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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UHD-BD 리뷰 소개 - 팬텀 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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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6-17 11:23:39

팬텀 스레드(원제: Phantom Thread)는 2017년 12월에 개봉(북미 기준)한, 폴 토마스 앤더슨(이하 PTA) 감독의 현 최신작입니다. 때문에 PTA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선 이미 보시거나 내용을 알고 계실 것이고, 관심이 없으신 분은 접근하기 어려운 영화... 란 인상이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머릿속의 문법 회로가 꼬였거나 시시한 농담을 하려는 게 아니고, 제 생각에 이 영화는 최근 PTA 감독의 일련의 필모그래픽 중에서 가장 '쉬운' 영화였단 생각이 들어서요. 내용 이해 잘 되고 연출의 직관성도 높고 배우와 의상 보는 맛도 좋고. 그래서 UBD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1.85: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DTS:X (영어)

* 한국어 자막 수록 판본은 확인된 바 없습니다.

 

 

- 영상 퀄리티 평가

 

팬텀 스레드 UBD의 영상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멋지군'이었습니다. 패키지 동봉 BD로는 먼저 잠깐 기억나는 장면 위주로 맛만 본 다음 바로 UBD를 걸었는 데도, (BD에 비해 UBD에서 좀 더)다가오는 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UBD의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개선은 1. 명부/ 특히 화이트 컬러 순도와 대비가 BD보다 더 뻗어서, 그림의 생생함과 입체감이 동시에 살아난다는 점, 2. 그레인이 상당히 이쁘게 가라앉아서 4K로 긁어 낸 디테일감이 확 다가온다는 점을 꼽겠습니다. 후술하듯 1은 HDR10 특성을 타는 문제지만, 2는 거의 16:9에 가까운 1.85:1 화면비와 함께 요즘의 디지털 영화에 익숙한 세대에게도 상당히 어필할 듯 하네요.

 

우선 35mm 필름을 정석대로 4K DI로 마스터화 한 이 영화는, 그래서 BD의 디테일감도 훌륭하지만 UBD에서 이것이 한층 더 살아납니다. 더불어 보통 조도가 낮을 때 더 거슬리게 마련인 필름 그레인이 어두운 화면에서도 아주 깔끔하게 가라앉아서, 좀 컬러틱하게 지글지글 튀는 노이즈급 그레인을 질색하시는 분들도 이 화면은 쉽게 납득하고 빠져들 수 있으실 듯.

 

이런 혜택을 입으면서 이 UBD는 배경의 상세한 디테일은 물론, 본 영화에서 가장 멋진 요소인 각종 의상들의 매력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BD에서도 세세히 뜯어보면 충분히 캐치할 수 있지만, UBD에선 보다 쉽게/ 더불어 한 방의 마력까지 느껴질 정도의 해상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로요. 그러다보니 35mm 필름 소스를 이만한 해상감으로 맛볼 수 있는 건, 확실히 4K 출력의 승리란 생각도 들었고.

 

HDR 명암의 다이나믹스 확장 이념은 약간 어두운 쪽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이 1950년 대란 걸 새삼 쉽게 일깨워 줍니다. 감독과 촬영 감독이 고심하여 고안한 빈티지틱한 화면감이 BD에 비해 좀 더 와닿게 살아나서, '선명하게' 과거 영국의 화려한 시기를 관조하는 듯한 아주 묘한 감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전술한대로 화이트의 깔끔함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상당히 밸런스 있으면서 멋진 그림.

 

