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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사업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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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6-05 10:48:54


한국영상자료원의 19번째 고전영화 블루레이 컬렉션이 출시되었다. 바로 정진우 감독의 <초우>(1966). 자료원은 2004년 DVD 컬렉션을 시작으로 벌써 17년째 디스크 발간 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매년 줄어드는 예산으로 OTT가 장악한 세상에 맞서 묵묵히 블루레이를 출시하는 일명 ‘코파테리언’의 속사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현재 담당자인 연구전시팀 조준형 차장에게 들어보자.





1. 2020년 첫 번째 블루레이로 <초우>가 출시되었다. 간단히 소개한다면?


<초우>는 2006년과 2013년에 자료원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 모두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한국영화사의 대표성을 인정받는 영화다. 이 영화는 소위 ‘시네 포엠(시적 영화)’이라 불리는 줄거리 중심이 아니라 영화의 리듬과 이미지 중심의 영화 스타일의 대표작이다.
또한, 배우 신성일과 문희가 주연을 맡아 큰 관심을 모았는데, 특히 데뷔 2년 차인 신인 문희의 매력이 폭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그간 영화애호가나 영화사 연구자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블루레이 출시를 통해 재평가의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이번 블루레이 서플먼트로 60년대 고전영화로는 드물게 감독 본인의 코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정진우 감독은 놀라운 기억력과 지성으로 촬영 당시 뒷이야기와 연출 의도를 풍부하게 풀어놓았다. 코멘터리를 진행한 김형석 영화평론가 역시 이전에 여러 번에 걸쳐 감독 인터뷰를 진행한 덕에 두 사람의 ‘합’도 매우 좋다. 작품을 이해하는 데 좋은 가이드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2. 2020년 블루레이 라인업을 소개해달라.


예산이 축소되면서 올해는 총 3편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자료원의 기관 테마 중 하나가 ‘한국전쟁’이라 <초우>를 제외한 두 편은 <남부군>(정지영, 1990)과 <지옥화>(신상옥, 1958)로 결정했다. <남부군>은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지옥화>는 11월 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지옥화>는 신상옥 감독의 초기작인데, 전후 한국사회상을 반영하면서도 할리우드의 느와르나 서부극 장르와 기묘하게 결합한 독특한 작품이다.




3. 한 해 라인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주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료원의 복원작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료원이라는 특성상 고화질 마스터링과 복원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DVD만 제작하던 시절에야 고전영화가 출시된다는 것만으로 희귀성을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자료원 유튜브 채널이나 KMDb 등에서 상당수의 고전영화를 볼 수 있는 만큼 블루레이 구매자에게 고품질의 영상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자료원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 선정작이라는 조건이다. 당시 ‘한국영화 100선’은 외부에 한국영화를 소개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복원이나 활용에서 내부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취지도 있었다.

세 번째는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기준인데, ‘한국전쟁’과 같이 매해 기관 전체 사업에 강조점을 둘 수 있는 테마를 정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 테마에 맞추어 작품을 선정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외에도 감독이나 연대별 배분, 새로운 작품이나 장르를 소개하고 싶은 담당자 혹은 기관의 욕심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





4. 블루레이를 출시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자료원 역시 유튜브와 KMDb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고, OTT 서비스 소비자층이 점점 확대되는 상황인데 돌파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작품 해제, 코멘터리와 같은 서플먼트, 디자인 등 거의 모든 부분을 신경 쓴다. 그래도 가장 고려하는 기준은 작품의 선정이다. 아무래도 수요자가 많지 않은 패키지 미디어인 데다가 일정 비용을 내야 하는 상품이다 보니 잠재적 구매자의 작품에 대한 수요가 중요한 고려점이 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수요가 적더라도 아카이브 입장에서 소개하고 싶은 영화도 포함이 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그래서 이 두 가지 기준을 놓고 항상 고민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장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출시 작품의 가치, 화질, 소책자, 디자인, 코멘터리, 서플먼트 등을 종합한 유형적 패키지로서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전달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전영화이다보니 필름의 상태도 천차만별이고 서플먼트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싶어도 소스 자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한정된 예산은 항상 따라오는 장애물이고.





5. 고전영화 수집가의 대표적인 최애 브랜드 중 하나로 크라이테리언을 들 수 있다. 혹자들은 자료원에서 출시하는 블루레이 컬렉션을 ‘코파테리언’이라고도 부르는데 알고 있었나?

낭중지추랄까. 뭐든 꾸준히 오래 하다 보면 언젠가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사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영화 팬들에게 낯선 고전영화이다 보니 작품 해설이나 코멘터리, 자막 등 신경을 많이 쓰긴 하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판매하는 블루레이보다 더 낫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일관된 방향으로 꾸준히 진행하다 보니 컬렉션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아닌가 싶다. DVD를 처음 출시한 2004년 이후 벌써 17년째니까. 묵묵히 지지해주는 구매자들과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6.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외부에서는 모르는 속앓이가 있다. 이참에 그동안 못한 넋두리를 한다면?

출시 요청작 중에 1990년대 중반 이후 영화들이 많다. 아무래도 블루레이를 구매하는 영화애호가들이 직접 극장에서 보았던 감동을 다시 경험해보고 싶어서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그렇고.
그런데 안타깝게도 90년대 중반 이후 영화는 상당수가 대기업에 판권이 묶여있어서 블루레이 제작을 위한 저작권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 자사 라이브러리에 대한 방침이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정이 있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영화가 자료원의 블루레이 라인업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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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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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10:53:20

이 기사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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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10:56:10

행여나 클래식(손예진) 판권 문제 여기서 좀 해결해서 출시해 줄수 없나 싶었다가

마지막 항목 보고 희망 접음. ㅠㅜ

2020-06-05 10:57:25

90년대 후반-00년대 이후 작품은 출시 불가라니ㅠ

1
2020-06-05 11:11:11 (203.*.*.232)

바보선언..제발요!!!

1
2020-06-05 11:30:57

진짜 진짜 좋아해 같은 청춘 영화는 힘들겠죠? ㅠㅠ

2020-06-05 12:18:08 (1.*.*.33)

그럼 이런건어떨까요ᆢ
감독별박스출시는괜찮지않을까요ᆢ
(예를들어 임권택감독김기영감독신상옥감독..)
예전 DVD박스 출시한것처럼ᆢ
감독이나배우박스출시하면좋을거같은데ᆢ
(신성일,최무룡,김진규,안성기ᆢ)

2020-06-05 12:23:38

구봉서, 서영춘님이 출연한 영화작품들도 재미있던데 아무래도 전통영화? 들에 비해 수요계층이 적어서 안되겟죠 아쉽네요

2020-06-05 13:21:50 (211.*.*.228)

고래사냥하고 바보선언은 꼭 나왔음 하는데 ㅠㅠ

2020-06-05 15:21:38 (223.*.*.200)

라인업 선정은 영국 BFI처럼 온라인 투표로 결정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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