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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잡담] 오포 튜닝 플레이어들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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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7-11 1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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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OPPO)는 현 시점에 블루레이 플레이어(이하 BDP)를 제작하는 회사들 중에서도 그 입지를 단단히 다진 제조사입니다. DVDP 시절에도 그러했지만 당시에는 가성비 좋은 저렴한 플레이어 제조사라는 자리에 머물렀다면 BDP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가성비면에서 더욱 발전했으면서도 순수하게 퀄리티 클래스 자체도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이 그 차이라 하겠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발돋움할 수 있었던 오포 플레이어의 장점은 8X 시절부터 현행 최신인 10X 시기까지 한결같이 가격대 퀄리티가 좋다는 점 외에도 하이파이 업체에 자사의 플레이어를 오픈하여 그들이 취약한 부분은 오포의 제조라인을 활용하되 장점인 사운드 퀄리티 메이킹은 그들 나름대로 추구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들 수 있으며, 오포 역시 이들 하이파이 업체들과 제휴하여 자사 독자 튜닝을 거친 고급형 시리즈(95, 105)를 내놓는 등 상승 효과를 가져온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오포로부터 플레이어 기반을 제공받아 자사 나름의 튜닝을 거쳐 자사의 플레이어로 발매한 하이파이 관련사들로는 현 시점까지 캠브릿지, 렉시콘, 쎄타, 에어, MSB, 골드문트, 프라이메어, 메트로놈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이 자사 플레이어에 책정한 가격대는 적게는 1천$대에서 많게는 2만$ 혹은 그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개별 튜닝이 쉬운 모듈형 기판 구조와 다소 넉넉한 용적의 케이스로 이루어진 오포 플레이어의 특성상 수많은 군소 개별 업체 혹은 개인이 튜닝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

그런데 이들 튜닝 플레이어에 대한 시각, 특히 하이파이 업체들이 내놓는 제품에 대한 시각은 그 판매량과는 별개로 그 효율에 대한 의심이 끊이지 않아 왔습니다. 첫째로는 500$짜리 플레이어를 바탕으로 튜닝했으면서 그 가격을 최소 2배에서 많게는 몇십배로 뻥튀기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며 둘째로는 아날로그 음성 출력의 개선은 어떨지 몰라도 BDP 멀티채널 구현상 주로 쓰이는 HDMI는 모든 플레이어가, 특히 사운드 출력 퀄리티는 100% 동일하다라는 견해에 따른 회의가 그 의심의 근간입니다.

***

튜닝과 책정 가격에 대한 논의는 사실 DVDP 시절부터 하이파이 튜닝 플레이어에 쏟아진 비판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당시에는 영상이나 음성이나 아날로그 출력이 대세였기에 상술한 두번째 사유에 따른 퀄리티 상승 자체에 대한 의심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하이파이 제조사들이 문외한에 가까운 영상 부문에서도 아날로그 출력의 경우에는 영상DAC 고급화와 이들이 공급되는 전기 퀄리티에 따른 출력 퀄리티 민감도가 높은 관계로 음성 튜닝하면서 겸사겸사 튜닝이 '된'(의도가 아니라 일종의 덤 같은 느낌의) 영상쪽도 꽤 발군의 발전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물론 아날로그 영상에도 개선 의지를 갖고 튜닝을 시도한 케이스도 있으며 특히 에어는 자사의 DVDP에 SDI 출력단을 공식 탑재하여 디지털 출력을 통한 퀄리티의 극적 상승을 꾀했습니다.)

