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해빙-_- 올해 개인적 워스트가 벌써 등장하다니...
1. 해빙을 재밌게 보셨거나, 혹은 볼 예정이신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실것을
권해드립니다. 개인의 취향이 백인백색인지라 재밌게 보신분들도 있을테니
그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2. 한때 연출을 잠깐 꿈꿨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여 2003년도에 모
영화사 (나름 이름대면 알만한)의 자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당시 그 자회사
실장이었던 친구가 대학후배여서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이친구는 현역 편집
기사구요.
이년만에 미련없이 떠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이쪽 분야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뭐 노력도 안했지만요 전혀-_-) 1%의 재능이 없으면 99%노력해도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이천년도 초반에 김지운/봉준호/박찬욱등등
천재 소리듣던 감독들의 작품이 빵빵 터지던 시기에 그런 영화를 보고 딱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우리는 많이 거꾸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1%의 재능이 없으면 저 높은곳에
가기가 힘들다는거죠. 머리좋은애를 엉덩이 무거운애가 못이기는거랑 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물론 개인적 생각에 10여명의 감독중 중간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해준
허접스런 감독님들도 꽤 있었지만 뭐 차치하고요-_-
하여 난 그저 소비자로서 즐겨야겠구나라는 생각에 나와서 다른업종에서 밥벌이를
합니다.
3. 얼마전 현직 편집기사일을 하는 두 후배를 만나서 올만에 한잔했습니다.
여자기사A // 남자기사B 라고 치죠.
A는 입봉한지 꽤 오래되서 나름 다양한 작품을 편집했고, B는 입봉한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실력만큼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녀석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액션영화는 100분으로 끊고, 그외 영화는 2시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편차가 있을수 있겠지만, 일년에 백편정도
극장에서 보는 저로써도 정말 잘만든 영화가 아니면 두시간이 넘어가면
솔직히 좀 고통스럽고 지겹거든요.
중간에 물론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맛없는 음식 남겨야 한다는 주의라
영화도 잼없으면 중간에 벌떡 나오곤 합니다. 물론 어지간하면 참지만요.
두명에게 물어봤습니다. 왜케 요즘 감독들은 영화를 길게 편집하냐?
글고 너네들은 두시간 넘어가면 괜찮냐? 라고요.
A가 그러더군요.
1. 상당수 감독들이 멍청하다
(편집본을 대충 기사입장에서 퀄리티 ABC 세가지를 만들어 둔답니다.
C는 젤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대충 와꾸 잡아 논데요.
왜냐면 AB보여주면 열에 절반은 C로 함 맹글어 달라고 한답니다.-_-)
2. 디지털로 찍게 되면서 기존에 필름값에 덜덜덜하던 시절이 지나면서
쓸데없이 많이 찍어댄다.
3. 나도 두시간 넘으면 영화보기 힘들다. 내가 그간한 작품은 두시간넘는게
없는거 같다. 라고요.
B도 대충 비슷한 뉘양스로 말했구요.
4. 사족이 넘 기네요. 그러면서 그런말을 하더군요.
감독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획을 긋는 영화를 찍었다고 (또는 찍을거라고)
생각한답니다.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에요. 우리가 태어나서 조금 머리가
굵어지면서 '난 남들처럼 살지 않고, 나만의 뭔가(모르겠지만) 유니크하게 살거야'
라고 보통들 생각하니깐요. 그러나 뭐 직딩들의 삶이 결국은 거기서 거기로
귀결되듯 말이죠.
5. 해빙을 보면서 내내 들었습니다.
아....이분은 이걸 찍어놓고 정말 스스로에게 감탄을 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과잉스런 장면과 전혀 아귀가 맞지 않는 설정과 편집들이 난무하며
전형적으로 영화 못찍는 감독들이 하는 '말로서 설명하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타란티노처럼 아무나 할수 있는건 아닌데 말입니다.
앞뒤도 안맞고, 맥락은 개판이고, 쓸데없는 장면들 잔뜩이며
반전이랍시고 내놓은건 조진웅의 전형적인 오버스런 연기에 파뭍히고.....
에구구 정말 중간에 일어나고 싶은걸 혹여 다른 반전이 있을까 하고 남았습니다만
시간이 정말 아깝네요.
6. 결론은
시간과 돈이 주체할수 없이 남아도는 분들은 가셔서 볼것을 권합니다-_-
거듭말씀드리지만 재밌게 본분들의 취향은 절대적으로 존중합니다.
그럼 이만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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