발색감 면에서도 점잖게 무게를 잡은 HDR 그레이딩과 짝을 맞춰서, 진중한 느낌인 것도 특징. 덕택에 광원의 온도감이나 피부의 톤이 풍부하고 깊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화려함보다 그윽함에 초점을 맞춘 컬러 코렉션으로 보이는데, 앞서 언급한 영화의 시대 배경과 맞물려서 이게 상당히 기분 좋게 다가오는 것이 특징. BD에서도 충분히 잘 다잡은 그림이지만, UBD의 이 '공기감'과 '온도감'에는 한두 발짝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감각은 얼마 전에 감상한 더 포스트(The Post) UBD에서도 받은 느낌이지만, 팬텀 스레드 UBD는 더 포스트 UBD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내지른 펀치와 비슷합니다. 굳이 꼬장꼬장 단점을 찝어내자면, 이 모든 느낌이 HDR10의 특성 상 어디까지나 휘도 및 명암 다이나믹스 폭의 넓이가 뒷받침 되는 디스플레이에서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사실 해상감은 BD에서도 납득 할 만큼은 나오기 때문에, 어지간히 큰 대화면이거나 열심히 뜯어보지 않는 이상은- HDR+광색역으로 끌어낸 35mm 필름과 촬영의 '공기감'을 얼마나 재현하느냐가 이 UBD의 맛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뒤집어 말하면 비HDR UHD TV라든가 HDR10 재현력이 밀리는 디스플레이를 쓴다면 BD로 봐도 엄청나게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다는 말도 됩니다만- 다시 바꿔 말하면 이 UBD가 이만큼 다가오는 것은(& 다가와야) = 사용하는 UHD/ HDR 시스템이 어떤 일정 수준과 궤도에 올랐다는 걸 증명한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요약: BD에 비해 절대적 발전감이 분명 있다. 이것을 재현해 내는가가, 보유 시스템 품위의 시험대.


- 음성 퀄리티 평가
 

이 영화에 DTS:X 사운드가 꼭 필요한가? 는 의문은 아마 접하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의문일 것인데- 유니버설은 이 영화의 UBD뿐 아니라 BD에도 DTS:X 사운드를 수록했습니다. 

 

비교재가 없는 셈이라 확 와닿는 감상을 전달하기 어려운데- 뭐가 더 우위이다! 가 설명/ 체감 모두 쉬우니- 이 UBD의 DTS:X 사운드는 분명 좋습니다. 대사 전달의 선명도나 미세 효과음이 깔끔하게 울리는 것들은 작지만 충분히 감동할 수 있는 대목이고요. 영화에서 들었을 때도 멋졌고 김 연아 (전)선수의 갈라 프로그램 음악으로도 인상깊게 울렸던 '하우스 오브 우드코크'를 위시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던 이 영화의 아름다운 BG들도 잘 음미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고 할 만한 것이라면... 리어 및 오버 헤드 채널이 (예상대로)조용한 편이라는 점? 분명 실내의 공간감을 캐치할 수 있는 각종 효과음의 울림 같은 정말 미세한 음향 효과는 훌륭합니다만, 이게 많은 사람(및 대부분의 시스템)에게 어필할 요소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결국 듣다보면 충분히 빠져들긴 하는데, 다 보고 나면 딱히 DTS:X일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저도 어쩔 수 없었네요.

 

결국 어디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이 UBD(및 BD)의 사운드는 인상적일 수도 있고, 그냥 그렇네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진지하게 하이파이 스테레오를 추구한 시스템에 품위있는 플레이어를 걸어 들어보니 이게 또 상당히 멋진 감을 주더군요. 특히 고풍스런 빈티지 스테레오 스피커에- 예를 들면 JBL 혼스피커라든가- 울리면 특유의 영상미와 함께 분위기를 굉장히 우아하게 다잡아 주었습니다.

 

요약: DTS:X!!! 에서 기대되는 화려함은 아니지만, 포스트HD!!! 에서 기대되는 질적 훌륭함은 갖추었다.

 

- 첨언 

 

전 '매그놀리아'로 PTA 감독을 처음 접했는데, 이 매그놀리아를 보게 된 이유는 순전히 제목의 울림이 좋아서였습니다. 하지만 보다보니 확실히 흥미로운 감독님이란 생각도 들었고, 그 이후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이러한 생각에 확실히 방점을 찍었던 거 같네요.