하지만 BDP 시대에 접어들어 상술한 두번째 사유가 대두되어 상대적으로 BDP에서는 쓰임이 줄어든 아날로그 출력(이것도 음성 출력단에 한하며, BDP에서 아날로그 영상 출력단은 거의 사장 상태)만을 개선했으면서(그렇게 믿어지면서) DVDP 시절 같은 가격 배수 책정을 하는 것은 상당한 반감을 불러왔습니다. 그나마 캠브릿지 정도는 오포가 내놓는 자사 튜닝 기기와 얼추 비슷한 가격이니 이해할만 하다지만, 이 튜닝기 가격 논란에 사실상 시발점인 렉시콘의 3천불짜리 오포 83 튜닝 플레이어 BD30, 발매된지 4년이 넘는 지금도 이 문제가 대두되면 늘 논란의 중심에 서는 에어의 1만불짜리 DX-5(얘도 오포 83 튜닝 플레이어), 다른 모든 튜닝 기기들을 도맷금으로 비판하게 만드는 이른바 황제 가격 책정사 골드문트의 튜닝 플레이어(고급형 2만불 이상)에 이르면 그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얼른 이해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은 이들 튜닝 기기 발매사들도 물론 제각각 그들 나름의 생각이 있고 그래서 그 가격을 책정한 것이라는 점이고 따라서 소비자들이 할 일은 이 책정에 어떤 정당성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임을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속된 말로 사기인지, 아니면 실제 근거가 있고 그 목표인 퀄리티 개선을 이루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서 판단하는 것은 건강한 소비자의 자세이며 일부 예시에 따라 무조건 덮어놓고 긍정하는 것도, 덮어놓고 비판하는 것도 옳은 자세는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한 관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이 게시물을 읽어주시는 것도 아주 시간 낭비는 아닐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경험해 본 오포 관련 플레이어는 오포 원판(BDP-83, 93, 103), 오포 자체 튜닝 플레이어(BDP-95, 105), 캠브릿지Azur 650BD/ 751BD, 프라이메어BD32, 골드문트 메티스30, 에어DX-5, 메트로놈CD10 이며 개중에 그 퀄리티나 적용 기술에 대해서 세세하게 논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오포, 캠브릿지, 에어를 들 수 있습니다. 개중 마침 에어DX-5는 늘 이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개인적으로도 상술한 플레이어중 가장 오래 사용하고 있는만큼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 에어Ayre의 DX-5는 오포 BDP-83을 에어에서 튜닝한 BDP로, 그 기술적 요체나 감상은 본 게시판에도 익히 적어올린 바 있습니다.(해당 게시물 링크) 자세한 기술적 설명과 그 퀄리티 발현에 대해서는 해당 게시물을 참조하여 주십시오. 이 글에서는 당시 서술한 바를 토대로 DX-5가 튜닝상 변경된 부분과 퀄리티 상승의 근거가 있음을 전제로 명시하고 서술하므로 해당 게시물을 참조해 주시는 걸 권합니다.

상기 별도 게시물에서도 논했듯이 DX-5는 사실상 BDP-83에서 드라이브와 그래픽 처리 기판을 빼고는 몽땅 바꾼 제품입니다. 알기 쉽게 PC의 예를 들어 논한다면 ODD와 CPU, 그래픽 카드의 일부만 같고 케이스(통풍, 진동 제어 설계), 파워(스위칭>리니어), 메인보드(실장 기판 회로 설계 및 케이스 부착 상태 변경), 사운드 카드(DAC 교체 및 회로 외 튜닝), 그래픽 카드의 구조 변경(HDMI 출력 계통 분리. 오포 83은 1계통 HDMI이며 DX-5는 이를 V(+A 가능)/ A의 2계통으로 분리), 내부 배선(사용 선재와 실장용 땜납 처리 등이 모두 상이), 기능 추가(USB B타입 입력단 및 해당 처리용 전원/ 기판을 별도 추가)한 사실상 전혀 다른 기기이며, 펌웨어 역시 베이스는 오포가 개발하는 것을 공급받지만(= 영상 관련 부분 때문에 자체 개발은 하지 않지만) 똑같지 않기 때문에(= 음성 출력 제어 및 기타 이유로 튜닝을 거치기에) 양 펌웨어는 서로의 기기에 호환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튜닝에 든 무형의 설계나 개발비는 둘째치고 유형의 부품값만 쳐도 둘이 같은 가격이 책정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는 비유하면 인텔CPU 쓰는 것만 같고 다른 부품이 거의 모두 다른 두 대의 조립 PC가 '인텔 씨퓨 컴'이라는 이유로 가격이 같아야 한다는 것과 진배 없습니다. DX-5에서 BDP-83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부분은 오로지 드라이브 트레이(및 내부의 픽업)와 셋업 화면 배치 구조, 리모컨 외형뿐입니다. 하다못해 초기 화면 로고와 스크린 세이버도 AYRE로 제대로 바꿔 놓았습니다.(참고로 골드문트 메티스30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경우 이것이 OPPO로 뜹니다.)

다음으로 베이스가 된 BDP-83과의 퀄리티 우열에 대해서는 역시 상술한 별도 게시물에 기재한 그대로입니다. 요는 DX-5는 HDMI 출력(개중 음성)에 대해서 개선 의도를 갖고 그에 알맞는 내부의 재설계와 부품 교체를 꾀했다로 정리하겠으며 그 실효도 출력 결과물로 나타납니다. 이에 대해 디지털 = 1/0 = 모든 디지털 출력은 다 같다.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HDMI 출력 기기는 무슨 짓을 해도 모두 같은 퀄리티로 영상과 음성이 출력된다는 말에 대해서 딱히 열을 낼 생각은 없으며 제 체험이 플라시보라고 하셔도 화를 낼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DX-5를 구입후 계속 쓰는 것은 제 나름대로 환경을 맞추고 통제한 상태에서 DX-5 구입 이후 도입해본 여러 플레이어들과 우열을 견준- 선재와 연결을 같은 것으로 맞추고, 리모컨을 남에게 맡기고 모든 인디케이트나 디스플레이 정보 및 기기마저 식별 불가능하게 가린 상태에서 똑같은 디스크를 두 장 조달하여- 결과 DX-5를 넘어서거나 최소한 더 싼 가격이면서 퀄리티는 버금가는 HDMI 사운드를 낸 플레이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 DX-5의 USB B타입 입력단(아날로그 출력으로만 신호가 전달되는)은 에어에서도 그 퀄리티가 비슷한 가격대의 USB DAC에 비해 밀린다는 사용자들의 지적을 인정하고 2013년 중순경 DSD 파일 재생 지원 기능을 포함하여 계통 전원부 및 DAC칩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유상 업그레이드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국내 업그레이드 공시 가격 기준 198만원에 달하는 이 업그레이드는 그러나 'HDMI 출력만을 쓰는 사용자는 이 업데이트를 통한 퍼포먼스의 개선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에어 홈페이지에 명시. 말그대로 HDMI 출력 개선에 관여하는 바가 없으며 기존 HDMI 퀄리티 개선을 목표로 꾀해진 설계에도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업그레이드 전의 기존 DX-5는 USB를 통한 재생 퀄리티보다 디스크를 통한 사운드 재생 퀄리티(물론 둘 다 아날로그 출력 기준)가 더 좋으며 그 클래스 자체도 가격대에 걸맞거나 그 이상으로 높습니다.

