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굿 윌 헌팅(본편 자막 재수정판)
2017년 11월 7일에 발매(정발 재출시, 발매사는 아라 미디어)된 '굿 윌 헌팅' (1Disc 렌티큘러 초회한정판) BD는, (별도 동봉된)렌티큘러 타입 시트나 소책자 같은 동봉품도 괜찮지만 개인적으론 다른 무엇보다 '본편 자막 재수정판'이라는 문구에 흥미를 갖고 구입해본 타이틀입니다.
구체적으로 짚어 보자면 1.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아끼는 영화지만, 2012년에 나온 정발 BD + DVD 합본 한정판은 DVD = 자막 씽크 안 맞음(리콜은 함), BD = 자막이 오타도 거슬리고 전반적인 번역 품질도 영... 이래서 (DVD 리콜 후) 홧김에 팔아버려서 땡 > 2. 2015년에 나온 재판(일반판)도 자막 상태는 달라진 게 없다 하여 패스 > 3. 결국 정발 굿 윌 헌팅 소장은 물건너 가나부다... 했었더랬지요. 그러다 2017년 말미에 등장한 '자막 재수정판' 정발... 이 어떤가 궁금하여 사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2.5G/본편용량 29.4G, BD아이콘 없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84:1/ 비트레이트 22.93Mbps
음성스펙 DTS-HD MA(24/48) 영어 5.1ch 외
자막: 한국어(본편, 코멘터리 2종) 외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나 영상의 성향으로 미루어, 이번 자막 재수정판도 2012년 라이온즈 게이트가 출시한 북미판 마스터를 그대로 사용(2012년 정발도 동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타 사운드나 자막 스펙도 과거 정발반과 동일.
2. 서플 사항
수록 서플은 오디오 코멘터리(한국어 자막 첨부) 외에 상기 스크린샷에서 보시는대로. 브에나비스타 버전 DVD의 서플 중 TV 광고를 제외한 모든 서플 & 2012년 출시된 북미판에 추가된 서플 2개까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 2012년 정발판 BD와 동일한 사양입니다.
3. 수록 퀄리티
굿 윌 헌팅 BD의 영상은 코닥 35mm의 특성과 장단점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도나 질감면의 어필은 대체적으로 별로 불만없이 받아들여지겠지만, 그윽한 필름 그레인이나 약간 황색조에 치우친 색감은 호불호의 영역입니다.
역시나 35mm - SDR 디지털화의 특성 상 화이트 피크가 종종 날아가긴 하지만, 영상 자체의 디테일과 해상력은 수준급. 전술한 색감이 자연 채광의 느낌을 잘 잡아낸 그림과 결합하여,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화면을 만들어 냅니다. 좀 낡은 필름 화면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들지만, 이는 어느 정도 제작진의 의도가 가미된 것으로도 보이고.
이렇게 전체적으로 양호한 그림이지만, 암부에서 가끔 노이즈가 끼면서 디테일과 전체적인 품위를 잡아먹는 것은 아쉬운 편. 때문에 네거 상태가 양호하다면 4K 리마스터라든가 주의깊게 그레이딩 된 HDR(되도록이면 돌비 비전 같은 동적 메타데이터 HDR)영상으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라이온즈 게이트도 아주 흥미가 없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떨려는지.
한편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드라마 위주인 작품 특성 상 5.1채널이라고 해도 리어가 크게 활약하진 않아서... '재미'면에서는 별로 어필하진 않습니다. 대신 이런 내용에서 중요한 대사 전달력 자체는 괜찮게 결이 잘 살아나는 편이고, BG의 무드도 제법 괜찮게 다가오는 편입니다.
S/N이 아주 뛰어나게 들리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투명감도 나쁘지는 않다 수준이고... 두루두루 'TV 드라마' 수준이 아니라 '영화' 사운드란 기준에서 볼 때 '무난한' 인상. 좀 특이한 건 본 사운드인 영어보다 독일어 DTS-HD MA 5.1ch의 평균 사운드 비트레이트가 조금 더 높다는 것 정도(영어 3546kb, 독일어 3717kb)? 그 외에 돌비 디지털로 수록된 프랑스어 음성은 뭐... 무손실 압축과 손실 압축의 차이 하난 잘 들려줍니다.
4. 자막
일단 이 본편 자막 재수정판 BD는, 일부 자막을 조금 손보거나 한 정도가 아니고 번역 자체를 아예 새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없어서 기억에 의존했지만)구판 정발 BD의 몇몇 주요 자막이 문장 자체가 달라진 게 대부분이라서.
a. 과거 구판 정발에서 제기되었던 유명한 오탈자 자막- '빈민층'을 '빈민충'으로 썼다든지- 들도 제대로 수정되었고(본 신판에선 아예 '빈민촌'으로 번역함), 본 신판 BD 본편 자막 전체를 둘러봐도 특기할만한 오탈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띄어쓰기가 아쉬운 데가 몇 군데 있긴 했는데(ex: 1시간 22분 49초의 '안자면서'는 '안 자면서'로 표기해야 옳음) 이건 편집증적 영역이고요.
b. 전반적인 번역 기조 자체는 지나친 직역보다는 대화 연결과 문장 이해를 중시한 축약 의역 중시형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인공 윌의 빠르게 쏘아붙이는, 배우 맷 데이먼의 대사 처리가 돋보이는 부분들도 매끄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구판의 다소 엉성한 번역(직역투인데, 가끔 어설픈 의역을 가미한)에 비하면, 개인적인 기준으론 괜찮다고 사료됩니다.
