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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곡성 (북미판, 북미 제목: The Wai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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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1:21:58

북미에서 2016년 10월에 블루레이(이하 BD)가 발매된 '곡성'은, 2016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영화입니다. 사실 더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한 영화도 있고, 더 좋았다고 생각한 영화도 있지만, 지금 다시 되새김질 해보니 기억에 가장 또렷하게 남은 건 이 영화네요.


이건 아마도 이 영화에 깃든 여러 가지 장치들, 소위 '낚은 듯 아닌 듯 낚고 있는' 여러 요소들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것들이 마음에 드신 분이라면 160분 가량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인 반면에, '기만'이라며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엉터리 같은 영화일 수도 있겠습니다. 제 순수한 감상은 "어차피 각본까지 담당한 나 홍진 감독이 짠 셋팅 아래 모든 '진'실과 범인은 다 감독 머리 속엔 있겠지만, 그게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이리저리 꼬아서 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라는 입장이니 긍정에 가깝고... 그래서 이 영화의 BD에 대한 감상도 써볼 생각이 들었기도 합니다만.^^


하여간 그래서, VOD로 쪽쪽 빨아먹은 뒤 남은 이삭 줍기 하는 모양새로 BD를 낼 생각인지 어떤지 몰라도 국내 BD 발매는 영 소식이 없는 이 영화. 북미판으로 함 보고 다시 당해 보겠습니다! 아, 스포를 피하려니 참신한 표현을 도통 쓸 수가 없네요...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2.39:1/ 비트레이트 33Mbps
음성스펙 DTS-HD MA(16/48) 한국어 5.1ch (평균 비트레이트 2.2Mbps) 외

이 BD는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가 상당히 높게 잡힌 편입니다. IPTV 등에서 서비스되는 곡성의 VOD가 (일반적인 TV 화면비에 영합한)양옆을 잘라낸 1.78:1 화면 & (낮은 비트레이트에 힘입은)특히 암부의 지저분한 노이즈 & (지저분한 걸 손보겠다고)종종 인위적인 리덕션 처리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화면, 이들이 삼위일체로 흥을 깨는 데 비해 이 북미판 곡성 BD는 그런 문제에선 자유로운 편.


다만 음성 스펙은 다소 빈약한 편이고, 서플은 확실하게 빈약합니다. 특히 서플은 아무래도 국내 정식 발매 후를 기대해야 할 것 같네요. 본 북미판 BD의 수록 서플은 아래와 같습니다.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이 가는... 사실 너무 짧아서 설명할 거리도 없는... 그런 특전들입니다.

 

- The Beginning of The Wailing (1080i, 1:51)

- Making Of (1080i, 4:56)

- Trailer (1080p, 1:54)


2. 영상 퀄리티

'곡성'은 보편적인 디지털 카메라인 Arri의 XT Plus와 XT Studio로 촬영되었고, BD화에는 2.8K RAW > 2K DI한 마스터가 쓰였습니다. 다만 후술하는대로 영화의 내용 및 분위기와 매칭하기 위해서인지, 낮은 조명 + 고감도 촬영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야 어쨌건 이 영화에서 디지털 특유의 아주 쨍하고 깨끗한 화면은 극히 일부의 밝은 화면에서만 나오며, 이는 상영 마스터나 BD나 마찬가지로 보였습니다.

일단 이 영화는 같은 촬영 감독(홍 경표 씨)이 임한 < 해무 >에서 거의 시종일관 필름틱한(= 질감 중시, 필름 특유의 색감을 부여한)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과 달리, 좀 더 차가운 감의 화면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북미판 곡성 BD에서도 화면 색감은 장면의 밝기와 상관없이 서늘한 감이 드는 편이고, 특히 밝은 화면에서 이게 두드러지는 편.

한편으로 이 영화는 명암 대비가 심한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장면. 바로 직전에 밝은 문밖 > 촛불 조금 켜진 어두컴컴한 방안이라는 강한 명암 대비가 인상적인 편인데, BD에서는 꽤 안정적으로 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명도를 잘 전달합니다. 덕분에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후반부 어떤 장면- 스포 방지차 간단하게 쓰자면, 천 우희 씨와 곽 도원 씨가 함께 한- 도, VOD에 비해 그 '시골스럽게 어두운'감이 아주 잘 살아나는 편.

대신 화면의 디테일 감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전술한대로 조명이 아주 낮은 장면이 많은 데다 + 이런 장면들은 감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디지털 노이즈에 취약해 지고 + 여기에 따로 촬영 혹은 소스 상태에서 노이즈 저감 처리를 하지 않았는지 = 필름 그레인을 방불케하는 입자감 있는 노이즈가 자주 음산하게 화면에 깔리는 통에, 그림의 예리함을 많이 잡아먹는 상태.

