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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정발판 패트레이버 2 the Movie (감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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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1:27:16

80년말~90년초의 재패니메이션을 기억하는 분들께는 그 이름이 낯설지 않을 작품.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의 극장판 블루레이 세 편이 모두 2016년 11월 30일에 국내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풀슬립 아웃 케이스/ 렌티큘러 아웃 케이스 각 600장 한정판. 하여 여기서는 개중 1993년 개봉된 두 번째 극장판을 언급해 볼까 합니다.

본래 패트레이버는 SF전문 제작사 Headgear의 작품으로 초기OVA, TV판, 신OVA, 극장판 등 다양한 종류의 컨텐츠 형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각 매체마다 연출이나 스토리 전개는 상당히 다릅니다만 공통되는 인물, 설정,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재료를 서로 다른 맛으로 맛 볼 수 있는 것이 특색. '정말 있을 법 한' 로봇과 각자 특색이 분명한 '경찰' 캐릭터들이 그려가는 이야기가 균형을 갖추어 전개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작품으로 TV판이나 신OVA의 경우 특히 코믹함이 잘 섞인 대체로 밝고 즐거운 분위기로 제작되었으나, 세 편의 극장판의 경우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존의 패트레이버를 기억하는 분(특히 TV판과 신OVA판)들께는 이질감을 주는 요소가 많아 기존 팬들의 호불호는 상당히 갈립니다.

그래도 (작중 시간대로 가장 먼저 일어난 사건인)1편의 경우 아직 기존 패트레이버적인 냄새가 상당히 남아있었으나 (작중 시간대로 두 번째 사건인)3편의 경우 완전히 제목만 패트레이버인 작품에 가깝고... 이번 감상기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작중 시간대로 가장 마지막인)2편의 경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땐 아직 옛 향수가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가운데 뭔가 오시이 마모루 감독적인 색깔- 특히 허세스럽다고도 표현되는 테이스트- 도 뒤섞인 그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요약하자면 진지하고 어렵지만, 속으로는 쓴웃음이라 할 지라도 웃을 수 있는 요소가 남아 있으며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모든 패트레이버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정발판을 통해 다시금 감상해 본 결과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29.2G/본편용량 28.4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 비트레이트 28.44Mbps
음성스펙 돌비 트루HD(16/48) 일본어 5.1ch & LPCM(16/48) 일본어 2.0ch & DD(640kb) 영어 5.1ch
자막 한국어, 영어(양방 모두 off 가능)

정발판의 패키지 상 특이점으로는 일본판 BD에는 동봉된 북클릿이 정발판에는 빠진 대신, 정발판에는 작중 장면들을 담은 포토 카드 북과 접지 포스터 및 미니패트(레이버) 캐릭터 스티커가 동봉되었습니다. 또한 디스크 본 케이스 표지도 2종이 동봉되며 이 모든 사항은 풀슬립 아웃 케이스/ 렌티큘러 아웃 케이스 양 버전 모두 동일합니다.

기타 서플 사항은 티저와 트레일러 영상 각 1종. 둘 다 한국어 자막이 지원됩니다.

2. 영상 퀄리티

패트레이버의 두 번째 극장판은 VHS 및 LD > DVD(리마스터판 재발매 포함) > HD-DVD > BD 등 매체의 발전 가도를 따라 계속해서 발매된 작품으로, 이렇게 여러 매체로 발매될 때마다 영상에 있어 일정한 품위를 갖춘 일본 애니메이션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발전상을 잘 보여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2007년 8월에 동시 발매된 HD-DVD와 BD는 당시 기준으로 차세대 매체의 자리를 다투던 양 매체의 장단점을 잘 보여주기도 해서 좋은 비교재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개중 이번의 정발판 BD를 통해서도 그대로 전달되는 BD의 화면은 이 시기의 극장판 재패니메이션의 리마스터 소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하좌우에 블랙 바가 있는 소위 '액자식 화면'. 이는 2007년 당시엔 아날로그 필름(당 작품의 경우 35mm)의 디지털 스캔 시에 1920x1080을 맞출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며, 당시엔 이를 화소 수에 맞춰 강제 컨버트하거나 이렇게 상하좌우 블랙 바를 넣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후 관련 장비 개발과 보급 가도에 따라서 신판이 나오는 경우 이런 상하좌우 블랙 바가 없어지는 경우도 간혹 있으나 패트레이버 극장판은 07년 이후 새로이 마스터링한 신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BD의 영상 퀄리티는 리마스터 DVD(+ 업스케일)에 비해서도 상당한 향상을 보여주는 수준. (DVD에 비해서)윤곽선의 샤프함이 잘 살아난 것은 물론 영상의 투명함이 배가된 것이 특장점입니다. 또한 선행 발매된 첫 번째 극장판 BD에 비해서도 필름의 상처 등을 좀 더 잘 제거하여 정돈된 그레인감과 함께 아날로그 필름에 전사된 셀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맛을 십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LD 수록 당시의 소위 '뜨는 블랙'을 지양하고 제대로 블랙을 가라앉힌 건 좋은데 이때문에 암부 디테일 캐치가 쉽지 않아졌다는 것은 흠. 그래도 암부의 계조 자체는 그럭저럭 잘 유지하는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다이나믹스 면에선 DVD 등 이전 매체에 비해 향상된 건 확실하지만 초창기 BD 발매작답게 다소 답답한 모양새를 보여주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물론 패트레이버 극장판은 시리즈를 막론하고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의 채색감이 특징이라 아주 많이 흠결로 지적될만한 건 아닙니다만.