아울러 과거 상영 당시 등급심의 통과차 일부러 오역되었던 blow job 같은 표현들도, 너무 티나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뉘앙스 캐치가 되도록)번역된 것도 좋았습니다.
c. 다만 일부 너무 축약했거나 약간 의미 이해가 달라지는 부분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대사는 You certainly won't learn from an old fucker like me. 의 번역인데, 직역하면 '나 같은 영감탱이한테선 배울 수 없을 거다.'이고 & 이 대사 덕에 바로 다음 대사인 And even if I did know, I wouldn't tell a pissant like you.(내가 그걸 안다해도, 너 같은 쪼다한텐 안 알려줘)도 댓구로 살아나지만, 신판 BD의 자막으로도 이 감은 잘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 외엔 1시간 42분께부터 시작되는 윌과 척의 그 유명한 대화, 중에서도 1시간 42분 59초에 나오는 '시간 낭비는 또 어떻고'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대사를 생략해서 척(벤 애플렉 분)의 심경 전달이 약간 미진해진 인상이고... 1시간 43분 5초에 나오는 윌(맷 데이먼 분)의 대사인 You don't know that도 '아닐지도 몰라'로 번역하는 바람에 > 바로 다음행의 자막인 '모른다니까'가 약간 뜬금없어지는 느낌입니다.(원래는 '넌 몰라'라며 강한 어조로 부정하는 느낌이고 '넌 몰라. 모른다니까' 로 이어지는 감이 맞을 터인데, 자막에선 어정쩡하게 발을 빼는 인상으로 '아닐지도 몰라. (그게 아닐지도)모른다니까' 라고 이해될 소지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본편 이해에 중요한 건 아니지만 1시간 4분 31초에 '좌측 경계에 붙습니다' 같은 자막은, '좌측 파울 라인 따라 날아갑니다' 정도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요. 현재의 우리나라 야구 해설자가 저런 타구를 '좌측 경계에 붙습니다.'라고 말하지는 않을 터라.^^;
d. 그렇다곤 하나 이 신판 BD의 자막은 (오탈자 작렬의 무성의한 자막과는 분명히 차별되는) 성의를 기울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번역 & 검수를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국내 정발 로컬 BD 중에서 제 눈에 오탈자가 안 띄는 본편 자막 같은 건 상당히 귀한 편이니까요.^^;
5. 총평
굿 윌 헌팅은 처음 접했을 때도 인상적이었지만, 몇 년인가씩 텀을 두고 다시 볼 때마다 어딘가 새로운 맛을 주었던 영화였습니다. 맷 데이먼, 벤 애플랙, 故 로빈 윌리엄스... 이들이 뉴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한 번씩은 꼭 감상했었던 영화이고, 그때마다 서로 다른 인물에 주목했으며 그럴 수록 다른 맛을 곱씹을 수 있었지요.
그렇기에 오래 즐겼던 DVD에서 BD로 바꿔 볼 수 있을 때는 대단히 두근거리기도 했었던, 하지만 구판 정발 BD는 제 기대를 좀 배신했던 그런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그때 홧김에 팔아버려서)2014년에는 로빈 옹을 추모하며 DVD로 다시 보자니 어째 추모와는 또다른 이유로 눈물이 좀 나기도 하더군요.-_-;
그리고 2017년, 개봉한지 20년 만에 이번 신판 정발 BD를 통해 비로소 굿 윌 헌팅 'BD'를 얻은 기분이 듭니다. 발매 전에는 재판본치고 다소 높은 가격에 불안하기도 했는데, 동봉품 퀄리티도 괜찮아 보이거니와 가장 중요한 본편 자막도 퀄리티 업 했고... 코멘터리나 기타 영상 특전 자막도 필요한 곳엔 다들 제대로 붙어 있으니 일반적으론 충분히 만족할만 합니다.
명작은 시간이 지나도 명작이고, 나이를 먹어가며 다시 꺼내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되며 그렇기에 물리 매체로 소장할 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판 '굿 윌 헌팅' BD는 말하자면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고 나온 정발이다 싶습니다.
디스플레이: RUNCO VX-11D (3판식 DLP 프로젝터) x Da-lite JKP Affinity (게인 1.3)
플레이어: Ayre DX-5
셋팅: 연결 기기 영상 기준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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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영화를 보지 않앗거나 오래전에 본것 같은데 바로 블루레이로 구매해서 소장하고잇는게 조을까요?? 얼마전 원데이특가때 뜬거 무통장으로 잡아놓고잇긴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