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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아라비아의 로렌스 4K UltraHD Blu-ray에 대한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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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4-07 22:37:37

북미 기준 6월 16일 발매 예정인 '컬럼비아 클래식' 박스에 포함되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4K UltraHD Blu-ray(이하 UBD)에 돌비 비전 & 돌비 앳모스 수록이 확정 공시되었습니다. 


(컬럼비아 클래식 UFE 박스: 1.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2.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3.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4. 간디, 5. 그들만의 리그, 6. 제리 맥과이어)

 

UFE 박스에 동봉된 여섯 작품이 모두 명작이지만 개중에서 아라이바의 로렌스를 거론하는 건, 개인적으로 가장 추억이 많은 작품이고 제일 많이 봤으며 기술적으로도 언급하고 싶은 사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1.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2012년에 발매된 50주년 기념판 Blu-ray (이하 BD)엔, 원본 네거를 4K 스캔 후 HD리마스터 한 마스터를 수록해서 발매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리마스터 작업을 담당한 소니 픽처스에서도 계속 관련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던 중이라, 2013년에는 Mastered in 4K판 Blu-ray(: BD라서 출력 해상도는 FHD) 제작을 위해 다시 원본 네거를 8K 스캔한 후 4K 리스토어/ 마스터링을 거쳤습니다.


이 4K 리마스터 작업 당시 필름 정보량은 엄청나게 많지만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 스캔 데이터를 4분할하여 100명의 엔지니어가 달라붙어 작업했습니다. 더불어 파일 형식도 이전까지의 DPX가 아닌 ACES (아카데미식 컬러 부호화 방식) 방식으로 스캔했기 때문에, 이때 이미 HDR 그레이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마스터가 작성된 상태였고 

 

2.

그래서 2016년 3월부터 UBD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후에 소니 픽처스가 선보이는 제일 첫 타이틀 군에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웬일인지 소니는 이 작품의 발매를 계속 미룹니다. 


사실 2013-2014 시즌에 소니의 4K TV와 디지털 데이터 파일 재생 플레이어 FMP 시리즈용으로 소니가 자체 서버를 통해 리얼 4K판본을 잠시 서비스한 적은 있지만, 이 소스는 HDR 그레이딩이 안 된 상태였고요. 이후 2015년 당시에 배포된 돌비/ harmonic의 UHD 가이드에서도 이미 우수한 UHD 서비스가 가능한 예시로서 거론되던 작품이건만 현실은 이후 5년 동안 감감무소식.

 

3.

다시 기술상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본래 이 영화를 촬영할 때 사용한 슈퍼 파나비전 70 렌즈 촬영용 65mm 네거는 2.29:1 화면비입니다. 하지만 네거 스캔 후의 디지털 리마스터 데이터는 2.20:1로 트리밍했으며, 이번 UBD 수록 화면비도 2.20:1.

 

그 이유는 극장 상영용 70mm 프린트 필름에는 좌우 녹음 트랙과 상하 공백 블랙(프레임 사이의 세이프 에리어)이 필요하므로, 그만큼 유효 화상 사이즈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65mm 네거에서 상하좌우 트리밍된 구도가 되며, 실제 극장 상영비도 이 2.20:1로 영사되었고 & 본 작품의 디지털 마스터 데이터는 네거 다이렉트 스캔이되, 상영 화면비에 맞추고자 그대로 2.20:1 트리밍 과정을 거친 상태입니다.

 

4.

이렇게 공을 들여 놓고도 이 작품의 UBD 발매가 2016년 UBD 출범 이후 4년이나 걸린 이유는, 공표된 바가 없기 때문에 추측에 머무를 뿐입니다. 일단 되도록 좋게 보자면 BD(2012) > M4K BD(2013) 발매 후 3년 정도만인 2016년에 또 UBD를 내면 아무리 골수 유저라도 넌덜머리가 날 수가 있고, 어차피 UBD 제작 기술도 계속 발전해 나가는 상태니까 기술이 좀 원숙해진 상태에서 UBD화 작업에 들어가는 게 이 대작에 대한 예우이다... 라는 것이지만, 진실은 어떨지. 

