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날씨의 아이 - 정발판 BD 고찰 (일본판 BD 비교, 자막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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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날씨의 아이'의 일본판 컬렉터즈 에디션 내 4K UltraHD Blu-ray (이하 UBD) 리뷰에서 언급한대로, 본 날씨의 아이 리뷰 시리즈에선 이어서 정발판 날씨의 아이에 대해 고찰해 보겠습니다. 다만 이 정발판 날씨의 아이 고찰은 본래 계획대로는 게시물 한 편으로 총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예상 외로 재미있는 점이 많아서 부득이 두 편으로 나눠 적습니다.
개중 이번 편은 1. 정발판 Blu-ray와 일본판 Blu-ray(이하 BD)의 비교, 그리고 2. 자막 검토 두 가지 주제만 다룹니다.(조만간 작성할 다음 편에는 양국 UBD (본편 및 보너스 디스크 서플) 비교와, 가이드 북 등 인쇄물의 검토 사항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1. 양국 Blu-ray 비교
A. 본편 용량 및 영상 비트레이트 비교
일단 본편 용량은 35.16G (일본)/ 30.3G (정발). 정발판이 한국어 무손실 음성 트랙을 추가(일본판은 DTS-HD 트랙 2 + DTS 트랙 2 vs 정발판은 DTS-HD 트랙 3 + DTS 트랙 1)하고도 일본판보다 본편 용량이 줄어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우선 영상 비트레이트가 줄어들었기 때문.
차트 좌측이 일본판/ 우측이 정발판. 평균 영상 비트레이트는 35.180Mbps (일본)/ 29.866Mbps (정발)이며, 덩달아 정발판은 차트에 나타나듯 비트레이트 고저 진폭도 커졌습니다.
다만 영상 비트레이트의 수치만 놓고 보면 이전에 발매된 북미판 BD도 (블닷컴 스펙 기재에 따르면)30Mbps라고 하는데, 정발판과 일본판은 비트레이트 외에도 영상 경향 자체가 다릅니다. 이는 아래 스크린 샷으로 설명합니다.
B. 영상 스크린 샷 비교
일본판 BD 스크린 샷.
정발판 BD 스크린 샷. 정발판 BD는 일본판 BD에 비해 명암부 모두 밝기가 더 높습니다. 처음 양 판본을 육안으로 비교했을 때 디스플레이 브라이트니스/ 컨트라스트 세팅이 다 틀어진 거 아닌가 의심했는데, 실제로 화면 밝기 차이가 매우 큽니다.
일본판 BD 스크린 샷.
정발판 BD 스크린 샷. 보시는 것처럼 정발판 BD는 전반적으로 달뜬 그림입니다. 영상 비트레이트도 더 낮고 화면 밝기도 더 올라간 결과, 정발판 BD는 주로 (머리 부근에서 보기 쉬운)암부의 노이즈/ 명암부 계조 밴딩이 일본판 BD보다 좀 더 눈에 띕니다.
일본판 BD 스크린 샷. (일본판 UBD와 비교를 위해)3840x2160 리사이징.
정발판 BD 스크린 샷. 역시 3840x2160 리사이징.
일본판 UBD 스크린 샷. 이전 일본판 UBD 리뷰에서 일본판 UBD가 전반적으로 (일본판 BD 대비)밝기를 올려놨다고 했는데, UBD/ HDR의 암부는 암부대로 낮게 나오기 때문에 > 결과적으로 명암 대비폭이 더 높아서 '밝고 깔끔한 인상'의 그림이 나옵니다. 그런데 정발판 BD는 상대적으로 좀 부드러운(나쁘게 말하면 불분명한) 그림이 전체적으로 부옇게 떴을 뿐입니다.
일본판 BD 스크린 샷. (일본판 UBD와 비교를 위해)3840x2160 리사이징.
정발판 BD 스크린 샷. 역시 3840x2160 리사이징.
