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
이런 광고 문구에 혹해서
일주일 전에 구매를 하고 오늘 타이틀을 배송받았습니다.
차이콥스키(2005년에 러시아어 표기법이 추가되었고 그에 따라 흔히 차이코프스키로 알고 있는
표기법은 잘못이다 하겠습니다-_-)의 호두까기인형이라는 발레는 알고 있지만 반쪽이라니
저는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결국 검색을 해보니 원래 오페라가 있고 그 오페라와 연계되던 발레가 호두까기인형(TheNutcracker=Casse-Noisette )이라고 합니다.
1892년 초연될 떄는 오페라가 먼저 진행되고 그 뒤를 이어 발레가 초연되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이후로 오페라는 너 뭐임 상태가 되고 발레인 호두까기인형은 차이콥스키를 대표하는 발레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겁니다.
너 뭐임 상태의 오페라가 바로 욜란타 혹은 이올란타라고 합니다.
그리고 광고 문구의 잃어버린 반쪽이 되는 것이죠.
기대에 차서 시청을 합니다.
다행히 한글자막이 있어서 기대치가 더 올라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지게 되는
제 감상은
참 단조롭고 시끄럽다 였습니다.
단막의 90분인데 무대는 창문이 서너 개, 소파가 두어 개 있는 방인지 거실인지 하나
그나마 이 무대는 끝날 때까지 바뀌지도 않습니다.
내용은 공감이 안 되는데
오페라 가수가 총 10명에 불과한데 한 100명은 되는 듯하고 두 명 정도가 서로 노래를 하면그 노래들이 소위 지방 방송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제게는 왜 그렇게 시끄럽기만한지.-_-
또 잘못 골랐다 싶었습니다.
이미 그 전에 보이지 않는 도시 카데즈의 전설인가 이름도 참 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오페라에
한 방 먹은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또 하는 좌절감 속에 겨우 겨우 참고 계속 봅니다.
단조롭고 시끄러운 오페라가 끝나고 그래 이 발레만큼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하며
연속으로 이어지는 발레부문을 시청합니다.
시작부터 이상합니다. 어수선하고 뭔가 정리되지 않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제가 기대했던 고전 발레가 아닙니다.
돈 낭비했다 다시는 보지 않을 타이틀이 또 생기는구나 별의별 생각에
주둥이가 댓 발은 튀어나오면서도 그래도 계속 봅니다.
도저히 계속 볼 수 없어서 그만 보려는 그 순간에
이 장면이 이어집니다.
Pas de deux from Tchaikovsky's The Nutcracker at Palais Garnier
파드되(https://ko.wikipedia.org/wiki/%ED%8C%8C_%EB%93%9C_%EB%90%98)
정말 제가 발레를 많이 보지 못했고 위의 파드되가 고전 형태는 이니지만
저는 탱고 형식을 차용한 발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본 파드되 중에 제일이라고 평가하고싶습니다.
이 5분40여 초를 본 것만으로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블루레이 속의 영상은 위 영상과 조금 다릅니다.
촬영 각도라든가 클로즈업 등 블루레이는 가정에서의 시청환경을 고려한 것이고
위 영상은 직관했을 떄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제가 봐도 블루레이 시청 때의 느꼈던 감정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위 장면에 감동해서
고전 발레 호두까기인형의 다른 파드되들도 다시 보고 싶어서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고전발레는 아니자만 제가 소개한 양상보다는 고전발레에 더 가까운
호두까기인형 파드되 영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70분 실망했다가 10분 남짓에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퇴장하면 그것이 과거이고
오늘의 내가 등장하면 그것이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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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랑 이올란타는 연계된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내용상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요. 그냥 같은 날 초연이 되었을 뿐이죠.
고전발레 호두 그랑 파드되는
마린스키 버전 1:21:12부터 보심 되고
https://www.youtube.com/watch?v=xtLoaMfinbU
볼쇼이 버젼 1:23:10부터 보심 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Zwge09OYKA
한국에서는 국립발레단이 볼쇼이 버젼, 유니버설 발레단이 마린스키 버전 공연하는데 진짜 재밌으니까 꼭 가보세요라고 해 봐야 못 가세요. 이미 다 매진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