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사이코아머 고바리안 SDBD
미국 디스코텍 미디어사에서 발매한 '사이코 아머 고바리안'의 SDBD입니다. 2020년 2월 25일 발매, 가격은 오픈 프라이스지만 미국 아마존 판매가 기준으론 34.95달러.
SDBD란 게 무슨 대단하게 특이한 건 아니고, 그냥 디스크는 Blu-ray Disc를 쓰되 내용물은 SD (Standard Definition)해상도급 영상/ 음성을 수록했다는 것입니다. 덕택에 블루레이 디스크 한 장(그것도 싱글레이어 = 25G 용량 디스크)에 전체 26화 (총 러닝타임 624분)를 다 담았습니다. 음성은 영어 더빙 없이 일본어 원 음성 1종/ 자막은 영어 자막 1종이며 Off 가능.
본편 외 서플은 다음화 예고 모음집 (탑 메뉴 가장 우측 항목)뿐입니다. 서플 총 러닝 타임은 10분 24초/ 스펙은 본편과 동일한 480i30 (1.33:1 화면비) & DD2.0ch(192kb) 일본어.
그러고보면 이 당시엔 소위 '뻥 예고'(실제로 다음 화에 없는 컷이나 내용이 나오는 예고. 이렇게 되는 이유는 매주 스폰서 입김으로 넣고 빠지는 신들이 있어서...)도 심심찮은 시대였는데, 이 애니의 예고편은 그나름 정직(?)한 편입니다. 덕분에 이 작품을 모르는 바쁜 현대인이라도, 이 서플만 보면 대충 이 애니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도 하고.
이 BD의 수록 퀄리티는, 불초한 저로서는 일본 발매 DVD 박스(초판 2006년 발매/ 초판 가격 5만 50엔. 재판 2013년 발매/ 재판 가격 25200엔)와 비교해 볼 재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쪽하고 동일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 BD 발매사인 디스코텍 미디어가 독자적인 리마스터를 했다곤 합니다만, 원본 필름에서 스캔 새로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일본 DVD 소스에다 조정값만 적당히 달리 넣은 것 같은데...
하여간 그래서 (1080P로든 2160P로든) 업스케일은 온전히 소비자 시스템으로 해야 합니다. 그럼 잠시 스샷들을 보고 나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지요.
스샷만 봐도 대충들 감이 잡히시겠지만, 이 SDBD의 화질은 앞서 언급한대로 그냥저냥 DVD 수준입니다. 덤으로 화면 떨림/ 종종 거슬리게 튀는 하얀 반점 현상들/ 화면 상하단에 가끔 가는 (마치 VHS 빨리 돌릴 때 나오는 듯한)줄 등...
간단히 말해서 80년대 원본인 걸 감안해도 도저히 2020년에 봐줄 화질은 아니지만, (일본 DVD 초판을)5만엔 내고 산 것도 아니고 35달러 가량 낸 거니까 수집 용도로 봐줄 정도는 된다고 제 맘대로 긍정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또 잠시 스샷들을 쫙 보고 나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지요.
아시는 분은 아시듯 이 마징가 페이스의 로봇 고바리안은 (마징가 원작자인)나가이 고 씨 디자인으로, 이렇게 된 이유는 제작사에서 요구한 사항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80년대 당시 그런 깊은 사정까진 모르겠지만 뭔가 마징가 비슷한 이 로봇이 나오는 애니를 전 삼원비디오판으로 처음 접했는데, 김 환진 성우분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이 삼원비디오판 고바리안 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로봇 외에 특기할만한 사항이라면 80년대 감성 & 그 나가이 고 횽의 작품답게, 이 애니도 여성 캐릭터들의 소위 야시시한 장면이 많은 편인데... 덕분에 비디오도 아닌 공중파(MBC) 방영 시엔 정말 신나게 편집삭제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삭제된 줄 아냐면 물론 삼원비디오판에 있던 장면들이 안 나와서이기도 한데, 애초에 그거 아니라도 장면 연결이 부자연스럽든가 중간 프레임이 아예 없든가 하는 장면이 워낙 많아서.
물론 2020년에 그것도 미국에서 나온 BD에서 편집삭제야 당연히 없지만 다 늙어서 그것 때문에 이걸 산 건 아니고... 전 이 고바리안이란 로봇이나 이 애니의 짧지만(그 시절에 26화 완결이면 상당히 짧은 수준) 뭔가 운치 있었던 이야기들을 좋아했습니다.
덤으로 주제가 '룰러바이(자장가)'도 좋아했는데(이건 MBC판에선 김국환 씨가 부른 다른 노래로 대체된 걸로 기억), 이 BD로 다시 들어봐도... 비록 192kb짜리 DD 2.0 스펙(모노럴을 가상 스테레오 분리)도 그렇고 종종 그륵거리는 오래된 그레인 감은 있지만, 이 발라드풍 노래엔 이런 오래된 브라운관 TV 스피커 소리 같은 감이 어울린다고 할 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러고보면 이 애니를 좋아한 이유 중에는 주인공 이사무가 초능력자면서도 그나름 성장형(= 고바리안도 함께 성장해서 처음엔 소위 물장갑 로봇이다가 나중엔 초강력 슈퍼 로봇으로 탈바꿈)이었다... 는 점도 있고, 제 미적 감각으론 묘하게 마징가보다 고바리안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는 점도 있습니다. 덤으로 (전술한대로)그 당시 로봇 애니치고 짧아서 전체 내용 파악도 쉬웠고 등등...
하기사 짧았던 건 인기가 없어서 원래 기획한 내용에다 덕지덕지 붙이지 못해서였고 사실 엔딩도 뭔가 좀 애매하게 끝나는 걸 보면 기획한 것조차 다 풀어놓지 못한 것도 같지만, 지금 와선 다 추억입니다.
하여간 그래서, 이 SDBD가 제 랙에 한 자리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사세요, 두 장씩 사세요... 는 물론 아니고, 이런 식으로라도 옛날 작품들을 다시 접하고 소장할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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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바리안~ 고 바리안~ 무적의 로보트 고오바리안~~!!!!
으으 추억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