일본판 UBD 스크린 샷. 전반적인 화면 밝기가 어두운 부분에서도 그 우열은 일목요연합니다. 정발판 BD의 그림이 가장 평면적이고 불분명한 느낌이며, 덤으로 정발판 BD는 특히 빗줄기 때문에 화면 정보량이 많아진다든가 할 경우 살짝살짝 모스키토 노이즈가 낍니다. 그나마 밝기라도 낮으면 잘 안 보일 텐데요.
일본판 BD 스크린 샷. (일본판 UBD와 비교를 위해)3840x2160 리사이징.
정발판 BD 스크린 샷. 역시 3840x2160 리사이징.
일본판 UBD 스크린 샷. 특히 재미있는 건 이 장면인데, 여기선 앞서 언급한 다른 모든 차이와 더불어 아예 스가 씨(좌측 인물) 바지 무늬의 굵기가 다릅니다. 이건 일본판 UBD에서 증명되듯 단순히 화면 밝기 조정만으론 나올 수 없는 차이인데, 지금까지 리뷰든 감상이든의 이유로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일본판과 정발판 BD를 비교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일본판 BD 스크린 샷. (리사이징 없음)
정발판 BD 스크린 샷. 이런 차이, 엄밀히 말하면 우열로 미루어 정발판 날씨의 아이 BD는 a. 정발판 BD 제작사에서 어디까지 그림에 조정을 가한 건지, 아니면 b. 아예 일본판과 다르게 처리하여 만든 해외판 BD 마스터를 가져 와서 수록한 것뿐인지 알쏭달쏭합니다.
일본판 BD 스크린 샷.
정발판 BD 스크린 샷. 참고로 묘한 건 이 장면인데, 이건 원래 신카이 감독이 일본판 BD에서 '개봉판에 비해 수정된 부분'으로 언급한 장면입니다. 수정한 부분은 구름 레이어를 덧붙인 것인데, 그래서 일본판 BD에선 지면이 구름에 가리는 부분이 있지만/ 이와 달리 정발판 BD에선 개봉판과 동일하게 지면이 전부 보입니다.
때문에 정발판은 상영용 마스터를 가지고 BD화 했나... 싶기도 하지만, 아직 한/일 외 여타 국가 발매 BD를 확인해 보지 않아서 장담은 못하겠고요. 일단 전 아직 (정발판과 비트레이이트 상태가 비슷한)북미판 날씨의 아이 BD의 그림을 보지 못했는데, 얼마 후 도착 예정인 북미판 UBD(와 패키지 동봉 BD)를 뜯어 보면 어떤 답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작성 후 추가: 정발판 BD의 특이점을 정리한 게시물 링크입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2349949
C. 본편 음성 스펙(비트샘플링, 비트레이트) 비교
- 스펙 비교
일본판 메인 오디오 DTS-HD MA(24/48) 5.1ch 3557kbps (일본어)
정발판 메인 오디오 DTS-HD MA(16/48) 5.1ch 1915kbps (일본어)
(* 정발판에만 있는 한국어 음성 트랙은 DTS-HD MA(16/48) 5.1ch, 1995kbps)
일본판 일본어 스테레오 음성: DTS-HD MA(24/48) 2.0ch 2043kbps
정발판 일본어 스테레오 음성: DTS-HD MA(16/48) 2.0ch 1586kbps
(* 한국어 스테레오 음성은 정발판에도 없음)
일본판 영어 주제가 버전 음성: DTS(24/48) 5.1ch
정발판 영어 주제가 버전 음성: DTS(16/48) 5.1ch
(* 일본판 배리어 프리 일본어 음성 가이드 트랙(DTS 2.0ch)은 정발판에선 의미 없을 것이므로 삭제됨)
- 해설
본래 (일본판 기준)날씨의 아이 BD는 음성 비트레이트 할당 영역에 HD 사운드 포맷을 2개 넘게 수록하기 힘들어 보였는데, 정발판은 한국어 음성까지 HD 사운드로 수록하면서 무손실 트랙이 3개로 늘어난 부하를 > 사운드 스펙 다운으로 해결. 단지 이때문에 실제 음성 비트레이트 총 할당은 일본판(6624kbps)보다 정발판이 오히려 적음(6264kbps)에도 불구하고, 영상 비트레이트까지 줄어 든 게 좀 의아하긴 합니다.
