕화의 액션을 기대했는데 영웅본색, 지존무상의 액션은 나오지도 않고,

또 다른 주연이라고 광고했던 양조위는 나올 생각도 안하고 있고...

영화는 끝도 어정쩡 했습니다.

제 기억에 영화가 끝나며 속편이 나온다는 자막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람들의 한숨과 퇴장으로 분위기도 엉망이어서 끝까지 보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이야 예술영화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그러기엔 너무 앞서갔습니다.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의 장국영, 지존무상의 양조위와 장학우, 폴리스스토리의 장만옥이 나온다는데,

너무 당황스런 분위기와 진행에 사람들이 화가 날 만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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