 

대신 2016년이 아니라 2020년에 발매되면서, 실제로 기술 발전의 혜택은 입었습니다. 바로 HDR10 이외에도 돌비 비전 그레이딩이 포함되어 발매된다고 하니까요. 물론 워너가 2018년에 발매한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UBD도 같은 레벨의 네거와 스캔을 거친 후 돌비 비전 포함 발매되었고, 이때 쓰인 8K 스캔 데이터는 8K 시험 방송용 소스로까지 쓰이고 있지만...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드디어 나온다니까.

 

5.

하여간 이번에 발매되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UBD는 돌비 비전 외에도 돌비 앳모스 사운드도 새롭게 수록됩니다. 사실은 앳모스 믹싱 데이터도 2015년 경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데, 전술한대로 이 작품의 최신 미디어는 2013년에 발매된 M4K판 BD였고 여기엔 DTS-HD MA 5.1ch(16/48 스펙)까지만 수록.

 

소니 픽처스 타이틀의 돌비 앳모스 믹싱은 BD/ UBD를 막론하고 대체로 다이나믹 레인지나 실제 체감 박력 등 흠잡을 데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아라비아의 로렌스 UBD도 기대가 됩니다. 물론 [ 스파이더 맨: 파 프롬 홈 ] UBD 같이 UBD에 수록된 앳모스 트랙은 망쳐놓고, BD에 수록된 DTS-HD 트랙은 잘 살려 놓은 괴상한 케이스도 있긴 한데... 얘는 일단 디즈니 입김이 있었다고 믿고 싶고요.

 

 

이 영화는 러닝 타임이 3시간 48분(88년 리스토어판 기준. 이번 UBD도 마찬가지)이나 되지만, 내용 자체는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러니까... 영국 군인 로렌스 씨가 어떻게 아라비아에 공헌했는가를 다소 옛스런 풍모로 고찰한 영화입니다. 다만 단순한 기록 영화로 보기엔 유머와 신랄함도 충분하니까, 그 긴 러닝 타임 동안 적어도 전 몇 번이나 재미있게 볼 수 있었네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로렌스 씨가 사막을 건너는 바로 그 부분인데... 비록 이 영화의 끝은 헐리우드 식의 해피엔딩에 익숙한 현재는 그다지 상쾌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부분만은 정말 언제나 다시 봐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6월 16일에 발매되는 저 컬럼비아 클래식 박스를 입수하는대로, 이 작품부터 소개하고픈 충동이 들기도 하고. 그럼 그때를 기다려 주시길~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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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4-07 13:15:23 (211.*.*.228)

대한극장 대형스크린으로 볼때 정말 빠져봤는데 세월이지나 4k타이틀로 만날수 있게 되었네요..

WR
2020-04-07 13:56:01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2020-04-07 13:16:54

 DVD로 수십번씩 필기까지 해가며 본게 엊그제 같은데... 4K라니..

세월 무상입니다...

WR
1
2020-04-07 13:58:35

놀랍게도! DVD가 흥하던 시절이 벌써 20년도 넘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20년 전 매체는 VHS이지만 실제론 DVD라는 게 정말 세월 무상입니다.

2020-04-07 14:02:44

20년전 게임기하면 패미컴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PS2라는...

20년전 게임기하면 브라운관을 떠올리지만 그때도 평면TV가 있었다는...

 

그런것과 똑같은 거 아닙니꽈.... 

 

PS : 실제로 아라비안 로렌스 DVD를 그때쯤 봤음을 깨닫고 좌절한 1인.  

 

 

2020-04-07 13:22:54

많은 유저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온 타이틀인 만큼, 소니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대가 정말 큽니다^^

WR
2020-04-07 14:03:55

네, 저도 기대가 큽니다. 피터 오툴 씨가 봤던 사막의 지평선을 그때 그느낌 그대로 볼 수 있기를 바랄 정도로요.