그나마 실제 체감에서는 (이전 일본판 UBD 리뷰(= 일본판 BD와 사운드 스펙 동일)에서도 평한 대로)날씨의 아이란 작품 자체가 사운드 다이나믹스를 굉장히 강조하지 않고 두루두루 평범하게 좋은 수록 수준인 덕에, 정발판 역시 사운드 스펙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열 체감이 아주 심하게 나지는 않습니다. 체감 볼륨을 동일하게 맞춘 것을 기준으로, 일본판의 우위가 좀 느껴진다 이 정도?
사실 작품 속 '소리'의 핵심 중 하나일 래드윔프스의 노래들부터가, (이전에 너의 이름은. 리뷰에서도 논한 대로)애초에 아예 하이 레졸루션(24/48) 스펙 음원으로 따로 들어도 CD(16/44.1)로 들을 때랑 거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이건 이 밴드의 녹음/ 믹싱 기조상 특성으로 사료되며, 덕분에 정발판 날씨의 아이 BD에서도 클라이맥스 주제가들의 감동은 얼추 비슷합니다.
D. 본편 BD 속 서플 비교
(서플 전용 보너스 BD가 아니라)본편 BD에 포함되는 서플의 종류는 양국이 동일합니다. 다만 서플 영상은 정발판이 전반적으로 비트레이트만 다운되어 수록되었는데, 다른 건 별 차이 없는 정도지만 신카이 감독 필모그래피 영상은 일본판 영상 비트레이트가 35.727Mbps인 게 정발판은 28.877Mbps로 본편 비슷한 수준으로 다운되었습니다.
덧붙이면 일본판 본편 영상은 23.976fps인데 비해 정발판 본편은 24fps로 수록되었습니다.
2. 정발판 한국어 자막 고찰
정발판 한국어 자막의 특성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러합니다.
장점:
- 개봉판에서 지적된 번역 이슈들을 일부 수정
- 아맥판에서 지적된 자막/음성 싱크 문제도 나타나지 않음
-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지키려 노력한 것으로 보이며, 자막에 오탈자 없음
단점:
- 수정한 게 오히려 긁어 부스럼인 부분이 있음
- 더빙 음성 스크립트는 기존 개봉판 자막의 번역과 유사(동일 번역가)하기 때문에, 수정 자막과 괴리
- 수정에 대하여...
번역의 전체적인 기조는 개봉판과 이번 정발판 디스크가 유사한 방향이지만, 특히 원문과 전혀 다른 말이 나오는 부분은 손을 댄 것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1시간 19분 11초 경, 호다카가 형사에게서 히나의 나이에 대해 듣고 중얼거리는 대사는 일본어 그대로 번역할 경우 '내가 제일 연상이었잖아' 인데...
- 개봉판 자막: 오빠인 내가 지켜줬어야 했는데
- 디스크 자막: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잖아
- 한국어 음성: 오히려 내가 그 애를 지켜줬어야 했는데
이렇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건 디스크 수록 자막이라도 수정된 게 들어가서 다행인 부분이고, 이외에도 몇몇 단어의 번역 수정이나/ 노래 가사 자막이 한국어 음성용 자막에 맞춰서 수정되면서, 번역 통일성도 좋고 문장도 보다 자연스러워진 것 역시 장점.