 

그래서 팬텀 스레드는 어땠는가 하면, 서문에서 이미 호의를 표시한대로 확실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UBD는- PTA 감독 작품 첫 UBD이기도 한- 좀 더 좋았습니다. 생생한 35mm 필름의 뭐라 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느낌이 디지털로도 이만큼 잘 표현된다는 걸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내용적으로나 비주얼적으로나 멋진 한때를 제공할 이 UBD에 아쉬운 점은, 역시 한국어 자막 판본이 없다는 것이겠습니다. 대신 BD는 국내 정식 발매되니, 북미산 UBD라도 사다가 BD만 갈아 끼우고 BD에서 SUP 자막을 추출하여 아담한 USB에 담아 케이스 안에 넣어 놓으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멋진 골동품 같아 보일려는지요? 그런 지출과 수고를 하느니 그냥 VOD로 보고 말겠다... 는 견해도 물론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보다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은 좀 번거로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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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6-17 11:23:14

4K 로 넘어가야 하나.. 라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시는 추천입니다.

WR
2018-06-17 18:31:47

제 견해는 여전히 급하실 게 없다 입니다. 하지만 이 UBD 같이 소수라도 멋진 타이틀을 빨리 맛보고 싶으시다면, 도시락 싸들고 따라 다니며 말리지는 않습니다.

2018-06-17 11:58:45

아마존 직구해서 오포203으로 시청해야겠습니다 조지마님의 리뷰 덕에 필구 타이틀이 되겠네요 좋아하는 배우의 은퇴작이니만치 꼭 봐야죠 좋은 리뷰 항상 감사합니다

WR
2018-06-17 18:34:14

네, 그것도 좋은 방법이십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씨의 은퇴작이 멋지게 마무리되어 개인적으로도 기쁩니다.

2018-06-17 17:26:08

쨍하고 화려한 최신 화질과는 달리 그윽하고 은은하게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부합하는 영상미라는 점에 수긍이 가네요. 특히 감독 특유의 편집력과 배우들의 열연에 엔딩 즈음해서는 왠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감탄사가 나오는 영화였기에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리뷰를 보았습니다.

아무튼 한국어 자막 없어 정발 블루레이라도 나중에 저렴해지면 판갈이용으로 구입해야겠네요.

오늘도 감칠맛 나는 상세하고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WR
2018-06-17 18:35:28

저도 같은 포인트로 감탄했었습니다. 더 많은 분들께 이 그윽한 그림과 내용이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2018-06-17 19:32:05

4k 안나오면 BD로 만족해야겠네요 조지마님 리뷰로 처음 알게 됐어요 예고편도 보니 꽤 독특한 영화네요 내용도 궁금하고 BD라도 빨리 만나보고싶네요

WR
2018-06-17 19:52:48

일견 평온해 보이면서도 사실은 충실하게 보는 사람을 몰입시키는, 그 괴리감이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멋지게 와닿는 작품입니다. BD도 현 세대 상위 레벨에 부끄럽지 않게 뽑혔으니, 이를 통해 만나 보시고 UBD를 고려하시는 것도 좋은 방편일 것입니다.

2018-06-27 17:39:32

필름과 디지털트랜스퍼의 기술이 잘 조합되면 어떠한 영상퀄리티가 나올 수 있는지를 아주 극명하게 드러나는 몇 않돼는 4k 필름영화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WR
2018-07-04 05:48:22

네, 요즘 찍는 필름 영화들은 확실히 복받은 겁니다.

Updated at 2018-07-25 20:02:29

고딩때 연기로서는 알 파치노, 드니로 다음이다 여길정도로 엄청 좋아했던 대니얼인데(라스트 모히칸으로

알게됐고 아버지의 이름으로가 제일 인상에 남네요) 마지막 작품이라니 참 아쉽네요
매스터 처음으로 작품성 호평과 플레인의 패키지때문에 감상도 하지않고 구매한 작품인데 이 작품도 믿음이 가는 PTA감독님에 대니얼과의 의리, 리뷰로 인해 한번 더 예외적인
선구매 후감상의 시도를 해봐야겠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johjima님

WR
2018-07-25 16:38:41

네, 분명 잘 뽑힌 UBD입니다. 구매하셔도 특별히 후회하지는 않으실 겝니다.^^

2018-08-07 15:52:11

마스터도 UBD로 꼭 나와줬으면 좋겠네요.헤이트풀8도 그렇고......

WR
2018-08-07 16:08:53

뭐, 언젠가는 나오겠지요. UBD의 생명력이 지속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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