2020-04-07 13:29:00

이번 UHD는 최상의 비트레이트 수록을 본편을 디스크 두개로 분할 수록했다던데

 

DVD 시절때도 분할 수록했었나요? 분할 수록은 처음인거 같던데 ㄷㄷ

2020-04-07 14:02:46

제 기억엔 DVD 슈퍼비트는 본편을 2장 나눠서 수록했습니다.  

슈퍼비트 이전판은 없어서 기억에 없네요..

WR
Updated at 2020-04-07 14:07:43

DVD 슈퍼비트, M4K판 BD 같이 소위 비트레이트 많이 쓴 판본은 모두 2 디스크 분할 수록으로 기억합니다. M4K판은 스펙도 뜯어봐서 확실하고요.(D1에 2시간 19분/ D2에 1시간 27분 수록)

2020-04-07 13:30:32

전 아직 못본눈이라 돌비비전으로 첫시청을 하게 되겠네요. 기대됩니다.

WR
2020-04-07 14:05:14

네, 저도 어서 보고 싶네요.

Updated at 2020-04-07 14:16:23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어떤 영화는 심지어 블루레이로 구입을 했음에도 아직 미시청인 타이틀이 더러 있는데 이 영화는 3시간이 훌쩍 넘는 긴 러닝타임임에도 벌써 10번 이상 봤을 정도니까요.

밑에 글에도 리플 남겼지만 이 영화 가 4k에 애트모스 로 출시가 된다면 정말 참기힘들것 같습니다,

WR
2020-04-07 14:19:38

저도 처음엔 VHS로 빌려 보고선 충격 먹은 다음, 매체 바뀔 때마다 몇 번씩 보면서 늘 감동을 새롭게 다지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UBD 도착하면 스케줄 싹 지우고 양복 입고 시청할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2020-04-07 14:39:41

매번 양질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저 같은 문외한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영화를 수집한다'는 개념으로만 블루레이 취미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는 게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WR
2020-04-07 21:47:06

네, 즐거운 취미 생활에 도움이 되신다면 저도 기쁩니다.

2020-04-07 14:51:49

johjima님 이방면에 지식도 엄청나시고 글재주도 뛰어나신데 관련일에 종사하시나봐요?

항상 감상기라던지 문의에 댓글 다신것들 보면서 많이 배우는데 이전부터 뭘 하시는분이길래 이리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계실까 항상 궁금하더군요

WR
2020-04-07 21:52:03

관련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그쪽이 주업은 아니고 취미의 연장선에 가까워서 더 재미있게 익히는 것 같습니다. 전업으로 매달리는 일이면 질려서 이것저것 글 남기기 어렵겠지요.

2020-04-07 16:51:48

 대한극장이 70mm 필름 마지막 상영할 때 찾아가서 보았습니다(1998년). 영화가 무척 재미있고 또 놀라워서, 가장 인상적인 영화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당시 제 마음 속 한 줄 평은 "영화란 무엇인가? 무엇이 영화인가?에 대한 동시 답"이었습니다. (<-쓰고 보니 좀 부끄럽네요.--;)
그 이후로 저는 한 번도 다시 보지 않았는데, 22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보게 생겼네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WR
2020-04-07 21:53:54

오, 그 자리에 계셨군요. 곧 있을 22년만의 재회를 미리 축하 드립니다.^^

2020-04-07 18:17:24

주말의 명화로만 보다가 DVD로 놀라고, 블루레이에서 감탄했었는데, 이제 UHD로 다시금 얼마나 탄성을 낼게 될지 기대가 커지네요.
빨리 나오길 고대해 봅니다.^^

WR
2020-04-07 21:54:56

넵, 마음껏 감탄할 준비도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Updated at 2020-04-07 18:48:25

johjima 정보 고맙습니다.

Lawrence of Arabia 제일 좋아하는 영화  하나입니다. 

VHS (  짜리 확장판, 미국)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DVD, 슈퍼빗트, BD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극장 마지막70미리 상영 물론 봤습니다. 

