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정발BD 상세 분석
본 게시물의 내용은 일전에 예고해드린 대로 4월 29일에 국내 정식 발매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블루레이(이하 BD)에 대한 분석입니다.
깨어난 포스 BD는 먼저 발매된 북미 발매판을 통해 감상 후에 리뷰를 작성, 게시한 바 있는데(하단 링크 참조) 정발판을 새삼 다시 분석하는 것은 정발판이 그 스펙 상 북미판(및 여타 국가 판본)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같은(혹은 더 좋은) 점과 다른 점으로 항목을 나누어 게재합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197060&sca=&sfl=mb_id%2C1&stx=knoukyh&spt=-175886&page=9
1. 정발판이 북미판과 같거나 더 좋은 점
깨어난 포스 정발판 BD에는 원판 영어 음성 외에도 영화관 상영 당시에도 개봉하였던 우리말 더빙 버전을 그대로 수록하였습니다. 스펙은 돌비 디지털(640kb) 5.1ch.(이외에도 정발판 BD에는 체코어, 루마니아어 더빙이 같은 스펙으로 수록되었습니다.) 깨어난 포스의 우리말 더빙은 상당히 양질로 이루어졌으며 상영 당시 자막의 오역이나 미진한 점을 교정한 대본을 사용하여 자막에 비해 더 관객 이해를 돕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말 더빙판 상영 당시 보여주었던 전용 한국어 프롤로그 역시 스크린 샷처럼 제대로 나옵니다. 이는 심리스 브런칭 방식으로 삽입되어 본편 BD의 음성을 '한국어(DD 5.1)'로 설정하면 볼 수 있으며, 물론 기본 사운드인 영어를 선택하면 본래의 영어 프롤로그를 볼 수 있습니다.(체코, 루마니아어 설정시에도 해당 국가 언어 프롤로그 영상이 나옵니다.)
다음, 영상면에서는 본편과 서플 전용 디스크 모두 북미판과 완전히 동일한 영상으로 수록되었습니다. 평균 비트레이트도, 실제 영상도 동일합니다.
물론 대개의 헐리우드 영화 BD는 국내 로컬 발매시에도 영상면에서 변화를 주지 않는 게 일반적이며 서플 디스크는 아예 별도의 디스크로 존재하는데다 우리말 더빙 트랙 삽입 같이 추가 요소도 없으니 더더욱 손을 댈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만 혹시나 하여 확인해 보았는데, 결과는 전술한대로.
마지막으로 본편 및 모든 서플에 한글 자막이 수록되었으며, 본편 한글 자막의 경우 영화관 상영 당시 오역들을 일부 바로잡았습니다. 일례로 카일로 렌이 'The one from the village. FN-2187' 이라고 말하는 이 부분을 상영 당시엔 '마을에서 데려온 그놈이군' 이라는 자막을 내보내어 핀의 출생의 비밀(?)을 만들었는데, 제대로 된 번역은 물론 '마을에 있던(봤던) 그놈이군'이며 보시는 것처럼 수정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말 더빙판에서는 영화관 상영 당시부터 '마을에 있던 녀석이군'으로 제대로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상영 당시 자막의 오역으로 기억나는 것 중에서 레이와 핀이 밀레니엄 팔콘을 타고 탈출할 때 포탑이 공격을 당해 움직이지 않게 되자 나왔던 대사를 상영 당시엔 '고정식이라 움직일 수 없어'라고 잘못 옮겼는데, BD 수록에서는 '맞아서 안 움직여'라고 제대로 옮겼다거나 레아 사령관이 한 솔로에게 존댓말만 하던 자막도 반말로 수정되는 등 상영 자막을 그대로 수록하지 않고 어느정도 교정 감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정발판이 북미판과 다르거나 더 나쁜 점
정발판의 한국어 자막은 일부 오역을 수정한 건 좋지만, 교정 감수가 충분하지 않았는지 좀 거친(?) 문장들이 존재하며 오역 또한 모두 수정한 것은 아닙니다. 가장 유명한 오역인 프롤로그의 '총애하는 파일럿' 번역은 BD 수록 자막에서도 옳은 번역인 '용맹한 파일럿'으로 교정되지 않고 그대로 '총애하는'으로 나오며 이 오역은 한국어 더빙 선택시 나오는 한국어 프롤로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외에도 마즈의 술집에 들어가는 핀에게 한 솔로가 말한 don't stare/ any of it 은 스타워즈 에피소드4 에서 오비완이 루크에게 했던 대사의 오마주이지만 자막은 이런 뉘앙스를 전혀 살리지 않은 '절대 똑바로 쳐다보지 마/ 몸 전체'라고 옮겨놨고 이는 BD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참고로 더빙에서는 '절대 쳐다보지 마/ 그게 뭐든'으로 나옵니다.)
더불어 전체적으로 양질의 번역 퀄리티를 보여주는 한국어 더빙 대본에도 작은 실수가 몇 있는데 예를 들면 등장 인물 '마즈 카나타'의 이름을 '마즈 카타나'라고 말하는 게 있으며 이는 BD 수록 한국어 음성에서도 교정 없이 그대로 수록되었습니다. 우리말 더빙도 제작 담당사의 의지가 있다면 디스크 타이틀 수록 전에 충분히 재수록하여 교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거기까진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정발판 BD의 가장 눈에 띄는 변경점은 본편 최고 품질 수록 사운드가 DTS-HD HR 7.1ch(영어)란 점입니다. 북미판의 본편 최고 품질 사운드는 DTS-HD MA 7.1ch(영어). 이 두 포맷의 차이점은 간단히 말해 손실 압축/ 무손실 압축이란 것이며 북미판 외 기타 국가 판본 등의 예시에 대한 설명은 이 게시물(링크)을 참조. 스펙적으로 정발판의 사운드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 정발판 깨어난 포스 BD의 DTS-HD HR은 비트샘플링 스펙의 경우 북미판의 MA와 동일한 24비트/48khz 이므로 동일한 마스터 소스를 가지고 MA 코딩/ HR 코딩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B. 하지만 정발판의 HR은 비트레이트 수치가 2046kb에 불과하여 북미판 MA의 절반 이하(평균 5194kb)로, DVD 당시 DTS의 풀 스펙 비트레이트였던 1536kb와 엇비슷할 정도로 열화 압축된 버전.