다만 개봉 당시에 왈가왈부가 꽤 있었던 愛人(일본어 '아이진')의 번역은, 디스크 자막에서도 개봉판 자막과 동일한 '애인'입니다. 개인적으론 감독이 의도했을 어감차(정부情婦 의 완곡한 표현)를 못 살린 건 좀 아쉽지만, ~짱(나츠미가 스가 케이스케를 부를 때 쓰는 애칭 케이+쨩)을 그대로 놔둔 것과 비슷하게 우리말 표현으로 아무래도 성가신 부분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드네요.
- 그럼에도 단점은...
일단 한국어 음성 스크립트가 일본어 음성용 자막과 거의 동일한 번역이라, 자막에 어울리는 문어체 느낌의 대사를 듣는 일이 많다는 점은 여전합니다. 물론 더빙 수정은 자막 수정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므로 이건 개봉 당시의 그것이 그대로일 거란 짐작은 했는데, 정작 자막 쪽도 일껏 수정을 해서 긁어 부스럼인 부분이 있는 건 아쉬운 편.
대표적으로는 호다카가 히나를 부르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작중 호다카는 히나가 스스로 소개했을 때 나이가 더 많았기 때문에 히나를 히나 + 상(보통 '~씨'로 번역하지만, 이 경우엔 '히나 누나' 정도의 느낌일)으로 부르며 존대 어미를 붙이다가 > 자신이 히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된 후에 존대 어미를 빼고, 막판엔 그냥 '히나'로 경칭 없이 부릅니다. 이에 대해서...
- 개봉판 자막: 처음부터 끝까지 일괄적으로 '히나' + 존대 어미 or 가끔 반말 (* 한국어 음성도 동일 기조)
- 디스크 자막: 56분 47초 전까지 '히나 씨'/ 이후 '히나'
문제는 경칭을 빼고 부르는 타이밍이 이상하다는 것. 56분 47초는 아직 호다카가 히나의 진짜 나이를 모르는 시점인데, 디스크 자막은 여기서부터 '씨' 경칭이 빠지면서 > 결과적으로 (경칭 없이 막 부르는)히나 + 존대 어미의 오묘한 조합으로 돌아와 버립니다.('히나! 도망쳐요!' 같은 자막이 나오는 식) 경칭 없이 존대 어미 붙이는 어색함은 둘째 치고, 실제 시청자의 감각은 1시간 19분 11초 경(= 형사로부터 히나의 진짜 나이를 듣는 시점) 이후부터 히나 + 반말이어야 할 텐데 말이지요.
물론 이게 무슨 작품 이해에 큰 문제를 가져오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위화감 문제입니다만, 기왕 디스크용으로 수정하는 거라면 좀 더 세심하게 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번역 기조에 대해선 번역자분 고유의 스타일이란 것도 있으므로 크게 왈가왈부할 생각이 없고 개인적으론 오탈자가 없다는 점이 만족스럽지만, 그럼에도 몇 퍼센트 정도 아쉬운 게 있다 정도로 정리합니다.
- 참고 사항
36분 52초 - 58초 사이에 나오는 노래 + 대사 자막의 경우
(일본어 음성용 자막)네가 하는 말들은 왠지 몰라도/ 영화 클라이맥스의 대사 같아/ (본편 대사 자막)
(한국어 음성용 자막)네가 하는 말들은 왠지 몰라도/ 여러 영화 속에 종종 나오는/ 클라이맥스 대사 같고
로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이건 저 '클라이맥스~' 가사 부분에 본편 인물 대사가 겹치기 때문에(가사 자막이 없어지고 대사 자막만 나옵니다), 자막 가독성을 위해 대사 자막만 쓰자... 는 생각에서 미리 가사 자막을 요약 기재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긴 합니다.
3. 소계
한 줄 요약: 본편 수록면에선 상당한 의문이 남는 BD, 한국어 자막은 전반적으로 개선.
UBD 비교(UBD 본편 및 서플 전용 디스크 내용 비교)/ 기타 동봉 인쇄물 검토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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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얘 다른 마스터링을 사용했군요. 일본판 마스터링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여러모로 특이한 상황이네요