참고로 이 작품은 작중 전투기의 증강현실장치(HUD)나 레이버의 시뮬레이션 화면 등 전형적인 컴퓨터 출력 화면을 CG를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시도된 작품입니다. 이들은 모두 제작 당시 입수 가능한 최첨단 CG 워크 스테이션을 투입하여 제작하였습니다만 92년 당시의 최첨단이란 게 지금 보면 워낙 조악한 관계로 간혹 나오는 CG신 해상도는 극적으로 떨어지는 편. DVD까진 손그림이나 CG나 다함께 샤프함이 얼마간 뭉개지는 관계로 그럭저럭 마스킹이 되었습니다만 HD-DVD나 BD에선 유감없이 격차가 드러나며 이런 부분들은 역시 이 시기 CG를 사용한 작품들이 BD 고해상도로 나올 경우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흠결이기도 합니다. 

총평하면 본 BD의 영상 마스터링은 '90년대, 필름의 맛을 최대한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국내에도 정발된) DVD와 비교해 보면 특히 '공기감'을 살리고 싶었다는 제작자의 연출 의도를 훨씬 명백하게 감지할 수 있는 화면으로 구성되었으며 옛스런 느낌을 충분히 살린 필름라이크 한 모양새가 살아 있는 점을 개인적으론 특장점으로 꼽습니다. 물론 요즘의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분들이 보시기엔 구리구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웃음) 실제로 최신 리마스터 기술이 적용되어 새로운 판본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만 일단 2016년 현재로선 BD의 영상이 패트레이버 2 the Movie를 가장 '느낌 있게' 즐길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단, 후술하는 음성 퀄리티 항목에서 서술하는 이유 때문에도 이 정발판의 영상 역시 일본판 BD의 마스터와 완전히 동일한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암부의 경향 같은 걸 볼 때 북미판 식의 달뜬 암부가 아니라서 그쪽 마스터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일본판 BD와 비교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겠으나 제가 현재 일본판 BD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3. 음성 퀄리티

전술한 스펙에서 적은대로 정발판 BD에는 총 3종의 사운드 포맷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단 이 부분에 대해 명시적인 특이점을 짚고 넘어가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발판 BD의 돌비트루HD 사운드는 스펙이 16/48로, 제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감상을 남긴 유저의 전언에 따르면 일본판 BD의 돌비트루HD 포맷 비트레이트는 평균 3Mbps대인데 정발판 BD의 돌비트루HD 포맷 비트레이트는 평균 1.6Mbps대입니다. 참고로 북미판의 경우엔 DTS-HD MA 5.1ch(일본어/ 영어 음성 양방 동일)로 수록되었으므로 정발판의 돌비트루HD 사운드 소스 출처는 불명. 임의로 조정해 넣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 LPCM 사운드의 경우 일본판 BD는 극장 공개 당시의 돌비 서라운드 사운드를 LPCM 컨테이너에 넣어 수록하여 스펙 고지 당시 LPCM 4.0ch라는 다소 특이한 스펙으로 표기되지만, 데이터 해석상으로는 LPCM 2.0ch(16/48)이고 이는 정발판도 동일합니다.

- 정발판 DVD에는 수록되었던 한국어 음성이 정발판 BD에는 미수록. 대신 일본판 BD에 수록된 영어 DD 5.1ch는 그대로 수록.

일단 일본판 BD를 감상했을 당시 일부 전투 신에서는 5M 대까지 올라가는(당시엔 차트 스캔이 불가능하여 PS3의 실시간 비트레이트 표시 기능으로 확인) 가변 비트레이트의 혜택도 있거니와 돌비트루HD 자체의 리뉴얼 효과도 확실하여 DVD의 멀티 채널 사운드에 비해 상당한 향상감을 캐치할 수 있엇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저역 정보량이 대폭 확장되어 음울한 분위기의 대사나 효과음이 오가는 본 작품의 사운드적 안정감이 충분히 드러나고, 제대로 확보한 투명감 덕에 캐릭터에 따른 목소리의 특색도 명료하게 드러나는 편.

이러한 장점은 정발판 BD에서도 아주 캐치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본판 BD를 감상했을 당시와 현재의 시스템이 전혀 다른 관계로 양측을 AB 테스트하여 들어보지 않는 이상은 일본판과의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한 상황. 일단 순전히 정발판 BD의 퀄리티만으로 판정하자면 절대적인 평가 항목상으론 아주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DVD보단 나은 점도 감지되는 그런 정도입니다. 