그래도 수록 비트레이트가 높은 덕에, 이런 (의도된)노이즈가 많아도 전체적인 영상은 크게 문제 없이 나오기는 합니다. 이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암부와 그 표현도 크게 어그러지지는 않는 편이고. 그렇지만 완벽하지는 않아서 종종 계조가 무너지거나 & 의도된 것이 아닌 수록상의 노이즈가 끼는 장면들이 있는데, 묘하게 일광(황 정민 씨가 연기한)이 나오는 장면에서 그런 것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예를 들면 이 화면의 우하단 계기박스 근처 같이, 상당히 불안정하게 일렁이는 노이즈들이 종종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 곡성의 북미판 BD는 '선방한 화면이지만 스펙에서 예상되는 기대에는 못 미치는 화질이 담긴' 물건이랄지? 물론 여기에는 촬영과 감독의 의도가 있었고 BD 수록 자체는 성의 있게 잘한 편이며, 그 한편으로 광원 표현의 섬세함이나 내용과 잘 매칭되는 차가운 화면의 질감 같은 것은 잘 구현되어 있으므로, 마스터의 촬영 상태는 전체적으로 좋다고 예상됩니다. 국내에서 어떤 모양새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국내 정식 발매 BD에서도 이만한 품위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음성 퀄리티

음성 퀄리티 측면에선 글쎄...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은 편. 달파란 씨가 담당한 이 영화의 BGM들이 원래 '철저히 영상의 보조 역할'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진 느낌이긴 한데... 영상의 모양새에 비하면 음성 퀄리티는 한 발 물러서는 느낌입니다.


들으면서 적어 본 메모를 가감없이 적자면 'S/N감이 그다지이고, 전체적으로 탁한 느낌. 대화는 그런대로 잘 들리는 편이고, 몇몇 장면의 리어 채널 활용도 센스가 있긴 한데... 뭔가 부족.' 입니다. 그래도 리뷰 작성을 위해 다시 몇몇 스팟을 찍어서 듣자니, 음산함을 강조한 SE들의 분위기감은 (다소 선이 가는 느낌이긴 해도) 잘 살아나게 수록된 편이더군요. 이것만은 반드시 먹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거는 확실히 잘 살려놓은 느낌.

그 외에 이런 호우 장면에서 리어 채널을 센스있게 써서 실재감 & 공간감을 잘 부여한 것도 괜찮은 느낌입니다. 달파란 씨가 신경 써서 작업한 몇몇 음악 연출도, 영화관 이상으로 쉽게 캐치되는 부분들도 있었고. 요약하자면 이쪽은 (요즘 BD치곤 좀 모자라 보이는)스펙에 비해선 나쁘지 않게 출력되는 편.

 

대신 굳이 시시콜콜 따지자면 절대적으로 100% 만족할만한 퀄리티는 아니었고, 어딘가 좀 더 뽑아내 볼 부분이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런 약간의 아쉬움들이 국내 정식 발매 BD에선 해소되었으면 좋겠네요. 설마 스펙만 24비트로 오르고 실제 퀄리티는 그대로 두거나 하진 않겠지요?(웃음)


4. 총평

곡성이란 영화는 그러니까... 평화로운 작은 마을에서 현지인들과 외지인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목가적인 영화로... 아니, 이제 와서 약을 팔아봤자 될 일이 아니고. 그런데 스포를 방지하려고 드니 도통 뭔가 더 쓸 말이 없네요. 그냥... 그냥 보시면 됩니다.

 

다만 아직 안 보신 분이라도 절대 VOD로는 보지 마시고요. 아주아주 궁금하시면 이 북미산 BD도 한 방법(외지인의 일본어는 영어 자막으로 보셔야 겠습니다만^^;)이겠고, 좀 더 참으실 수 있다면 정발 BD를 기다려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북미판 BD를 보자니, 조금만 더 성의를 다하면 상당히 괜찮은 BD가 나올 성도 싶고 해서.(물론 설국열차 정발 BD 같이 해외판보다 나빠진 케이스도 있긴한데...)