***

에어가 골드문트의 튜닝 플레이어에 비해 더 안정적인 가격에 대한 공감대와 상대적으로 견고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말그대로 실제 결과물도 그렇거니와 그 결과를 내기 위해 추구한 바가 제대로 보이기 때문이며 덤으로 골드문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입니다. 굳이 골드문트까지 가지 않아도 에어와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렉시콘의 BD30이 엄청나게 욕을 먹은 것은 가격이 DX-5보다 훨씬 싼 3천 달러였지만 케이스 빼고 500$인 오포 83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서(내부 비교상 정말 달라진 게 없다시피 합니다.)였습니다. BD30에 대한 해외 평 역시 딱 케이스 달라진만큼의 아날로그 출력 한정 소리차이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내부 구조가 알려지기 전부터 이미 그랬고 케이스를 열어본 이들이 거기에 확인사살을 했을 뿐입니다.

물론 DX-5의 가격, 1만 달러(국내 판매가 기준 1,500만원)가 일반적인 관점에서 적은 액수라고 할 수야 없으며 상술한 이유들이 베이스가 된 BDP-83의 20배에 달하는 가격표를 달기에 합당한지 판정하는 건 사람마다 모두 느끼는 바가 다르므로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마다 돈의 가치 산정과 즐기는 방향이 다르고, 알고 있는 이론과 지식도 모두 다르며, 경험도 모두 다릅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위와 같으니까 DX-5는 1만 달러가 당연. 그걸 모르면 바보.'라고 주장할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오포가 DVDP 시절 이상으로 BDP 시대에 발돋움하는 것은 그 저변에 영상/ 음성 퀄리티에 대한 그들만의 이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83, 93, 103에 걸친 오포 자사 플레이어에 비해 83SE, 95, 105에 걸친 오포 자체 튜닝에 따른 고급화 라인업의 HDMI 출력 퀄리티는 영상과 음성에 걸쳐 모두 기반 플레이어보다 좋습니다.(양자의 가격차는 대충 2배 가량)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최소한 오포 보급형을 제대로 능가하는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BDP를 대량 생산 가전 제품으로 생산 및 판매 방향성을 확립한 것,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는데 인색한 정서의 은연중 표출(튜닝만 하려해도 엄연히 설계와 디자인적 발상이 가미되어야 합니다.)에 있다고 봅니다. 물론 삼성, LG의 BDP 판매 전략이 열등하거나 악하다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저렴한 가격에 BD를 재생할 수 있게 일조한 공을 가지고 있으며 사업 논리에 선악 같은 건 없고 오로지 입장 차이만 있을 뿐이기에 삼성, LG가 취한 전략은 그들로서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라 봅니다. 다만 이들의 제품들만이, 모든 플레이어의 가치 산정 잣대나 퀄리티의 선입견으로 작용하는 것은 경계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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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7-14 10:21:27

좋은글 감사합니다.. ^ ^

2014-07-14 11:48:43

디피에 많은 분들이 디지털출력은 무조건 똑같다 라고 생각하시는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2014-07-14 20:55:16

저는 DX-5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Oppo93을 리니어 파워로 개조하고 클럭을 VCXO로 개조한 블루레이는 들어보았기에 파워와 디지털부품개선만으로 HDMI 소리가 개선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DX-5가 개조오포의 사운드를 앞선다는 시청기가 있더군요.)

디지털 출력은 기기에 상관없이 똑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중에 지터가 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2014-07-17 06:23:48

디지털 출력은 기기에 상관없다고 주장하는건 디지털 기기 평준화가 아날로그 기기에 비해 높게 자리 잡고 있어서 상급기, 중급기와 하급기 차이가 적어서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조심스레해봅니다.

2014-07-17 17:45:30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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