4K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나오는 군요. 간디도 관심이 있는데, 다른 영화는 별로4k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어서 개별 발매를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우선johjima 리뷰부터 기다려집니다.

 johjima님 글 저의 유일하게 구독하고 있습니다. 항상   읽고있습니다. 
WR
2020-04-07 21:57:14

그 VHS를 가지고 계시는군요! 소장품이 반드시 애정을 다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애정을 가진 분만이 귀한 물건을 오래 간직하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리뷰도 입수하는대로 바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2020-04-07 22:51:41

그레인을 어떻게 살려서 인코딩될지 가장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작품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인코딩 정도로 나오면 기존 색감과 65미리 네거의 정보량 덕에 필름UBD 끝판왕급이 탄생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WR
Updated at 2020-04-07 23:04:35

블레이드 러너 UBD용 마스터는 (BD에도 사용했던)2000년 > 2007년까지 7년에 걸쳐 취득하고 리마스터한 디지털 데이터라서, 필름 상태가 그래도 괜찮았던 시절이라는 잇점은 있습니다. 그에 비해 로렌스는 스캔 시점(8K)에도 필름 열화가 좀 심해서 리마스터(4K)에 손이 많이 갔는데, 추가로 UBD에서 하이 다이나믹 그레이딩이나 마스터링 조정값 변환을 어떻게 하는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이 마스터가 먼저 쓰인 M4K판 BD 영상에서도 또 달라질 전망)

2020-04-14 14:11:27

아직까지 안본눈(!)이라서 이번 4K 출시가 굉장히 반갑네요. 명성은 익히 들어왔습니다. 국내 정식 출시되면 스틸북이 되든 일반판이 되든 무조건 구매합니다.

WR
2020-04-14 14:20:42

네, 한국어 자막 수록 판본이 있으므로 국내에도 정식 발매될 전망입니다.

2020-04-24 10:42:24

 johjima님 글은 항상 잘 보고있습니다. 이런 오래된 영화들의 네거 필름안에 HDR 데이타가 존재하나요? 아니면 추가로 넣어주게 되나요 ? 일반 65mm필름의 오리지널 정보량으로는 대략 어디 (HDR10, HDR10+)까지 대응할까요? 고맙습니다.

WR
Updated at 2020-04-24 11:36:30

65mm 필름에 발라진 명암 정보는 원래 100니트 기준의 SDR보다 훨씬 넓지만, 스캔 후 SDR 디지털화 할 때는 최대 100니트 명암 다이나믹스에 맞춰 마스터링해 왔습니다. 하지만 HDR 그레이딩 시에는 필름 스캔 후 마스터링 시점에, 더 넓은 다이나믹스 폭을 감안(대략 0-4000니트 기준)하면서 디지털화하는 식입니다.

 

HDR10과 HDR10+ 는 정보량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출력 구현 방식 차이입니다. 돌비 비전 역시도 명목상 최대 다이나믹스는 HDR10과 동일한 0-1만 니트 사이라서, 명암 정보량만 따지면 셋 다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 대응'이란 말은 어폐가 있고, 다만 어떤 방식의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라도 지원이 되면 되도록 완전하게 65mm 필름의 본래 촬영된 명암 정보를 살릴 수 있다, 고 해야 옳습니다.

 

참고로 필름에 발라진 명암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필름이 열화되는 것과 함께 날아가게 되므로, 오래된 필름일 수록 보존 상태가 중요하고 + HDR 그레이딩 제작 시에 본래의 명암 상태를 어느 정도 추정하여 그레이딩 값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대충 비유하면 흑백 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만드는 느낌으로 명암을 창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0-04-24 11:32:21

johjima님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며 친철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2020-06-08 06:53:47

아직 미출시인건 알지만...
이 박스 수록된 작품들이 이전 블루레이에서는 해외판에도 한글자막이 있나요? 급 호기심이 드는군요

WR
2020-06-08 11:15:33

위 박스 타이틀 중 스미스씨~ 와 그들만의 리그 BD 제외하고 다른 네 작품은 국내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국내 정식 발매된 작품은, 해외판 어딘가엔 한국어 자막이 있기 때문에 (그 디스크를 수입해서)정발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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