사실 정발판 BD에서 기대되는 건, 퀄리티 업 외에도 코멘터리라든가 추가 영상 특전 같은 부분도 있기도 합니다. 물론 나 감독의 스타일 상 코멘터리건 뭐건 '속시원히 모든 게 100% 명명백백 밝혀지는'은 기대할 수 없겠으나, 적어도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어디에 어떻게 들었는지 아주 상세하게 들어볼 수는 있겠고... 그게 이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거라 봅니다. 아무튼 기묘한 영화지만, 그래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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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2-22 16:03:08

두번째 봤을때 훨씬 재밌게 보게된 영화에요 ㅎ 저도 2016년에 가장 뇌리에 박힌 영화였답니다 ㅎㅎ

멋지게 발매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안멋져도 좋으니 나와만 줬으면 ㅠ 

WR
2017-02-22 16:11:48

되도록 멋지게 나오면 더 좋겠지요. 물리 매체 수집의 맛이란 그런 것이니...^^

1
2017-02-22 16:06:33

'해무'는 나홍진 감독 영화가 아닙니다.

WR
2017-02-22 16:07:48

아, 착각했습니다. 촬영감독이 같았는데.^^; 수정해 두겠습니다.

2017-02-22 16:08:10

저는 극장에서 본걸로 만족하려 합니다. 너무 무서워서,...

WR
2017-02-22 16:12:59

흐흐, 네. 사실 대놓고 유령 귀신이 와르르 몰려 나와 에비~ 하는 것보다 이런 식이 더 무섭기는 합니다.

2017-02-22 16:12:24

한편으론 재밌고 한편으론 관객을 가지고 논 작품이라. ㅡㅡ" 출시되면 구입은 할겁니다.

WR
2017-02-22 16:13:35

하핫, 네. 그 맛이 좋으면 호호! 이고 그게 싫으면 불호! 로 쫙 갈리지요.^^

2017-02-22 16:21:31

극장에서 볼 때 대사가 잘 안들렸는데 (특히 비가 올때) 블루레이는 좀 나을까요?

WR
2017-02-22 16:56:25

제가 관람한 관도 그런 느낌이긴 했는데, 일단 BD에서도 빗소리가 좀 세게 나면 대사는 좀 묻히긴 합니다. 다만 이건 사운드 퀄 문제가 아니라 효과음을 살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니... SE나 BGM이 없는 상태에서, 대사 자체만 듣고 판단하면 또릿하게 들리는 편입니다.

2017-02-22 18:33:53

네, 답변 감사드립니다. 한국영화 블루레이를 자막을 켜놓고 보는 경우가 많아서요ㅠ.ㅠ

2017-02-22 16:31:06

음 일단 스크린샷만 보면 좀 뿌옇게 보이네요. 

극장에선 그런 느낌 받지 못했었는데..

정발도 같은 소스를 쓰겠죠?

WR
2017-02-22 16:58:49

극장도 상영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한데... 일단 북미판 BD만 놓고 볼 땐, 투명도 면에서 다소 물러서는 감이긴 합니다. 정발의 경우 DI는 같은 것을 쓰겠지만, BD화 파라메터 값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최종 화면감은 달라지니 나와봐야 알 일이겠습니다.

2017-02-22 16:32:42

 자막으로 꼭 보고싶네요

WR
2017-02-22 16:59:49

네, 뭐 간혹 불분명하게 들리는 대사들도 있고하니... 북미판 BD의 영어 자막은 폰트나 사이즈나 약간 거슬리긴 했는데, 정발판은 좀 더 보기 좋고 편한 자막이면 좋겠네요.

2017-02-22 17:52:31

북미판으로 사서 한 번 더 봤는데 일본인은 대사가 거의 없어서 영어 모르는 분들도 그냥 보셔도 될듯 하더군요. ㅎㅎ 곡성 정발 빨리 나왔으면 하네요.

WR
2017-02-22 18:07:43

ㅎㅎ 네. 그래도 한국어 자막으로 속속들이 알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빨리 정발되길 바랍니다.

Updated at 2017-02-23 03:18:18

작년에 가장 맘에 든 국내작품입니다! 근데 영등포 THX관에서 봤는데, 대사 안들리고 너무 어두워서 불만스러웠어요.. 물론 의도한 노이즈가 있었겠지만 블루레이는 괜찮나 보군요!! 무엇보다 이 작품 코멘터리랑 무편집영상이 무척 기대됩니다~~ㅎㅎ

WR
2017-02-23 05:11:18

네,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7-02-23 10:22:51

북미 판본은 괜찮군요.

정발도 이거랑 비슷하게 나오기를...기원

WR
2017-02-23 10:37:22

네, 잘 나오길 빕니다.^^

2017-03-19 14:10:56

좋은글과 곡성은 추천~

WR
2017-03-19 14:14:0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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