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사일런스 소감 - 종교적 프레임을 뛰어 넘는 영화
이 영화는 역사 드라마라는 장르입니다
종교적인 프레임에 갖혀서 이 영화를 평가하기에는 좁은 크리틱 관점이 갖는 실수일 수도 있습니다
지저스 크리스트를 신으로 섬기는 교리를
동양에 설파하기 위해 이 영화처럼 일본에도 사람들이 갔고, 우리나라에도 왔습니다
우리들은 이런 이야기를 역사 속 하나의 가지로 인식하고 있죠
그런 에피소드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저 국사 교과서에 누가 언제 어디로 왔었다만 암기할 뿐
현 교육 체계에서 외지 종교인들이 경험한 내막에 대해서 알지도 공부하지도 않으니
이 영화에 담긴 그들의 어드벤쳐 드라마는 필연적으로 매우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들에게는 두 말할 것 없이 아주 신선한 소재겠죠
이 영화에서는 종교적 액팅들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크리스챤 필름들의 기획력이 다소 취약하다보니 그런 부분들이 눈에 띌 때가 흔한데,
연출자 마틴은 그런 부분들을 지혜롭게 극복했습니다
나오고 안 나오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 종교인들도 함께 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모험과 그 끝을 알 수 없는 방향성
이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161분이라는 긴 호흡을 식상하거나 지치지 않게 끌고 갑니다
못 먹고 못 입는 상황을 연기하기 위해 뼈 가죽을 앙상하게 드러낸 쉐입을 위해 몸을 혹사시킨
애덤 드라이버에게 호평할 만 하고요
앤드루 가필드는 종교인을 연기하면서 위화감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줘
'핵소 고지'와 더불어서 종교적인 포지션에 놓인 인물들을 연기하는 공통점을 지켜보는 재미도 남다릅니다
이 영화에서는 종교적인 스터프들이 유독 많이 등장합니다
인물들의 여러 행위들과 사람들의 생각, 마음, 그리고 그 물건들 사이에서
믿음이란 어디에 있는가?
다소 파격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종교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눈살이 찌푸려질 행위들도 간혹 나오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어떤 생각이 자리잡고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왜 어려운 환경 속으로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가?
비 종교인으로서 이 질문에도 응답이 되는 영화였습니다
종교적 분위기를 공유하기 원하는 종교인들이나
공감을 원하는 비 종교인 모두에게 권할 만한 영화입니다
기억하기로 배경 음악이 한 번도 안 나왔던 걸로 확인되는데, 엔딩 크레딧을 보니 음악 담당자가 뜨더라고요 한 번 더 봐야 겠습니다
음악을 거의 배제하고, 자연 환경 그 속에서 사는 그 시대 일본에서 느낄 수 있는 앰비언트 사운드를 최대한 살려내 그 분위기로 묵직하게 들어갑니다
마틴 스콜세지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정말 넓다는 것을 한 번 더 이해하게 된 영화였습니다
제 평점은 4/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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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일거 같은데........ 이런 식의 좋은 영화가 원어를 사용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우리나라도 '역도산'이나 '김의 전쟁'찍을 때는 다 일본어써서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말입죠. "게이샤의 추억"을 보는데 일본인이라고 나오는 사람들이 죄다 영어를 쓰니 괴리감에 집중이 잘 안되었던 것이 생각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