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아라비아의 로렌스 4K UltraHD Blu-ray에 대한 소회
북미 기준 6월 16일 발매 예정인 '컬럼비아 클래식' 박스에 포함되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4K UltraHD Blu-ray(이하 UBD)에 돌비 비전 & 돌비 앳모스 수록이 확정 공시되었습니다.
(컬럼비아 클래식 UFE 박스: 1.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2.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3.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4. 간디, 5. 그들만의 리그, 6. 제리 맥과이어)
UFE 박스에 동봉된 여섯 작품이 모두 명작이지만 개중에서 아라이바의 로렌스를 거론하는 건, 개인적으로 가장 추억이 많은 작품이고 제일 많이 봤으며 기술적으로도 언급하고 싶은 사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1.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2012년에 발매된 50주년 기념판 Blu-ray (이하 BD)엔, 원본 네거를 4K 스캔 후 HD리마스터 한 마스터를 수록해서 발매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리마스터 작업을 담당한 소니 픽처스에서도 계속 관련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던 중이라, 2013년에는 Mastered in 4K판 Blu-ray(: BD라서 출력 해상도는 FHD) 제작을 위해 다시 원본 네거를 8K 스캔한 후 4K 리스토어/ 마스터링을 거쳤습니다.
이 4K 리마스터 작업 당시 필름 정보량은 엄청나게 많지만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 스캔 데이터를 4분할하여 100명의 엔지니어가 달라붙어 작업했습니다. 더불어 파일 형식도 이전까지의 DPX가 아닌 ACES (아카데미식 컬러 부호화 방식) 방식으로 스캔했기 때문에, 이때 이미 HDR 그레이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마스터가 작성된 상태였고
2.
그래서 2016년 3월부터 UBD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후에 소니 픽처스가 선보이는 제일 첫 타이틀 군에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웬일인지 소니는 이 작품의 발매를 계속 미룹니다.
사실 2013-2014 시즌에 소니의 4K TV와 디지털 데이터 파일 재생 플레이어 FMP 시리즈용으로 소니가 자체 서버를 통해 리얼 4K판본을 잠시 서비스한 적은 있지만, 이 소스는 HDR 그레이딩이 안 된 상태였고요. 이후 2015년 당시에 배포된 돌비/ harmonic의 UHD 가이드에서도 이미 우수한 UHD 서비스가 가능한 예시로서 거론되던 작품이건만 현실은 이후 5년 동안 감감무소식.
3.
다시 기술상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본래 이 영화를 촬영할 때 사용한 슈퍼 파나비전 70 렌즈 촬영용 65mm 네거는 2.29:1 화면비입니다. 하지만 네거 스캔 후의 디지털 리마스터 데이터는 2.20:1로 트리밍했으며, 이번 UBD 수록 화면비도 2.20:1.
그 이유는 극장 상영용 70mm 프린트 필름에는 좌우 녹음 트랙과 상하 공백 블랙(프레임 사이의 세이프 에리어)이 필요하므로, 그만큼 유효 화상 사이즈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65mm 네거에서 상하좌우 트리밍된 구도가 되며, 실제 극장 상영비도 이 2.20:1로 영사되었고 & 본 작품의 디지털 마스터 데이터는 네거 다이렉트 스캔이되, 상영 화면비에 맞추고자 그대로 2.20:1 트리밍 과정을 거친 상태입니다.
4.
이렇게 공을 들여 놓고도 이 작품의 UBD 발매가 2016년 UBD 출범 이후 4년이나 걸린 이유는, 공표된 바가 없기 때문에 추측에 머무를 뿐입니다. 일단 되도록 좋게 보자면 BD(2012) > M4K BD(2013) 발매 후 3년 정도만인 2016년에 또 UBD를 내면 아무리 골수 유저라도 넌덜머리가 날 수가 있고, 어차피 UBD 제작 기술도 계속 발전해 나가는 상태니까 기술이 좀 원숙해진 상태에서 UBD화 작업에 들어가는 게 이 대작에 대한 예우이다... 라는 것이지만, 진실은 어떨지.
대신 2016년이 아니라 2020년에 발매되면서, 실제로 기술 발전의 혜택은 입었습니다. 바로 HDR10 이외에도 돌비 비전 그레이딩이 포함되어 발매된다고 하니까요. 물론 워너가 2018년에 발매한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UBD도 같은 레벨의 네거와 스캔을 거친 후 돌비 비전 포함 발매되었고, 이때 쓰인 8K 스캔 데이터는 8K 시험 방송용 소스로까지 쓰이고 있지만...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드디어 나온다니까.
5.
하여간 이번에 발매되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UBD는 돌비 비전 외에도 돌비 앳모스 사운드도 새롭게 수록됩니다. 사실은 앳모스 믹싱 데이터도 2015년 경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데, 전술한대로 이 작품의 최신 미디어는 2013년에 발매된 M4K판 BD였고 여기엔 DTS-HD MA 5.1ch(16/48 스펙)까지만 수록.
소니 픽처스 타이틀의 돌비 앳모스 믹싱은 BD/ UBD를 막론하고 대체로 다이나믹 레인지나 실제 체감 박력 등 흠잡을 데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아라비아의 로렌스 UBD도 기대가 됩니다. 물론 [ 스파이더 맨: 파 프롬 홈 ] UBD 같이 UBD에 수록된 앳모스 트랙은 망쳐놓고, BD에 수록된 DTS-HD 트랙은 잘 살려 놓은 괴상한 케이스도 있긴 한데... 얘는 일단 디즈니 입김이 있었다고 믿고 싶고요.
이 영화는 러닝 타임이 3시간 48분(88년 리스토어판 기준. 이번 UBD도 마찬가지)이나 되지만, 내용 자체는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러니까... 영국 군인 로렌스 씨가 어떻게 아라비아에 공헌했는가를 다소 옛스런 풍모로 고찰한 영화입니다. 다만 단순한 기록 영화로 보기엔 유머와 신랄함도 충분하니까, 그 긴 러닝 타임 동안 적어도 전 몇 번이나 재미있게 볼 수 있었네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로렌스 씨가 사막을 건너는 바로 그 부분인데... 비록 이 영화의 끝은 헐리우드 식의 해피엔딩에 익숙한 현재는 그다지 상쾌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부분만은 정말 언제나 다시 봐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6월 16일에 발매되는 저 컬럼비아 클래식 박스를 입수하는대로, 이 작품부터 소개하고픈 충동이 들기도 하고. 그럼 그때를 기다려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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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극장 대형스크린으로 볼때 정말 빠져봤는데 세월이지나 4k타이틀로 만날수 있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