스펙을 떠나 실제 감상시의 체감차는 주로 중저역의 손실감으로 대표됩니다. 이 변화는 예를 들면 도입부 전투 신의 블래스터 발사/ 피격 시의 효과음 등에서 보다 손쉽게 인지할 수 있으며, 덩달아 본래 북미판 MA에서도 그다지 해상감이 높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던 사운드 품질이 정발판의 경우 탁함이 좀 더 배가되어 답답한 인상. 재미있는 것은 중저역에 비해 고역대 손실감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 이런 식의 변환을 통해 TV 스피커나 사운드 바에서는 그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입니다. 본격적인 AV리시버라도 음장 효과를 걸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것으로 사료되는 이런 특성은- 물론 AV리시버라면 기기 디스플레이 창에 아예 'DTS-HD HR'이 딱 떠버리니 그걸로 이미 인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영리하다면 영리한(= 보다 정세한 감을 따지는 소비자에게는 그다지 탐탁하지 않은)핸들링 방식으로 사료됩니다.
더불어 참고삼아 덧붙이면 이 사운드 비교에는 '정발판과 북미판의 사운드 스펙에 대해 전혀 모르며 MA와 HR의 차이에 대해서도 인지하는 바 없는' 지인이 동석하였으며, 동일한 플레이어와 시스템 및 볼륨 등 셋팅에서 + 디스크 교환과 로딩 등의 이유로 약간의 텀이 발생하는 환경이었는데도 차이점을 인지했습니다. 단,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 시스템(및 그 셋팅)에서 행해진 감상이므로 실제 환경에 따른 감상의 차이는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당장 전술한대로 일반적인 LCD TV 부속 스피커에서는 별달리 느낄 수 없는 차이점입니다.(어차피 이런 경우엔 채널수부터 2채널 다운믹스 되어 버리기도 하고)
3. 총평
정발판 깨어난 포스 BD는 비록 스틸북 버전은 높은 가격과 디자인 상 호불호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본 게시물의 사진으로도 첨부한)일반판의 경우 범용성 높고 충실한 모양새로 대체로 호평받고 있으며 상영 당시와 약 4개월 정도 텀으로 출시되어 비교적 빠르게 집에서 재감상 할 수 있다는 점, 양질의 한국어 더빙을 포함했다는 점, 텍스트 프롤로그의 언어 변환까지 포함해 꽤 현지화를 잘 배려한 타이틀로 사료됩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으며 비록 100% 수정한 건 아니지만 상영 버전에 비해 다듬어 수록한 자막도 긍정적인 점이고.
하지만 그 많은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경제 논리상 그리고 블루레이 디스크의 스펙 특성상 불가피한 점(으로 기술이론 상 추정되는 점)이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사운드에서 손실을 가져왔다는 점은 아무래도 마땅치 않습니다. 물론 일본처럼 최고 품질은 MA로, 현지화 음성은 일본어 HR로 수록되는 '해당 국가 전용 디스크' 수준으로 발매되는 건 우리나라 2차 매체 시장에서 바라기 어려운 호사이고... BD의 스펙 특성은(사실 DTS-HD 외 다른 음성들이 640kb DD라서 비트레이트 할당 영역이 그렇게나 모자랐는지 다소의 의구심은 들지만) BD 자체의 그릇 문제이니 UHD-BD 라도 가지 않는 한은 해결하기 어려우며 이때문에 디즈니는 과거 다른 타이틀에서도 다수의 현지 음성 수록 때문에 북미판 이외 판본에서 최고 품질 사운드의 스펙을 다운시킨 전례가 존재합니다만... 스타워즈까지 이렇게 된 것은 베이더 경이 디즈니랜드 모델로 등장한 것보다 어떤 의미에선 더 강력하게 스타워즈가 디즈니 소유가 된 것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끝으로 덧붙이면 디즈니가 아직 공식 발매를 천명하지는 않았으나, 깨어난 포스는 최소한 UHD-BD에 십분 대응할만한 스펙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비록 한 시퀀스 몇 분 정도지만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 촬영 신이 존재하며, 35mm 촬영 신을 포함 모두 돌비 비전 마스터링을 거쳤고, 상영관 당시 사운드 포맷 중 하나인 돌비 앳모스도 아직 이번에 발매된 BD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기다리는 것에 별로 거부감이 없는 분께는, 순전히 퀄리티 지향적 관점에서 보자면 향후 (나올지도 모르는)UHD-BD판 ep.7, 8, 9 트릴로지 박스 같은 것의 구매를 기다려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물론 해당 판본에도 우리말 더빙이나 자막이 실릴지는 미지수이기는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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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은 생각보다 좋았는데 확실히 블라스터발사소리는 가볍더군요 묵직한느낌이 아닌 가벼운소리 그이외에도 약한 소리부분이 들렸으나 우려보다는 괜찮았네요ㅎ 연말에 출시될 3D는 DTS MA로 나올려나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