더불어 이것은 일본판 BD를 감상했을 당시에도 메모해 둔 부분이지만 베이브릿지 폭파 신이나 헬 하운드의 기총 소사 장면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화끈함을 필요로 하는 사운드들은 영 밋밋한 느낌. 물론 이 두 번째 극장판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액션 활극이 아니라 무거운 정치사회 고증극(오시이 감독 나름의)이므로 에러스럽다고 할 수야 없겠지만 절대적으론 아쉬운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

그래도 총평하면 DVD부터 수록된 오리지널 채널 분리 사운드는 BD에 와서 음 분리 등 여러 면에서 보다 향상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때문에 영상과 마찬가지로 본 BD가 2016년 현재로선 이 BD 판본이 패트레이버 2 the Movie를 가장 '느낌 있게' 즐길 수 있는 수단이라 할 수 있는 건 동일합니다.

4. 자막 퀄리티

본 작품의 자막은 과거 정식 발매된 DVD의 자막에서 오탈자나 띄어쓰기 수정 정도는 된 것으로 보이며 아주 심각한 오역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굳이 찾아본다고 보면 미진한 점들도 없는 것이 아니므로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758897 < 이에 대한 정리는 이 게시물을 참조해 주십시오.

5. 총평

본 극장판은 전체적으로 특히 연출에 있어 감독의 의도가 상당히 반영되어 동적이되 억제되고 정적이되 완전히 서 있는 것은 아닌 화면이 많은 데, 그런 무언가 언밸런스한 부분들에서 오히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를 직접 언급하거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작품입니다. 특히나 작품 전체를 통틀어 완전히 정반대에 선 두 인물의 마지막 대사에서, 결국 두 인물의 성격을 극명히 드러내고 이에 따른 작품 전체의 이미지나 제작자의 생각을 곱씹어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

물론 요즘의 트렌드대로 빵빵 터지는 개그나,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화려함의 극을 이루는 연출 같은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으며- 실소가 나는 개그 정돈 있지만서도- 영상/ 음성 퀄리티 면에서도 전술한대로 근자의 (우수한)재패니메이션 BD들과 절대적인 비교를 하자면 부족해 보이는 점들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작품 그 자체의 본질적 차이에 대해서는 물론 개성과 고유의 영역이니 당연한 차이라 인정해도 세월이 좀 지난 아날로그 필름의 리마스터라 하기에도 다소 부족한 AV 퀄리티적 요소에 대한 만족과 불만족은 물론 시청하시는 분들 개개인의 몫입니다만 개인적으론 역시나 전술한대로 최신 기술로 한 번은 더 새로운 리마스터를 통해 내놓았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 정도는 있습니다.

그렇다해도 다시금 정발판 BD를 통해 지켜보면서 느꼈던 점은,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그 퀄리티나 오시이 감독의 스타일 등을 모두 떠나서 순전히 패트레이버를 실시간으로 본 시절을 지낸 사람으로서 보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고 & 그런 작품을 앞으로도 변치 않는 모양새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BD를 구입한 것도 즐긴 시간도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비록 헤드기어의 패트레이버라고 하기엔 많이 어긋난 작품이지만 그 어떤 것도 개성과 스타일이 있다는 소위 다양성을 중시하는 개인적인 성향상으론 이런 패트레이버도 나쁘지 않지 않은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겠고.

한편 이러한 극장판을 담아 한국 내 발매한 정발판 BD는 비록 일부 패키지 표기상의 오류(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758678 참조)가 있으며 수록 면에서도 사운드 쪽에서 다소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해도- 그냥 보는 동안에는 만족하며 음미한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컨텐츠 자체의 힘이고, 패키지를 만들어 내는 측에선 제작에 있어 좀 더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어쨌거나 이제라도 정식 발매해 준 것은 고맙긴 한데... 제가 만든다고 딱히 이것보다 잘 만들지 어떨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떤 컨텐츠건 돈을 받는 프로 제작사라면 마지막 마감까지 좀 더 신경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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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12-07 10:14:45

언제나 깔끔한 감상기 감사합니다.

WR
2016-12-07 20:35:53

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12-07 10:27:06

정말 전문적인 감상기 잘 봤습니다

패트레이버 요즘 사고 싶어서 장바구니 놀이만 하고 있네요

 

 

WR
2016-12-07 20:37:26

그냥 되는대로 나열한 감상문이라, 직접 보실 때의 감동과는 비교도 안 될 것입니다.^^;

Updated at 2016-12-07 10:58:46

역시 맘에 안 듭니다. 맘에 안 들어요.

 

 

 

 

이렇게 미인인데 왜 유독 극장판에선 저런 그림체인 겁니까!!

WR
2016-12-07 20:38:05

음... 음... 전 극장판의 현실적인 얼굴상을 가진 시노부 씨도 마음에 듭니다. 퍼허헛;

2016-12-07 14:13:55

아직 1편만 본 상태 입니다. 

화면에 먼지가 많이 껴 있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에만 느낄수 있는 작화와 캐릭터 들 때문에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2편도 기대 되네요 ^^ 

WR
2016-12-07 20:40:06

아아, 네. 1편에 비해 2편은 좀 무겁기는 합니다만, 주안점을 두신 포인트는 여전히 훌륭하니 즐겁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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